딱 3일만 파란 이야기 10
김정미 지음, 오이트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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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으로 살아보고 싶다.'라는 생각은 누구나 다 한 번 씩 해보는 거 아닐까? 특히 현재 자신의 모습에 만족하지 못하는 경우는 더더욱 그런 생각이 자주 드는 것 같다. 이 책은 부모님의 이혼으로 각자 떨어져서 살아가다 서로의 인생을 바꿔서 살아보기로 결심한 쌍둥이 자매의 이야기로 진행된다. '즐거운 나'라는 뜻의 순 우리말 '라온제나'. 라온이와 제나는 각각 엄마, 아빠와 함께 살고 있는데 라온이는 도시에서 SNS 유명인사 럭셔리맘의 삶을 살고 있는 엄마와 살고 있고, 제나는 시골에서 의원을 하고 있는 아빠와 살고 있다. 두 자매는 휴대전화를 제외한 나머지를 모두 똑같이 하기 위해 미용실에 가서 머리 모양도 맞추고, 옷도 바꿔 입으며 바뀐 생활을 시작해나간다. 처음에는 서로의 삶을 부러워하며 만끽했지만, 막상 시간이 지나며 마주한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생활방식, 친구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알게 되는 부모님의 진심까지...


직접 겪어봐야 내가 가진 것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그러기는 쉽지 않다. 쌍둥이는 그 누구의 삶도 부러워하지 않고, 자신만의 삶을 개척해나갈 것이다. 이 책을 읽는 아이들이 현재 자신의 처지나 상황이 불만족스럽더라도,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는 빛나는 자신의 삶을 살아가길 바란다. 누군가는 그런 나의 삶을 부러워할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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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가 좌회전했어요 이야기강 시리즈 6
고상훈 지음, 전다은 그림 / 북극곰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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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가 좌회전 했어요'는 초등교사 고상훈 선생님의 두 번째 이야기로, 단편 소설 4편이 들어있는 소설집이다. 동명의 소설 외에 '여름 토론회', '잎싹은 틀렸어', '아주 특별한 크리스마스'까지 총 네 편의 이야기가 담겨있고, 등장인물은 현우, 정현, 서진, 민서 그리고 같은 학급 친구들과 선생님이다. 각각의 단편은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시간적 배경에서 각각의 사건들로 구성되어 있고, 등장인물들이 한 명씩 주인공이 되어 1인칭 시점으로 풀어내는 옴니버스식 구성으로 되어있다. 각각의 등장인물의 이름이 까메오처럼 나오는데, 사실 큰 연관성은 없어서 따로 읽어도 무방하다.


'버스가 좌회전 했어요'는 마라톤 행사로 통행로가 막힌 버스가 방향을 틀어 운행하면서 일어나는 일을 담아냈다. 매일 가던 길이 아닌 새로운 길로 갔을 때 마주하는 우연적 사건과 풍경. 그 안에서 재발견하는 인물들의 관계나 성격 같은 것을 읽으며, 아직 오지 않은 봄 햇살을 마주한 것 같은 기분이었다. 벚꽃이 피는 계절이면 일부러 벚나무가 있는 노선으로 돌아가는 다른 버스를 타곤 했던 나로서는 웃음이 나고 스스로가 가진 편견도 다시 인지했던 이야기였다.


'여름 토론회'는 여름을 아이답게 보내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한다. 에너지 절약, 물자 절약, 환경 보호도 좋지만, 아이들은 당장 여름을 여름답게 보내고 싶은 것이다. 토론회의 승자는 1학년 동생! 가끔은 정석대로인 모범생 아이의 답변보다는 이런 솔직한 아이다운 대답이 좋은 것이다. 이런 아이들을 위해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해야하는 것은 어른과 대기업들의 역할이다.


'잎싹은 틀렸어'는 할머니와 아버지와 살고 있는 민서의 시점에서 진행된다. '마당을 나온 암탉'의 주인공인 '잎싹'의 이름이 나와서 설마했는데, 민서가 할머니와 함께 읽는 책이 그 책이었다. 메마른 감성을 지녔다고 철썩같이 믿고 있던 내 눈가에 물이 고이게 한 이야기였다. 아이들은 밝고 명랑하고, 때로는 자신과 남이 지닌 슬픔에도 공감하며 자라게 된다.


'아주 특별한 크리스마스'는 크리스마스가 목요일이라 다음날 학교에 가야해서 1박을 할 수 없는 아이들이 생각해낸 묘안으로 '기후파업'을 진행한 그레타 툰베리를 벤치마킹하여 '기후 변화 위기 캠페인'을 진행하며 벌어지는 사건을 엮은 이야기이다. 네 명의 아이들이 처음에는 학교를 합법적으로 빠지기 위해 부모님을 설득하고 기후 변화 위기와 관련된 자료를 찾아보며 공부하다가, 점점 판이 커져서 진짜 시청 앞에서 시위를 하고 방송까지 타게 되는 이야기를 풀어내었다. 솔직하게 처음의 동기를 밝히고 자신들이 시위에 참여하며 느낀 점을 이야기하는 아이들을 눈 앞에서 본 것처럼 생생하고 뿌듯한 기분이었다.


네 편의 이야기는 잘 차려진 코스요리를 접대받은 것처럼 깔끔하고 군더더기가 없고, 소박한 느낌이었다. 많이 먹어서 탈이 나기도 하는 뷔페보다, 이런 단편집을 통해 아이 뿐 아니라 어른도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저자의 다음 이야기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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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노동법이 뭐예요? - 서로 존중하며 일하는 세상을 위해 알아야 할 이야기 어린이 책도둑 시리즈 25
이수정 지음, 홍윤표 그림 / 철수와영희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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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두 노동을 하며 살아간다. 노동을 통해 서비스를 제공하고 제공받는다. 재화와 서비스와 관련한 개념 및 시장경제는 초등학교 사회 시간에도 배우지만, 정작 성인이 되어 노동을 해야할 때 반드시 알아야 하는 노동법에 대한 교육은 그동안 학교 현장에서 이루어지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재량 시간을 활용하여 노동 관련 교육을 진행하기도 하지만, 개정된 다음 교육과정에서는 노동 교육이 교육과정에 필수로 포함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왜냐면 대다수의 학생들은 자라서 '노동자'로 살아가기 때문이다. 간혹 자영업자, 임원 등이 되는 '사용자'의 위치가 되는 학생이 있을 수도 있지만, 그들 역시 '노동자'를 마주할 것이기에 노동법은 알고 있어야 할 것이다.


이 책은 여러 질문과 그에 대한 답을 제시하는 문답 이야기 형식으로 구성되어있다. 어린이 독자를 배려하여 쉬운 용어 설명과 삽화, 그리고 통계적 수치 등을 사용하였다. 총 36가지의 질문이 나오는데, 하나같이 중요하지 않은 질문이 없었다. 1장 '나와 우리를 연결하는 노동법'에서는 노동법의 개념과 유래, 다른 법과의 연관성에 대해 설명한다. 2장 '일하는 어린이를 위한 법'에서는 독자인 어린이와 관련된 어린이 노동법, 아역 배우와 관련한 이야기가 나오고, 3장 '일하는 사람을 존중하는 법'에서는 최저임금법, 임금차별, 일할 권리 등 주요 노동법 관련 이슈에 대해 설명한다. 4장 '건강하고 안전한 일터를 가꾸는 법', 5장 '일하는 사람 모두를 위한 법', 6장 '세상을 가꾸고 바꾸는 법'에서는 노동법과 관련된 다른 법이나 제도, 권리 등에 대해 설명하며 어린이 독자의 이해를 돕고 있다.


책을 읽으며 성인인 나도 노동법에 대해 많이 무지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특히 장애인 노동자의 최저임금법, 화장실과 관련된 문제, 비정규직 노동자 등 사회적으로 많이 문제가 되는 부분에 대해서도 잘 모르고 있었다는 사실이 부끄러웠다. 노동법은 결국 사람이 사람답게 일하며 사는데 필요한 것들을 보장하기 위한 법으로, 사람을 생각하면 당연히 지켜져야 할 법들이다. 우리 아이들이 노동법의 보호 아래 몸과 마음이 건강한 노동자로 성장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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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의 말 연습 - 상처 주지 않으면서 할 말은 다 하는
김성효 지음 / 빅피시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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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26년차 교사이자 장학사를 거쳐 교감이 된 현직 교육자이다. 그 뿐 아니라 여러 저서와 강연을 한 경력이 있는, 선생님들의 선생님이다. 이미 저자가 쓴 '학급경영 멘토링'이라는 책을 읽어 본 경험이 있어 이번 책도 어떤 유용한 팁들이 있을까 기대하며 읽게 되었다. 다 읽고나서 든 생각은, 수업 뿐 아니라 학급경영, 그리고 교사로서 현장에서 지내기 위한 시행착오를 겪은 선배가 차근차근 일러주는 단기속성 컨설팅을 받은 기분이었다.


총 여섯 가지 장으로 구성된 책에서 저자는 교사가 다른 화법을 구사함으로써 담아낼 수 있는 존중의 기술, 공감의 기술, 권유의 기술, 수업의 기술, 소통의 기술, 성장의 기술에 대해 기술하고 있다. 하나의 장에는 6~7가지의 사례들이 나오고, 이렇게 말할 수 있는 상황에서 저렇게 말하면 어떨까요? 하며 바꾼 발화와 그에 따른 예상 변화를 담아내었다. 중간중간 '한 걸음 더 나아가기', '성효샘의 교실 에피소드'가 있어 더욱 몰입해서 읽을 수 있다.


선생님들의 선생님인 저자 역시 초임때 여러 시행착오를 겪었고, 그러한 일화를 책에 담아둔 것도 신기했다. 여러차례 강연을 다니고 책을 저술하고 부설초 근무에 장학사 7년, 그리고 교감까지 되신 김 선생님도 과거에는 스스로를 '부적응 선생'이라고 생각한 적이 있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생자격이 없다'는 생각은 하지 않으셨다고 한다. '선생자격'이 있고 없고를 판단하는 것은 학부모도, 동료교사도 아닌 바로 학생들의 몫이라고. 내가 가장 두려워해야할 평가대상은 다름아닌 학생들이구나, 하는 사실을 다시 상기할 수 있었다.


저학년이든 고학년이든 다소 무겁고 무서운 분위기로 엄.근.진.한 교실 분위기를 형성하여 편하게 학급 경영을 하려고 했던 생각들, 그리고 다른 일에 쫓겨 학생들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데 소홀하고 영혼없는 피드백만 주고 대화와 소통이 단절된 채 교실이 망가져가는 모습을 지켜보아야만 했던 많은 선생님들이 이 책을 읽고 작지만 가장 기본적인 말부터 점검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기를 바란다. 그리하여 말로 남에게 상처를 주는 것이 아닌, 행복하고 따뜻한 교실의 씨앗을 심을 수 있는 교실이 늘어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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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 멀트리트먼트 -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아이들에게 주는 상처
가와카미 야스노리 지음, 허정숙 옮김 / 케렌시아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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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저자는 일본의 특수학교에서 근무하며 방송 출연 경험도 있는, 연구자이자 현장 실천가이다. 일본의 상황이 대한민국의 상황과 같지는 않겠지만, 대부분의 교사가 1년마다 만나는 학생이 달라지고, 일정한 주기로 학교를 옮기며 근무한다는 점 등은 비슷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스스로의 교실에서의 모습을 떠올리고, 미안한 일들이 떠오르며 불편함을 느껴야했다. 특히, 학년 초에 학급 분위기 형성이 중요하다는 핑계로 많이 웃어주지 않고 칭찬을 아꼈던 과거가 떠올랐다. 그런 의미에서 방학에 이 책을 접한 것은 다행이라고 해야할지.


교실 분위기를 일변시키는 '독어(毒語)'는 나도 종종 썼던 표현이라 놀랐다. 효과는 즉각적으로 나타나지만 이게 누적되면 학생에게 트라우마로 남을 수 있다. 그동안 무심코 이런 표현들을 잘도 써왔구나, 나라도 들으면 기분이 나빴을텐데, 하는 생각과 후회의 감정이 들었다. '방임' 역시 많은 교사가 무심코 저지르는 '멀트리트먼트'의 대표 유형인데, 여기에는 칭찬을 해야할 때 칭찬하지 않는 것, 웃어주지 않는 것 등이 포함되어있었다. 방임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던 행동들 역시 방임이었던 것이다.


1장 '긴장하는 교실'에서 멀트리트먼트의 정의와 사례들을 소개했다면, 2장 '상처받는 아이들'에서는 벌과 위협의 부작용, 공포, 실패, 슬픈 일이 기억에 남기 쉬운 이유, 그리고 트라우마와 플래시백 등을 설명한다. 특히 2장에서 인상깊었던 부분은 '흥분했을 때 아이의 신체 제압법'이었는데, 그림과 함께 설명이 있어 학생을 무조건 힘으로 제압하려고 하거나 어깨를 조이는 듯한 제압 방법보다 효과적일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했다. (이 방법을 쓸 일이 교실에서 일어나지 않는 것이 최선이겠지만..)


3장 '압박의 연쇄'에서는 '압박'의 레벨 정리, 꼰대 교사 셀프 체크 리스트 등이 있어 스스로를 체크해볼 수 있었다. 솔직하게 체크를 하나 이상 해야했고, 교사들은 모두 잠재적 꼰대 교사라는 저자의 말에 동의해야했다. 마음의 평정심을 잃지 않기 위해 가까이 있는 동료에게 자신을 계속 지켜봐달라고 부탁하는 것. 우리는 다른 사회인의 시선에서 스스로를 일정부분 구속하고 사회적 체면을 차리는 행동을 하기 때문에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교사 스트레스의 기인 요인, 그리고 학교 일이 보드게임 '젠가'와 같다는 비유는 신선했고, 공감이 갔다.


4장 '교실 멀트리트먼트의 예방'은, 저자가 시간이 부족한 분은 이 장만 읽어도 무방하다고 한 만큼 이 책의 정수가 담겨있는 챕터였다. 모든 아이는 저마다의 굴곡이 있는 '별사탕'과도 같은 형태이지 '완벽한 원'이 아니며, 이를 '속성재배'하려고 해선 안된다는 것. 마치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처럼 튀어나온 부분을 자르거나 짧은 부분을 늘려 찢어선 안된다는 것. '라포르'를 구축하여 아이들 내면 세계의 대변인이 될 수 있는 교사가 현장에서 늘어나면 멀트리트먼트적인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것. 매우 이상적이지만, 실천하는 데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며 읽었던 부분이다.


5장 '교실 멀트리트먼트의 개선'에서는 상황을 개선하기 위한 10개의 플랜을 제시한다. 여기에는 1장에서 다뤘던 독어를 사용하지 말 것과 칭찬을 자주 할 것이 포함된다. 6장 '안전기지로서의 학교'에서는 학생 및 교사에게 안전기지 역할을 해야하는 교사와 학교에 대해 서술한다. 특별한 방법을 강구할 필요 없이, '미소를 잃지 않는 선생님이 항상 거기에 있어 준다'는 안도감을 제공하는 방파제가 되자는 이야기를 한다. 더불어, 교사도 힘들 때 'SOS'를 외칠 수 있는 학교여야 한다는 것을 언급한다. 마지막에서 대학에서 연구하는 다른 교육자와의 대담 후 저자는 교사 오륜으로 다음의 다섯 가지를 제시한다. 비교적 짧고 강렬한 문장들을 오래 기억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서두르지 마라. / 으스대지 마라. / 고개를 떨구지 마라. / 미소를 잊지 마라. / 게으르지 마라. - P2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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