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갈피와 책수레 - 보수동 책방골목 10년 북클럽은 어떤 책을 읽었을까?
대우서점 독서회 지음 / 호밀밭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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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서점 독서회 기록- 부산 보수동 헌책방 골목에 있던 서점 손님들과 서점 주인의 독서회.

한달에 한 번, 이런 거 나도 하고 싶음요.

독서회 회원들의 문집 느낌.

얼마나 책을 좋아하는지, 사람들과의 관계를 좋아하는지 알수 있다.

인연책, 독서회와의 인연, 독서습관, 책에 대한 생각, 나름의 독서법, 인생책들을 솔직하고 담백하게 회원들 각자의 개성대로 쓴 글들의 묶은 책..

읽으면서 내게 책은, 독서는 어떤지 생각해본다.

- 들어가며

2013년부터 서점손님들 독서회. 2020년 섬진간책사랑방, 보수동 책방골목 부산학당.

더 나은 세상 만들어나가는 기초 공사로 책 읽기와 독서동아리만한 것이 없다고 ...

나도 그렇다고 생각한다.

1장. 독서의 길로 나를 이끈 '첫 책'

- 노동과 책 사이에서 새가 난다_김은숙. 삼국지.

내게 처음책이 뭐였지...얻어온 60권 디즈니 동화책?

글자는 뭐든...아직도 넘 좋다.

- 가슴 뚫리는 장쾌함을 맛본 책.전우치전

- 소월의 시가 생의 리듬이 되어 _ 정기남. 소월시집

- 책을 돛 삼아, 갈바람을 기다리다_ 박경자. 

책읽기 중독의 위험성 경계

"삼라만상이 다 문자요. 책이다. 삶이 곧 독서다."- 정수복

책 다루는 일을 직업으로 하면서 "돈과 자기만의 방"을 마련했단다. 부럽.

- 첫 책을 기억하나요? _ 황선화

- "야~야! 니는 우째 그리 아는기 많노?" _ 최성길. <조웅전>

- 나에게 질문을 던져 준 첫 책_ 김경옥

- 중국 근현대사에 빠지다_ 신상균<대륙의 딸>

- 반려견 목줄과 만화_ 이준영. 만화책들

- 왜 그때 러시아 소설에 매료되었을까_ 김종훈. 투르게네프의 <루딘>

- 열네 살에 읽은 어른 소설_ 박정은. 미우라 아야코<빙점>

2장. 대우서점 독서회. 함께 읽는 즐거움

- 책으로 맺은 인연은 오래간다_ 정기남. 해양문학. 해양사

- 위안과 환대의 장소_ 박경자. 

단골서점이 있다는 건 좋은 일인데...요즘은...없는 듯.

나도 어릴때 버스정류장에 있던 동네 서점에 자주 갔었는데...지금은 없어졌더라.

- 서점 단골에서 독서회원으로_ 신상균.

책으로 만나는 인연 나도 있었으면

- 대우서점과 대우빵집_ 이준영

- 책으로 숨쉬는 사람들_ 박정은

- 후회없는 삶의 여정_ 김종훈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하고 난 여유 시간을 어떻게 보내는가에 따라 인생질이 결정된다고 생각한단다.

- 섬진강에서 봄밤을 보내며_ 김경옥

- 집에서는 5분도 안들어주는데...최선길

- 또 하나의 작은 공동체_ 황선화

- 매파 대우서점_ 서창호

- 영혼의 틈을 메워주는 따뜻한 만남

 함께 책 읽는 모임이 단순히 독서만 하는 모임이 아니라 유대 관계 통해 사회 관계의 장 만들고 서로에게 배우고 자극받아 건전한 공동체 형성하는 의미도 크다.

- 대우서점과 나의 연_ 박정목

3장. 책벌레들의 독서 시크릿

- 나의 독서편력기_ 김경옥

- 오늘도 가방에 책을 담는다_ 박경자

- 나의 독서 습관과 방법_ 박정목

- 사람을 만나 책에 빠지다_ 서창호

만나는 사람 통해 관심 분야 넓어짐

- 책갈피와 책수레_ 박정은

- 편독이 정말 심하다_ 최선길

- 다섯 번 만에야 만난 '희미한 너의 모습'_ 이준영

- 헌책방지기의 책 읽는 습관_ 김종훈

- 읽는 사람_ 황선화

- 얇고 폭넓은 독서의 묘미_ 신상균

- 노트에 적어가며 읽는 재미_ 김은숙

- 책은 더러워야 한다_ 정기남

속독, 다독, 겹쳐 읽기

4장. 애정하는 작가들

- 최애의 작가, 남극례_ 이준영

할머니의 옛날 이야기

- 사마천과의 동행_ 최선길

의미없는 죽음, 대신 사기 집필을 선택한 사마천

- 드높은 차원의 감명_ 박정은

한승원의 소설들

- 그녀들이 내게 주는 감동들_ 김경옥

각자의 삶에 대면한 아픔을 길을 떠남으로써 스스로 치유하는 여성 작가들

- 다우가_ 서창호

여러책을 읽는다는 것은 좋은 친구를 많이 가진다는 것. 친구가 많은 만큼 다채로운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것

- 바다의 시학으로 이끈 바슐라르_ 정기남

- 잊을 수 없는 작가들_ 박정목. 버나드쇼. 맹교

- 지금도 믿고 읽는 작가_ 신상균. 도올 김용옥

- 한창훈의 바다를 항해하다_ 박경자

거문도가 고향인 한창훈의 글들

- 글쟁이들은 마술사_ 김은숙. 이정록, 박형권 시인

- 사랑은 움직이는 거야_ 황선화

삶을 헤쳐나가는 중심의 읽기 쓰기

심각하지 않게 삶의 태도 일깨우고 경계를 넘지 않는 관계 보여주는 순정한 일상_ 마쓰다 마리

5장. 내인생 최고의 책

- 역사의 뿌리와 혼이 담긴 최고의 고전_ 일연<삼국유사> 김은숙

- 인간의 시간에 빛을 던지다.

- 헤로도토스<역사>. 이준영

- 생사의 기로에서 붙잡은 철학_ 보에티우스<철학의 위안> 김경옥

- 모비딕의 바다_ 허먼멜빌<모비딕>. 정기남

- 염세주의자가 말하는 삶의 아포리즘

 - 아르투어 쇼펜하우어<쇼펜하우어의 행복론과 인생론>.박정은

- 아, 일리아스!_ 호메로스<일리아스>. 서창호

- 나의 시공간을 철저히 지배하는 책_ 사마천<사기열전>. 최선길

- '스토너'를 소개하고 싶어요_ 존윌리엄스<스토너>. 황선화

- 권장하고 싶은 나의 애독서_ 윌리엄J. 베네트<미덕의 책>. 박정목

- 깨달음의 길로 인도하는 책_ 대우<그곳엔 부처도 갈 수 없다>.김종훈

- 역사를 보는 전혀 색다른 시각

- 레이황<거시중국사>. 신상균

- 푸르른 이십 대의 쓸쓸한 언어_ 기형도<입 속의 검은 잎> . 박경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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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032  

 계획이 있는 건 여전히 대체로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내가 신중히 짠 계획이 날 비웃자, 난 그 계획을 꽉 붙들기보다는 새로운 계획을 만들었다. 그 새로운 계획이 당장 합리적으로 보이지는 않았어도 말이다. 나는 맹목적으로 다른 방법을 시도한 덕에 내게 더 잘 맞는 길을 찾았다. 그러니 당신의 계획이 최후의 승리자가 될 때까지 손놓고 있지 말자. 계획이 당신을 비웃더라도 아랑곳없이 마지막에 웃는 이가 되자. 그리고 계획이 당신을 비웃는다면 당신도 똑같이 비웃어주자.

 사람들은 언제나 내가 어떻게 배우가 됐는지 묻는다. 좋은 소식이자 나쁜 소식을 한 가지 말해주자면, 방법은 하나만 있는게 아니다. 공짜로 일 년을 얻었다고 생각한 것도, 이득이라고 여겼던 그 시간을 바텐더로서 보낸 것도 환상이었을 뿐이라고 말이다. 진짜 인생에 빨리 감기 같은 건 없다.....어떨 때는 누구보다 먼저 새로운 도시로 향하는 비행기를 탄 덕에 앞서간다며 좋아했던 1등 팀이 다음 목적지에 도착해보니 영업 시작까지 두 시간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을 맞닥뜨릴 때도 있다. 그러다 다른 팀에게 따라잡히는 바람에 저녁에 다시 한번 경쟁을 벌여야 하기도 한다....하지만 인생에서라면...괜찮지 않냐? 빨리 감기를 원하는 사람이 있기는 할까? 나는 차라리 빨간 라디오색 녹음기의 되감기 버튼을 계속해서 누르겠다. 그리고 주디 갈런드가 출연한 모든 뮤지컬의 모든 노래 가사를 처음부터 끝까지 다 외울 수 있는 괴짜가 되겠다.

p065

 유감스럽지만 내 경험으로 볼 때 추구할 만한 가치가 있는 목표에는 왕도가 없다.

; 다이어트!

p073

 외모를 가꾸는 건 절대 잘못된 일이 아니다. 그저 선택권이 우리 대다수에게 접근권이 있는 더 단순한 것에 한정돼 있으면 좋았을 거라고 생각할 뿐이다. 예를 들어 물 더 많이 마시기라든지, 조깅하기라든지, 더 예쁜 색깔의 립스틱 찾기 같은 거 말이다. 목주름을 올려 펴주기 위해 귀를 잘랐다가 다시 붙이는 것(이게 정확한 의학 용어는 아니겠지만) 따위가 더 젊어 보이기 위한 선택으로 거론된다는 것 자체가 유감스럽다. 그런 것에 대한 혐오감이 배우로서의 일을 견디는 것과는 전혀 상관이 없다는 점이 혼란스럽기는 하다.....나는 이런 방법이 아예 없었으면 싶다. 우리 모두 어느 정도 공평한 경기장에 서 있으면 하는 바람에서다. 하지만 그건 사람은 누구나 기본으로 여든다섯까지는 살 수 있어야 한다는 내 믿음만큼이나 헛된 바람이다. 스스로의 건강을 가장 잘 돌보는 사람은 더 높은 점수를 받아 오래 살 것이고, 파티하러 다니거나 집에만 틀어박혀 있는 사람은 포인트가 깎여 수명이 줄어들 것이라는 믿음 말이다. 지금처럼 '대로 애연가라도 아흔가지 살 수 있고, 마라톤 러너라도 마흔다섯에 급사할 수 있'는 무작위적인 시스템보다 더 공평하지 않은가. 애석하다.

p123

 혼자든 누군가를 통해서든 필요한 줄 몰랐던 무언가를 새로 알게 되는 것은 정말 좋은 일이다. ...일단 여러 겹 껴입고 더워지면 벗는 것이, 추워지고 나서야 껴입는 것보다 훨씬 쉽다는 사실도 배웠다. 추위에 노출된 후에는 너무 늦을지도 모른다.

p124

 왜냐하면 솔로여도 괜찮았기 때문이다. 당신 역시 솔로여도 괜찮다. 행복한 커플 나라로 갈 준 비가 다 되었는데도 그곳으로 갈 기차를 놓쳤다는 생각이 들 때면 힘들기는 하겠지만, 내 꿈과 희망에 대해 들을 때면 내 친구 올리버 플랫은 이렇게 말하곤 했다.

 "그렇게 될 거야. 반드시 네가 바라는 시기에 그러지는 않을 뿐이지."

 이 말은 다양한 방식으로 내게 도움을 줬다. 누군가를 만나기를 바랄 때뿐 아니라 더 나은 일을 찾고 있을 때나 암울한 시기를 극복할 만한 계기를 찾고 있을 때도 말이다....

 무엇을 추구하든 그 일이 정확히 언제 일어날지 알 수 있는 방법도, 수중의 모든 걸 투자하더라도 곧바로 바라는 대로 이루어지리라는 보장도 없지만, 언젠가 조만간 기차는 온다. 사실 이미 오고 있는지도 모른다. 아직 당신이 알아채지 못한 것일 뿐.

p135

...개그는 성공담보다는 실패담에 더 많이 녹아 있기 마련이고, 실패담이야말로 더욱 많은 공감을 살 수 있는 법이다. 파티에서 사람들이 최악으로 꼽은 직장 일화는 가장 자랑스러운 무용담이기도 했다. 뭔가를 잘해내는 것도 성취이기는 하지만, 정말 하고 싶지 않았던 일을 잘해내는 것이 훨씬 더 큰 업적일지도 모른다.

p153

"그냥 쉬지 않고 계속 나아가는 거죠."

P165

 결국 나는 적어도 처음 시작할 때는 완벽해지려고 노력하는 것보다 끝맺음을 짓는 것이 더 낫다는 사실을 배웠다. 내 글이 썩 훌륭하지는 않다는 내 머릿속 목소리가 사라진 건 아니었다. 그저 그런 목소리가 들려도 멈추지 않았을 뿐이다. 자기 의심에 대항할 수 있는 중요한 방법은 무시하는 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아가는 거다. 쉬지 않고 계속해서.

 나는 하루에 천 단어씩 쓰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목표를 달성할 때도 있었고, 못할 때도 있었다. 정해진 루틴이랄 것은 없었다. 촬영 중간중간에, 부엌 테이블에서, 비행기에서 글을 썼다. 내 과정은 삐뚤빼뚤했고 자주 혼란스러웠다. 안 풀리는 장면이나 자꾸 엉키는 플롯을 마주할 때면 그 부분을 꿁은 글씨로 표시해두고 나중에 다시 돌아가 작업했다.....

P171

 내가 말하고 싶은 건 서로에게 힘이 될 수 있는 관계를 구축하자는 것이다.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 직면해야 했던 두 개의 가장 큰 기회 중 하나가 권력이 있고 성공한 다른 여성의 손을 통해 주어졌다는 사실을 나는 잊지 않았다. 나 또한 만약 테리와 같은 위치에 있게 된다면 '누가 할까요'라는 질문을 받았을 때 '당신이요'라고 대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나를 붙잡아두고 있는 벽을 먼저 깨부숴야 한다. 의심은 무시하도록 하자. 의심으 내 편이 아니다. 그저 계속해서 나아가야 한다.

P191

 ...몸에 문신을 새겨보고, 그로 인한 찰나의 스릴을 경험하고, 수년을 문신한 몸으로 살아가다가 어느 날 문득 잠에서 깼는데 내가 왜 문신을 한 걸까 스스로를 이해할 수 없게 되기까지의 그 모든 과정을 한꺼번에 거친 것 같았다.

 가끔은 무언가를 해보는 상상 자체가 가장 재미있다. 하지만 막상 정말로 하고 나면 기분이 상할 때가 있다. 또다시 다른 스릴을 찾아 헤매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때로는 기다리는 것이 진실을 깨닫는 데 도움이 될 때가 있다. 충동적인 생각이 들어도 가끔은 행동에 옮기지 않아야 다음 날 아침 잠에서 깨 '왜 새벽 두시에 그 남자한테 snl에서 봤던 웃긴 얘기를 문자로 보냈어야만 했나'하고 후회하는 고통을 피할 수 있다. 그 남자와 사귀고 싶은 것도 아니고, 와인도 겨우 한 잔밖에 안 마셨는데 말이다. 아니 두 잔이었나? 이러나 저러나 그 남자도 어차피 아직 안 자고 있었을 거다! 잭슨 할머니 가라사대, 전송 버튼을 누르기 전 한 번 더 고민해보도록 하자.

 나는 깨달았다. 문신 이야기는 인생이 목표가 아니라 여정 그 자체라는 사실을 알려준 대표적인 사례였다는 것 말이다. 그리고 나중에 후회할 게 뻔한 타투를 엉덩이에 잔뜩 새기고 목표에만 집착하는 사람으로 전락하지 않아서 마음이 놓였다.

P193

...휴대폰 화면을 응시하는 사람들의 표정은 책을 읽을 때나 심지어는 그저 멍하니 허공을 바라볼 때의 표정과도 사뭇 다르다. 내 표정도 그런데, 문득 휴대폰 와면을 바라보던 내 얼굴이 거울에 비칠 때면 소름이 돋곤 한다. 마치 골롬이 절대 반지를 물에 빠뜨리기 직전의 표정 같아서 말이다.

P256

...내가 처음 생각했던 구상만이 최고이자 유일한 해답이라는 생각에 매달리지 않도록 말이다.


; 재미있고 유익한 책이다.

 피식피식 웃으면서도 뼈때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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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짧으니 빨리 말할게 - <길모어 걸스> 로런 그레이엄의 인생 스케치
로런 그레이엄 지음, 장현희 옮김 / 싱긋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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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모어 걸스>를 보진 못했지만 표지 보고 훅 땡김. 알고보니 표지에도 얽힌 얘기가...

<길모어 걸스>의 로렌 그레이엄 인생스케치.

어떻게 배우가 됐는지...어떻게 살았는지...어떻게 이런 사람이 되었는지...뭐 기타등등


재미있는 친구가 자기 얘기하는거 같이 재미있게 읽어짐.

페어런트 후드랑 길모어 걸스 보고 싶어짐.

- 빨리 감기

 월반 . 진짜 인생에 빨리 감기는 없다.

- 땀의 순수 가치

열심히 배우가 되려고 하는 중. 탈의. 가치.

- 엘런 쇼 나가자고 비건이 될 수는 없다.

남들의 다이어트, 뭐든 자기에게 맞는게 있는 것.

- '유일무이한 베티화이트' 또는 '페이퍼 타월, 사랑 이야기'

외모를 써먹는 일. 성형수술. 아름답게 나이드는 일.

- <길모어 걸스>1부.

 몇년 씩 계속한 시리즈라는데 궁금하긴 하다.

- REI멤버십 카드가 생기기까지, 그리고 싱글의 삶에 관한 생각

매튜 페리가 썸만 탄 남사친이었구나.

나도 그런 사람 있었으면...

기준을 낮게 잡고 시작하면 틀림없이 실망할 일이 없다는데...연애는 그러고 싶지 않지 않나?

"그렇게 될거야. 반드시 네가 바라는 시기에 그러지 않을 뿐이지."

- 노동의 시기.

배우로 성공해 먹고 살기까지 살아낸 노동?의 종류. 일들.

- 심판하지 말지어다. <프로젝트 런웨이> 심사위원이 아닌 이상에야

패션에서의 내 삶. 어떻게든 소화해낼 수 밖에

- 아마도 언젠가는 내 소설이 전부 자전적인 것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믿게 될 것이다.

 계속 나아가는 것.

서로에게 힘이 되는 관계를 구축할 것.

- 주방 타이머

집중할 시간을 정해 타이머로 재기. 그 시간 동안은 꼭 계획대로 매일

- 가족 같았던 <페어런트 후드> 사람들

일하면서 이렇게 마음 맞는 사람들과 딱 좋은 환경 만나기 힘든데 좋았겠다.

- 위를 보라!당신의 친구, 잭슨 할머니가 전하는 메모

전송버튼 누르기 전 한번 더 고민하기.

인생이 목표가 아니라 여정 자체라는 걸 알 수 있는 이야기. 휴대폰 멀리하기.

잭슨할머니가 고개 숙이고 휴대폰 보는 거 그만하고 위를 보라고 쓴 편지.

- <길모어 걸스> 2부

마지막 촬영무렵 쓴 일기. 기록은 어떤 식으로든 좋은 듯.

- 다음 기차: 2017년 6월에 추가된 내용

- 반쪽 얼굴에 대한 해명.: 책표지 에피소드

- 메건에게 보내는 사과

이름을 빠뜨려서 그녀를 위한 장을 만든거. 이름을 잘 헷갈려

- 컵게이트 사건.

진짜 커피컵이었다...소문 금지

- 못된 말은 못하는 사람

즉흥 연기로 야한 말 못하는...

- '피프티'와 운인 맞는 건 '니프티'뿐이라 오해의 소지가 있지만

생일잔치

- 그래서...인제 어쩌지?

<길모어걸스>가 로런에게 얼마나 큰 의미인지.

- 고마운 사람들

- 옮긴이의 말

고등학교 때 알게 된 시리즈. 

주연배우가 쓴 책을 번역하게 된 나비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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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02 

...뭔가 잘못된 점이 보이고, 안 좋은 점이 보였을 때 빠르게 정리하고 새로운 것을 취해야 성장하는 법이다. 일할 때 두되의 역량을 풀가동시키기 위해, 내 사생활에선 대체로 뇌를 내려놓고 사는 경향이 있었고, 나의 개인적 범주에 들어온 것들에는 정을 주어 잘 정리하지 못했다. 일반적으로 사람은 자기 손에 쥐고 있는 걸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나의 경우엔 꼭 그렇지만도 않은 것 같은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익숙한 그 편안함이 좋아서, 특히 나의 소중한 시간을 들여 쌓아온 인간관게에 대해서는 더더욱, 정말 최악이 아닌 한 그대로 계속 유지하고 싶었다. 오본휘라면, 내가 살아오며 자의로 쌓아 올린 관계 중에 내가 가장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인 존재였다. 그 시간과 노력의 양을 생각하면 실패해서는 안 되고, 실패할 수도 없는 존재. 그렇게 생각하는 것 자체가 패착이 되리라는 것을 그때는 몰랐다. 나에게 오본휘란, 너무 편해 서로 아무 말을 하지 않고 있어도, 그의 생각이 다 읽히는 그런 존재의 반열에 오른 사람이었으니.

p104

 모든 결정에는 내가 먼저여야 한다. 이 진리를 나는 너무 늦게 깨우쳤다. 상대방 때문에, 상대방을 위해서, 상대방에 의해서 만나서는, 특히 결혼이라면 안 된다. 결혼은 자원봉사가 아니다. 누군가 나의 도움이 필요해 나에게 부탁을 하고, 그 사람이 안쓰러워 보여서, 혹은 내가 상대의 부탁을 들어줄 수 있는 상황이라고 해서 상대의 뜻을 따르는 쪽으로 결정해서는 안 된다. 연애도 그러하지만, 결혼이라면 더더욱 나의 삶의 근간을 흔들 수 있는 결정이다. 온전히 상대방과 내가 잘 맞아 더 행복해질 수 있는지, 이 사람과 함께면 내가 더 나은 사람이 되고 나도 상대에게 그런 영향을 줄 수 있는지, 남은 생애를 더 가치 있고 후회 없이 살아갈 수 있을지를 고려해야 한다. 나를 위해, 내가 주도권을 쥐고 결정하여야 한다.

 

 남에게 해가 되어서도, 폐를 끼쳐서도 안 된다고 배웟다. 내가 할 수 있는 한 주변과 같이 가는 삶, 양보하고 타인을 배려하는 삶의 중요성에 대해서 교육받고 자라는 동안 나는 공격성과 결단력을 기르지 못했다. 그도 그럴 것이 어렸을 때 부터 나와 동생은 늘 후원하는 친구들이 여럿 있었다.

........

......

...나는 쓸데없이 정이 너무 많았고, 내 것을 아끼지 않았는데, 사회생활을 하면서 많은 부류의 사람을 만나는 동안 그래서는 안 된다는 것을 조금씩 배울 수 있었다. 마음이 약하고 정이 많다는 게 곧 호구를 의미하는 세상에서 나는 너무 타인 중심적인 삶을 살았다. 베푸는 삶이라는 것은 어느 정도 내게 여유가 있어야 하고, 어머니의 가르침은 내가 그런 지위에 있음을 전제로 하는 것이었는데, 이 험한 세상에 맞서 싸울 만큼 나는 단단하지 않았고, 여유가 없었다. 나를 먼저 생각하고 나를 먼저 챙겨야 하는데, 그걸 너무 늦게 알았다. 사람은 닥 부러져야 할 때는 그럴 필요가 있다. 끊어내고 거절해야 할 때는 특히 그 결정이 나에게 피해가 될 때는 좀 더 단호하게 내가 중심이 되는 결정을 밀어붙일 힘을 길러야 한다. 나는 슈퍼맨이 아니다.

 사람을 불쌍해서 만나는 건 아니다. 특히 내 반려자가 될 사람을 선택하는 데에 있어 불쌍한 사람에게 손을 내밀었다간 되려 내가 불상해질 수 있다. "물에 빠진 놈 건져놓으니 보따리 내놓으라 한다."고 했다. 문구 하나가 선조 때부터 대대로 내려오는 데에는 많은 사람의 인생 경험이 묻어 있는 것이니 곰곰이 생각해 보고 현명해질 필요가 있다. 스스로 내 결정이 너무 이르고, 도 잘못되었다고 생각했으면 멈춰야 했다. 인생은 나의 선택의 집합체이니 어쭙잖은 동정심에 '지 팔자 지가 꼬는' 그런 선택을 해서는 안 된다.

p127

 ...남녀가 같이 뚜렷한 직업이나 일이 없이 은퇴 이후 30년가량을 계속 같이 지내며 아내만 가사를 부담한 경우, 아내의 스트레스는 남편에 비해 세 배 이상에 달하고, 우울감은 약 두 배 높다고 한다.

p144

 살다가 무슨 ㅇ리이든 부모님이 극강으로 반대하신다면 다시 원점에 두고 한 번쯤 다시 생각해 보아야 한다. 알고 있던 것이고, 살면서 여러 번 다른 사람의 경험을 통해 들은 이야기지만, 내가 막상 그 상황에 처하니 부모님 말씀을 듣지 않고 오히려 부모님을 꺾었다. 나를 세상에서 가장 위하는. 본인들보다 내가 더 잘되길, 진심으로 내가 행복하길 바라는 이 세상에 유일한 두 사람.

p240

 ...예단이란 예물로 보내는 비단이라 하여 신랑이 집을 하는 경우 신부가 보내는 그 10% 정도에 해당하는 현금을 일컫는다고들 한다. 그땐 시랑 부모가 꾸밈비로 그 절반을 신부에게 다시 보내는 것이라고 하니 번거롭기가 이루 말할 수 없는 관례였다.

p255

 아무 일도 없는 평시에는 서로 다른 시공에서 벌어지는 사건이라 전혀 연관성이 없어 보이는 것들도 평온을 깨트리는 이례적인 사건 하나가 수면 위로 올라오면, 다른 하나가 딸려 온다. 그렇게 그 뿌리를 향해 계속 가다 보면 전혀 관련이 없어 보이던 너무 많은 것들이 근원이 되는 문제 하나를 둘러싸고 촘촘히 연결되어 있음에 놀라곤 한다.

p263

 ...사람 간의 관계에서 과도한 저자세는 상대방으로 하여금 잘못된 인상을 남긴다. 특히 상대가 행복하지 않은 삶을 영위하고 있는, 자존감이 낮은 사람일수록, 본인에게 저자세로 다가오는 사람은 더욱 만만하게 보고 함부로 대해도 괜찮다는 착각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겸손하고 예의는 지키되, 내가 잘 모르는 타인으로부터 존중받고자 한다면 그렇게 먼저 굽실굽실할 필요는 없다. 그럼에도 예비 시어머니라는 지위는 한국 사회에서 양육되어 사회적 관습에 물들어 있는 나에게는 모든 인간관계의 기본을 뛰어넘는 특수한 자리라고 생각되었다. 그래서인지, 나는 기꺼이 자청하여 캔 깡통에 찌그러져 들어가 언제든 포크로 지르면 찔릴 고유의 향을 잃은 통조림 복수아가 되어가고 있었다.

p206

 대화란 입으로 전하는 언어의 내용만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 상대방을 바라보는 눈빛, 말의 속도, 표정, 말투, 추임새, 고개 움직임을 포함한 행동, 자세 그 모든 것에 녹아 있는 태도가 더 많은 것을 전달한다. 서로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외국인들끼리도 마음을 전하는 것이 가능한 이유도, 같은 문화권에서 살며 서로 같은 언어를 구사하면서도 왠지 모르게 불편함을 주고 마음이 닫히는 이유도 같은 원인에 기인한다. 상대방을 대하는 태도는 화자를 둘러싼 공기의 온도를 좌우하고 이러한 미묘한 기류는 단어와 문장의 사전적인 의미보다 더 많은 것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p325

.... 네가 기억하는 게 없는 건 나는 너를 그렇게 막 대해본 적이 없어서라고.


 결혼을 일찍 햇던 누군가가 말했다. 시가에서 들은 상처 되는 말엔 방부제가 있어서 썩지도 않고 계속 그 자리에 그대로 남는다고. 그때는 그 말의 의미를 몰랐는데, 아주 틀린 말은 아닌 것 같다.

p336

 결혼을 할 거라면 먼저 나를 제대로 알고, 배우자 고르는 눈을 길러야 한다. 워런 버핏이 말했다. 나보다 더 나은 사람. 배울 것이 있는 사람을 만나야 한다고. 평생을 같이 살 사람이라면 본디 본받을 것이 있는 사람이어야 버틸 힘이 나겠지. 외모 보는 거 아니다. 언제나 늘 당연하게 "남자는 외모지."라고 외쳤던 과거의 나에게 정신 차리라고 말해주고 싶다. 20대로 돌아간다면, 여동생이 있다면 그러지 말라고 말해주고 싶다. 그런 언니가 내 주변에도 없었던 것이 아니지만 듣지 않았다....

p344

...리서드 탈러와 캐스 선스타인이 말했듯, "관련된 이익이나 손해가 클수록 우리에게 연습할 기회란 더욱 적게 주어진다."결혼도 마찬가지다. 그동안 햇던 어떤 결정보다 더 큰 영향을 가져올 이 결혼을 연습해 보기란 쉽지 않다.

 

 연습을 해볼 수 없으니, 분석이라도 해야 한다. 아직 죽지 않았지만, 그렇기에 더더욱 사전 부검이 필요하다. 내 인생에 무엇인가 잘못된다면, 그 원인은 잘못된 결혼일 것이다. 35년간의 내 삶을 바탕으로 판단해 보건대, 지금까지 멀쩡했던 그리고 크게 잘못될 일 없는 이 커리어, 원 가족, 혹은 친구 무엇도 내 삶에 이렇게 부정적 영향을 준 적이 없었다. 나를 흔들어 놓았던 것은 남자. 이성을 보는 눈이 없었다.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그의 어머니에게 문자를 보내기 전 그와의 결혼에 대해 시뮬레이션을 스무 번쯤 돌려보았다. 감정적으로 결혼 결정 자체를 내리기 전에 사전 부검을 진행했어야 햇는데, 여러 경고 사인을 접하고 나서야 뒤늦게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와의 결혼이 실패로 끝난다면, 유별난 어머니, 어른이 되지 못한 그, 그리고 그 점을 받아넘길 수 없는 나의 조합이 그 원인이 되리라는 것이 명백했다.

p357

 전체 국토면적 0.6%를 차지하는 서울에 전체 인구 20%가 밀집되어 있다. 이는 전 세계 5대 도시인 런던, 도쿄, 파리, 뉴욕, 베이징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은 수치이다. 서울 근교 수도권에만 대한민국 전체인구 50%이상이 거주하고 있음을 고려하면 비정상적으로 높은 인구 밀집도, 그리고 그 안에서 살아남기 위한 끝없는 경쟁과 줄 세우기, 높은 집단 내의 상호작용, 그에 비례해 높아지는 Peer Pressure와 사회적 비교, 평판과 남의 시선을 중시하는 문화, 그리고 매우 높은 IT보급률로 인해 더 가속화되는 정보교류. 그 모든 것들에 기해 불안과 스트레스에서 자유롭기 힘든 대한민국에 살면서, 또다시 사회적 시선을 고려해 치료까지 받지 않은 채 질환을 방치하니 높은 자살률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인지도 모르겠다.

p360

...처음부터 존경할 수 있는, 닮고 싶은 사람을 만나자. 나와 가장 가까운 사람이 되어 함게 살아갈 배우자의 태도, 인성, 가치관, 그 모든 것들은 무엇보다 더 강하게 나에게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인격이 형성되는 10대 미만의 청소년이라면 모를까. 30대가 넘어 이미 머리가 클 대로 큰 어른의 근본이 변하는 일은 없다. 그저 목적달성을 위해 잠시 가면을 쓸 뿐.

p369

 내 인생의 키를 제 3자가 쥐게 해서는 안 된다. 중요한 결정권을 남에게 맡겨두고 권한 없이 그저 따르다. 그 배가 난파되면 원망할 새도 없이 그저 가라앉아 죽는 것밖에는 남은 옵션이 없다.내 인생은 온전히 내 것이다. 그럼에도 무엇인가 잘못되엇을 때 내가 아니라 남 탓을 하는 것만큼 초라한 것은 없다. 다시는 제 인생에 대한 중대한 결정조차 남을 따르고 "너 때문에."라고 부르짖는 비참한 순간이 오게 해서는 안 된다. 모든 중요한 결정은 내가 내려야 하고 한시라도 판단을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

p370

...내 삶에서 편안한 공간을 벗어나 새롭게 성장하는 대신, 그의 결정을 따라 그가 하자는 대로 결혼을 통해 사생활에 변화를 주어 인생의 단계를 쉽게 전환시키려 했다. 조금 더 솔직해지자. 나는 새로운 도전에 따라올 험난한 가시밭길이 두려웠고, 비겁하게도 그의 뒤에 숨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나는 결혼을 통해 그저 더 편안한 길을 가고 싶었던 거시앋. 적당히 그럴듯한 구실을 더할 수 있는 기제를 마련했으니 스스로와 타협하고, 사회적인 나는 그대로 내려놓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조금 더 쉽고 안락해 보이던 기릉ㄴ 곧 내가 녹아내리는 길이었다. 내가 내 힘으로 얻지 않은 것은 내 것이 아니다. 인생에 공짜는 없고 쉽게 주어지는 건 결국 가치가 없는 것들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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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부검: 의사 결정 전에 일의 실패를 가정하고, 그 원인을 미리 분석해 보는 것.

; 스스로도 모르게 하고 있는 경우가 있다.

p28

...일방이 일방적으로 양보하는 관계가 굳어지면 받는 사람은 고마움을 모른 채. 한쪽의 희생은 당연한 것이 되고, 그 관계는 그렇게 계속되기 십상이다. 한쪽이 아낌없이 주는 나무가 되는 걸 즐기는 경우도 있을 테지만, 그는 건강하게 지속될 수 없다. 그렇게 늘 그를 받아준 내 잘못도 있다는 것을 그대는 몰랐다. 매번 파스타를 먹어도 그와 함께면 맛있었고, 그와 같이하는 게임엔 또 열심히 빠져들어, 결국 게임아이템 모은 걸 그에게 자랑하던 게 그 당시의 나였으니.


 "헌신하면 헌신작 된다." 사회적 공감을 받아 널리 통용되는 표현에는 다 이유가 있는 법이다. '일반적으로 그러하나, 나는, 내 남자는 달라'라는 것도 없다. 결국 그 사람도 수백만 명 중 함 명일 테니. 보통 부부, 연인, 가족, 진정한 친구라면, 우리는 상대를 위해 기꺼이 양보하려고 한다. 희생이라 생각하지 않고 마음으로 상대를 위해 행동한다. 하지만 어느 관계나 사람과의 관계는 만들어 가는 것이다. 상대가 나에게 맞추려는 노력을 보여준다면, 그것을 기억하고 반대로도 상대를 위해 내 욕심을 내려놓을 줄 알아야 제대로 된 사람이다. 문제는 모두가 그렇지만은 않다는 것인데, 상대가 인격적으로 성숙하지 못한 욕심쟁이라는 걸 알았다면 멈춰야 한다.

 

 내 시간과 정성에 대한 예를 갖추자. 외로움이라는 감정에 휩쓸려 헛되이 쓰레기에 쏟을 시간이 있다면, 나를 위해, 그리고 나를 사랑해주는 이들을 위해 한 번이라도 더 감사하는 마음을 표현해 보자. 머지않아 좋은 사람과 함게하기에도 내게 주어진 시간과 에너지가 충분치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가치가 없는 이에게 계속 마음이 기울어 시간과 돈, 에너지를 쏟고 그를 멈추지 못하는 사람, 우리는 그런 사람을 호구라고 부른다. 살아가다 나의 진심에 진심으로 감사하고 화답할 줄 아는 사람을 만난다면, 놓치지 말자. 그런 이에게만 깊은 마음을 내어주고 그런 이를 평생 곁에 둘 수 있는 안목을 길러야 한다.

p76

 사실 그 느낌이 제일 컸다. 그렇게 오래 만났는데도 그와의 결혼에 대한 확신이 선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남들이 다 하니가 해야 하는 건가? 싶었을 때가 없었던 건 아니지만 그건 20대라 뭘 몰랐을 때고 시간이 지날수록 그와 결혼하면 내가 숨이 막혀 죽을 것 같았다. 싸우면 갑자기 잠수를 타거나, 가끔 돈 많고 잘나가는 사람들이라고 하면 잠깐 관심을 보이다가 그렇게 사회적으로 성공했다는 이가 내 친구 남편 혹은 내 주위의 남자 사람처럼 그와 조금이라도 비교군이 될 것 같으면 무조건 깔보기 일쑤였으니까. 

 ...오본휘를 가르치는 것도 하루 이틀이지. 그를 만나며 pros and cons를 한두 번 해본 게 아니었다. 그런데 우습게도 결론은 늘 같았다. 싫은 건 A4에 가득 차는데, 좋은 건 '그냥'한 단어뿐이라는 것.

 

 인성이나 습관 면에서 존경하거나 배우고 싶은 점이 단 하나도 없는 남자를 언제까지 키운다는 생각으로 잘 살 자신이 없었다. 그래서 그가 결혼하자고 할 땐 밀어내 놓고, 막상 먼저 간다고 하니 이렇게 충격을 받는다는 게 너무 바보 같았다. 이성적으로는 아니었는데, 내 머리는 분명히 판단을 했는데, 내 마음은 멍청하게도 그에게 늘 진심이었다. 부인하고 싶었지만, 그의 단점은 수만 개였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이유 없이 좋았으니 그 비이성적인 감정을 뭐라고 표현할 수가 없었다.

; 그게 슬프지...이럴때 이성을 따를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p80

 ...언제나 여유 있을 줄 알았는데, 그저 순간의 그 머뭇거림이 이처럼 예상치 못한 곳에 나를 데려다 놓았다. 의도한 상황이 아니었기에 제대로 방어막을 갖추지도 못하고, 레프트 훅 라이트 훅을 다 받아내야 하는 그런 날과 같은 삶.

; 근데...결혼이 마감시한이 있는 프로젝트라는 건 사회적 분위기인가.

p86

 사회적으로 성추행 가해자의 나이 등을 고려하면 대부분의 가해자는 넘쳐나는 성욕을 주체하지 못하여 그런 행동을 저지르는 것이 아니다. 권력 혹은 그 지위를 기해 자제하지 않음을 스스로 선택하고 타인에게 함부로 행동하는 것일 뿐. 본인이 가진 지위와 권력에 도취되어 미련하게도 인간이기를 포기한 자들은, 얼마나 역겹고 추한 모습인지도 모른 채 본인들은 그래도 괜찮다는 면죄부를 받은 양 미친 착각 속에 살고 있었다.

 

 슬프게도 어느 직급이나 특정 레벨 이상에 다다르면 여성을 찾아보기 힘든 현시대의 사회구조하에서 마주쳐야 하는 상대방은 대부분 남자들이었다. 대부분의 피해자는 부당한 상황에 맞닥뜨렸을 때 분개하면서도, 공론화하였을 때의 역풍과 족히 짐작되는 2차 가해가 두려워 침묵하는 쪽을 택한다....

; 여자들에게 난이도 높은 한국에서의 사회생활...

p88

 한 사람의 장래 행태를 보장하기도 어려운데, 한국에서의 결혼은 상대방 그 한 사람뿐만이 아니라 내가 평생 모르고 살아왔던 그의 가족, 과거, 그의 사회와의 결합이다. 통제 불가능한 위험요소가 득실거리는데, 비이성적 판단을 내려도 다 안고 갈 수 있을 정도로 사랑하는 이가 없다면 굳이 쓸데없는 리스크를 부담할 이유는 없었다. 나와 맞는 정말 좋은 사람과의 결혼이 베스트인 줄은 알지만, 맞지 않는 사람과의 지옥 같은 결혼보다야 싱글로서의 자유로운 삶이 훨씬 나을 테니. 굳이 꼭 살아보고 싶은 사람이 나타나지 않는 한, 현재의 삶을 유지하는 것은 꽤나 합리적인 선택지이다.

; 근데...보토은 안 합리적인 선택을 하지...

p91

러시아의 대문호 톨스토이는 안드레아의 입을 빌려 말했다.

 네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해보기 전까지는 절대 결혼하지 마. 네가 선택한 그 사람을 더 이상 사랑하지 않게 되어서 그 사람의 있는 그대로를 제대로 볼 수 있게 되기 전에는 절대 결혼해서는 안 돼. 그전에 식장에 걸어 들어간다면 넌 치명적이고 돌이킬 수 없는 실수를 저지르게 될 거야. 결혼은 네가 늙고 병들어 아무 데도 쓸모없어질 때 하도록 해, 결혼을 하게 된다면 네가 가진 고귀한 가치와 너 빛이 바래는 걸 보게 될 거야.

; <전쟁과 평화>에 나오는 말이래...근데 톨스토이도 결혼을...애도 딥따 많이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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