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4  

 우리는 소설을 왜 읽을가요? 무엇인가를 새롭게 알기 위하여? 심심한 일상에 활력을 주기 위해서? 다른 사람들의 삶을 좀 더 자세히 살피기 위해? 이런저런 이유 없이 그냥?

 사실 사람들이 소설을 읽는 이유는 저마다 다르겠지요. 하지만 오랜 세월 사람들이 소설을 읽어 온 이유는 분명 소설의 어떤 매력 때문입니다. 그 매력은 삶들의 삶이 생생하게 느껴지는 이야기라는 점에 있지 않을까요? 저마다 다른 사람들의 삶을 들여다보며 재미를 느끼거나, 삶의 의미를 생각해 보며 새로운 세계를 만나는 경험이 바로 소설을 읽는 이유가 아닐까 합니다.

 국어 교과서에 소설을 싣는 이유도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학생들이 소설을 읽으며 삶의 어떤 이면과 진실을 만나 보기를 권하고 있는 것이지요....

p38

숭벽 남과 겨루어 이기기를 좋아하는 성미나 버릇

단작스럽고 하는 짓이 보기에 치사하고 더러운 데가 있고

p44

소부르주아 노동자와 자본가의 중간 계급에 속하는 소상인, 수공업자, 하급 봉급생활자, 하급 공무원 따위를 통틀어 이르는 말

문선 활판 인쇄에서 원고 내용대로 활자를 골라 뽑는 일

창탈 무엇 때문이라고 핑계를 댐

천거하는 어떤 일을 맡아 할 수 있는 사람을 그 자리에 쓰도록 소개하거나 추천하는

p60

 ...어떤 사람들한테는 끊임없이 다른 사람이 동기를 부여해 주고 자세를 교정해 주고 질책을 해 줘야 돼. 자기는 알량한 동정심 때문에 그걸 안한 거지.

p71

걔 불쌍하다고 잘 봐주려고 했었잖아. 가난하고 머리가 나빠 보이니까 착하고 약한 피해자일 거라고 생각하고 얕잡아 봤던 거지. 그런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거든. 걔도 알바를 열 몇 개나 했다며. 그 바닥에서 어떻게 싸우고 버텨야 하는지, 걔도 나름대로 경륜이 있고 요령이 있는 거지. 어떻게 보면 그런 바닥에서는 우리가 더 약자야. 자기나 나나, 월급 떼먹는 주요소 사장님이랑 멱살잡이해 본 적 없잖아?

p78

 ...작품은 일제 강점기에 조금은 어리숙하고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황수건'을 통해, 변화하는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인물이 그 사회에서 어떻게 소외되어 가는지를 보여 주고 있습니다.

p80

합비 일본말로 '등이나 깃 따위에 상호가 찍힌 겉옷'을 이르는 말

p100

 얼굴을 보지 않고 말하는 건 이래서 싫다. 상대방의 진짜 마음을 알 수 없다. 눈빛의 흔들림이나 미묘한 입가의 흔들림을 보지 않고선 상대방이 어떤 속임수를 쓰는지 알 수 없다. 나는 그가 본론을 꺼내길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p109

 ...나는 음악 선생에게 맞기 전까지 단 한 번도 내가 음치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었어. 그런데 대부분의 음치들은 자신이 음치라고 생각하더라. 자신이 알아낸 게 아니고 들어서 아는 거지. 평생 그렇게 세뇌를 당하는 거야. 나는 음치다, 나는 음치다.

p140

 난바다 육지로 둘러싸이 아니한, 육지에서 멀리 떨어진 바다

p152

아츠러운 소리가 신경을 몹시 자극하여 듣기 싫고 날카로운

버럭

 광석이나 석탄을 캘 때 나오는, 광물 성분이 섞이지 않은 잡돌, 남한 표기로는 '버력'이다.

침광 문맥상 '광물을 액체에 담가 특정 성분의 광물질을 뽑아냄'으로 보임

p205

 ...투이네 식구 모두가 우리를 반갑게 맞아 주던 일, 그 환대에 기뻐하던 엄마의 모습, 어떤 조건도 없이 받아들여졌다는 따뜻한 기분과 우리 두 식구가 같은 공간에 모여 음식을 나눠 먹던 공기를 기억한다. 어떻게 그렇게 여러 사람의 마음이 호의로 이어질 수 있었는지 나는 모른다. 고작 한 명의 타인과도 제대로 연결되지 못하는 어른이 된 나로서는 그때의 일들이 기이하게까지 느껴진다.

p216

 ...그녀의 말은 아빠를 설득하려는 말도 아니었고, 자신을 방어하고자 하는 말도 아니었다. 그 말은 아빠를 향한 것이 아니라 그간, 그 일을 겪은 이후로 애써 살아온 응웬 아줌마 자신에 대한 쓴웃음이었던 것 같다. 그녀는 아빠의 태도에 실망조차 하지 않았던 것이다. 어차피 당신들은 이해하지 못할 테니까, 라는 마음이 그날 밤, 아줌마와 우리 사이를 안전하게 갈라 놓았다. 그건 서로를 미워하고 싶지도, 서로로 인해 더는 다치고 싶지도 않은 어른들의 평범한 선택이었다.

p219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나는 투이의 유치한 말과 행동이 속 깊은 애들이 쓰는 속임수였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 그런 아이들은 다른 애들보다도 훨씬 더 전에 어른이 되어 가장 무지하고 순진해 보이는 아이의 모습을 연기한다.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통해 마음의 고통을 내려놓을 수 있도록, 각자의 무게를 잠시 잊고 웃을 수 있도록 가볍고 어리석은 사람을 자처하는 것이다. 진지하고 냉소적인 아이들을 어른스럽다고 생각했던 그때의 나는 투이의 깊은 속을 알아볼 도리가 없었다.

p222

 시간이 지나고 하나의 관계가 끝날 대마다 나는 누가 떠나는 쪽이고 누가 남겨지는 쪽인지 생각했다. 어떤 경우 나는 떠났고, 어떤 경우 남겨졌지만 정말 소중한 관계가 부서졌을 때는 누가 떠나고 누가 남겨지는 쪽인지 알 수 없었다. 양쪽 모두 떠난 경우도 있었고, 양족 모두 남겨지는 경우도 있었으며, 떠남과 남겨짐의 경계가 불분명한 경우도 많았다.

p223

...나는 줄곧 그렇게 생각했다. 헤어지고 나서도 다시 웃으며 볼 수 있는 사람이 있고, 끝이 어떠했든 추억만으로도 웃음 지을 수 있는 사이가 있는 한편, 어떤 헤어짐은 긴 시간이 지나도 돌아보고 싶지 않은 상심으로 남는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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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홉 가지 주제로 엮은 고등학교 소설 읽기 첫째 권 아홉 가지 주제로 엮은 고등학교 소설 읽기 1
전국국어교사모임 지음 / 해냄에듀(단행본)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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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교사들이 고른 소설. 설명. 

재미도 있고 유익함

- 노동, 먹고 사는 일의 고단함 

<레디메이드  인생- 채만식> 

개화기 인텔리?들의 비루함

룸펜 인텔리, 성도덕, 정조?

시골에서 올라오는 아들 창선이. 

공부를 안시키고 일 시키겠다고. 어째서 외갓집엘 안보내고 저런다냐. 쯧...나쁜 놈.

<알바생 자르기- 장강명>

얄궂은 알바생이네.

세상이 사람을 이렇게 만드는 건가.나는 최과장같은 사람이었나?

혜미의 입장은 생각하기도 싫다.

안됐다기보다 그렇게 밖에 못하나 싶은 건 내가 꼰대인건가.

- 소외, 무언가로부터 멀어진다는 것.

<달밤- 이태준>

갑갑하고 모자라지만 순정이 있는 황수건.

<엇박자D- 김중혁>

멋졌다. 소외에 대한 엇박자D의 대처. 그런 일을 당해도 무너지지 않을 수 있구나.

그리고 꼭 반주에 맞춘 노래일 필요가 있을까.

세상일에 대한 어떤 반성같은 것이 생긴다.

소외에 대처하는 태도...

어리석고 순박한 인물들이 실패할 수밖에 없는 각박한 현실.

'다름'이 '틀림'이 아님을 증명해야 하는 사회.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나의 문제 생각해본다.

<자연, 우리가 지켜야 할 아름다움>

- 인간과 자연의 조화로운 관계

자본주의 사회가 지닌 물질 추구의 욕망.

인간이 소중히 여기는 가치나 삶의 양식.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삶의 대안

<도요새에 관한 명상- 김원일>

새, 자연, 통일?

<바다를 푸르게 하라- 최련>

여자과학자는 북한이나 남한이나.

자연보호. '자연이란 인간의 편리한 삶을 위해서 개조하고지배할 대상'으로 여기는 생각?

<전쟁, 인간의 고통과 상처>

전쟁, 인간적인 연민과 유대

<최척전- 조위한/박희병, 정길수 옮김>

이리저리 모두 어찌어찌 살게 되네.

실화면 정말 좋겠다...

<씬짜오, 신짜오.- 최은영>

이민, 베트남전쟁, 친구, 따뜻함.

이 작가는 참 마음이 따뜻한 글을 쓰는 사람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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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6  

...인생을 총 4단계로 나누고 싶다. 각 단계를 '만일'기준으로 나누어 보자. 1단계는 태어나서 1만일을 사는 27세까지이다. 2단계는 다시 1만일을 살아서 55세까지이다. 3단계는 82세, 4단계는 100세가 된다. 

p53

 반도체가 순수함보다는 약간의 불순물이 섞여야지만 좋은 효과를 나타내는 것처럼, 인간관계에도 확실히 모순점이 있다. 인간관계에서도 확실히 모순점이 있다. 인간관계에서 고민스러운 건 반드시 옳은 것이 틀린 것을 이기는 것만은 아니라는 점이다. 회사에서 열심히 묵묵히 일하고 실적을 많이 내면 인정받고 승진하고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한 적인 있었다. 그런데 직위가 올라갈수록 이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논리적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부분이 인간관계에서 존재한다. ....

p62

...평소에 과거 결과를 기술 문서화 하는 방법, 지적재산권으로 권리화 하는 방법, 발표 능력 등을 키워야 한다.

p84

...제프리 무어의 마케팅 이론에 '캐즘'이라는 용어가 있다. 이 단어는 원래 지질용어였다. 지각변동 등의 이유로 인해서 지층 사이에 큰 틈이 생겨 서로 단절되어 있는 상태를 뜻한다. 시장에서도 이러한 캐즘이 발생할 수 있고, 이는 회사의 실적 악화에 매우 중대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p91

 6시그마는 DMADOV(문제정의- 측정- 분석- 설계- 최적화- 검증) 방법론을 사용하고 있는데 일의 본질을 꿰뚫지 못하면 실패하고 만다. 먼저 일의 본질을 파악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Define(문제정의) 단계이다. 해야 할 일을 정하는 단계이다. 문제가 무엇인지 알아야지 일을 분석하고 개선할 수 있을 것이다.

p94  

 ...트리즈는 창의적 문제해결 이론으로 창의성도 학습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출발한다. 문제가 발생한 근본 모순을 찾아내 이를 해결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방법론이다. 주어진 문제에 대하여 얻을 수 있는 가장 이상적인 결과를 정의하고, 그 결과를 얻기 위해 관건이 되는 모순을 찾아내어 그 모순을 극복할 수 있는 해결책을 생각해내도록 하는 방법이다.

p150

 인공지능이 대신 할 수 없는 인간만의 능력을 갖춰야 한다. 인간에게는 자연스러운 능력이지만 스스로 문제를 찾고 해결하는 것은 인공지능이 할 수 없다. 인공지능에게 일을 시킬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문제를 찾고 정리하는 능력이다. 근본적이고 깊이 있는 생각을 가져야 하는데, 결국은 '왜'를 찾는 노력이다. 창의적인 사고방식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짊누을 던지는 능력이다. 

 독서가 인간의 고유 능력, 즉 협업 능력, 소통 능력, 비판적 사고력, 창의력 등을 키울 수 있는 핵심 도구이다. 특히 책을 읽고 요약하고, 저자의 주장에 비평하고, 자신의 의견을 제시하고, 그것을 글로 남길 수 있다면 더욱 좋다.

p151

 인공지능을 잘 활용하려면 코딩 능력을 필수로 갖추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상상과 생각을 컴퓨터에 전달해야 하는데 코딩은 컴퓨터에 일을 시키기 위한 언어이다. 인공지능은 파이선 언어를 사용한다. 인공지능은 공대생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음대생은 작곡에 쓸 수 있고, 동양철학과 학생은 고문서에 적힌 어려운 문장을 해독하는 것에 활용할 수 있ㄷ. 이제는 전공과 관계없이 인공지능을 이해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인공지능을 경쟁자가 아닌, 동반자로 보는 생각의 전환이 필요하다. 인공지능은 내가 모르는 특정 분야의 전문지식을 도움받는 친구로 여기면 된다. 인공지능 시대에서의 인재는 더욱더 인간적이어야만 한다. 인간미를 겸비한 사람만이 인공지능에 대체되지 않고 살아남을 수 있다....

p159

 코딩을 한다는 것은 글을 쓰는 과정과 똑같다. 어떤 내용의 글을 쓸 것인지를 고민하고 생각하는 것이, 코딩에서는 동작시키고자 하는 하드웨어 시스템의 기능, 성능을 정하고 어떤 일을 시킬 것인지를 정하는 일과 같다. 생각이 정해지면 글로 옮기면 되고, 글을 쓰면서 생각이 제대로 표현되지 않으면 몇 번이고 수정하게 된다. 이것이 코팅에서 오류(버그)를 고치는 것과 같은 의미이다.

p161

...코딩교육에서의 핵심은 코딩 그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다. 수학적, 과학적 소양을 토대로 문제를 설정하고 그것을 해결할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을 찾는 알고리즘을 탖는 교육이 우선 되어야 한다. 창의적 아이더어와 상상을 구현하면서 문제해결 능력도 키울 수 있어야 한다. 특히 책 읽기, 글쓰기를 통해서 생가하는 힘을 기르는 것은 기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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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61 

...빅터 프랭클은 이 책을 통해 인간이 고통을 피할 수 없을 때 그 고통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의미를 부여하느냐에 따라 삶의 질이 달라진다는 진리를 이야기합니다.

p71

 파스칼의 이러한 주장은 사회적 규범과 개인의 개성에 대해 생각나게 합니다. 사회는 특정한 행동이나 사고방식을 정상적이고 합리적으로 규정하며, 이러한 규범에 부합하지 않는 행동이나 사고방식은 비합리적이거나 '미친'것으로 간주합니다. 그러나 파스칼은 이러한 사회적 규범 자체도 일종의 광기라고 지적합니다. 다시 말해, 사회가 규정한 정상성과 비정상성의 경계는 상대적이며, 절대적 진리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p74

 다양성과 포용이 강조되는 사회에서 우리는 정치, 경제, 사회적 결정을 책임지는 사람들을 그들의 인격과 도덕적 가치로 평가해야 합니다. 또한 공공정책과 기업의 사회적 책임, 교육제도 등은 모두 도덕적 가치와 평등의 원칙을 바탕으로 구축되어야 합니다. 진정한 평등은 각자의 덕과 덕의 실천에 따라 평가받는다는 철학적 원칙을 파스칼은 강조합니다. 인간의 본질은 도덕성과 품성이 중요하며, 사회적 지위나 출신으로 판단하지 않고, 그 사람의 행동과 덕을 통해 인간의 가치를 인정받아야 한다고 파스칼은 이야기합니다.

 덕과 행동이 진정한 가치를 결정한다.

p89

...무한한 가능성을 추구하면서도, 현실의 제약을 인정하고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인간은 자연계와 우주의 일부로서 존재하지만, 동시에 고유한 인간성과 개인이라는 단 하나의 존재이기도 합니다. 

 이는 다시 인간의 자유와 책임에 대한 깊은 철학적 고찰과도 연결됩니다. 우리는 우주론적 입장에서 보면 아무것도 아니지만, 동시에 모든 것 사이에서 선택하고 행동할 수 있는 자유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인간은 자신의 행동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하며, 그것이 우리 존재의 의미를 형성하는 중요한 요소임을 깨달아야 합니다. 또한 이를 통해 깊이 있는 통찰과 삶의 의미를 찾아야 합니다.

p92

...신체적 활동은 삶의 감정적인 경험을 더욱 풍부하게 만들고, 자아를 발전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육체적 노동은 육체뿐만 아니라 정신까지 건강하게 만들어 줄 수 있습니다. 또 지적 탐구는 육체노동이 끝난 뒤 독서나 무언가를 배우고 사유하는 것을 통해 충족할 수 있습니다. 정신노동도 여가시간에 신체적 단련을 하거나 새로운 지적 탐구를 통해 신체적 건강과 정신적 건강을 모두 모두 챙김으로써 지적 활동과 육체적 활동을 상호보완할 수 있습니다.

 파스칼은 단순히 물리적 측면이나 정신적 측면만으로 인간을 이해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정신과 신체를 모두 단련하여 영혼과 육체가 조화를 이룰 때 진정한 인간성이 완성될 것입니다.

p116

 파스칼은 인간의 불만족과 불안정을 철학적으로 탐구합니다. 인간은 본질적으로 불안과 물만족을 안고 살아가는데, 이는 인간의 욕망이 무한하며 어떤 외부 요인이나 조건에 의해서도 완전히 채워지기 않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합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아무 이유 없이 싫증을 느끼고, 갑자기 불안해하거나 자신에게 주어진 상황에 만족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인간에 내재된 내적 빈곤과 영적 공허는 내적 갈등과 불만족을 가져오고, 이는 인간 존재의 본질적인 부분임을 파스칼은 지적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파스칼이 이갸기한 것처럼 우리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타인과의 비교된 삶이 아닌 나 자신만의 삶에 의미와 목적을 찾아야 합니다.

p144

 ...죽음은 피할 수 없는 운명이며, 빈곤은 사회적 불평등과 경제적 문제를 일으킵니다. 무지는 교육과 정보 접근 방식의 차이에 따라 발생하며, 이는 개인과 사회의 발전을 저해할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이러한 문제를 회피하려고 합니다. 오락과 소비에 몰두하거나 일시적인 만족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게임, 쇼핑, 여행 등은 일상에서 잠시나마 죽음, 빈곤, 무지와 같은 심각한 문제를 잊게 합니다. 이러한 회피 기제는 일시적으로 행복을 느끼게 하지만,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는 못합니다.

......

첫째, 죽음의 인식: 삶의 유한성을 받아들이고, 순간순간을 소중히 여기는 태도를 가져야 합니다. 죽음을 두려워하기보다는 그것이 삶의 일부분임을 인정하고, 더 깊이 있는 삶을 살아가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둘째, 빈곤의 극복: 빈곤문제는 사회적 불평등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공정한 경제 정책과 사회적 안전망이 필요합니다. 또한, 개인적으로는 나눔과 기부를 통해 사회적 약자를 돕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셋째, 무지의 해소: 무지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교육과 자기 계발이 중요합니다. 책을 읽고, 다양한 관점을 접하며,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또한, 정보의 비판적 수용을 통해 지혜로운 판단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야 합니다.

p153

 파스칼은 형식 그 자체에 희망을 두는 것을 미신이라고 경고합니다. 이는 형식이 모든 문제를 해결해 줄 것이라는 막연한 믿음에 의존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형식은 단지 도구일 뿐 그것만으로는 진정한 변화를 불어올 수 없습니다. 예를 들어, 법률이 아무리 완벽하더라도 그것을 실행하는 사람들의 윤리적 의식과 사회적 합의가 없다면, 법률은 단지 분서에 불과합니다. 따라서 형식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것은 본질을 간과하고,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을 방해할 수 있습니다.

 반면 형식을 완전히 무시하는 것은 오만한 일이라고 파스칼은 이야기합니다. 형식을 무시하는 것은 개인의 자의적인 판단에 의한 행동을 정당화하며, 사회적 혼란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한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살아가려면 규칙과 법률을 따르는 것은 책임이자 의무입니다. 형식을 완전히 거부하는 것은 사회 질서와 조화를 무시하는 행위로, 결국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오만함을 드러냅니다.

p159

 ...파스칼은 편견과 선입견을 경계하고, 지속적인 학습과 성찰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사람들은 자신의 믿음과 일치하는 정보만을 받아들이고, 다른 관점을 무시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회의론적 태도는 이러한 편향을 경계하고, 조금 더 균형 잡힌 시각을 유지하게 도와줍니다. 이처럼 회의론적 태도는 알고 있는 것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새로운 지식을 탐구하게 합니다. 이는 깊은 사유와 개인의 성장과 사회적 발달에 중요한 지침이 됩니다.

p165

 파스칼은 이러한 상황에서도 좌절하지 말고 불확실성을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합니다. 시간의 변덕에 따라 결정되는 정의는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요소들이 많습니다. 이러한 실패와 경험을 계속 쌓아가다 보면 모든 상황을 자신이 통제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겸손한 마음가짐을 가질 수 있게 됩니다. 이는 다른 사람을 판단하거나 경시하는 것을 방지하고, 타인의 상황과 어려움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p193

 목표를 세우면 일단 시작하고, 그 과정에서 계속 처음을 되돌아보며 목적지를 잃지 않고, 조금 헤매더라도 발전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목표를 향해 가는 동안 길을 잃지 않기 위해서는 초심을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p210

 ...파스칼은 '평균'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여 정보를 이해하는 데 필요한 적절한 속도와 깊이를 설명합니다. 정보를 너무 급하게 받아들이면 중요한 세부 사항을 놓칠 수 있고, 그러다 보면 결과적으로 그 정보나 경험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반면, 너무 느리게 정보를 받아들이거나 처리하면 시간이 지나도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거나, 정보를 통한 경험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파스칼의 말은 현재의 정보 공유와 소통 방식을 다시 한번 돌아보게 합니다. 디지털 시대에 필수가 된 빠른 정보 전달은 신속한 소통이라는 커다란 장점을 가지고 있지만, 때로는 알맹이 없는 정보와 남용으로 인한 피로감이나, 정보 활용에 있어 깊은 심사숙고와 이해를 방해한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정보를 받아들이고 활용할 때는 어떤 속도와 방식이 가장 효과적인지를 고민함과 동시에, 그것을 평가하고 분석하는 능력을 갖추어야 합니다.

p222

 인간은 사유와 감정, 윤리적 선택을 통해 존재의 의미를 찾아가려고 하는 유일한 존재입니다. 인간뿐만 아니라 자연, 그리고 다른 존재와 어떻게 상호작용하고, 서로를 존중하며 협력할 수 있는 고민하며 세상을 살아가는 존재입니다. 수없이 많은 것을 경험하고 그것을 토대로 더 나은 판단과 결정을 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이는 인간이 살아가는 세계가 끊임없이 발전하고 나아가게 하는 원동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원시시대부터 앉은 자리에서 전 세계와 소통할 수 있는 현재, 그리고 AI와 함께 살아가게 될 미래까지 인간은 끊임없이 도전하고 실패하고 좌절하고 성공하면서 세계를 발전시켜 왔습니다. 이는 온전히 우리가 경험을 통해 계속해서 배우고 생각하는 존재이기에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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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150

 기본적으로 말은 천천히 그리고 분명하게 해야 하며, 환자에게 알려주어야 하는 정보들을 잘게 쪼개 조금식 전해야 한다. 한꺼번에 많은 정보를 다 전하려다 보면 의학 용어를 쓰게 되기 쉽고 상대방은 감정적으로 압도당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한 가지 사실을 전달한 뒤 잠시 말을 멈추고 그들이 잘 이해했는지 물은 다음에 질문은 없는지 확인하고 다음 이야기를 이어가야 한다.

......

...기적이 일어나기를 바라는 환자와 가족들에게는 함게 기적이 일어나길 기도해주어야 한다. 의사는 환자가 보여주는 강한 생명력에 기쁜 마음으로 놀랄 준비를 늘 하고 있으며, 자신의 판단이 틀려서 환자가 예측된 시간보다 더 오랫동안 생존하기를 간절히 원한다. 그렇지만 동시에 기적이 일어나지 않는 최악의 상황에 대비할 수 있도록 돕는 일도 해야 한다. 기적은 말 그대로 기적일 뿐이다. 누구에게나 일어나는 흔한 일이 아니다. 함게 기적을 꿈꾸고 최악의 상황을 대비하는, 의사와 환자는 같은 목적을 꿈꾸는 한 팀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p158

 미국에서의 존엄사, 안락사는 한국에서의 존엄사, 안락사와 그 개념이 매우 다르다. 한국에서 존엄사는 의미 없는 연명 의료를 중단하는 것을 뜻하며, 미국에서 말하는 좋은 죽음에 해당한다. 여기서 좋은 죽음이란 연명의료 중단 외에도 VSED(voluntarily stopping eating and drinking),즉 죽음을 앞당기기 위해 자발적으로 음식과 물을 중단하는 행위를 포함한다. 생이 얼마 남지 않은 이들이 스스로 곡기를 끊는 것은 미국 전역에서 좋은 죽음의 한 형태로 인식되며 윤리적이고 법적인 측면에서도 아무 문제가 없다.

p170

 나는나의 가치관이 환자의 선택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며, 환자의 선택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존중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의료에서 최선의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전문적인 지식을 가진 의사와 스스로의 심신에 대해 가장 잘 아는 환자가 팀워크를 발휘해야 한다. 내가 의사로서 할 수 있는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한자에게 가능한 선택지를 보여준다면 최종 선택은 환자가 하는게 맞는다고 본다. 삶의 결정권도 죽음의 결정권도, 우리 자신에게 주어져야 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태어난 순간부터 우리는 모두 죽음을 향해 달리고 있다. 이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의 숫자만큼 다양한 삶이 있고 다양한 죽음이 있다. 어떤 죽음을 맞이할지는 내가 살아온 시간이 결정한다. 주체적으로 선택하고 그 선택에 책임지는 삶을 살았던 이들은, 많은 경우에 죽음 역시 주체적이고 능동적으로 선택하기를 바란다. 죽음에 가까워질수록 자신의 본모습을 조금 더 있는 그대로 드러낼 용기를 얻는다. 다른 삶이 있을 뿐 틀린 삶은 없듯이 틀린 죽음도 없다. 죽음은 그저 태어남과 동시에 결정된 피할 수 없는 삶의 과정이다. 좋은 죽음이든 존엄사든 안락사든, 우리 모두는 그저 살던 대로 살다 가는 자기다운 마무리를 맞을 것이다.

p175

 "무조건 버텨야지. 희망이 있어. 끝가지 싸워."

 죽어가는 암 환자에게 이런 말은 하지 말자...우리는 환자가 최선을 다해 스스로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 하고 있다고 믿을 필요가 있다. 만약 그렇지 않더라도 그 사람의 선택이기에 믿고 존중하는 편이 낫다. 죽음을 앞둔 사람에게 암과 싸워서 끝까지 이겨내라고 말하는 것은, 그것이 의도한 바가 아니더라도 죽음에 대한 의미 있는 대화를 적극적으로 회피하는 결과를 가져오고 삶의 마지막을 정리하는 데 집중할 수 없게 한다.

 "이건 정말 일어나서는 안 될 비극이야. 너무 슬퍼. 제발 죽지 마."

 이런 말도 가급적 피하자.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 일은 살면서 겪는 가장 큰 상실이기에 그 자체로 매우 비극적이고 슬플 수밖에 없다. 하지만 죽음을 피할 방법이 없다면 결국 잘 받아들여야 한다. 죽어가는 이의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을 당신이 쏟아내는 분노와 슬픈 감정을 감당하는 데 쓰게 하는 것은 큰 낭비다. 행복한 감정 이외의 다른 감정은 환자 앞에서 드러내지 말자. 환자에게 더 무거운 짐을 안겨줄 뿐이다.

 "너라면 암을 이겨낼 수 있을 거야. 아무도 모르는 일이잖아."

....막연한 희망은 치료제가 될 수 없다.

 "대체의학이란 게 있잖아. 이걸 시도해보고 나은 사람도 있대."

 기적의 치료제로 효과를 얻기란 마치 복권에 당첨되는 행운과 같다. 또한 그런 약을 구하기 위해서는 누군가 많은 비용과 시간과 노력을 써야 하므로 이기적이고 불합리한 선택이다. 삶이 있다면 죽음도 있다. 모든 사람은 죽는다. 죽음은 다음 세대를 위해 우리의 자리를 내어주는 일앋. 그저 자연스러운 삶의 순리다.

 .......

 지루하고 의미 없는 이야기들은 환자 앞에서 꺼내지도 말자. 그런 이야기를 하는 것은 아무 재미도 없다. 나는 사람들과 속 깊은 이야기를 나누고 더 긴밀하게 연결되는 데 시간을 쓰고 싶다. 환자에게 전화해서 수화기에 대고 울지 말기를 바란다. 울음이 터질 것 같으면 전화를 끊고 마음이 진정된 후에 다시 전화를 하라. 우는 것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지만 당신의 울음을 듣고 있어야 하는 환자는 비참하다고 느낄 수 있다. 그것만큼 음울한 감정은 없다.

....

내가 더 이상 너희 곁에 있지 못하는 날이 올 거고 그날은 생각보다 일찍 찾아올지도 몰라. 우리 모두는 죽어...죽음은 삶의 일부야. 우리의 존재는 레고로 만든 집과 비슷하단다. 집을 자꾸 짓기만 하면 더 이상 집을 지을 조각이 남지 않게 되지. 오래된 집은 다시 부수고 무너뜨려야 새로운 집을 지을 수 있단다. 우리가 죽고 새로운 생명은 또 태어나는 거야. 그것이 바로 생의 수레바퀴란다.

...우리에게는 오직 제한된 시간만이 주어졌고 그 시간이 모두 지나갔을 때 삶이 끝났음을 인지하고 잘 받아들여야 한다...

p185

...병이 진행되어 건강할 때 누리던 정상적인 삶이 일찍 끝나 버린다고 해도 실패한 삶이라고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자신을 힘들게 하는 손발 저림의 원인을 알아냈고 치료가 시작되었다. 이제 병을 삶으로 받아들이고 달라진 삶을 인정해야 했다. 이것은 무기력함도 포기도 아닌 그저 살아갈 용기다.

 프로이트는 일시적이고 유한한 것일수록 그 즐거움의 가치는 높다고 했다. 삶이 꼭 그러하다. 죽음의 공포는 우리가 지금 여기에 집중하며 살도록 한다. 그런 의미에서 죽음은 삶을 더욱 풍요롭게 한다. 죽음은 실패가 아니다. 죽음에 맞서 싸우는 것은 이길 수 없는 싸움을 시작하는 것이다. 우리는 모두 결국 패배할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삶을 사랑하고 후회 없이 살다가 언제일지 모를 그 끝을 끌어안아야 하는 운명이다.

p203

 밀러는 먼저 방구석에 잠들어 있는 잡동사니들을 정리할 것을 권한다. 나에게는 소중했지만 남들에게는 아무 의미가 없을 수도 있는 물건들을 처부나고, 친구나 가족들에게 나누어 줄 물건들에도 이름표를 붙여둔다. 오래된 문서들이나 지로용지, 보험증서, 연금, 계약서, 영수증 등도 필요한 것들만 서류 파일에 구분해서 넣어둔다. 아무렇게나 뭉쳐져 있는 종이 더미에 오래된 개인의 비밀이나 남들에게 숨겨뒀던 사생활이 담겨 있을 수 있다. 남은 이들이 발견하고 충격을 받거나 상처받는 일이 없도록 미리 버려야 한다. 이런 정리 없이 떠나게 되면 무엇을 버리고 무엇을 보관해야 할지 모르는 가족들에게 큰 짐을 떠안기게 된다 .가뜩이나 슬픔에 잠긴 그들에게 더 큰 고통을 주지 않도록 배려해야 한다.

p221

 뜨거웠던 사랑이 까맣게 다 타서 재가 될 때까지, 우리는 바닥 끝까지 내려가 슬퍼해야 한다. 바닥에 가 닿았을 때야 딛고 설 단단한 땅을 만나기 때문이다. 그때 일어서면 된다. 그때도 여전히 사랑한다면, 기억하면 된다. 기억하는 한 그는 영원히 내 안에 산다. 그러니 매일 사랑하고 매일 이별하는 우리, 슬퍼해도 괜찮다.

p222

나는 완치될 수 없는 병을 안고 사는 사람이 정신적인 고통을 호소할 때, 질환은 당신의 일부일 뿐 삶의 전체는 아니라는 것을 다양한 방법으로 알려주려고 애쓴다. 비록 병 때문에 당신이 삶이 전보다 훨씬 많이 제한되어 삶의 계획을 대폭 수정해야 한다고 해도, 당신은 병보다 더 큰 존재이고 당신의 삶은 당신이 앓고 있는 병보다 훨씬 넓고 깊다.

 또한 완치되지 않는 병을 평생 안고 살아가야 한다는 사실을 되도록 빨리 받아들이고 이제부터 어떻게 살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그래야 조금이라도 더 빨리 삶을 디ㅗ찾을 수 있다. 남들보다 조금 더 복잡하고 까다로운 삶이긴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당신의 삶이다.

p233

 ...건강하고 어떤 일이든 할 수 있을 때, 나를 구성하고 내 삶을 설명하는 여러 요소들을 다양하고 균형있게 성장시켜놓는 것이다. '내 인생에서 이거 아니면 끝이야, 나는 이것만을 위해서 살아'라고 생각한다면, 내 정성과 시간을 그것 이외의 다른 것들에 쓰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나의 직업을 내 인생의 전부로 만들거나 나를 정의하게 해서는 안 된다. 내가 병 때문에 직장 생활을 못하게 되면 내 인생은 곧장 쓸모없는 것으로 여겨질 것이기 때문이다. 직장 생활을 하지 못해도 여전히 좋은 부모일 수 있고 좋은 친구일 수 있다. 병을 이겨낸 이후에 이전 직업으로 돌아갈 수 없다면, 평소에 즐기던 취미나 놀이가 새로운 삶의 의미가 되어줄 수도 있다. 지금 당신이 일에만 집중하는 삶을 산다면 가족과 친구들에게 한 번 더 사랑을 표현하고 짬을 내서 좋아하는 일 한 가지쯤은 취미로 키워보길 바란다. 여러 종목으로 분산 투자를 한 사람이라면 한 종목이 무너진다고 주식 시장에서 모든 것을 잃진 않는다. 내 삶에도 분산 투자가 필요하다. 건강한 자아정체감을 위해서는 내 삶을 이루는 요소들이 어떤 것이 있는지 평소에 생각해보고 나의 시간과 노력을 분산 투자해 골고루 나답게 가꾸어나가야 한다.

p234

 <죽음의 수용소에서>를 쓴 정신과 의사 빅터 프랭클은 '인가은 고통으로 인해 파괴되는 것이 아니라 고통의 의미를 찾지 못할 때 파괴된다'고 말했다. 나를 나일 수 없게 만든 고통을 계속 참아내야 하며 설사 그 고통으로 인해 신체의 기능을 일부 상실한 삶이더라도, 이 고통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이해할 것인지는 여전히 우리에게 달려 있다.

 통증이 심해도 어느 정도 조절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낭질 거라는 믿음을 갖고, 통증을 지닌 채 사는 삶이 나의 뉴 노멀이라는 것을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은 고통의 정도가 크지 않다. 크지 않은 통증이라도 이것이 끝나지 않을 것이라 믿고 희망이 없다고 생각할 때 훨씬 더 큰 고통이 찾아온다....

 고통을 통해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더 나은 삶을 계획하는 사람들도 있고, 빅터 프랭클처럼 고통을 통해 얻은 깨달음을 다른 사람들에게 전하여 삶의 의미를 넓힌 사람들도 있다. 어떤 상황에서도 더 나은 지금을 위해 내가 할 수 있고 바꿀 만한 것은 있다. 그게 무엇인지 고민하고 내 삶을 더 나은 현재로 만드는 것, 이것이 삶이라는 선물을 얻은 우리 모두에게 주어진 권리이자 의무다.

p237

 ...초진의 경우 한 시간정도의 대화를 나누는 동안 지금것 어떤 환경에서 어떻게 성장했는지, 발달 과정에 트라우마는 없었는지, 학업과 직업은 수행 가능한지, 인간관계는 어떠한지, 약물 중독의 경험은 있는지, 앓고 있던 기존의 내과적 질병은 있는지, 머릴를 다친 적이 있는지, 현재의 병이 어느 정도 심각하며 얼마나 안정되었는지, 무슨 치료를 받았고 어느 정도 도움을 받았는지 등의 정보를 환자로부터 얻어야 한다. 이런 광범위한 정보들은 환자의 협조 없이는 알아내기 힘들기 땜누에 첫 진료의 성패는 환자가 나와 의미 있는 대화를 이어나갈 수 있는지와 내 질문에 대답해줄 의지가 있는지에 달려 있다.....

p248

 젊은 나이에 암을 진단받는다는 것은 미래를 함께 계획하며 소중히 가꾸어가던 인간관계에 타격을 주고, 치료를 위해 하던 일을 그만두거나 진로를 변경해야 한느 일도 생긴다. 수술, 항암, 방사선 등의 치료를 받는 동안 전쟁터로 변해버린 자신의 몸을 마주하고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하며 치료가 끝나고 관해 판정을 받더라도 재발에 대한 두려움과 불안을 다스리며 삶에 다시 집중하는 법도 배워야 한다. 무엇보다도 무너진 자존감을 회복하고 삶이란 원래 완벽하지 못하다는 것도 인정해야 한다. 꼭 암이 아니래도 삶이란게 원래 외롭고 억울한 법이다.

 암에 걸렸다는 것은 훈장도 주홍글씨도 아니다. 그저 살면서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 어쩌다 나에게 일어났을 뿐이다. 특별하지도 열등하지도 않다. 아직 살아갈 날들이 많이 남았다. 그리고 생각보다 더 좋은 날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p258

 ...냉소적이며 비관적인 성격을 가졌다고 해서 스스로 병을 삶으로 끌어들였다고 손가락질 받아서도 안 된다. 긍정적인 마음과 밝은 에너지만으로 병을 예방하고 치료할 수는 없다. 타인의 삶을 다 알거나 이해하지 못하면서 나의 잣대로만 평가하고 판단하지 말길 바란다.

 암을 진단받았고, 힘든 치료와 검사를 견디고 여전히 암이 불러온느 증상과 치료로 인한 부작용을 겪고 있고, 암으로 인해서 삶이 달라지고 생명이 단축될 수도 있는 불확실성을 안고 사는 사람에게 "다 잘될 거야"라는 격려의 말을 하는 것도 주의해야 한다. 다 잘될 거라는 예언은 현실적인 상황에도 맞지 않고 병을 안고 살아가는 사람의 정서적인 맥락과도 맞지 않는다. 바라는 대로 현실이 흘러가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상황이 어떻게 바뀌더라도 그 시간을 함께 견디겠다는 메시지를 주는 것이 차라리 낫다.

 긍정적이고 밝은 마음을 가지라는 조언도 크게 위안이 되지 않는다. 그는 분명 이미 최선을 다했고 지금도 스스로를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하고 있을 것이다. 자신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본인이 가장 잘 안다. 도움을 주고 싶어서 이런저런 조언을 하는 마음도 귀하긴 하지만, 그에게 필요한 것은 더 ㅁ낳은 조언이 아니라 아픔을 공감해주는 마음과 따뜻하게 손을 잡아주는 존재다. 어두운 터널을 지나가는 사람에게 터널 바깥에서 이래라저래라 소리치기보다는 터널 안으로 들어가 옆에서 함게 걸어주는 것이 낫다. 그게 안 된다면 터널 끝에서 그를 기다리고 있는 당신의 존재감을 묵직하게 전달해주는 것도 좋다.

 암 이후의 삶이 당신에게 왓다. 치료를 이겨내지 못하거나 암으로 인해 이른 죽음을 맞았을 수도 있었을 당신에게 다시 한번 생이 찾아온 것이다. 힘든 시간을 지나온 스스로를 칭찬하고 몸과 마음을 회복하는 데 충분한 시간을 쓰자. 암이 찾아왔다고 꼭 나를 바꿀 필요는 없다. 주위의 조언에 휘둘리기보다는 여전히 나와 내 선택을 믿고 나답게 회복하자. 그리고 다시 삶을 살자. 암은 당신의 잘못이 아니다.

p268

...남들보다 조금 더 복잡하고 까다로운 삶이긴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당신의 삶이다.

 p276

 영화 <컨택트>의 원작인 테드차의 단편소설 <네 인생의 이야기>에는 언어학자와 외계 생명체 헵타포드가 등장한다. 인간은 시간의 순서대로 원인과 결과를 보며 이 세상을 이해하지만, 헵타포드는 현재와 미래를 한 번에 통찰하고 그 안에서 목적과 의미를 인지한다. 헵타포드의 언어를 배우게 된 언어학자는 이제 헵타포드처럼 미래를 볼 수 있게 되었다. 미래를 안다는 것은 자유의지와 양립할 수 없고, 자유의지를 가진다는 것은 미래를 예측할 수 없음을 의미한다. 하지만 미래를 안다고 해서 무기력하게 정해진 대로 운명에 따라 사는 것만은 아니며 우리의 선택, 즉 우리의 자유의지가 우리의 미래와 같은 목적을 가질 수도 있다고 작가는 이야기한다.

 자신의 미래를 아는 헌팅턴병 환자들은 이제 헵타포드의 관점으로 세상을 보아야 하는지도 모른다. 그들은 바꿀 수 없는 이미 정해진 미래를 알아버린 것이다. 이들은 삶의 현재와 미래를 전체의 큰 사건으로 볼 수 있게 되었으며 어떻게 살 것인지, 삶의 목적과 의미를 어디서 찾을 것인지 고민하며 살아야 할 운명이다. 그렇지만 미래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불치의 병은 삶의 일부가 되어버렸지만 삶의 전체는 아니기 때문이다. 그들은 여전히 매 순간 어떻게 살 것인지 결정할 수 있다.

 지금 건강한 우리도 다르지 않다. 우리는 우리의 미래가 죽음을 향한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다. 하지만 어차피 죽을 인생이니 어떤 의지나 노력 없이 될 대로 되라는 마음으로 매 순간을 살지는 않는다. 우리 역시 시간의 흐름에 따라 원인과 결과를 이해하고 삶의 방향을 정하는 동시에, 내 삶의 마지막을 인지하고 삶의 의미와 목적을 고민하며 살아간다.

p278

 현재를 잘 산다는 것의 의미는 무엇인지, 좋은 삶이란 어떤 것인지 묻는 이들에게 니체는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라는 책을 통해 되문는다. 당신은 영원히 되풀이되어도 괜찮을 만한 삶을 살고 있는지 말이다. 몇 번이나 죽었다가 다시 태어나도 똑같은 삶이 그대로 재현된다면 천국일지 지옥일지 생각해보게끔 한다.

...영원히 반복되는 하루에서 벗어날 수 없다면 정말 이렇게 살아도 괜찮ㅇ느지, 오늘을 좀 더 나은 날로 바꾸고 싶지 않은지... 영화 <어바웃 타임>도 좋은 삶에 대해 같은 답을 준다. 이미 여러 번 반복해서 살았던 것처럼 오늘을 살아가라고, 다시 산다 해도 바꿀 것은 하나도 없다는 확신이 들 정도로 오늘 당신의 삶과 타인의 삶에 최고의 하루를 선물하라고 말이다.

 끝이 있는 우리의 삶 속에서 당신에게 묻고 싶다.

 "오늘 하루, 지금 이 시간을 당신은 어떻게 살고 있습니까?"

p285

 플라이셔는 미국의 불합리한 의료 시스템에 분노했다. 그는 모두에게 공평하게 의료 서비스가 제공되어야 하고 모든 사람을 차별 없이 평등하게 대해야 한다고 믿었다. ....

p291

 ...자원의 분배가 조금은 더 골고루 이루어진 요즘의 시대에는 행복의 많은 부분이 스스로 마음먹기에 달려 있다고 한다. 이를 '합리화된 행복'이라고 하는데, 선택의 여지 없이 주어진 대로 받아들여야 하는 경우보다 선택의 기회가 많을 때 우리는 더 불행하다고 느낀다는 연구가 그 예시가 된다. 여러 가지 선택지를 앞에 두고 무엇이 더 나은지 몰라 혼란스러워하고 자신의 선택에 확신하지 못하면 불행감이 높다. 어떤 결과가 주어졌든 '이게 최선이었어'라는 자기 확신, 자기 합리화는 행복한 삶을 위해 꼭 필요한 태도다.

 ...'회복탄력성'....끝없는 자극과 상처에 노출되며 소용돌이에 휘말리는 예측불가능한 삶을 살지만 우리는 결국 본연의 모습을 다시 회복하며 균형을 찾게 되는데 이때 걸리는 시간이 짧을수록 불행하다고 느끼는 시간도 짧아지는 것이다.

 '자기주도권'을 갖고 사는 삶도 행복에 중요한 요건이다.... 내가 우너하는 삶을 선택해서 살고 그 결과에 책임지며 사는 사람들이 더 행ㅂ고한 이유이기도 하다. ....

p293

 ...자존감이 낮고 경쟁적이어서 남들보다 뒤지지 않기 위해 버둥대고 남과 나를 비교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하던 때가 내게도 있었다. 그 시간을 극복할 수 있었던 힘은, 결국 내가 어떤 사람인지 이해하고 나의 꿈을 이해하고 내가 바꿀 수 있는 모습은 바꾸고 바꿀 수 없는 것들은 받아들이고 인정하는 데서 비롯되었다. 그렇게 나다운 삶을 만들어가기 시작했고 나를 있는 그대로 사랑하게 되었으며, 나를 있는 그대로 사랑해주는 사람들을 알아보기 시작하고 그들과 함께 시간을 쓰면서 내 행복은 배가 되었다. 그들과 차곡차곡 쌓은 좋은 추억들이 나의 현재 어려움을 이겨나가는 데 큰 힘이 되어주었고 그 때문에 불행하다고 여겨지는 시간은 더 줄어들게 되었다.

행복에 이른ㄴ 길은 다양하다. 그중 지금 스스로를 위해 할 수 있는 것을 꼽자면, 오늘의 나를 사랑하고 나의사람에게 감사하며 사랑을 전하고 내일 펼쳐질 나의 하루도 괜찮을 것이라고 믿어보는 것이다.

p302

...만약 지금 이 현실이 언젠가는 끝날 악몽이라고, 힘을 내라고, 혼자가 아니라고, 당신을 응원하고 있다고 말해주는 누군가가 있다면 그 말을 한번 믿어보자. 지금 이 순간, 잠에서 깨어 현실을 직시하고 강단 있게 버텨보는 거다. 악몽 같지만 내게 찾아온 현실이고 결국 내 삶의 일부가 되어 새겨질 시간이다. 그 시간을 또렷한 정신으로 당당히 마주하고 겪어낸다면 언젠가 지금의 힘든 시간을 잘 견뎌낸 자신이 대견하고 고마워지는 날이 있을 것이다. 나를 단단하게 하는 밑거름이 되고 내 삶을 풍성하고 의미 있게 만드는 것은 내가 마주하고 견뎌냈던 과거의 시간이다. 미래의 나에게 실존적 고통이 찾아온다면, 삶을 의미있는 시간들로 채워나갔던 과거의 내가 바로 나의 구원자가 되어줄 것이다.

p310

 ...두려움과 공포를 타인과 공유하고 그런 감정이 타인의 편견이나 섣부른 판단 없이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졌을 때 우리는 이해받았다고 느낀다. 그렇게 혼자가 아님을 깨닫는다.

p313

 병을 알게 된 후로 그는 때때로 논리적으로 판단하고 결정하기가 어려웠다. 격해진 감정에 이성을 맡겨버리고 더 이상 아무 노력도 하고 싶지 않은 순간들이 불쑥 찾아왔다. 도움이 필요했다. 지금의 그를 가장 잘 이해하는 친구 두명을 찾아 부차적 자아가 되어달라고 부탁했다. 그가 스스로를 위한 좋은 결정을 할 수 없을 만큼 감정적으로 지쳤을 때 평소이 그다운 선택을 할 수 있게 이끌어달라는 부탁이었다. 자신의 두 발로 굳건히 버텨내지 못할 정도로 몸과 마음이 무너졌을 때 누군가 우리의 일부가 되어 양쪽에 서서 일으켜주는 일은 삶이 바스러지지 않기 위해 중요하다.

p314

...각각의 시간을 거칠 때마다 다시 새롭게 적응해야만 했다. 큰 파도처럼 찾아온 변화 앞에서 그는 휩쓸릴지 파도를 탈지 둘 중 하나를 택해야 했다. ....

 "아무 일 없이도 사람은 변해."...암 진단처럼 큰일이 아니어도, 우리가 깨어 있고 경험하고 배우고 느끼는 한 우리의 감정과 생각과 삶의 태도는 흐르는 물처럼 시시각각 달라질 수 있다. 마이클은 평온하고 고요한 말투로 지금의 두려움이 살면서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삶의 한 부분이고 과정이라고 했다. 변화에 대한 두려움이 그의 마음속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더 큰 두려움으로 변질되지 않도록 마이클은 재닛을 달래주었다.

 ...그 전에 자신에게 일어난 일을 그 바닥 끝까지 온전히 마주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절망에 차 있는 스스로를 섣불리 일으켜 세우고 싶지 않았다. 지금 무슨 일을 겪고 있는 것인지 현실을 직시하고, 그 밑바닥에서 마음껏 슬퍼하고 괴로워한 다음, 천천히 나아지려했다. 힘든 게 당연하고 울어도 되며 비관적이어도 된다고 스스로에게 말해주었다. 이것은 그가 여태껏 환자를 마주하며 얻은 깨달음이었다.

p316

...그에게 가장 위로가 되었던 말은 다음과 같다."네가 스스로 생각하는 것보다 잘하고 있어.""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누구라도 너처럼 힘들어했을 거야."

.... 마음이 나아지는 데는 거창한 말이나 위대한 통찰이 필요하지 않았다. 재닛을 삶은 복잡하지만 살아가는 것은 간단하다는 생각을 했다.

 ....자기 삶의 통제력을 잃었다고 생각하는 그에게 자신의 마음과 신체에 대한 통제감을 잃지 않도록 배려하는 일은 중요했다.

 ...이렇게 사나 저렇게 사나 삶은 불확실하고 예측불가능하다. 어떻게 살든 불안 속에 사는 삶인 것은 분명하다. ....지금까지 살면서 마주했던 예상치 못한 어려움들도 어떻게든 극복해오지 않았던가. 암이 아니더라도 살아있는 한 어떤 병이나 사고도 찾아올 수 있고, 살다 보면 모든 종류의 상실을 경험한다. 결국 암도 삶이다. 나한테만 일어난 불행이라고 슬퍼하기에는 삶은 예측할 수 없고 통제할 수 없고 영원하지 않은 것들로 가득 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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