뻔뻔한 시대, 한 줌의 정치 - 철학자 이진경의 세상 읽기
이진경 지음 / 문학동네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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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시절 '철학과 굴뚝청소부'를 읽으며 알게 된 저자.

이후 '수학의 몽상'에서 완전히 반하게 된 그의 현학적이고도 논리적인 글.

그후 '자본을 넘어선 자본' 이후에는 그런 면이 지나쳐 점점 손에서 멀어지게 되기도 했지만.

 이 책은 특정 주제를 가지고 치밀하게 구성된 글이 아니기에 기존 작품들과 분명 성격이 다르다. 

그럼에도 왠지 낯설게 느껴지는 것은 나 뿐일까.

 

물론 이 책에서도 군데군데 상황을 탁월하게 개념화해내는 그의 능력을 확인해 볼 수 있다. 

일상의 언어를 철학적 개념으로 조탁한다 볼 수도 있겠지만 개념화의 과잉이 아닌가 싶은 부분도 있었다. 

그러나 그의 책은 분명 그 나름의 읽는 맛을 제공해준다.

이젠 어느 정도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된 이명박 대통령의 실정에 대한 질타를 주된 테마로 저자 개인의 관심사에 따라 건져낸 소재도 몇 개 들어가 있다. 

그 덕분에 분량은 꽤 많다. 

하지만 쉽게 읽히지는 않는다. 

여전히 그의 글쓰기는 독자를 좀 낯설게 만드는 듯하다.

 

노마드, 유목민 등등 그를 비롯한 한 무리의 필진들이 줄기차게 담론을 형성하려 애쓰는 개념들이 

여전히 낯설기에 피부에 와 닿는 책은 아니었다. 

거의 십여년 만에 만난 그의 글은 대학 새내기 시절에 접한 그것과 다르기도 했거니와 

나 자신도 그때와는 많이 달라졌기에 기대했던 만큼의 감흥이 없어 아쉬웠다.

 

어느덧 시간이 흘러 이진경이라는 존재는 내게 뭇 저자 중의 하나로 자리매김한 듯하고, 

비로소 제자리를 찾은 듯 하다.

 

끝으로, 

이 책을 통해 처음 이진경을 접한 독자들이라면 

반드시 위에 말한 철학과 굴뚝청소부, 수학의 몽상 두 권 중에 한 권을 읽어보시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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