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작곡가 말러가 생전에는 인정을 받지 못했다는 글을 읽었습니다. 동시대에 인정받지 못하고 사후에야 빛을 본 예술가들은 정말 많습니다. 고흐, 카프카, 에밀리 디킨슨, 멜빌... 당장 머리에 떠오르는 작가만 해도 여럿이네요.

미시마 유키오 단편선 <시를 쓰는 소년>에 실린 <곶 이야기>는 제가 무척 좋아하는 단편입니다. 그래서 표제작으로 싣기도 했는데 낭만주의 미시마의 모습을 볼 수 있어요.
이 소설은 미시마가 대학 1학년생일 때 군수 공장에서 집필한 것으로, 그 무렵 절박한 심정으로 거의 미친 듯이 소설 집필에만 매달렸을 시기입니다.
전쟁이 끝나고 <곶 이야기>를 포함해 그때 지은 몇몇 작품을 들고 출판사를 돌아다녔을 때의 재밌는 에피소드가 <소설가의 휴가>에 나옵니다.

🌱
10여 년이 지나서야 알게 된 웃지 못할 이야기인데, 훗날 연상의 친구가 된 나카무라 미쓰오 씨가 당시 지쿠마쇼보의 고문으로 있으면서 그 원고들을 읽고 마이너스 120점을 주었다고 한다. 그런 원고가 세상 빛을 볼 리가 만무했으니, 몇 번이고 찾아갔지만 허사로 돌아갔고, 결국은 원고를 돌려받았다. ....
나도 착실히 공부해 공무원이 되는 수밖에 없겠구나, 하고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

재밌는 건 그 평론가는 후에 열렬한 미시마의 팬이자 친구가 됩니다.

하지만 미시마는 다행히 당대 최고의 소설가로 자리 잡게 되니 생전에 인정받지 못한 작가로 불리기에는 맞지 않는 것 같습니다.

고전이란 시대를 초월해 사람들에게 울림을 주는 작품일 텐데... 하는 생각에 이런 에피소드를 읽을 때마다 참 뜻밖이란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지금도 사람들의 관심 밖에서 빛을 못 보는 작품이 많을 거예요. 하지만 시간이 흘러 후 세대 사람들의 사랑을 받게 될지도 모릅니다.
그런 작품을 매의 눈으로 찾고 싶은 마음이네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