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힘으로 이뤄진 ‘위대한 일’은 없다!”
옛날에 교과서에서 배웠던 이야기 하나를 기억합니다. 애덤 스미스는 <국부론>에서 핀 제작을 예로 들어 분업과 협업을 설명합니다. 핀 공장은 설비가 미비하고 근로자도 10명만 고용하고 있지만, 하루에 4만8000개의 핀을 만들고 있습니다. 한 사람이 4800개의 핀을 만드는 것입니다. 만약 10명이 각자 핀을 만든다면 혼자서 모든 일을 하기 때문에 하루에 한 개의 핀도 만들기 어려울 것입니다. 핀을 만드는 과정을 여러 공정으로 나누고 같이 협업하기 때문에 생산량의 증가를 가져올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때의 협업이 단순한 협동이었다면 21세기에 저자가 말하고 있는 진정한 협업에는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것을 증명하고 이론으로 정립하기 위해 저자는 28명의 실리콘밸리 만나 인터뷰하고 자신의 경험과 관찰을 토대로 ‘실리콘밸리 협업방식(Silicon Valley Approach to Collaboration, SVAC)를 개발하였습니다.
경영계에서만 협업이 강조되는 것이 아니라 과학, 교육, 문화, 예술 모든 분야의 대부분의 성취가 뛰어나 개인 혼자의 힘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협업의 결과물임을 여러 사례를 통해 들고 있습니다. 더불어 SVAC를 자세히 설명하면서 독자에게 적용할 수 있도록 질문하고 있습니다.
최근에 [말모이]라는 영화를 보았습니다. 거기에 이런 명대사가 나오더군요.
한 사람의 열 발자국보다 열 네놈의 한 발자국이 더 낫지 않겠어.
아들의 월사금을 갚기 위해 조선어학회 심부름꾼으로 취직, 돈도 안 되는 말을 왜 목숨 걸고 모으나 했으나 사십 평생 처음으로 ‘가나다라’를 배우게 된 ‘판수’는 조선어학회 동지들을 도와 우리말 사전을 만드는 데 힘씁니다. 사투리 수집에 난항을 겪고 있는 조선회학회 회원들 앞에 ‘판수’는 감옥소 동기들을 데리고 황야를 걸어오는 총잡이처럼 위풍당당하게 나타납니다. 그는 “한 사람의 열 발자국보다 열 네놈의 한 발자국이 더 낫지 않겠어”라는 대사로 조선어학회 회원들, 나이와 성별, 지식 유무를 떠나 조선인이기에 ‘말모이’에 마음을 모았던 이들의 진심을 전합니다.
요즘 교육에서도 협업과 혁신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집단지성과 혁신교육이 다른 이름입니다. 학교 현장에서도 학생을 위해 교사가 갇힌 섬이 아니라 협업이 필요한 것이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