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 Euro - 가난한, 그러나 살아있는 219일간의 무전여행기
류시형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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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라고 하면 제일 먼저 돈과 시간을 생각했다. 아니, ‘했다’가 아니라 ‘한다’고 해야겠다. 지금도 여전하니까 말이다. 오랜 여행을 꿈꾸면서도 돈에 발목 잡히고, 현실에 발목 잡힌 채 그냥 그렇게 살아간다. 그렇게 살면서 꿈꾸던 여행의 스케일도 점점 현실에 맞춰짐을 느낀다. 남미 쪽을 여행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다가도 제3세계라는 사실에, 말도 전혀 통하지 않는다는 두려움이 앞서게 되고, 유럽 쪽을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다가도 돈이라는 또 다른 큰 벽 앞에 무릎 꿇게 되는 현실에서 여행마저도 적당히 타협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적은 비용으로 일상을 벗어나기만 하면 된다는 그런 생각들.. 시간은 일단 제쳐두고, 왜 꼭 돈이 제일 우선이어야 한다는 생각을 했을까?! 돈이 없어도-물론 최소한, 정말 최소한의 경비는 있어야 겠지만- 할 수 있는 것은 많은데 말이다 ㅡ. 그렇게 나의 짧은 생각에 돌을 던진 책, 『26Euro』를 만났다 ㅡ.

캐리어를 끌고 떠나는 관광보다는 배낭을 메고 떠나는 여행이 좋다. 앞사람 뒤통수와 깃발만 보고 따라다니는 패키지보다, 맘껏 돌아다닐 수 있는 자유가 좋다. 근데 이건 너무한다. 배낭을 메고 떠나긴 하는데, 돈은 없단다. 맘껏 돌아다닐 수도 있는데, 일정은 자기도 모른단다. 이 얼마나 대책 없는 여행인가?! 근데 부럽다는 생각이 먼저 든다. 왜일까?! 

 

『26Euro』는 저자가 26유로와 비행기 편도 티켓만 달랑 들고 떠난 219일간의 여행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건 그냥 평범한 여행도 아니고 무전여행이다!! 론리 플래닛이나 100배 즐기기 같은 책에서는 만날 수 없는 곳을 직접 찾아다니고, 누군가가 이끌면 이끄는 대로, 그냥 흘러가면 흘러가는 대로 둥~둥~ 떠다니는 여행이다. 내가 보기에는 정말 제대로 된 여행이다. 많은 사람들이 찾는 명소를 찾아 돈을 내고 구경을 하는 것도 분명 매력적이긴 하겠지만, 낯선 나라에서 보다 그들을 가까이 보고 느낄 수 있는 여행이 제대로 된 여행이라고 생각하는 나의 관점으로는 그렇다 ㅡ. 내가 하고 싶었지만 하지 못했던 제대로 된 여행을 『26Euro』를 통해 간접적으로나마 느낄 수 있었기 때문에 그와 함께한 시간은 더없이 행복한 시간이 되기도 했지만, 간접적이었기에 더없이 부러운 시간이 되기도 했었다 ㅡ. 



 .. 내 여행이 틀린 건 아니야.
보통 사람들과는 방법이 다를 뿐이지.
‘다르다’는 것이 ‘틀렸다’는 것은 아니니까. - P200

우리는 일상에서 ‘틀린’것과 ‘다른’것을 정확히 구별하지 않고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에 더더욱, 그 뜻에 있어서 상당한 차이가 있다는 사실을 크게 인식하지는 못하고 살아가는 것 같다. 다른 세상 속으로 -그것도 아주 깊숙하게- 파고드는 여행은 모든 여행자들의 로망이 아닐까 생각된다. 돈 없이 다니는 것이 좀 꾸질꾸질하기는 하겠지만 말이다 ㅡ. 하지만, 꾸질 꾸질 하다고해서 절대 틀린 것은 아니다 ㅡ. 단지 다른 이들과 그 과정이 조금 다를 뿐이다. 이런 식의 -틀린 것이 아닌- 다른 것이라면 얼마든지 환영해야 하지 않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다름이란 것이 위험과는 조금 더 가까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 보면, 그 위험이라는 것은 어디에서나 존재하는 것이 아닌가 ㅡ. 집에서나 밖에서나, 국내에서나 국외에서나, 돈이 있든 없든 상관없이 항상 우리는 위험에 노출되어있는 것이다. 지금 당장 나를-혹은 당신을- 기다리고 있는 위험이 무엇인지도 모르지만 우리는 잘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모두 생각하기 나름일 것이다. 어쩌면 더 많은 위험이 있기에 그 위험 뒤에는 더 많은 어떤 것이 남겨져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된다. 결국은 선택의 문제이다. 저자가 그랬듯이, 앞으로의 나, 혹은 당신이 선택한 길은 원망도 책임도 결국 자신에게 돌아간다. 원망이나 책임을 따지기에 앞서서, 우리가 어떤 선택을 했느냐 보다는 그 선택에 얼마나 충실했는가를 따져야 하는 것이 아닐까?! 저자가 자신에게 창피하지 않은 만큼의 노력을 했듯이 말이다 ㅡ. 

 

시작에서도 그랬지만 끝에서도 이 책은 나에게 부러움으로 다가왔다. 저자의 멋진 경험, 멋지면서도 많은 외국 친구들을 가졌다는 사실이 부러웠고, 또 다시 새로운 목표를 향해 준비하는 도전과 그 열정이 부러웠다. 그리고 그렇게 조금씩 커나가는 그의 삶이 부러웠다. 부러워만해서 될 것은 아니지만, 부럽다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사실이기도 하다 ㅡ. 그 부러움을 안고 다시 시선을 나에게도 향해 본다 ㅡ. 나의 열정은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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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네몽's 그림일기 2 + 사랑 중
김네몽 지음 / IWELL(아이웰)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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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내가 모르는 것들이 정말 많다 ㅡ. 그리고 그 모르는 것들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즐거움을 너무나도 모른 채 살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김네몽’s 그림일기2 + 사랑中』같은 것들을 말이다 -. 나는 왜 이런 재미있는 웹툰을 지금까지 몰랐을까?! ㅎㅎㅎ 다 읽고 난 지금도 여전히 웃음이 떠나지 않는다. 어쩌면 그림 속 연인들의 모습에서 나와 나의 그녀를 발견했기에, 그래서 더더욱 공감했기에 즐거운 것인지도 모르겠지만.. 

 

이 책, 심심하지만 매력적이다 ㅡ.
심심하다는 말이 재미가 없어서 그냥 그렇다는 말이 아니다. 그림이 좀 심심하다는 것이다. 그림을 보면 정말 그리다 만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왜냐?! 이건 뭐 얼굴에 눈, 코, 입이 없다 ㅡ. 뭐 그래도 입은 자주 드러나는 편이다. 눈은 웃을 때 외에는 거의 드러나지 않고, 코는.. 음.. 코를 구경한 적이 있었던가?! 하여튼, 그렇게 뭔가 심심해 보인다. 근데, 그게 또 매력이다. 어떻게 하든지 그 순간순간의 느낌은 정말 잘 드러나니까 말이다. 그 잘 살린 느낌에 저자의 재치가 고스란히 담긴 것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그렇다. 재치가 하늘을 마구마구 찌른다. 즐거움이 가득하고, 그 즐거움으로 웃음이 넘쳐흐르게 만든다. 그래서 더더욱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ㅡ.

이 책, 구조 정말 독특하다 ㅡ.
이 책은 「김네몽’s 그림일기2」「사랑中」으로 나뉘어져 있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앞으로 봐도 앞이고, 뒤로 봐도 앞이라는 사실이다. 뭔 말이냐고?! 이 책은 양면 타이틀이라는 독특한 구조를 가졌다는 말이다. 「김네몽’s 그림일기2」를 다 읽고 나면 책을 뒤집어서 읽어야 한다. 그러면 「사랑中」이 등장한다. 뭐, 희한하다고 걱정할 필요는 없다. 김네몽이라는 이 책의 저자께서 친절하게 설명해주신다. 그래, 아주 친절하다. 단지, 똑바로 말을 안 들으면 혼나니까 조심하시고 ㅡ. 그래도 책이라서 물거나 해치지는 않으니까 걱정 마시라 ㅡ.

이 책, 정말 좋은 느낌이다 ㅡ.
정말 평범하면서도 통통 튀고, 통통 튀면서도 평범하다. 일상에서 겪는 많은 일들을 정말 재미있게 표현 했다고 표현하는 것이 보다 정확할 것이다. 많은 이들이 공감할 이야기들, 그러면서도 통통 튀는 이야기들이 빠지지 않는 글과 그림이다. 단지 그것뿐이라면 이렇게 좋은 느낌은 아닐 것이다. 앞, 뒤가 크게 구분이 없는 구조를 지닌다고 했는데, 그 내용과 분위기에 있어서는 구분이 지어진다. 「김네몽’s 그림일기2」가 앞서 말한 통통 튄다는 표현에 적합하다면, 「사랑中」은 보다 많은 공감으로 보다 좋은 느낌을 자아낸다고 표현해야 할 것이다. 정말 나의 이야기 같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다. (물론 난 남자니까 준서의 입장이다 ㅡ.) 서로를 서로에게 맞춰가고, 변하는 것이 아니라, 보완해 가는 사랑을 해야 겠다는 생각을 들게끔 한다 ㅡ. 그렇게 이 책은, 멋진 사랑을 생각하게 만드는, 정말 좋은 느낌을 가졌다 ㅡ. 

 

책에 포스트 잇이 들어있다. 아니 포스트 잇에 책이 들어있다고 해야 할 것이다. 왜냐 저자의 의도니까 ㅡ. 포스트 잇에는 이렇게 당당하게 쓰여 있다. “책을 뽀나쓰로 주는 11,000원짜리 포스트 잇”이라고 ㅡ. 당당하면서도 얼마나 귀여운지.. 나의 형편없는 글 실력으로 이 책이 이렇다 저렇다 말하는 것보다, 이 글 하나로 이 책의 느낌을 보다 확실히 알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ㅡ.

심심하지만 매력적이고, 독특하면서도 좋은 느낌이 드는 책이다. 그래서 정말이지 유쾌하다. 그것도 사랑과 함께 하는 유쾌함이다 ㅡ. 어떻게 보면 그리 잘 어울릴 것 같지 않는 사랑과 유쾌함이 만나서 더 큰 사랑을 보여주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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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절한 균형 아시아 문학선 3
로힌턴 미스트리 지음, 손석주 옮김 / 도서출판 아시아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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균형에 대해서 생각해 본다 ㅡ. 균형 (均衡, balance) ㅡ. 사전적 의미로는 ‘어느 한쪽으로 기울거나 치우치지 아니하고 고른 상태’를 말한다. 그것이 곧 가장 안정적인 상태라고 생각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론적으로 따지자면 말이다. 과연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 완벽한 균형이란 것이 있을까?! 부(富)가 상하 고르게 분포되어있는 세상, 권력이 상하 구분 없이 고르게 분포되어 있는 세상을 본적이 있는가?! 항상 세상은 균형보다는 그 반대에 가까웠다. 균형이 깨지고 또 다시 균형을 찾기 위한 과정에서 세상의 모든 것이 조금이라도 더 나은 방향으로 바뀌어 가는 것이기에 -어쩌면- 균형이라는 것의 실체를 잡을 수 없는 것이 당연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균형’이라는 말 앞에 ‘적절한’이라는 또 다른 말을 넣은 것은 보다 현실적인 세상을 보여주기에는 더없이 적절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린 그런 현실 속에서 여전히 균형이라는 이상을 찾아서 헤매고 있는 것은 아닌지 ㅡ. 



 『적절한 균형』은 책의 첫 인상부터가 아주 강렬한 느낌으로 다가왔다. 800페이지가 훨씬 넘는 책의 두께가 주는 압박감도 물론 강렬했지만 그것은 책을 읽기 전의 생각일 뿐이었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내가 어떤 이야기를 주절주절 하는 것보다, 책을 직접 읽는다면 더 확실하고도 쉽게 이해하리라 생각된다. 상당히 두꺼운 이 한 권의 책이 주는 무게는 이 책에서 느껴지는 삶의 무게에 결코 비할 것이 못 된다는 사실도 함께 말이다. 그 무엇보다도 이 책의 표지가 참 인상적이었다. 한 사람의 손가락 하나 위에 장대가 있고, 그 위에 한 아이가 서 있다. 손은 하늘 저 너머를 향한 채 ㅡ. 그 손이 가리키는 곳은 어딜까?! 균형을 잡고 서 있는 아이는 어떤 의미일까?! 여기서 나의 표현력의 부족에 안타까움을 느끼지만.. 그 역시도 이 책을 읽는다면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가슴 속의 먹먹함과 큰 울림으로 말이다 ㅡ.

이 작품의 주인공 중의 한 명인 마넥이 기차 안에서 이시바 다르지와 그의 조카인 옴프라카시 다르지를 만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그들이 향하는 곳은 우연하게도 똑같은 다나의 하숙집이다. 미망인 다나, 그녀 친구의 아들이며 하숙생이 될 마넥, 그리고 재봉사인 이시바 ㅡ. 그 네 명을 이야기를 중심으로 『적절한 균형』은 진행되어간다. 정말 다양한 사람들과 다양한 관계 속에서, 그들을 둘러싼-어떻게 하지못하는- 잔인한 세상을 이야기 한다. (책 속의 한 구절을 살짝 빌려서 표현하자면..) 불행이 손으로 만져질 것 같은 느낌이 이 글을 지배하고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ㅡ.

짧은 여행이었지만 직접 경험해본 인도라는 나라를 다시 이렇게 책을 통해서 만나는 것은 분명 흥미로운 일이다. 내가 직접 가본 곳이 실제 이야기 속의 무대가 되기도 하니 더 생생히 상상할 수 있고, 내가 직접 본 그들의 거리, 그 위에서 만났던 다양한 사람들을 모습에 이야기 속 주인공들의 모습을 비춰보는 것도 색다른 즐거움이 된다. 이런 가슴 아픈 이야기를 접하면서 즐거움을 이야기 하려니 모순적이기도 하지만, 그러한 그림들이 내 머리 속에 있었기에 그들의 이야기가 무엇보다 더 가슴 깊숙하게 파고든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물론 그런 경험이 없다고 그런 느낌을 못 느끼는 것은 아니지만..)
 



그들의 이야기를 보면서, 그들의 고통과 삶의 무게가 결코 우리의 그것과 다르지 않다는 사실도 깨닫게 된다. 아니 우리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나라가 그러할 것이다. 가진 자들은 권력이나 부를 조금이라도 더 가지기 위해 발버둥치고, 그 반대의 삶에 놓여있는 사람들은 단지 그들의 존재를 위해 살아가는.. 균형이라고는 눈 씻고 찾아봐도 찾을 수 없는 세상 ㅡ. 그런 세상속에서도 저자는 당당하게 『적절한 균형』라는 말을 통해, 결국은 그 균형 같지 않은 균형 속에서의 희망을 찾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표현하는 것이리라 생각된다 ㅡ. 하지만, 그 희망은 과연 누구를 위한 희망일까?! 그런 희망이 있기나 한 것일까?! 라는 생각은 지울 수가 없다. 끝까지 떠나지 않는 먹먹함을 담은 의문들과 끝까지 떠나지 않을 깊은 감동이 함께 남겨지는 작품이다. 올해가 가기 전 다시 한 번 읽고, 그 감동을 오래도록 남겨두고 싶은 생각이드는 멋진 작품,  『적절한 균형』이었다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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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번째 문
폴 알테르 지음, 이상해 옮김 / 시공사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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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 소설을 읽고 나서는 서평을 어떻게 써야 할지 항상 고민된다. 제대로 내용을 조목조목 짚어가며 설명을 하기에는 스포일러가 되어버리겠고, 그것을 제외하고 이야기하자니 많이 허전하고.. 아직 글 솜씨가 많은 부족한 나에게 있어 그 타협점을 찾기란 쉽지만은 않은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끄적여 본다 ㅡ. 

 

 『네 번째 문』‘프랑스의 존 딕슨 카’라 불리는 「폴 알테르」의 1987년 작품이다. 이 작품은 가장 우수한 추리소설에 주어진다는 ‘코냑 상’을 수상했다고 한다. 그만큼 그 당시에는 상당히 인정받았다는 이야기가 된다. 뭐, ‘그 정도쯤이야~’라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나 역시 그런 생각을 했었다. 워낙 많은 상이 있고, 내가 모르는 상들도 세상에는 널려있으니까 ㅡ. (코냑 상이라는 것도 처음 들어봤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친숙하다고 느껴지면서도 나름 검증되었다고 생각되는 일본의 ‘2003 본격 미스터리 베스트 10’에서 1위를 획득했다는 사실에서는 그 기대감도 달라질 것이다 ㅡ.

「폴 알테르」
‘밀실에서 벌어진 불가능 범죄’를 주로 다룬다고 한다. 『네 번째 문』에서도 역시 밀실에서 벌어진, 그래서 불가능하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는 범죄를 다룬다. 고전적인 추리 소설의 요소라고 할 수 있는 밀실 살인에 귀신이 결합된, 그래서 더 불가능해 보이는 살인을 던져주고 풀어보라고 한다. 개인적으로 고전적이라고 하면 살짝 지루하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다. 하지만 『네 번째 문』은 달랐다. 정통 추리소설을 요소를 충분히 가지고 있으면서도 늦출 수 없는 긴장감이 나를 지배하게 만들었다 ㅡ.

소설의 구성은 조금 독특하다. 액자식 구성인데.. 그게 또 자세히 들여다보면 단순한 액자는 아니고.. 그렇다. 300페이지 가량 하는 책은 전체 5부로 나누어져 있다. 2부까지는 궁금함을 간직한 채-심지어 ‘저렇게 불가능한 상황들만 나열해놓고 어떻게 정리하려고 하는 걸까?!’라는 생각이 떠나지 않기도 했었다- 빠르게 이야기를 진행시켜 간다. 그러다가 3부 ‘막간’이라는 제목으로 지금까지의 이야기가 3부에서 말하는 사람이 쓰고 있는 소설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얼마나 허무하고 어이없었던지.. 어쩐지 그냥 막 이야기만 시켜나가더니.. 다시 조금씩 적응이 되어가고.. 그 이후에 이어진 이야기들은 나름 논리적으로 정리되어 간다 ㅡ. 물론 여전히 의문으로 남아있는 사실들이 많이 존재하기는 하지만 말이다 ㅡ. 

 

 책을 다 읽고 돌아보니 정말 많은 흔적들이 보인다. 물론 난, 책을 읽는 동안에는 논리적으로 정리하기 힘들었다. ^^;; 그리고 마지막에 보이는 또 다른 이야기-반전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는 얼핏 생각해보면 알 수도 있는 것이고, 어쩌면 너무 흔한 것일 수도 있다. 지나고 보면 그렇다. 하지만 나 같은 경우 이야기에 흠뻑 빠져 다른 생각을 못했기에-끝까지 책에서 손을 놓지 못하게 만드는 힘이 있었다. 많지 않은 분량이기에 더더욱 그랬는지도 모르겠지만..- 결말이 그렇게 흔하게 생각되지도 식상해 보이지도 않았다. 오래전에 발표된 작품이지만, 지금에 와서 만나도 그 재미는 여전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ㅡ.

자, 이제.. 불가능해 보이는 많은 사건들을 직접 풀어보는 재미를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혹시.. 직접 풀지 못해도, 그냥 따라가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재미를 맛볼 수 있으니 걱정은 마시고 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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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라, 달콤한 죽음이여 - 제15회 독일 추리문학 대상 수상작!
볼프 하스 지음, 안성철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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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국민 작가라고 하면 누구를 떠올릴 수 있을까?! 아니 “국민”이라는 이름을 붙여서 바로 생각나는 사람이 누가 있을까?! 한 때, 국민 여동생이라는 이름으로 인기 있었던 배우 문근영?! 아니면, 그 뒤를 이어서 요즘 국민 여동생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김연아?! 뭐, 그 정도는 생각나는데, 국민 작가라는 이름에 어울릴만한 작가는 쉽게 떠올리기 힘들다. 좋게 말하면 정말 좋은 작가들이 많아서 누군가를 콕! 찍어서 국민 작가라고 하기 힘들다고 할 수도 있을 것이고, 반대로 생각해보면 전 국민적으로 공감대를 얻는 작가를 찾기는 힘들기에 감히 국민 작가라고 부를만한 사람이 없다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음.. 있는데 나만 모르는 것인가?! ㅡ,.ㅡ^) 그런 생각의 끝에 다른 나라는 어떨까?! 라는 또 다른 생각을 하게 된다. 그리고 그들의 작품을 하나씩 만나보게 된다. 노르웨이의 국민작가라는 베소스, 터키의 국민작가라 불리는 아지즈 네신.. 그리고 오스트리아의 국민작가 볼프 하스 ㅡ.  



『오라, 달콤한 죽음이여』ㅡ. 제목부터 정말 매력적이지 않은가?! 죽음을 달콤하게 표현하는 독특함과 궁금증이 결합된 묘한 느낌에서부터 말이다. 『오라, 달콤한 죽음이여』는 1997년 발표한 오스트리아의 국민작가라 불리는 「볼프 하스」의 소설이다. 제목에서부터 끌리긴 했지만, ‘독일 추리문학 대상, 부르크도르프 추리소설상, 비엔나 문학상’이라는 다양한 수상 경력이 나를 더 큰 힘으로 이 소설로 끌리게 했다.

주인공 브랜너는 19년을 형사로 지내다가 사설탐정으로 직업을 바꾼 인물이다. 그리고 그 마저도 회의가 들어 -그나마 안정적인 직업이라고 생각되는- 구급차 운전사로 응급구조대에서 일하게 된다. 그 일은 생명이 왔다 갔다 하는 긴박한 순간을 도로 위에서 운전대를 잡고 보내는 것이다. 도로를 질주 하면서, 다른 사람들과 내기를 해가면서 나름대로 힘든 일을 즐기면서 생활을 하게 된다. 그러던 그의 주위에서 살인사건이 발생하게 된다. 그리고 그의 동료 중 하나가 살인의 피해자가 된다. 응급 구조대의 사람들과 얽힌 사건들에 전직 형사, 전직 사설탐정이라는 이유로-혹은 본능으로- 그는 그 사건에 깊숙이 개입하게 되고, 사건들은 하나씩 드러나고 또 풀리게 된다 ㅡ.

구급차로 도로 위를 질주하는 장면은 정말 박진감이 넘친다. 이야기 속의 그들처럼 나 역시도 덩달아서 즐기게 된다. 그렇게 조금씩 조금씩 내가 브랜너가 되어 문제를 하나씩 풀어간다는 느낌이 든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도 이 소설의 매력은 이야기를 진행시켜나가는 저자만의 독특함에 있다. 누군가가 이야기를 들려주는 방식이다. 흔히 전지적 작가시점이라고 하는데, 그 전지적인 누군가가 직접 나서서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것도 반말로 말이다 ㅡ. 전혀 일관성 있게 진행되지도 않는다. 그 점에서는 정말 전지적이지 않다. 그냥 생각나는 대로 따라간다고 해야 할까?! 어떻게 보면 그것이 혼란스럽게 다가올 수도 있겠지만, 그 반대로 재미로 다가올 수도 있을 것이다. 어쩌면 내가 브랜너가 아닌 전지적인 누군가가 되는 것이라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내가 직접 나서서, 이 생각 저 생각 내키는 대로, 그리고 유머도 적당히 썩어서, 때로는 진지함도 곁들여서 말하는 것이다 ㅡ.

솔직히 말해서, 어떤 것-영화나 책 같은 것들-을 기대를 하고 보는 것과, 기대를 하지 않고 보는 것에는 그 책의 평가에 있어서 큰 차이가 난다. 확실히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고 하긴 하는데.. (미리 말하지만, 여기서 말하고 싶은 것은 그것과는 조금의 차이가 있다.) 이 책의 수상 경력에서 보면 분명 추리문학, 추리소설 상을 받았다고 되어있다. 그래서 정말 추리다운 추리를 원했던 마음이 컸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분명 추리적 요소가 존재하긴 하지만- 그 기대를 충분히 만족시키기에는 아쉬웠다고 할 수 밖에 없다. 차라리 그냥 소설로 말했다면 이렇게 아쉽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런 부분을 제외하고는 아주 독특하고 -제목만큼이나-매력적인 소설임이 틀림없다.
 



이전에도 몇 번이나 이런 말을 했었지만, 또 한 번 그런 생각이 나지 않을 수 없다. 원작을 그대로 본다면 지금과는 또 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 말이다 ㅡ. 아.. 결국, 외국의 인기 있는 작가들의 글을 제대로 이해하면서 즐기??가?! 그 많은 나라와 언어들 언제 다 익히지..?! 음.. 그래.. 알았어 ㅡ. 한글이나 제대로 하면 될거 아냐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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