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사람들 - 날마다 작은 통일이 이루어지는 기적의 공간
김진향 외 지음 / 내일을여는책 / 2015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

개성공단 사람들은 3부로 되어 있다. 


1부는 김진향 교수의 서론

2부는 실제 개성공단 근무자들의 인터뷰(가명이다)

3부는 후기


핵심은 2부.

1부는 사실 좀 지루하다. 그래서 리라이팅 해보았다.

이걸 읽고 곧바로 2부로 건너뛰어도 될듯.

지은이 바람대로 많은 사람들이 개성공단에 대해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


2. 

우리는 불행합니다통일은 평화이고평화야말로 행복의 조건인데 너무도 오랜 시간 분단체제로 살아왔기 때문입니다우리가 북측(‘북한을 북한으로 부르는 것은 북한에서 금기시 됩니다따라서 이 책에서는 북측이라고 합니다대한민국은 남측입니다)을 모른다면 통일도 불가능합니다그럼에도 우리는 북측을 너무 모르고 있습니다알려는 노력조차 하지 않습니다알려는 시도는 죄악시 되고 처벌당하는 것이 남측의 현실입니다이런 상황에서 북측에 대한 무지를 극복하고자 이 책을 썼습니다.

 

제 생각에 통일은 우리에게 이득을 가져다주지 손해를 가져다주는 것이 아닙니다통일은 상호존중의 정신만 있으면 가능합니다북측의 다름을 차별과 배제가 아닌 그저 다름으로 인정할 수 있을 때 통일이 가능할 것입니다저는 개성공단에서 그 가능성을 보았습니다. 통일은 오랜 시간이 필요한 것이지 북측의 붕괴로 인한 흡수통일은 가능하지도바람직하지도 않습니다.

 

이 책은 개성공단에서 일했던 남측 일반인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인터뷰 대상에 따라 북측에 대한 오해와 곡해도 있을 수 있지만 그들이 접했던 북측의 모습을 그대로 담으려 노력했습니다책을 읽기에 앞서 남측 주재원들이 북측에서 가져야 할 기본적인 태도를 소개합니다. 첫째북측의 체제와 제도사상문화 등을 비난 행위는 금기입니다둘째남과 북의 여러 다양한 차이와 다름을 옳고 그름이나 맞고 틀림 식의 이분법적 흑백논리와 대립관계로 인식하지 않으려는 노력입니다셋째우리 스스로 먼저 북측 사람들에 대해 상호존중과 호의적 태도로 접근해야 합니다넷째북측의 집단주의 내면에는 우리는 가족이라는 인식이 저변에 깔려 있으므로 우리가 북측을 가족처럼 인식하면 분명 좋은 결과를 가져올 것입니다.

 

기본적으로 북측 사람들은 남측 사람들보다 타인에 대해 예의바르고 호의적이며 순수합니다하지만 개인적 경쟁심은 별로 없습니다자본주의 경제관념도 희박합니다북측은 우리와 많이 다릅니다북측 언론은 사회 고발성 기사보다는 사회교양적 기사를 생산합니다어떤 대가를 바라는 상호주의적 원조는 원조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북측 사람들은 빨간 신호가 들어와도 차가 없으면 길을 건넙니다남측에서 보편적인 것이 북측에서는 특수한 것이 될 수 있습니다.

 

개성공단에서 보니 북측은 우리와 약 20~30여 년 정도의 사회문화적 간극이 있는 것 같았습니다우리의 1980년대를 보는 것 같았습니다하지만 집단을 위한 개인의 헌신과 희생은 매우 큰 차이이자 특징으로 다가왔습니다북측은 돈 중심으로 사고하는 것을 천박하다고 인식합니다개성공단에서 왜 일하냐고 물어보면 민족경제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서나 평화적 남북관계 발전과 통일에 이바지하기 위해서라고 대답합니다일을 해서 생활한다는 기본관념은 거의 없습니다자신은 국가의 일을 하고 국가가 자신의 생활을 책임져준다고 생각합니다임노동은 사람을 사는 것으로 여겨 불쾌해합니다북측 사회를 설명하는 가장 큰 특징은 국가 중심의 집단주의 체제입니다. 북측 사람들은 주체사상을 정신적 바탕으로 우리식 사회주의와 선군정치를 중심으로 온 사회가 한 가족이라는 공동체 의식을 갖고 있습니다이것은 어릴 때부터 일상적이고 반복적인 의무적 사상학습을 통해 지속됩니다.

 

개성공단은 이명박 정부 들어 비정상화되었습니다2008년에 이미 실질적으로 모든 것이 동결되었습니다현재의 개성공단은 1단계(100만평)가 한창 건설 중이던 2007. 12.수준에서 멈춰서 있습니다그나마 1단계 부지 중 60%는 나대지로 방치되어 있습니다. 2015. 1.현재 토지분양 받은 239업체 중 불과 124업체만 가동하고 있을 뿐입니다원래는 3단계 2,000만평까지 확대될 예정이었습니다개성공단은 남측이 50년간 토지를 임차하여 개발하고 기업유치를 하는 곳입니다북측은 1단계 100만평에 대한 땅값도 제대로 받지 않았습니다북측의 경제관리제도와 달리 개성공업지구법을 준거법으로하는 남북 간 최초의 경제특구입니다북측은 개성공단을 경제협력의 의미로 축소하지 않습니다통일과 평화의 상징으로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 것입니다개성공단은 군사적으로도 매우 중요합니다.

 

개성공단은 퍼주기가 아닙니다우리가 이득을 보는 것이 훨씬 많습니다. 연간 1억 달러에도 못 미치는 금액을 투자해 최소 15~30억 달러의 가치를 생산하는 곳입니다정부는 개성공단 생산액이 연간 5억달러라고 하나, OEM사업의 경우 임가공료(봉제비수준으로 생산액을 산정하기 때문에 이를 공장도가나 소비자가로 환산하면 그보다 10배 이상이 될 수도 있습니다개성공단에서 기업을 하는 분들은 해외 어디를 가 봐도 개성공단보다 비교우위를 가진 투자처를 발견할 수 없다고 합니다무엇보다 언어소통에 전혀 지장이 없고 매우 우수한 노동력을 매우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개성공단의 임금은 전부 국가에 귀속되는 것이 아닙니다. 임금상당액이 북측 정부에게 지급되지만그 중 30%정도를 공제한 나머지는 근로자에게 돌아갑니다북측의 임금은 대부분 상품공급권으로 주어집니다상품공급권은 개성공단 근로자 대상 전용 상품공급소에서 상품과 교환됩니다국정가격이라 훨씬 저렴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상품공급권이 소비됩니다게다가 북측은 우리가 개성공단 근로자들의 임금을 월 200달러로 제안했을 때 오히려 월 50달러로 확정지었습니다남측의 기업이 성공해야 개성공단이 확대될 거라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물론 북측도 이익이 있습니다. 자본주의 시장경제에 이해를 높을 수 있고 세무제도와 회계제도 등 자본주의 운영원리와 제도 등 생소한 영역을 이해할 수 있게 되며소비재와 경공업 분야의 기술습득과 공장운영 노하우 등을 습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직접적으로는 개성공단 인근 5만 3,000명의 근로자를 고용함으로써 개성과 인근지역의 경제가 활성화되고 안정되었습니다사회주의 경제의 병폐인 평균주의를 배격하고 생산성과 이윤의 중요성을 점진적으로 인식하게 됩니다.

 

또한 군사 요충지에 자리한 개성공단으로 인해 남북은 긴장 해소와 평화진작에 큰 도움을 받게 됩니다아무런 성과없는 당국 회담보다 일상적 개성공단 유지가 더욱 실효성 있는 평화장치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박근혜 정부는 통일은 대박이라지만사실은 평화가 대박입니다. 준비되지 않은 통일은 쪽박이며 재앙일 것입니다평화는 상호존중을 통해서만 가능합니다간단합니다북측은 계속 손을 내밀고 있습니다아는 만큼 보입니다우리가 북측을 알아야 합니다남측의 총체적 무지가 분단을 심화하고 있습니다


아직 늦지 않았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