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이런 말이 있었다. ‘19세기 교실에서 20세기 교사가 21세기 학생을 가르친다.’ 학생 중심을 많이 외치고 많은 선생님이 노력하고 계시지만 교실 환경이 크게 달라지지는 않은 것 같다.
다행히 역량 중심으로의 교육의 변화와 교실 수업의 변화를 꾀하는 움직임이 여러 곳에서 목소리를 내고 있어 그나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몇 해 전부터 ‘학생 중심’이라는 말은 교육청 어떤 책자에도 꼭 등장하는 용어가 되었다. 교육이라는 것이 교사의 의도 하에 수업이 이루어지는 것임은 자명하지만 교사의 수업 기술을 뽐내는 것이 아니라 학생의 배움이 성장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요즘 일기예보를 보면 비나 눈에 대한 예보 보다 ‘미세먼지’에 대한 이야기가 더 많은 것 같다. 10년 전만 해도 미세먼지에 대한 관심이 지금 같지는 않았을 듯 싶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옛 속담처럼 10년 후에는 지금 우리가 아는 현재와 같은 세상이 아닌 다른 세상에서 우리가 키우는 아이들은 살아갈 것이다.
이 책 [학생 중심으로 수업을 바꿔라]의 저자들 또한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하여 ‘지식’이 아닌 ‘역량’을 키우는 미래교육의 키워드로 ‘개별 맞춤형 학습’을 제안하고 하고 있다.
개별형 맞춤 학습이란 학생들이 큰 목표를 추구하고, 문제를 탐색하고, 해결방안을 계획하고, 호기심을 해소하고, 결과물을 참작할 수 있도록 자율권을 주는 학생 주도의 진보적인 교육 모델이다.
개별형 맞춤 학습에는 네 가지 주요한 특성이 있다. 네 가지 특성은 목소리, 공동 참조, 사회적 구성, 자기 발견으로 기존의 교실 수업을 진단하거나 새로운 수업 방식을 계획할 때 판단의 기준이 되는 거름망 역할을 한다.
저자들이 개별 맞춤 학습 모형을 만들면서 생각한 것은 이런 것이다. 학교는 학생들이 각자의 목소리를 키워서 의견을 적극적으로 개진하고, 함께 힘을 모아 공동창조하는 능력을 기르며, 학생들에게 사회적 구성과 자기 발견의 유익함을 탐색할 기회를 더 많이 제공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2019년 현재 우리나라 교실에서는 아직도 학생의 목소리보다 교사 중심의 수업이 이루어지고 있다. 그렇다고 교사의 역할이 없어지는 것이 아니고 개별 맞춤 학습을 위한 수업을 디자인 하는 것, 수업 과정에서 학생들의 목소리를 취합하고, 과제 활동에 더 깊은 이해를 위해 활동을 돕는 것, 결과물의 장점과 단점을 살피는 것 등 그 전과는 다른 역할을 더 많이 필요로 하게 된다.
이렇게 수업이 바뀌면 평가 역시 변화하게 될 것이다. 우리의 고정 관념을 깰 때가 된 것 같다. 이혜정 교수의 [서울대에서는 누가 A+을 받는가]라는 책을 보면 서울대 최우등생들은 대학과 사회가 기대하는 공부가 아닌, 초중고 방식의 연장선상에 있는 수용적 학습을 고수하고 있는 것이다. 즉, 서울대는 비판적 창의적 능력이 아닌 수용적 능력에 높은 학점을 주고 있는 것이다. 잘 외우는 사람이 아직도 우등생이다. 개별 맞춤 학습의 질문만들기 활동이나 탐구 프로젝트 학습이 이루어지면 교사들은 기존과 다른 방식으로 평가해야만 한다.
교사의 중요한 임무가 무엇인가? 현실적으로 고3 담임이 되면, 대학 진학에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임무는 학생들이 세상을 잘 살아가는 데 필요한 힘을 키울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교사의 수업 계획에서는 백워드 설계 이론을 토대로 ‘우리가 학생들에게 가르치고자 하는 내용은 무엇이며, 학습의 결과로 학생들이 무엇을 할 수 있게 되기를 바라는가?’를 생각하게 된다.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고무적으로 학습(수업)을 통해 어떤 역량을 기르고자 하는가를 꼭 고려하도록 하고 있다.
영화 [말모이]에서의 대사가 기억난다. “한 사람의 열 걸음보다 열 사람의 한 걸음이 낫다.” 이것이 학생 중심, 학습자 중심의 수업으로 변화하고자 하는 교사와 교육자들에게도 적용될 것이다. 같이 변화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모일 때 ‘학생 중심’으로 수업이 바뀌고, 수업이 학생의 미래 역량을 키울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