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61 

...빅터 프랭클은 이 책을 통해 인간이 고통을 피할 수 없을 때 그 고통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의미를 부여하느냐에 따라 삶의 질이 달라진다는 진리를 이야기합니다.

p71

 파스칼의 이러한 주장은 사회적 규범과 개인의 개성에 대해 생각나게 합니다. 사회는 특정한 행동이나 사고방식을 정상적이고 합리적으로 규정하며, 이러한 규범에 부합하지 않는 행동이나 사고방식은 비합리적이거나 '미친'것으로 간주합니다. 그러나 파스칼은 이러한 사회적 규범 자체도 일종의 광기라고 지적합니다. 다시 말해, 사회가 규정한 정상성과 비정상성의 경계는 상대적이며, 절대적 진리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p74

 다양성과 포용이 강조되는 사회에서 우리는 정치, 경제, 사회적 결정을 책임지는 사람들을 그들의 인격과 도덕적 가치로 평가해야 합니다. 또한 공공정책과 기업의 사회적 책임, 교육제도 등은 모두 도덕적 가치와 평등의 원칙을 바탕으로 구축되어야 합니다. 진정한 평등은 각자의 덕과 덕의 실천에 따라 평가받는다는 철학적 원칙을 파스칼은 강조합니다. 인간의 본질은 도덕성과 품성이 중요하며, 사회적 지위나 출신으로 판단하지 않고, 그 사람의 행동과 덕을 통해 인간의 가치를 인정받아야 한다고 파스칼은 이야기합니다.

 덕과 행동이 진정한 가치를 결정한다.

p89

...무한한 가능성을 추구하면서도, 현실의 제약을 인정하고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인간은 자연계와 우주의 일부로서 존재하지만, 동시에 고유한 인간성과 개인이라는 단 하나의 존재이기도 합니다. 

 이는 다시 인간의 자유와 책임에 대한 깊은 철학적 고찰과도 연결됩니다. 우리는 우주론적 입장에서 보면 아무것도 아니지만, 동시에 모든 것 사이에서 선택하고 행동할 수 있는 자유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인간은 자신의 행동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하며, 그것이 우리 존재의 의미를 형성하는 중요한 요소임을 깨달아야 합니다. 또한 이를 통해 깊이 있는 통찰과 삶의 의미를 찾아야 합니다.

p92

...신체적 활동은 삶의 감정적인 경험을 더욱 풍부하게 만들고, 자아를 발전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육체적 노동은 육체뿐만 아니라 정신까지 건강하게 만들어 줄 수 있습니다. 또 지적 탐구는 육체노동이 끝난 뒤 독서나 무언가를 배우고 사유하는 것을 통해 충족할 수 있습니다. 정신노동도 여가시간에 신체적 단련을 하거나 새로운 지적 탐구를 통해 신체적 건강과 정신적 건강을 모두 모두 챙김으로써 지적 활동과 육체적 활동을 상호보완할 수 있습니다.

 파스칼은 단순히 물리적 측면이나 정신적 측면만으로 인간을 이해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정신과 신체를 모두 단련하여 영혼과 육체가 조화를 이룰 때 진정한 인간성이 완성될 것입니다.

p116

 파스칼은 인간의 불만족과 불안정을 철학적으로 탐구합니다. 인간은 본질적으로 불안과 물만족을 안고 살아가는데, 이는 인간의 욕망이 무한하며 어떤 외부 요인이나 조건에 의해서도 완전히 채워지기 않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합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아무 이유 없이 싫증을 느끼고, 갑자기 불안해하거나 자신에게 주어진 상황에 만족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인간에 내재된 내적 빈곤과 영적 공허는 내적 갈등과 불만족을 가져오고, 이는 인간 존재의 본질적인 부분임을 파스칼은 지적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파스칼이 이갸기한 것처럼 우리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타인과의 비교된 삶이 아닌 나 자신만의 삶에 의미와 목적을 찾아야 합니다.

p144

 ...죽음은 피할 수 없는 운명이며, 빈곤은 사회적 불평등과 경제적 문제를 일으킵니다. 무지는 교육과 정보 접근 방식의 차이에 따라 발생하며, 이는 개인과 사회의 발전을 저해할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이러한 문제를 회피하려고 합니다. 오락과 소비에 몰두하거나 일시적인 만족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게임, 쇼핑, 여행 등은 일상에서 잠시나마 죽음, 빈곤, 무지와 같은 심각한 문제를 잊게 합니다. 이러한 회피 기제는 일시적으로 행복을 느끼게 하지만,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는 못합니다.

......

첫째, 죽음의 인식: 삶의 유한성을 받아들이고, 순간순간을 소중히 여기는 태도를 가져야 합니다. 죽음을 두려워하기보다는 그것이 삶의 일부분임을 인정하고, 더 깊이 있는 삶을 살아가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둘째, 빈곤의 극복: 빈곤문제는 사회적 불평등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공정한 경제 정책과 사회적 안전망이 필요합니다. 또한, 개인적으로는 나눔과 기부를 통해 사회적 약자를 돕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셋째, 무지의 해소: 무지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교육과 자기 계발이 중요합니다. 책을 읽고, 다양한 관점을 접하며,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또한, 정보의 비판적 수용을 통해 지혜로운 판단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야 합니다.

p153

 파스칼은 형식 그 자체에 희망을 두는 것을 미신이라고 경고합니다. 이는 형식이 모든 문제를 해결해 줄 것이라는 막연한 믿음에 의존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형식은 단지 도구일 뿐 그것만으로는 진정한 변화를 불어올 수 없습니다. 예를 들어, 법률이 아무리 완벽하더라도 그것을 실행하는 사람들의 윤리적 의식과 사회적 합의가 없다면, 법률은 단지 분서에 불과합니다. 따라서 형식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것은 본질을 간과하고,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을 방해할 수 있습니다.

 반면 형식을 완전히 무시하는 것은 오만한 일이라고 파스칼은 이야기합니다. 형식을 무시하는 것은 개인의 자의적인 판단에 의한 행동을 정당화하며, 사회적 혼란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한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살아가려면 규칙과 법률을 따르는 것은 책임이자 의무입니다. 형식을 완전히 거부하는 것은 사회 질서와 조화를 무시하는 행위로, 결국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오만함을 드러냅니다.

p159

 ...파스칼은 편견과 선입견을 경계하고, 지속적인 학습과 성찰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사람들은 자신의 믿음과 일치하는 정보만을 받아들이고, 다른 관점을 무시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회의론적 태도는 이러한 편향을 경계하고, 조금 더 균형 잡힌 시각을 유지하게 도와줍니다. 이처럼 회의론적 태도는 알고 있는 것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새로운 지식을 탐구하게 합니다. 이는 깊은 사유와 개인의 성장과 사회적 발달에 중요한 지침이 됩니다.

p165

 파스칼은 이러한 상황에서도 좌절하지 말고 불확실성을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합니다. 시간의 변덕에 따라 결정되는 정의는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요소들이 많습니다. 이러한 실패와 경험을 계속 쌓아가다 보면 모든 상황을 자신이 통제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겸손한 마음가짐을 가질 수 있게 됩니다. 이는 다른 사람을 판단하거나 경시하는 것을 방지하고, 타인의 상황과 어려움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p193

 목표를 세우면 일단 시작하고, 그 과정에서 계속 처음을 되돌아보며 목적지를 잃지 않고, 조금 헤매더라도 발전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목표를 향해 가는 동안 길을 잃지 않기 위해서는 초심을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p210

 ...파스칼은 '평균'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여 정보를 이해하는 데 필요한 적절한 속도와 깊이를 설명합니다. 정보를 너무 급하게 받아들이면 중요한 세부 사항을 놓칠 수 있고, 그러다 보면 결과적으로 그 정보나 경험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반면, 너무 느리게 정보를 받아들이거나 처리하면 시간이 지나도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거나, 정보를 통한 경험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파스칼의 말은 현재의 정보 공유와 소통 방식을 다시 한번 돌아보게 합니다. 디지털 시대에 필수가 된 빠른 정보 전달은 신속한 소통이라는 커다란 장점을 가지고 있지만, 때로는 알맹이 없는 정보와 남용으로 인한 피로감이나, 정보 활용에 있어 깊은 심사숙고와 이해를 방해한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정보를 받아들이고 활용할 때는 어떤 속도와 방식이 가장 효과적인지를 고민함과 동시에, 그것을 평가하고 분석하는 능력을 갖추어야 합니다.

p222

 인간은 사유와 감정, 윤리적 선택을 통해 존재의 의미를 찾아가려고 하는 유일한 존재입니다. 인간뿐만 아니라 자연, 그리고 다른 존재와 어떻게 상호작용하고, 서로를 존중하며 협력할 수 있는 고민하며 세상을 살아가는 존재입니다. 수없이 많은 것을 경험하고 그것을 토대로 더 나은 판단과 결정을 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이는 인간이 살아가는 세계가 끊임없이 발전하고 나아가게 하는 원동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원시시대부터 앉은 자리에서 전 세계와 소통할 수 있는 현재, 그리고 AI와 함께 살아가게 될 미래까지 인간은 끊임없이 도전하고 실패하고 좌절하고 성공하면서 세계를 발전시켜 왔습니다. 이는 온전히 우리가 경험을 통해 계속해서 배우고 생각하는 존재이기에 가능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p 150

 기본적으로 말은 천천히 그리고 분명하게 해야 하며, 환자에게 알려주어야 하는 정보들을 잘게 쪼개 조금식 전해야 한다. 한꺼번에 많은 정보를 다 전하려다 보면 의학 용어를 쓰게 되기 쉽고 상대방은 감정적으로 압도당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한 가지 사실을 전달한 뒤 잠시 말을 멈추고 그들이 잘 이해했는지 물은 다음에 질문은 없는지 확인하고 다음 이야기를 이어가야 한다.

......

...기적이 일어나기를 바라는 환자와 가족들에게는 함게 기적이 일어나길 기도해주어야 한다. 의사는 환자가 보여주는 강한 생명력에 기쁜 마음으로 놀랄 준비를 늘 하고 있으며, 자신의 판단이 틀려서 환자가 예측된 시간보다 더 오랫동안 생존하기를 간절히 원한다. 그렇지만 동시에 기적이 일어나지 않는 최악의 상황에 대비할 수 있도록 돕는 일도 해야 한다. 기적은 말 그대로 기적일 뿐이다. 누구에게나 일어나는 흔한 일이 아니다. 함게 기적을 꿈꾸고 최악의 상황을 대비하는, 의사와 환자는 같은 목적을 꿈꾸는 한 팀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p158

 미국에서의 존엄사, 안락사는 한국에서의 존엄사, 안락사와 그 개념이 매우 다르다. 한국에서 존엄사는 의미 없는 연명 의료를 중단하는 것을 뜻하며, 미국에서 말하는 좋은 죽음에 해당한다. 여기서 좋은 죽음이란 연명의료 중단 외에도 VSED(voluntarily stopping eating and drinking),즉 죽음을 앞당기기 위해 자발적으로 음식과 물을 중단하는 행위를 포함한다. 생이 얼마 남지 않은 이들이 스스로 곡기를 끊는 것은 미국 전역에서 좋은 죽음의 한 형태로 인식되며 윤리적이고 법적인 측면에서도 아무 문제가 없다.

p170

 나는나의 가치관이 환자의 선택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며, 환자의 선택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존중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의료에서 최선의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전문적인 지식을 가진 의사와 스스로의 심신에 대해 가장 잘 아는 환자가 팀워크를 발휘해야 한다. 내가 의사로서 할 수 있는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한자에게 가능한 선택지를 보여준다면 최종 선택은 환자가 하는게 맞는다고 본다. 삶의 결정권도 죽음의 결정권도, 우리 자신에게 주어져야 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태어난 순간부터 우리는 모두 죽음을 향해 달리고 있다. 이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의 숫자만큼 다양한 삶이 있고 다양한 죽음이 있다. 어떤 죽음을 맞이할지는 내가 살아온 시간이 결정한다. 주체적으로 선택하고 그 선택에 책임지는 삶을 살았던 이들은, 많은 경우에 죽음 역시 주체적이고 능동적으로 선택하기를 바란다. 죽음에 가까워질수록 자신의 본모습을 조금 더 있는 그대로 드러낼 용기를 얻는다. 다른 삶이 있을 뿐 틀린 삶은 없듯이 틀린 죽음도 없다. 죽음은 그저 태어남과 동시에 결정된 피할 수 없는 삶의 과정이다. 좋은 죽음이든 존엄사든 안락사든, 우리 모두는 그저 살던 대로 살다 가는 자기다운 마무리를 맞을 것이다.

p175

 "무조건 버텨야지. 희망이 있어. 끝가지 싸워."

 죽어가는 암 환자에게 이런 말은 하지 말자...우리는 환자가 최선을 다해 스스로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 하고 있다고 믿을 필요가 있다. 만약 그렇지 않더라도 그 사람의 선택이기에 믿고 존중하는 편이 낫다. 죽음을 앞둔 사람에게 암과 싸워서 끝까지 이겨내라고 말하는 것은, 그것이 의도한 바가 아니더라도 죽음에 대한 의미 있는 대화를 적극적으로 회피하는 결과를 가져오고 삶의 마지막을 정리하는 데 집중할 수 없게 한다.

 "이건 정말 일어나서는 안 될 비극이야. 너무 슬퍼. 제발 죽지 마."

 이런 말도 가급적 피하자.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 일은 살면서 겪는 가장 큰 상실이기에 그 자체로 매우 비극적이고 슬플 수밖에 없다. 하지만 죽음을 피할 방법이 없다면 결국 잘 받아들여야 한다. 죽어가는 이의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을 당신이 쏟아내는 분노와 슬픈 감정을 감당하는 데 쓰게 하는 것은 큰 낭비다. 행복한 감정 이외의 다른 감정은 환자 앞에서 드러내지 말자. 환자에게 더 무거운 짐을 안겨줄 뿐이다.

 "너라면 암을 이겨낼 수 있을 거야. 아무도 모르는 일이잖아."

....막연한 희망은 치료제가 될 수 없다.

 "대체의학이란 게 있잖아. 이걸 시도해보고 나은 사람도 있대."

 기적의 치료제로 효과를 얻기란 마치 복권에 당첨되는 행운과 같다. 또한 그런 약을 구하기 위해서는 누군가 많은 비용과 시간과 노력을 써야 하므로 이기적이고 불합리한 선택이다. 삶이 있다면 죽음도 있다. 모든 사람은 죽는다. 죽음은 다음 세대를 위해 우리의 자리를 내어주는 일앋. 그저 자연스러운 삶의 순리다.

 .......

 지루하고 의미 없는 이야기들은 환자 앞에서 꺼내지도 말자. 그런 이야기를 하는 것은 아무 재미도 없다. 나는 사람들과 속 깊은 이야기를 나누고 더 긴밀하게 연결되는 데 시간을 쓰고 싶다. 환자에게 전화해서 수화기에 대고 울지 말기를 바란다. 울음이 터질 것 같으면 전화를 끊고 마음이 진정된 후에 다시 전화를 하라. 우는 것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지만 당신의 울음을 듣고 있어야 하는 환자는 비참하다고 느낄 수 있다. 그것만큼 음울한 감정은 없다.

....

내가 더 이상 너희 곁에 있지 못하는 날이 올 거고 그날은 생각보다 일찍 찾아올지도 몰라. 우리 모두는 죽어...죽음은 삶의 일부야. 우리의 존재는 레고로 만든 집과 비슷하단다. 집을 자꾸 짓기만 하면 더 이상 집을 지을 조각이 남지 않게 되지. 오래된 집은 다시 부수고 무너뜨려야 새로운 집을 지을 수 있단다. 우리가 죽고 새로운 생명은 또 태어나는 거야. 그것이 바로 생의 수레바퀴란다.

...우리에게는 오직 제한된 시간만이 주어졌고 그 시간이 모두 지나갔을 때 삶이 끝났음을 인지하고 잘 받아들여야 한다...

p185

...병이 진행되어 건강할 때 누리던 정상적인 삶이 일찍 끝나 버린다고 해도 실패한 삶이라고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자신을 힘들게 하는 손발 저림의 원인을 알아냈고 치료가 시작되었다. 이제 병을 삶으로 받아들이고 달라진 삶을 인정해야 했다. 이것은 무기력함도 포기도 아닌 그저 살아갈 용기다.

 프로이트는 일시적이고 유한한 것일수록 그 즐거움의 가치는 높다고 했다. 삶이 꼭 그러하다. 죽음의 공포는 우리가 지금 여기에 집중하며 살도록 한다. 그런 의미에서 죽음은 삶을 더욱 풍요롭게 한다. 죽음은 실패가 아니다. 죽음에 맞서 싸우는 것은 이길 수 없는 싸움을 시작하는 것이다. 우리는 모두 결국 패배할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삶을 사랑하고 후회 없이 살다가 언제일지 모를 그 끝을 끌어안아야 하는 운명이다.

p203

 밀러는 먼저 방구석에 잠들어 있는 잡동사니들을 정리할 것을 권한다. 나에게는 소중했지만 남들에게는 아무 의미가 없을 수도 있는 물건들을 처부나고, 친구나 가족들에게 나누어 줄 물건들에도 이름표를 붙여둔다. 오래된 문서들이나 지로용지, 보험증서, 연금, 계약서, 영수증 등도 필요한 것들만 서류 파일에 구분해서 넣어둔다. 아무렇게나 뭉쳐져 있는 종이 더미에 오래된 개인의 비밀이나 남들에게 숨겨뒀던 사생활이 담겨 있을 수 있다. 남은 이들이 발견하고 충격을 받거나 상처받는 일이 없도록 미리 버려야 한다. 이런 정리 없이 떠나게 되면 무엇을 버리고 무엇을 보관해야 할지 모르는 가족들에게 큰 짐을 떠안기게 된다 .가뜩이나 슬픔에 잠긴 그들에게 더 큰 고통을 주지 않도록 배려해야 한다.

p221

 뜨거웠던 사랑이 까맣게 다 타서 재가 될 때까지, 우리는 바닥 끝까지 내려가 슬퍼해야 한다. 바닥에 가 닿았을 때야 딛고 설 단단한 땅을 만나기 때문이다. 그때 일어서면 된다. 그때도 여전히 사랑한다면, 기억하면 된다. 기억하는 한 그는 영원히 내 안에 산다. 그러니 매일 사랑하고 매일 이별하는 우리, 슬퍼해도 괜찮다.

p222

나는 완치될 수 없는 병을 안고 사는 사람이 정신적인 고통을 호소할 때, 질환은 당신의 일부일 뿐 삶의 전체는 아니라는 것을 다양한 방법으로 알려주려고 애쓴다. 비록 병 때문에 당신이 삶이 전보다 훨씬 많이 제한되어 삶의 계획을 대폭 수정해야 한다고 해도, 당신은 병보다 더 큰 존재이고 당신의 삶은 당신이 앓고 있는 병보다 훨씬 넓고 깊다.

 또한 완치되지 않는 병을 평생 안고 살아가야 한다는 사실을 되도록 빨리 받아들이고 이제부터 어떻게 살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그래야 조금이라도 더 빨리 삶을 디ㅗ찾을 수 있다. 남들보다 조금 더 복잡하고 까다로운 삶이긴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당신의 삶이다.

p233

 ...건강하고 어떤 일이든 할 수 있을 때, 나를 구성하고 내 삶을 설명하는 여러 요소들을 다양하고 균형있게 성장시켜놓는 것이다. '내 인생에서 이거 아니면 끝이야, 나는 이것만을 위해서 살아'라고 생각한다면, 내 정성과 시간을 그것 이외의 다른 것들에 쓰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나의 직업을 내 인생의 전부로 만들거나 나를 정의하게 해서는 안 된다. 내가 병 때문에 직장 생활을 못하게 되면 내 인생은 곧장 쓸모없는 것으로 여겨질 것이기 때문이다. 직장 생활을 하지 못해도 여전히 좋은 부모일 수 있고 좋은 친구일 수 있다. 병을 이겨낸 이후에 이전 직업으로 돌아갈 수 없다면, 평소에 즐기던 취미나 놀이가 새로운 삶의 의미가 되어줄 수도 있다. 지금 당신이 일에만 집중하는 삶을 산다면 가족과 친구들에게 한 번 더 사랑을 표현하고 짬을 내서 좋아하는 일 한 가지쯤은 취미로 키워보길 바란다. 여러 종목으로 분산 투자를 한 사람이라면 한 종목이 무너진다고 주식 시장에서 모든 것을 잃진 않는다. 내 삶에도 분산 투자가 필요하다. 건강한 자아정체감을 위해서는 내 삶을 이루는 요소들이 어떤 것이 있는지 평소에 생각해보고 나의 시간과 노력을 분산 투자해 골고루 나답게 가꾸어나가야 한다.

p234

 <죽음의 수용소에서>를 쓴 정신과 의사 빅터 프랭클은 '인가은 고통으로 인해 파괴되는 것이 아니라 고통의 의미를 찾지 못할 때 파괴된다'고 말했다. 나를 나일 수 없게 만든 고통을 계속 참아내야 하며 설사 그 고통으로 인해 신체의 기능을 일부 상실한 삶이더라도, 이 고통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이해할 것인지는 여전히 우리에게 달려 있다.

 통증이 심해도 어느 정도 조절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낭질 거라는 믿음을 갖고, 통증을 지닌 채 사는 삶이 나의 뉴 노멀이라는 것을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은 고통의 정도가 크지 않다. 크지 않은 통증이라도 이것이 끝나지 않을 것이라 믿고 희망이 없다고 생각할 때 훨씬 더 큰 고통이 찾아온다....

 고통을 통해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더 나은 삶을 계획하는 사람들도 있고, 빅터 프랭클처럼 고통을 통해 얻은 깨달음을 다른 사람들에게 전하여 삶의 의미를 넓힌 사람들도 있다. 어떤 상황에서도 더 나은 지금을 위해 내가 할 수 있고 바꿀 만한 것은 있다. 그게 무엇인지 고민하고 내 삶을 더 나은 현재로 만드는 것, 이것이 삶이라는 선물을 얻은 우리 모두에게 주어진 권리이자 의무다.

p237

 ...초진의 경우 한 시간정도의 대화를 나누는 동안 지금것 어떤 환경에서 어떻게 성장했는지, 발달 과정에 트라우마는 없었는지, 학업과 직업은 수행 가능한지, 인간관계는 어떠한지, 약물 중독의 경험은 있는지, 앓고 있던 기존의 내과적 질병은 있는지, 머릴를 다친 적이 있는지, 현재의 병이 어느 정도 심각하며 얼마나 안정되었는지, 무슨 치료를 받았고 어느 정도 도움을 받았는지 등의 정보를 환자로부터 얻어야 한다. 이런 광범위한 정보들은 환자의 협조 없이는 알아내기 힘들기 땜누에 첫 진료의 성패는 환자가 나와 의미 있는 대화를 이어나갈 수 있는지와 내 질문에 대답해줄 의지가 있는지에 달려 있다.....

p248

 젊은 나이에 암을 진단받는다는 것은 미래를 함께 계획하며 소중히 가꾸어가던 인간관계에 타격을 주고, 치료를 위해 하던 일을 그만두거나 진로를 변경해야 한느 일도 생긴다. 수술, 항암, 방사선 등의 치료를 받는 동안 전쟁터로 변해버린 자신의 몸을 마주하고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하며 치료가 끝나고 관해 판정을 받더라도 재발에 대한 두려움과 불안을 다스리며 삶에 다시 집중하는 법도 배워야 한다. 무엇보다도 무너진 자존감을 회복하고 삶이란 원래 완벽하지 못하다는 것도 인정해야 한다. 꼭 암이 아니래도 삶이란게 원래 외롭고 억울한 법이다.

 암에 걸렸다는 것은 훈장도 주홍글씨도 아니다. 그저 살면서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 어쩌다 나에게 일어났을 뿐이다. 특별하지도 열등하지도 않다. 아직 살아갈 날들이 많이 남았다. 그리고 생각보다 더 좋은 날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p258

 ...냉소적이며 비관적인 성격을 가졌다고 해서 스스로 병을 삶으로 끌어들였다고 손가락질 받아서도 안 된다. 긍정적인 마음과 밝은 에너지만으로 병을 예방하고 치료할 수는 없다. 타인의 삶을 다 알거나 이해하지 못하면서 나의 잣대로만 평가하고 판단하지 말길 바란다.

 암을 진단받았고, 힘든 치료와 검사를 견디고 여전히 암이 불러온느 증상과 치료로 인한 부작용을 겪고 있고, 암으로 인해서 삶이 달라지고 생명이 단축될 수도 있는 불확실성을 안고 사는 사람에게 "다 잘될 거야"라는 격려의 말을 하는 것도 주의해야 한다. 다 잘될 거라는 예언은 현실적인 상황에도 맞지 않고 병을 안고 살아가는 사람의 정서적인 맥락과도 맞지 않는다. 바라는 대로 현실이 흘러가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상황이 어떻게 바뀌더라도 그 시간을 함께 견디겠다는 메시지를 주는 것이 차라리 낫다.

 긍정적이고 밝은 마음을 가지라는 조언도 크게 위안이 되지 않는다. 그는 분명 이미 최선을 다했고 지금도 스스로를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하고 있을 것이다. 자신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본인이 가장 잘 안다. 도움을 주고 싶어서 이런저런 조언을 하는 마음도 귀하긴 하지만, 그에게 필요한 것은 더 ㅁ낳은 조언이 아니라 아픔을 공감해주는 마음과 따뜻하게 손을 잡아주는 존재다. 어두운 터널을 지나가는 사람에게 터널 바깥에서 이래라저래라 소리치기보다는 터널 안으로 들어가 옆에서 함게 걸어주는 것이 낫다. 그게 안 된다면 터널 끝에서 그를 기다리고 있는 당신의 존재감을 묵직하게 전달해주는 것도 좋다.

 암 이후의 삶이 당신에게 왓다. 치료를 이겨내지 못하거나 암으로 인해 이른 죽음을 맞았을 수도 있었을 당신에게 다시 한번 생이 찾아온 것이다. 힘든 시간을 지나온 스스로를 칭찬하고 몸과 마음을 회복하는 데 충분한 시간을 쓰자. 암이 찾아왔다고 꼭 나를 바꿀 필요는 없다. 주위의 조언에 휘둘리기보다는 여전히 나와 내 선택을 믿고 나답게 회복하자. 그리고 다시 삶을 살자. 암은 당신의 잘못이 아니다.

p268

...남들보다 조금 더 복잡하고 까다로운 삶이긴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당신의 삶이다.

 p276

 영화 <컨택트>의 원작인 테드차의 단편소설 <네 인생의 이야기>에는 언어학자와 외계 생명체 헵타포드가 등장한다. 인간은 시간의 순서대로 원인과 결과를 보며 이 세상을 이해하지만, 헵타포드는 현재와 미래를 한 번에 통찰하고 그 안에서 목적과 의미를 인지한다. 헵타포드의 언어를 배우게 된 언어학자는 이제 헵타포드처럼 미래를 볼 수 있게 되었다. 미래를 안다는 것은 자유의지와 양립할 수 없고, 자유의지를 가진다는 것은 미래를 예측할 수 없음을 의미한다. 하지만 미래를 안다고 해서 무기력하게 정해진 대로 운명에 따라 사는 것만은 아니며 우리의 선택, 즉 우리의 자유의지가 우리의 미래와 같은 목적을 가질 수도 있다고 작가는 이야기한다.

 자신의 미래를 아는 헌팅턴병 환자들은 이제 헵타포드의 관점으로 세상을 보아야 하는지도 모른다. 그들은 바꿀 수 없는 이미 정해진 미래를 알아버린 것이다. 이들은 삶의 현재와 미래를 전체의 큰 사건으로 볼 수 있게 되었으며 어떻게 살 것인지, 삶의 목적과 의미를 어디서 찾을 것인지 고민하며 살아야 할 운명이다. 그렇지만 미래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불치의 병은 삶의 일부가 되어버렸지만 삶의 전체는 아니기 때문이다. 그들은 여전히 매 순간 어떻게 살 것인지 결정할 수 있다.

 지금 건강한 우리도 다르지 않다. 우리는 우리의 미래가 죽음을 향한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다. 하지만 어차피 죽을 인생이니 어떤 의지나 노력 없이 될 대로 되라는 마음으로 매 순간을 살지는 않는다. 우리 역시 시간의 흐름에 따라 원인과 결과를 이해하고 삶의 방향을 정하는 동시에, 내 삶의 마지막을 인지하고 삶의 의미와 목적을 고민하며 살아간다.

p278

 현재를 잘 산다는 것의 의미는 무엇인지, 좋은 삶이란 어떤 것인지 묻는 이들에게 니체는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라는 책을 통해 되문는다. 당신은 영원히 되풀이되어도 괜찮을 만한 삶을 살고 있는지 말이다. 몇 번이나 죽었다가 다시 태어나도 똑같은 삶이 그대로 재현된다면 천국일지 지옥일지 생각해보게끔 한다.

...영원히 반복되는 하루에서 벗어날 수 없다면 정말 이렇게 살아도 괜찮ㅇ느지, 오늘을 좀 더 나은 날로 바꾸고 싶지 않은지... 영화 <어바웃 타임>도 좋은 삶에 대해 같은 답을 준다. 이미 여러 번 반복해서 살았던 것처럼 오늘을 살아가라고, 다시 산다 해도 바꿀 것은 하나도 없다는 확신이 들 정도로 오늘 당신의 삶과 타인의 삶에 최고의 하루를 선물하라고 말이다.

 끝이 있는 우리의 삶 속에서 당신에게 묻고 싶다.

 "오늘 하루, 지금 이 시간을 당신은 어떻게 살고 있습니까?"

p285

 플라이셔는 미국의 불합리한 의료 시스템에 분노했다. 그는 모두에게 공평하게 의료 서비스가 제공되어야 하고 모든 사람을 차별 없이 평등하게 대해야 한다고 믿었다. ....

p291

 ...자원의 분배가 조금은 더 골고루 이루어진 요즘의 시대에는 행복의 많은 부분이 스스로 마음먹기에 달려 있다고 한다. 이를 '합리화된 행복'이라고 하는데, 선택의 여지 없이 주어진 대로 받아들여야 하는 경우보다 선택의 기회가 많을 때 우리는 더 불행하다고 느낀다는 연구가 그 예시가 된다. 여러 가지 선택지를 앞에 두고 무엇이 더 나은지 몰라 혼란스러워하고 자신의 선택에 확신하지 못하면 불행감이 높다. 어떤 결과가 주어졌든 '이게 최선이었어'라는 자기 확신, 자기 합리화는 행복한 삶을 위해 꼭 필요한 태도다.

 ...'회복탄력성'....끝없는 자극과 상처에 노출되며 소용돌이에 휘말리는 예측불가능한 삶을 살지만 우리는 결국 본연의 모습을 다시 회복하며 균형을 찾게 되는데 이때 걸리는 시간이 짧을수록 불행하다고 느끼는 시간도 짧아지는 것이다.

 '자기주도권'을 갖고 사는 삶도 행복에 중요한 요건이다.... 내가 우너하는 삶을 선택해서 살고 그 결과에 책임지며 사는 사람들이 더 행ㅂ고한 이유이기도 하다. ....

p293

 ...자존감이 낮고 경쟁적이어서 남들보다 뒤지지 않기 위해 버둥대고 남과 나를 비교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하던 때가 내게도 있었다. 그 시간을 극복할 수 있었던 힘은, 결국 내가 어떤 사람인지 이해하고 나의 꿈을 이해하고 내가 바꿀 수 있는 모습은 바꾸고 바꿀 수 없는 것들은 받아들이고 인정하는 데서 비롯되었다. 그렇게 나다운 삶을 만들어가기 시작했고 나를 있는 그대로 사랑하게 되었으며, 나를 있는 그대로 사랑해주는 사람들을 알아보기 시작하고 그들과 함께 시간을 쓰면서 내 행복은 배가 되었다. 그들과 차곡차곡 쌓은 좋은 추억들이 나의 현재 어려움을 이겨나가는 데 큰 힘이 되어주었고 그 때문에 불행하다고 여겨지는 시간은 더 줄어들게 되었다.

행복에 이른ㄴ 길은 다양하다. 그중 지금 스스로를 위해 할 수 있는 것을 꼽자면, 오늘의 나를 사랑하고 나의사람에게 감사하며 사랑을 전하고 내일 펼쳐질 나의 하루도 괜찮을 것이라고 믿어보는 것이다.

p302

...만약 지금 이 현실이 언젠가는 끝날 악몽이라고, 힘을 내라고, 혼자가 아니라고, 당신을 응원하고 있다고 말해주는 누군가가 있다면 그 말을 한번 믿어보자. 지금 이 순간, 잠에서 깨어 현실을 직시하고 강단 있게 버텨보는 거다. 악몽 같지만 내게 찾아온 현실이고 결국 내 삶의 일부가 되어 새겨질 시간이다. 그 시간을 또렷한 정신으로 당당히 마주하고 겪어낸다면 언젠가 지금의 힘든 시간을 잘 견뎌낸 자신이 대견하고 고마워지는 날이 있을 것이다. 나를 단단하게 하는 밑거름이 되고 내 삶을 풍성하고 의미 있게 만드는 것은 내가 마주하고 견뎌냈던 과거의 시간이다. 미래의 나에게 실존적 고통이 찾아온다면, 삶을 의미있는 시간들로 채워나갔던 과거의 내가 바로 나의 구원자가 되어줄 것이다.

p310

 ...두려움과 공포를 타인과 공유하고 그런 감정이 타인의 편견이나 섣부른 판단 없이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졌을 때 우리는 이해받았다고 느낀다. 그렇게 혼자가 아님을 깨닫는다.

p313

 병을 알게 된 후로 그는 때때로 논리적으로 판단하고 결정하기가 어려웠다. 격해진 감정에 이성을 맡겨버리고 더 이상 아무 노력도 하고 싶지 않은 순간들이 불쑥 찾아왔다. 도움이 필요했다. 지금의 그를 가장 잘 이해하는 친구 두명을 찾아 부차적 자아가 되어달라고 부탁했다. 그가 스스로를 위한 좋은 결정을 할 수 없을 만큼 감정적으로 지쳤을 때 평소이 그다운 선택을 할 수 있게 이끌어달라는 부탁이었다. 자신의 두 발로 굳건히 버텨내지 못할 정도로 몸과 마음이 무너졌을 때 누군가 우리의 일부가 되어 양쪽에 서서 일으켜주는 일은 삶이 바스러지지 않기 위해 중요하다.

p314

...각각의 시간을 거칠 때마다 다시 새롭게 적응해야만 했다. 큰 파도처럼 찾아온 변화 앞에서 그는 휩쓸릴지 파도를 탈지 둘 중 하나를 택해야 했다. ....

 "아무 일 없이도 사람은 변해."...암 진단처럼 큰일이 아니어도, 우리가 깨어 있고 경험하고 배우고 느끼는 한 우리의 감정과 생각과 삶의 태도는 흐르는 물처럼 시시각각 달라질 수 있다. 마이클은 평온하고 고요한 말투로 지금의 두려움이 살면서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삶의 한 부분이고 과정이라고 했다. 변화에 대한 두려움이 그의 마음속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더 큰 두려움으로 변질되지 않도록 마이클은 재닛을 달래주었다.

 ...그 전에 자신에게 일어난 일을 그 바닥 끝까지 온전히 마주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절망에 차 있는 스스로를 섣불리 일으켜 세우고 싶지 않았다. 지금 무슨 일을 겪고 있는 것인지 현실을 직시하고, 그 밑바닥에서 마음껏 슬퍼하고 괴로워한 다음, 천천히 나아지려했다. 힘든 게 당연하고 울어도 되며 비관적이어도 된다고 스스로에게 말해주었다. 이것은 그가 여태껏 환자를 마주하며 얻은 깨달음이었다.

p316

...그에게 가장 위로가 되었던 말은 다음과 같다."네가 스스로 생각하는 것보다 잘하고 있어.""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누구라도 너처럼 힘들어했을 거야."

.... 마음이 나아지는 데는 거창한 말이나 위대한 통찰이 필요하지 않았다. 재닛을 삶은 복잡하지만 살아가는 것은 간단하다는 생각을 했다.

 ....자기 삶의 통제력을 잃었다고 생각하는 그에게 자신의 마음과 신체에 대한 통제감을 잃지 않도록 배려하는 일은 중요했다.

 ...이렇게 사나 저렇게 사나 삶은 불확실하고 예측불가능하다. 어떻게 살든 불안 속에 사는 삶인 것은 분명하다. ....지금까지 살면서 마주했던 예상치 못한 어려움들도 어떻게든 극복해오지 않았던가. 암이 아니더라도 살아있는 한 어떤 병이나 사고도 찾아올 수 있고, 살다 보면 모든 종류의 상실을 경험한다. 결국 암도 삶이다. 나한테만 일어난 불행이라고 슬퍼하기에는 삶은 예측할 수 없고 통제할 수 없고 영원하지 않은 것들로 가득 차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p44

...남들이야 뭐라든 나는 최선을 다했으니 스스로에게 부끄러운 역사가 되지는 않을 일이었다.

 .... 앞으로 나아가겠다는 욕심을 버리고 두 발을 땅에 굳게 딛고 버티기만 해보자고 결심했다. 멈춰 있으려 해도 어차피 시간은 가줄 테니 말이다. 살아남을 수 있을지 막막할 때는 지금 이 순간만 잘 견뎌내보자고 스스로 다독였다. 한 치 앞을 가늠할 수 없을 만큼 눈앞이 캄캄할 때는 앞이 아니라 발밑의 땅을 보고 걷는 것이 낫다.

......

 나는 별로 내세울 것 없이 그저 오늘 주어진 몫을 그럭저럭 해내는 삶을 사랑하는 법을 배웠다. 잘 해내지 못하면 큰 일이 나는 줄 알았는데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성취에 목매지 않고 훌륭함과는 거리가 먼 오늘, 기본만 하고 살아도 충분히 바쁘고 충만하다. 이만하면 됐지 싶다.

p54

 ...우리는 이제 자신의 생각과 주관을 바꿀 힘이 있는 다 자란 성인이다. 마음속 편견을 없애기 위한 개인적인 노력을 우리가 충분히 하지 않은 것은 아닐가.

......

......

... 인간으로 살아 있는 한 마음의 문제는 몸의 문제만큼 흔하고 언제든 생길 수 있다. 특히 코로나로 전 세계가 고통받는 요즘 같은 때에 심리적인 어려움이 전혀 없이 잘 살고 있다는 사람이 있다면 나는 그 사람이 더 걱정스럽다. 몸의 병이든 마음의 병이든 숨기고 감출수록 치료는 어렵고 힘들다. 안전한 공간에서 믿을 만한 사람에게 나의 내밀한 상처를 내보이는 것에서부터 치유는 시작되어야 한다. 상처는 숨길 수록 곪는다.

 p71

 꿈꾸는 삶은 살아가는 많은 방식들 중의 하나일 뿐이다. 꿈꾸는 법을 안다면 꿈을 수정하거나 내려놓는 법도 함께 알아야 한다. 언제 꿈을 꾸고 바꾸고 내려놓을지는 우리 각자가 모두 다르다. 꿈을 위해 달리다가 멈추어야 하는 시점 또는 멈추고 싶은 시점은 내 삶의 주인인 내가 가장 잘 안다. 그 누구도 당신에게 왜 더 큰 꿈을 꾸지 않느냐고, 왜 꿈을 포기하느냐고 훈계할 수 없다. 멈추고 싶지만 멈출 수 없다면 왜 그런지도 고민해보아야 한다. 다른 사람의 시선에 신경 쓰며 그 굴레에서 못 벗어나고 있는 것인지, 꿈을 내려놓았을 때 누군가를 실망시킬까 봐 걱정되는지, 꿈꾸지 않는 삶이 초라하다고 믿고 있진 않은지 생각해보아야 한다.

 현재를 잘 사는 것은 원대한 미래의 꿈을 품는 것만큼이나 험난하고 위대하다. 꿈꾸는 삶은 솟구치는 아드레날린으로부터 추진력을 얻지만, 현재에 집중하는 삶은 그와 같은 원동력이 없다. 그래서 현재에 집중하는 평범한 일상에는 더 많은 고민과 균형감각이 필요하다. 평범한 일상이란 밋밋하고 지루한 삶이 아니다. 지금 내가 맡은 일을 언제나처럼 충실히 하고 건강과 안녕을 돌보며 내 곁의 사람들에게 친절을 베풀고 사랑하는 사람들을 지키면서 사는 삶이다. 자극적이거나 드라마틱하진 않지만 은은하고 담백하며 삶의 의미와 크고 작은 행복을 발견하며 사는 안정된 시간이다. 그리고 꿈보다는 의미를 좇는 삶이 낫다. 꿈이 손가락마디만 한 비좁은 칸에 장래희망을 적는 것이라면, 의미는 커다란 종이 한 장에 내가 어떤 어른이 되고 싶고 무엇이 나를 행복하게 하며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를 넉넉하게 적어보는 것이다.

p110

 잃어가면서 살고 있다는 것을 안다면 지금 내 곁에 있는 존재들이 고맙고 애틋해진다. 나의 죽음을 생각한다면 내 삶을 한 번쯤 더 돌아보고 남은 삶을 의미 있는 순간으로 채워갈 의지를 품어보게 된다. 결국 덜 아픈 이별을 위해 나의 현재에 집중하고 지금을 소중하게 여기고 있다면 당신은 이미 잘하고 있는 것이다.

p121

...이대로도 괜찮다면 삶의 질은 유지되는 것이다. 어디까지가 살 만한 삶인지에 대한 대답은 각자 다르고 같은 사람이라도 시간과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정답도 오답도 없고 나다운 대답만 있다. 치료의 부작용이 너무 심하다면 부작용을 치료하게 돕고, 통증 때문에 살아갈 힘을 잃었다면 더 잘 반응하는 진통제를 처방하기 위해 고심하고, 몸의 통제력을 잃어 고통스럽다면 사랑하는 사람들과 웃으며 대화하고 따뜻한 노을빛을 즐기는 데서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없는지 생각해보도록 하고, 스스로도 알아보지 못하는 삶이라면 그저 당신이 살아만 있기를 바라는 가족을 위해 삶을 유지할 순 없는지 묻는다. 고통 속에서도 살아갈 만한 삶인지 생각해볼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p126

 이대로 회복하지 못한다면 어떻게 삶의 마지막을 보내고 싶나요?

 마지막 순간까지 절대 포기할 수 없는 신체 기능은 무엇인가?

 지금 가지고 있는 불편함을 다 해결할 수 없다면 무엇을 먼저 해결하고 싶나요?

 죽기 전에 꼭 마무리해야 할 일이 있나요?

 어떤 치료를 마저 받고 싶으며 그 치료를 통해서 얻고자 하는 목표는 무엇인가요?

 어디서 죽음을 맞이하고 싶나요? 집이어야 하나요, 병원이어도 괜찮은가요?

p129

...태어난 이상 삶을 시작하는 고통, 살아가는 고통, 죽어가는 고통을 피할 수는 없지만 완화시킬 수는 있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좋은 삶과 좋은 죽음이란 그저 덜 고통스러운 삶, 덜 고통스러운 죽음일지도 모른다.

p132

 의료에서의 무의미함에는 크게 세 가지 의미가 있다. 첫 번째는 생리적인 무의미함이다. 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에게 박테리아 치료제인 항생제를 쓴다거나 암 치료를 위해 아스피린을 쓰는 등 효과가 없는 치료를 하는 예가 여기에 속한다. 두 번째는 양적인 무의미함이다. 어떤 의료 행위가 환자에게 이득을 가져다줄 가능성이 1퍼센트 이하로 매우 희박할 때 의료 행위를 하는 것이 무의미하다고 보는 경우다. 세 번재는 질적인 무의미함이다. 이것은 의료 행위를 통해서 얻는 이득이 있다고 해도 그 이득이 질적으로 매우 낮은 경우를 뜻한다....어떤 치료의 결과가 환자가 원했던 치료의 목적을 달성하는 데 부합하지 못한다면 그것 역시 무의미한 치료라고 볼 수 있다. 생리적 또는 양적 무의미함과 달리 어떤 의료 행위가 질적으로 무의미하다고 결론 내리는 것에는 표준화됟고 모두의 동의를 얻은 일반화된 규정 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p139

 ...의사는 환자의 삶을 마음대로 쥐락펴락하는 결정권자가 아니라 환자가 최선의 이익을 얻을 수 있도록 의사결정을 돕고 그에 맞는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이다.

 "환자의 병을 치료하는 일이나 고통을 줄여주는 일은 종종 가능하지만, 환자를 편안하게 만드는 일은 언제나 가능하다."

 1800년대에 활동했던 미국의 의사 에드워드 트뤼도의 말이다. 무의미한 치료는 있지만 무의미한 돌봄은 없다. 완치를 위한 치료를 멈춘 순간에도 환자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언제나 있다. 그에게 해줄 수 있는 일들이 점점 줄어든다고 느낄 대 우리는 치료의 목적과 삶의 질에 관한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 죽음을 지켜볼 용기

더 좋은 선택은 후회없는 선택, 내 삶을 들여다볼 용기.

죽음 앞의 변화들이 무섭거나 두려운 것이 아니며 어떤 종류의 실패도 아니고 자연스럽고 정상적인 과정이다.

내가 지금 잘 살고 있는 것인지 삶의 마지막에서 어떤 후회가 남을 것인지 돌아보고, 삶의 우선 순위 재정비하는 과정 통해 실존적 절망감 해소.

- 부모님의 부모님

죽음 그 자체보다도 제대로 끝맺지 못한 삶을 더 두려워해야 한다.

이 선생님의 어머니처럼 나도 아이를 그대로 안을 수 있는 부모가 되어야지 하고 다시 다짐한다.

- 초보자를 위한 죽음 안내서

잡동사니 정리, 관계 정리

- 끝내 전하지 못한 말

마지막 대화, 정리 없는 갑작스러운 이별은 살아남은 이들의 마음에 씻기 힘든 생채기 남길 수 있다.

용서해줘, 용서할게, 고마워, 사랑해.

- 사랑의 크기, 애도의 무게

각각의 상실이 주는 고통의 크기는 지극히 개인적.

고통을 이겨내기 위해 우리가 활용하는 마음의 도구(방어기제, 스트레스 극복기술)도 각자 다르다.

각자가 겪는 상실감의 무게와 크기 비교할 수 없다.

세상에서 가장 큰 상실은 '내가 겪는 상실'이고 세상에서 가장 큰 고통은 '나의 고통'.

부정, 분노, 협상, 우울, 수용 순서도 없고 다시 겪을 수도 있고 부분적으로만 경험하기도 한다.

죽음의 과정은 철저히 개별적이고 개인화되어 있다.

세상에 똑같은 삶도 똑같은 죽음도 없다.

감정을 표현하지 모하면 신체가 감정을 통재로 삼켜서 담아내버리게 된다.

내 마음의 상채를 언어로 표현해 낼 수 있으면 자기조절감이 커진다.

상실이 가져다준 삶의 의미 깨달을 수 있으면 상실의 고통이 조금 줄어들 수도 있다.

바닥을 딛고 일어나기인가.

제 3장 아프고 힘들어도 그래도 삶

- 고통이란 무엇인가

삶에도 분산투자가 필요하다.

건강한 자아정체감도 이거 아니면 안된다는 위험하다.

'인간은 고통으로 인해 파괴되는 것이 아니라 고통의 의미를 찾지 못할 때 파괴된다.'

어떤 상황에서도 더 나은 지금을 위해 내가 할 수 있고 바꿀 만한 것은 있다. 그게 무엇인지 고민하고 내 삶을 더 나은 현재로 만드는 것은 모두에게 주어진 의무이자 권리다.

- 생애 첫 정신과 방문을 앞둔 당신에게

'편견없는 중립적인 태도로 순수한 호기심을 가지고 대할 때 상대방은 안심하고 솔직하게 있는 그대로의 자신 보여줄 수 있다.'

의사의 자세, 환자의 자세 모두 알 수 있다

- 어느 청년 암 환자의 이야기

젊은 나이에 암에 걸리면 더 힘들수도.

그치만 꼭 암이 아니라도 삶은 원래 외롭고 억울한 것.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 나에게 어쩌다 일어난 것이다.

- 치료가 끝난 다음의 삶

여전히 나와 내 선택을 믿고 나답게 회복하기, 다시 삶을 살기.

이게 꼭 암에서 회복된 사람에게만 해당하는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타인의 삶을 다 알거나 이해하지 못하면서 나의 잣대로만 평가하고 판단하지 말 길.

"다 잘될거야'주의 바라는대로 현실이 흘러가지 않을 수 있다는 것 인정하고 상황이 어떻게 바뀌더라도 그 시간 함게 견디겠다는 메시지 주는 것이 낫다.

< 완치될 수 없는 병과 함께 사는 사람들>

남들보다 조금 더 복잡하고 까다로운 삶이긴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당신의 삶이다.

어쩌면 모든 삶이 그 개개인에게는 어던 식으로든 복잡하고 까다로울 것이겠지.

<당신 인생의 필연적 결말>

불치의 병이 삶의 일부가 되어버려도 삶의 전체는 아니다. 매순간 어떻게 살 것인지 결정할 수 있다.

헌팅턴 병은 참 슬프구나.

<플라이셔의 세상을 바꾸는 힘>

길 위의 정신의학, 이런 의사가 있구나.

자신이 처한 현재의 위치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서 하고, 현재를 더 나은 내일로 바꾸려는 노력하기

<일론 머스크는 행복할까>

어떤 결과가 주어졌든 '이게 최선이었어'라는 자기 확신, 자기 합리화가 행복한 삶을 위해 꼭 필요한 태도, 회복탄력성, 자기주도권.

나와 다른 사람의 삶을 비교하지 않는데서 행복 시작된다.

오늘 나를 사랑하고 나의 사람들에게 감사하며 사랑을 전하고 내일 펼쳐질 나의 하루도 괜찮을 거라고 믿어보자.

<악몽같은 현재를 살고 있다면>

실존적 고통을 잊기 위한 코마 유도- '고통완화 목적의 진정'

삶을 의미있는 시간들로 채워가기.

<너와 나를 돕는 위로의 기술>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안고 현재를 사는 법 배우기.

진단받은 후의 절망, 불안 인정하기.

검색도 인정, 알고 싶을테니까. 할 수 있는게 그것 밖에 없으니까. 너무 믿지 말 것.

살던 대로 살기로 하는 재닛.

"아무 일 없이도 사람은 변해"라는 재닛의 연인 마이클.

변화에 대한 두려움이 정체를 알 수 없는 더 큰 두려움이 되지 않게 다독이기.

삶은 복잡하지만 살아가는 일은 간단하다.

나한테만 일어난 불행이라고 슬퍼하기에는 삶은 예측할 수 없고 통제할 수 없고 영원하지 않은 것들로 가득 차 있다.

슬퍼하고 좌절하고 절망하고 다시 일어서기를 반복하는 것이 어차피 삶이다.

<곧 죽을 거지만 지금 죽고 싶어요>

우울할 만한 일이 있으면 우울해야 정상이다.

우울한 감정만으로 우울증 진단하지 않는다.

로고테라피. 삶의 의미

쇠약하고 기능하지 못하는 육체 겨우 나누며 건강한 자아존중감 가지는 건, 어려운 일이 맞다.

<에필로그. 삶과 죽음의 고통을 지나며 우리는 서로를 만났다>

삶은 고통, 행복하기 위해서 보다 조금 덜 불행하기 위해서

p8

...'삶이란 원래 이런 거지'하며 지금의 고통과 불안을 조금이나마 덜어낼 수 있기를, 스스로를 용서하고 칭찬할 수 잇기를, 당신 얼굴에 옅은 미소가 번지기를 소망한다.

p23

 호스피스 완화의료의 가장 중요한 목표는 환자의 삶을 질적으로 향상하는 데 있다. 그 목적이 삶을 양적으로 연장하는데 맞추어져 있지 않을 뿐, 그렇다고 이 의료 서비스를 통해 환자의 생명이 단축된다는 서비스를 통해 환자의 수명이 단축된다는 과학적 근거는 전혀 없다. 반대로 환자의 신체 상채에 대한 고려 없이 완치를 위한 치료를 지속했을 때 그 부작용으로 인해 오히려 더 빨리 사망하는 경우는 있다. 남은 삶이 6개월 이내라고 판단되어 호스피스 서비스가 시작되었는데, 적절한 돌봄을 받으면서 6개월을 훌쩍 넘어 생존하는 사람들도 있다. 삶의 질이 높아진다면 기대 수명을 넘어서 예상보다 더 오래 삶을 이어갈 수도 있는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죽음을 읽는 시간
이유진 지음 / 오티움 / 2021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죽음에 대한 시각, 연명치료에 대한 생각도 인상깊었지만 미국의대 공부하러 갔을 때 대학병원에 남지 않고(뭔가 대단한 길을 가려 하지 않고) 고향으로 돌아가는 동료들에 대한 이야기가 인상깊었다. 

입시생 자식이 있어서인가...

대학을 바라보며 서울 가야지. 뭔가 대단한 사람이 되어야지 원대한 꿈과 목표를 가져야지 작게는 대기업에 들어가야지 돈을 많이 벌어야지 들이 산재한 사회 분위기에서 소소한 일상, 지루한 안정을 추구하는 반백살 아줌에겐 이런저런 생각이 물론 개인의 선택이겠지만.

미국 호스피스 완화의료 전문가가 된 최초의 한국인 정신과의사.

<프롤로그, 삶에도 죽음에도 따뜻한 외투가 필요하다>

서른 네가지 다른 삶과 죽음에 관한 이야기.

어떻게 살 것인가. 어떻게 죽을 것인가. 병원에서 만난 사람들, 본인의 이야기 .

조금 덜 고통스러운 삶과 조금 덜 두려운 죽음. 어떻게 준비되는 것인지 생각해보는 마음 가질 수 있기를.

제 1장. 죽음을 공부하는 의사

- 혀를 잃은 남자.

정신종양학을 미국에서 시작하게 한 환자와의 경험.

- 호스피스의사가 되어볼까

호스피스 완화 치료를 세부전공으로.

완치를 위한 치료가 모두 끝나는 순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것이 완화 의료.

우리나라는 내과, 가정의학과 출신들이 세부전공하지만 미국은 모든 과 출신이 할 수 있다.

좋은 삶에 대해 더 깊이 알기 위해서 죽음에 대한 공부해야겠다고 결심했단다.

- 잃어버린 자아를 찾아서

내가 어떤 사람인지 무엇이 나를 행복하게 하는지.

삶의 결정권 가지고 주체적으로 살아야 하는데, 나를 알아야 나를 행복하게 하는 법도 알고 내가 행복해야 타인도 행복하게 해 줄 수 있다.

삶의 모든 순간에서 타인이 아니라 내가 먼저다.

- 미국에서 다시 의사가 되다

당연히 쉽지 않았겠지. 그래도 자기 선택에 책임지고 끝까지 버텨낸 선생님 대단하다.

오늘 주어진 몫 그럭저럭 해내는 삶. 사랑하는 법 나도 배워야겠다.

- 정신과 약을 먹는 의사들

아픈 건 잘못이 아니다. 안전하게 치료받을 수 있어야 한다.

- 괜찮지 않아도 괜찮다

감정은 무의식과 닿아 있어서 우리가 알아채지 못하는 사이에 행동의 변화 가져온다.

암이 삶의 전부가 되지 않도록 하고 견딜 수 없을 정도의 고통을 견딜 만하게 낮추고 여전히 웃고 일상의 행복을 느낄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정신종양학 존재한다.

- 꿈꾸지 않는 우리

과대평가된 꿈의 중요성, 삶의 의미. 내게 주어진 삶, 나를 사랑하는 일

-의사 K의 죽음

일이 삶의 전부인 사람에게 일이 잘못되면 삶 전체가 사라진다. 일은 삶의 일부일 뿐인데...

- 당신이 '함께'여야만 하는 이유

행복한 인간관계가 필요하다.

- 거울 속에 사는 낯선 노인

안 늙을 방법 말고 어떻게 늙을지를 고민해야 한다.

행복하고 건강한 노년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타인과 얼마나 만족스러운 인간관계 맺고 있는가에 달려 있다.

살아온 시간에 대한 후회가 많을수록 외모의 변화에 더 집착하게 된다.

- 덜 아픈 이별, 가능할까요

성숙한 방어기제(승화, 이타주의, 유머, 억제)는 정신적으로 건강한 성인에게 가능하다.

1. 기억하는 한 잃는 게 아니다.

2. 내가 그리워하는 방식대로 상대가 나를 그리워하지 않는다고 해서 아파하지는 말자

3. 지금 충분히하고 있다

지금 이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믿을 것. 상실감을 살아있는 한 평생 겪어내야 하는 예외없는 아픔이다.

제2장. 남은 삶이 단 하루라도 후회없이 살기 위하여

-이제 치료는 그만 받겠습니다.

나다운 삶, 나다운 죽음. 죽음이 아니라 삶다운 삶

- 지금, 살 만한 삶인가요

의료의 목적이 병의 완치가 아니라 고통의 완화로 바뀌는 시점

의료의 줓체가 병이 아닌 사람이 된다. 삶의 양이 아니라 질 추구. 삶의 결정권, 삶의 질. 

치료의 목표에는 옳고 그름이 없다.

본인다운 선택할 수 있도록 도울 것 태어난 이상 삶을 시작하는 고통, 살아가는 고통, 죽어가는 고통 피할 수는 없지만 완화 시킬 수는 있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좋은 삶과 좋은 죽음이란 그저 덜 고통스러운 삶, 덜 고통스러운 죽음일지도 모른다.

- 무의미한 치료는 있지만

무의미한 돌봄은 없다.

환자는 식사를 못해서 사망하는 것이 아니라 애초에 식사를 어렵게 만든 질병으로 인해 사망하는 것이다. 굶어죽지는 않아야 한다고 삽인하는 관. 우리나라 요양병원...

- 의사가 나쁜 소식을 전하는 방법

미국은 효과없는 진료는 중단하는게 분위기인듯

치료법이 없다는 소식을 전해야 하는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환자가 살아갈 의미를 찾고 남은 생이 살아 있고 싶은 시간일 수 있게 돕는 것이 의사의 역할 .

숨기는데 시간과 노력 쓰기보다 현실을 잘 받아들일 수 있도록 돕기.

정확한 정보를 당사자에게 알려주어 마지막까지 자기 삶의 결정권을 행사할 수 있게 하기

- 언제 어떻게 죽을지 내가 결정하겠습니다.

존엄사, 안락사

환자에게 해를 끼치는 의료행위를 안한다? 의미.

어떤 죽음을 맞이할지는 내가 살아온 시간이 결정한다.

다른 삶이 있을 뿐 틀린 삶은 없든 틀린 죽음도 없다. 그저 태어남과 동시에 결정된 피할 수 없는 과정인 죽음, 자기답게.

- 죽음을 앞둔 이들과의 대화.

생각해보면 주체가 내가 아니다.

내 감정, 내 상황, 내 기분을 강요하지 말자.  

어쩌면 사랑이랑 비슷할 듯. 사랑하면 그 사람이 원하는 걸 해줘야 하는 것처럼. 

죽음을 앞둔 사람에게도 마찬가지일 듯(한평생 자기 위주인 엄마에게 시달려 온 반작용일 수도 있지만, 노년기의 우울을 내게 강요한다. 본인의 감정을 강제로 전이시키려고 하고...솔직히 벌써 두렵다. 얼마나 강도가 셀까...

그래서 난 더 냉정함을 뒤집어 쓰는 듯. 난 그냥 삶을 있는 그대로 온전히 즐기고 사랑하고 싶은데...

죽음이 에고되었다면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그 의미가 되어주었던 이들과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

남겨질 이들에 대한 배려, 죽음의 두려움 속에서도 삶을 사랑하는 방법 생각할 것.

- 죽음의 공포를 어떻게 극복해야 할까.

죽음의 공포를 통해 내게 주어진 현재를 잘 살고 있는지 돌아볼 것.

나다운 삶을 창의적으로 만들어가며 살 실존적 의무있다.

그저 살아갈 요기.

삶을 사랑하고 후회없이 살다가 언제일지 모를 끝을 끌어안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