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는 이 책을 예민한 자신이 당시에는 말하지 못했던 것을 쓴 반성문이라 했다. 오래 되었지만 학교를 다니던 시절 나도 방관자가 아니었을까? 예전이나 지금이나 학교는 정글이었다. 피라미드의 꼭대기 층에 있던 아이들이 있었고, 성적순으로 많은 것이 결정되었다. 무엇인지 모르지만 지금과 달리 인간적인 무엇인가가 있었는데, 지금은 형식적인 관계만이 남은 것 같다.
“어디 살아?”
“은미아파트”
“몇 평이야?”
“몇 평인지는 잘 모르는데....”
현지와 서영이의 대화이다. 처음 만나 나누는 대화가 어른들의 대화를 닮았다. [어린 왕자]도 생각난다. 좋아하는 운동이 무엇인지, 어떤 색깔을 좋아하는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어른들의 세계에서처럼 숫자로 모든 것을 판가름한다. 학교에서도 순위를 결정하는 일에 몰두한다. 체육대회에서 달리기 한 후 1,2,3등 손목에 숫자 도장을 찍는 것, 공으로 상대를 맞춰야 승리하는 피구, 여자 아이를 보호해야 하는 짝피구 등등. 요즘 많이 변화를 위해 노력하고는 있지만 아직도 학교는 순위에 얽매여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성적순’이라는 것이다. 최근 ‘SKY캐슬’이라는 드라마는 과장되기는 했지만 우리나라 대입과 교육문제의 민낯을 드러내고, 입시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