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의 동전
이서규 지음 / 창해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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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 Pluribus Unum(에 플루리부스 우늄)”
여럿이 모여서 하나가 된다라는 의미의 라틴어.
여러 인종이 모여 한 나라를 이룬 미국을 상징하는 말로,
달러화 동전에 새겨져 있다.

 

자애병원 복도에서 벌거벗은 젊은 남자가 ‘조인철’의 어깨로 무너지며 눈을 감는다. “여럿이 모여 하나가 된다!”라는 마지막 말을 남긴 채 ㅡ. 그에게서는 죽음의 냄새가 난다. 한편 같은 병원의 한 병실에서는 원인모를 발작을 일으키는 한 여성이 있다. 발작으로 인해 몸싸움을 하다가 환자에게서 옮겨온 듯한 1달러짜리 동전이 인철의 주머니에 담겨져 있다. 그 동전에는 “에 플루리부스 우눔(E Pluribus Unum)”이라는 말이 새겨져 있다. 이것은 벌거벗은 채 죽은 젊은 남자가 마지막으로 남겼던, “여럿이 모여 하나가 된다”라는 말과 같은 뜻을 담고 있다. 젊은 남자의 죽음과 병실에 있는 이 여자는 도대체 무슨 관계인가?! 이 의문의 사건들에 숨겨진 것은 무엇이고, 그것들에는 또 어떤 의미가 담겨져 있을까?! 조인철은 이승종 신부의 도움을 받아 함께 이 의문의 사건들을 조사해나가기 시작한다 ㅡ.

병원에서 일어난 의문의 사건들과 1950년 한국전쟁 당시의 한국은행에서 사라진 은화 15톤과 국립중앙박물관 유물 도난 사건, 소록도 한센인 학살 등의 사건들이 이리저리 얽혀 『악마의 동전』이라는 한 권의 소설이 탄생했다.
『악마의 동전』은 현실과 상상을 엮어 만들어낸 작품이다. 추리스릴러적인 요소에다가 영화 「엑소시스트」를 연상시키는 공포까지 담아낸다. 물론 누군가의 배에 어떤 글자가 스멀스멀 올라와야지만 공포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인간의 욕망에서 시작된 공포에 인간으로서 감당하기 벅찬 공포까지 이야기함으로써 보다 큰 끔찍함을 보여준다. 이 책에 한 가지 주목할 점은, 소개를 보면 ‘지식추리소설’ 이라는 표현이 사용된다. 말 그대로 추리소설에다가 방대한 지식을 여기저기 담아놓은 것이다. 사건 자체의 의문들을 추리소설 형식으로 해결해나가는 과정 말고도, 이 책에 담긴 다양한 지식들은 아주 흥미롭게 다가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전쟁이라는 극한의 상황에서 드러나는 인간의 욕망, 그 악에 대한 생각을 하게하고, 악이라는 이름의 욕망으로 인해 상처받은 사람들의 원한과 복수를 다루고 있다.
또한 단순히 전쟁이라는 특수한 상황이 아닌, 그 속에서 끌어낸 인간의 -배반이라는 결과물로 나타나는- 끝없는 욕망이 더해진다. 그리고 그 속에 담긴 치유되지 않은 고통스러운 기억들이 피로 태어남을 보여준다. 전쟁이라는 잔혹성 앞에 놓인 힘없는 사람들, 전쟁이라는 혼돈 속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사람들이 받게 되는 다양한 상처를 이야기함으로써 그 상처가 치유되는-치유가 가능하다면- 과정 역시 다양한 사람들만큼이나 다양한 형태로 나타남을 보여준다. 그 형태 중 끝으로 치닫게 되는 것이 복수이고 말이다 ㅡ.


 



 

우리는 선과 악을 이야기하면서 그것들이 사람의 마음속에 깃든다고 이야기한다. 선이 깃들면 천사가 되는 것이고, 악이 깃들면 악마가 되는 것이라고 한다. 결국에는 인간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그것에 의해 지배를 받는다는 것인데, 과연 진짜 그런 것인가를 생각해보게 된다. 인간의 욕망이 가져온 많은 참상들을 이야기하면서 문제의 본질은 욕망이라고 이야기한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하는 이야기가 될 수도 있겠지만, 욕망이든 탐욕이든, 열등감이든 모든 것은 결국 인간이라는 존재 자체에서 발생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인간이라는 존재 자체가 돈이라는 욕망을 탐하고, 그것이 배신과 살인이라는 날개를 달고 끔찍한 비극으로 향하는 것은 아닐까?! 우리는 그 인간 본연의 모습을 악이라는 말로써 애써 외면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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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략의 귀재 - 나는 속지 않고 적을 속이고 이기는 전략전술
이송 지음 / 팬덤북스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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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와 신문을 통해서 자살이라는 단어를 유난히 많이 듣게 된다. 그 순간마다 나는 생각한다. ‘죽을힘으로 차라리 살아가지’ 라는.. 죽는다는 것은 보통의 사람들에게는 아주 힘든 일이다. 반대로 산다는 것, 그 역시 마찬가지로 힘든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단은 살아보자는 것이다.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저승보다 낫다”고 했던가?! 일단 살아보자고 했지만, 그 산다는 것이 정말 개똥밭을 구르는 것 같이 느껴진다. 그냥 한없이 마음 편하게 서로서로를 위하면 살아가면 좋겠는데, 현실은 그런 삶을 허락하지 않는다. 자꾸만 누군가를 밟고 올라가라고 말하고, 그렇게 행동하게 된다. ‘나는 속지 않으면서 적을 속이고 이기는 전략전술’ 이라는 부제가 자꾸만 눈에 밟히지만, 이런 책을 찾아 읽을 수밖에 없는 현실을 받아들이며, 『지략의 귀재』를 한 페이지씩 읽어나간다 ㅡ.

 



 

『지략의 귀재』는 세계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이고, 실제로도 그렇게 향해가고 있는 중국이라는 나라를 공부하는 것이라고 이야기해야 할 것이다. 발전 가능성이 높은 시장으로 각광받고 있는 중국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서는, 먼저 중국을 알아야 할 것이고, 그 앎을 바탕으로 하나씩 일을 진행시켜나가야 할 것이다. 중국을 모르고 어떤 일을 해도 상관은 없겠지만, 성공에 도달하는 시간은 알고 시작하는 것과 큰 차이가 있을 것이라는 건 당연한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지략의 귀재』는 중국인의 몸과 마음에 담겨있는 지혜, 책략, 계략들을 「손자병법』과 「삼십육계」를 통해서 풀어낸다. 어렵게만 느껴지는 이야기들을 현실과 접목해 알기 쉽게 이야기해준다 ㅡ.

이 책을 읽다보니, 「이상주의자」가 아닌 『현실주의자』가 되어야 한다고 말하고, 권력에 의해서 짓밟히느니 차라리 그 권력을 가지라고 말하며, 친절하고 정직하게 살아가라는 것이 아니라 친절과 정직을 훌륭한 도구로 사용하라고 말하던 로버트 그린의 『권력의 법칙』이 생각난다. 그 책을 접하면서 제일 먼저 떠올랐던 생각이, ‘이 정도까지 해야 하나?!’라는 것이었다. 『지략의 귀재』또한 다르지 않았다. ‘방어보다는 허점을 공격하라’, ‘이간질이라는 수단으로 적을 없애라’, ‘불 난 틈을 이용해서 훔쳐라’ 등의 말을 듣고 어찌 그런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있을까 ㅡ. 비겁하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ㅡ. 하지만 바꿔 생각해보면, 설사 내용은 냉정하고 비겁하게 비춰질 수 있겠지만, 현실을 보다 냉정하게, 보다 정확하게 바라본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현실을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녹녹치 않으면 이렇게 살아가야 하는 것인가’ 라는 생각과 함께 ㅡ.

『지략의 귀재』의 저자는 30년 가까이 대만과 중국의 베이징, 상하이 등에서 일을 했다고 하고, 그 현실적인 감각과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 기업이 중국 시장에서 자리매김 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한다. 소위 말하는 중국통인 것이다 ㅡ. 그렇다면 이 책의 내용에서 내가 처음에 느꼈던 거부감이 어느 정도 이해가 되기 시작한다. 결국, 거친 세상을 견디고 살아남기 위해서는, 그 세상보다 더 강해져야한다는 것이 아닐까?! 상대를 더 많이 아는 자가 승리하고, 그 것이 곧 성공의 길로 나갈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과 믿음으로 하나씩 도전해 간다면 분명 좋은 결과가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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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마음껏 살아라! - 생의 끝자락에 선 아버지가 아들에게
티찌아노 테르짜니 지음, 이광일 옮김 / 들녘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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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삶의 마지막에 서 있다고 가정해보자. 그 순간에 당신은 어떤 태도를 보일 것인가?! 정말 죽기 싫다는 생각으로 세상을 향해 비난과 욕설을 던질 수도 있을 것이고, 현실을 받아들이고 마지막을 조용히 정리할 수도 있을 것이다. 혹시 그 마지막 순간을 눈앞에 두고, ‘편안한 마음’을 가질 수 있는 사람도 있을까?! 물론, 그런 사람이 없다고는 말하지 못할 것이다. 당장 이 책에서도 만날 수 있고 말이다. 그렇다면 여기에서 생각해봐야 할 것은, ‘생의 마지막에서 편안한 마음을 가질 수 있는 사람은 과연 어떤 삶을 살았기에 그런 것이 가능할까?!’ 라는 것이다. 답은 의외로 쉽게 나올 수 있을 것이다. 아마도 후회 없는 삶을 살았던 사람들이 아닐까?! 혹은 세상의 모든 것을 초월한 사람들이거나 ㅡ. 그래, 여기까지는 그래도 막힘없이 진행된다. 문제는 다음이다. 후회 없는 삶은 어떤 삶일까?! 혹은 세상의 모든 것을 초월하기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 결국 가장 어려운 질문에 도달했지만, 사실 이 질문은 가장 기초적인 질문이기도 한 것이다 ㅡ. 가장 쉬우면서도 가장 어려운 이 질문에 대답하기위해 우리는 온 생을 바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본다. 온 생을 바쳐 질문에 답을 구하지만, 그 답을 반드시 혼자 찾을 필요는 없다. 다른 사람의 도움을 얻지 말라는 법은 없다는 것이다. 나보다 먼저 살았던 그 누군가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말이라면 더없이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된다. 그런 큰 도움을 안겨주는 책, 『네 마음껏 살아라!』이다 ㅡ.






『네 마음껏 살아라!』는 이탈리아 저널리스트 티찌아노 테르짜니가 삶의 마지막에서 아들 폴로 테르짜니와 나눈 대화들을 담은 책이다.
티찌아오는 독일의 시사 주간지 「슈피겔」의 특파원으로 다양한 나라에 주재하면서, 베트남 전쟁, 캄보디아 내전, 중국의 격동기 등을 경험했다고 한다. 자기 자신을 찾고, 세상을 바꾸는 사람이 되고 싶었던 그는, 다양한 길을 찾아 다녔던 것이다. 심장이 뜨거워지는 많은 역사의 현장을 경험하지만, 그 이후의 결과들에 계속적인 실망을 하게 된다. 결국, 외적인 변화보다는 내적인 변화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고, 삶의 마지막에 이르러서야 이렇게 아들과 마주하게 된 것이다 ㅡ.

다양한 경험만큼이나 정말 다양한 이야기들이 등장한다 ㅡ. 가장 주목할 것은, 젊은 열정을 가지고 있었던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었을, 세상을 바꾸고자하는 의지-그는 지금의 젊은이들에게는 그런 것이 없다고 말한다-였다. 언론의 힘으로 권력을 견제하기도 하고, 이상적인 사회가 있으면 그 모습들을 배우려는 노력들을 들려준다. 사회의 불합리, 부조리를 보고 대안으로 찾은 것이 중국이고, 중국어 까지 배우게 된다. 그리고 「마오 주석 어록」이 던져준 ‘나도 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세계관까지 가지게 된다. 하지만 그 결과는 참담했고, 환멸까지 느낀다. 급기야 ‘인간을 변화시키려는 사람’들을 두고는 끔찍한 살인마라는 이야기까지 한다. 결국 그가 생각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은 자기 내면을 변화시키는 혁명이라고 이야기한다 ㅡ. 그리고 그가 향하는 곳이 인도이다 ㅡ. 인도 역시 크게 다르지는 않고, 결국 그는 히말라야에서 수련을 함으로써 보다 큰 깨달음을 얻게 되고, 그 이야기들을 들려주는 것이다 ㅡ.



 



후회 없는 삶을 살았던 티찌아노이기에 이런 해탈의 경지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물론, 그가 후회 없는 삶을 살았다고, 그 길을 그대로 따라가면 나 또한 그런 삶을 살 것이라고 생각할 사람은 없을 거라 생각한다. 『네 마음껏 살아라!』는 티찌아노가 살아온 길을 따라 과거로 가는 여행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고, 그를 통한 미래로의 여행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어떤 길이 되었든 이 여행의 종착점은 나 자신이라는 사실이다 ㅡ. 그가 던져준 수많은 이야기들을 바탕으로 결국은 “내 마음껏 사는 것!”ㅡ. 그것이 바로 삶의 마지막을 편안하게 맞이할 수 있는 길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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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먼 스테인 1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9
필립 로스 지음, 박범수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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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누군가의 행동, 나아가 그 사람의 인생에 대해서 이러쿵저러쿵 이야기를 한다는 것은 상당히 위험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당사자가 아닌 입장에서는, 상당히 많은 것을 보고 들었다고 할지라도 그 누군가를 감히 안다고 이야기 할 수는 없는 것이다. 물론 그 누군가와 상당히 가까운 사이이고, 남들이 모르는 것을 그와 단둘이서만 공유하는 것이 있다고 하더라도, 결국 타자는 타자일 뿐이다. 관찰자라는 이름의 제3자의 입장에서 누군가를 바라보면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는 있겠지만, 정확히 알지도 못하는 상태에서, 그 사람을 이야기한다는 것이 과연 가능하기나 할까?! 그래, 단순히 이야기를 한다는 것은 가능할지도 모르겠다. 그럼 표현을 조금 바꿔서, ‘다른 사람의 인생에 대해서 비판의 목소리를 높일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져본다. 정답은 없겠지만, 난 그렇지 않을 것이라는 대답을 해본다.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러하지 않을까?! 너무 당연한 이야기인가?! 당연하게만 느껴지는 이야기이지만, 아쉽게도 현실적으로는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이 문제가 될 것이다. 마치 그 누군가의 행동 하나를 보고, 그의 모든 것이 그러하리라고 생각을 하고, 그 하나만으로 모든 것을 결론지어버리는 것이 나이고, 당신이고, 그것이 우리가 살고 있는 오늘날의 사회인 것이다 ㅡ. 

 

처음으로 ‘필립 로스’라는 작가를 만났다. ‘만났다’라는 평범한 말로 시작은 했지만,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덮으면서는 ‘정말 멋진 만남이다’라는 표현마저도 아쉽다고 느껴질 만큼의 울림이 느껴졌다. 시작이 평범했다는 것은, ‘필립 로스’라는 작가에게 다가서는 것이 쉽지 않기에 한 말이었다. 『휴먼 스테인』의 처음 한 두 페이지를 읽었을 때,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는 것인지 알아내기가 힘들었다. 숨이 찼다고 표현하는 것이 더 어울릴지 모르겠다. 긴 호흡으로 웬만한 집중력이 아니고서는 읽는 것조차도 벅찼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역시 인간의 적응력은 놀랍다. 그 놀라움이 활약을 할 때쯤이면 ‘필립 로스’의 글들은 더없이 매력적으로 다가오게 된다. 더없이 매력적으로 다가오게 되는 『휴먼 스테인』ㅡ. 이제 그 이야기를 해봐야할 것이다. 

 

대학에서 고전문학을 강의 하던 ‘콜맨 실크’는 자신의 수업에 출석을 하지 않은 두 명의 학생들을 향해서 ‘Spooks’라는 말을 하게 된다. 그 단어는 유령, 귀신의 뜻을 가지고 있지만, 검둥이라는 비속어적인 의미도 포함되어있는데, 공교롭게도 결석한 두 학생이 흑인이었던 것이 문제가 되었다. 의도와는 다른 일로 그는 대학에서 인종차별주의자라는 비난과 함께 퇴임을 하게 된다. 그 일로 인해 그의 아내 아이리스가 죽게 되고, 콜맨은 분개하게 된다. 그랬던 그가 이제 다시 사랑을 하게 된다. 상대는 학교의 청소부인 ‘포니아 팔리’ ㅡ. 얼핏 보면 아무 문제없는 것이지만, 이미 콜맨의 나이는 71세, 포니아는 34세이다. 다시 콜맨은 비난의 화살을 맞게 되고, 결국 포니아의 전 남편으로 인해 두 사람은 마지막을 맞게 된다. 그리고 남겨진 그들의 과거 ㅡ. 그 속에서 놀라운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ㅡ. 『휴먼 스테인』의 내용은 간단하게 정리 하자면 이렇다 ㅡ. 전체적인 틀은 그리 복잡하다고 느껴지지 않겠지만, 그 속에 담긴 수많은 이야기들과 그 이야기들로 인해 시작되는 많은 생각들은 상상을 초월한다. 

 

 클린턴과 르윈스키의 부적절한 관계로 미국 전역이 들썩이던 1998년 여름이라는 배경자체에서부터 필립 로스는 핵심적인 이야기를 던져준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또한 아무 생각 없이 읽어나간다면 쉽게 놓칠 수 있는 콜맨 실크-검은 석탄을 의미하는 콜과 실크가 결합-라는 이름으로 처음부터 큰 이야기를 던져준 것도 아닌가 생각하게 된다. 시대적 배경과 이야기의 중심에 놓여있는 콜맨을 통해서 『휴먼 스테인』이 담고 있는 기본적인 생각들을 어느 정도 느끼도록 해주면서, 마지막에 이르러서는 모든 것들 깔끔하게 정리 하게끔 하는 필립 로스의 스타일에 놀라게 된다. 또한 남의 탓을 하지도 않고, 누군가의 잘못을 어떻게 어떻게 해야 한다고 이야기하지 않는 그의 태도에 또 한 번 놀라게 된다 ㅡ. 

 

 『휴먼 스테인』을 보면, 거울을 들여다보는 기분이랄까?! 거울 속에서 거북하게 느껴지는 또 다른 나를 만난 기분이다. 그런 내가 있는 거울 속의 세상은 내가 발을 딛고 서 있는 지금 이 세상이기도 한 것이다. 거울 속에는 그 세상이 담겨있다. 현실만큼 제일 잔인한 것은 없다고 했던가?! 소설이라는 세상을 통해 보여지는 현실은 그 어느 때보다도 더 피부에 와 닿았다. 피부에 전해지는 그 느낌이 살아있다는 희망적인 느낌이었으면 좋았으련만, 안타깝게도 쉽게 들추어내기 힘들지만, 한 번 드러나기 시작하면 한없이 추잡해지는, 인간의 욕망이라는 꿈틀거림으로 느껴져 더더욱 잔인하게만 느껴지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ㅡ. 

 

우리는 삶 속에서 당혹스러운 순간을 수도 없이 경험하게 된다. 때로는, 내가 느낄 수 있는 그런 당혹스러운 생각보다도, 그것을 야기하는 상대방에 대해 오히려 안타까운 감정을 느끼게 있는 순간들도 있다. 그런 순간들 중에 하나가 어떤 선택을 강요받을 때이다. 다양함 속에서의 선택이라면, 누군가의 강요쯤은 아무것도 아니겠지만, 다양함이 아닌 단 두 가지의 극단적인 상황에서 꼭 하나의 선택을 강요받는 순간은 당혹감으로 가득 차오르게 된다. 물론 그 당혹감은 상대방에 대한 안타까움으로 변하기도 한다. 왜 이 사람은 사람들을 이렇게 극단적으로만 몰고 가는 생각들을 강요하고 있는 것인지……. 단순히 이런 생각에서 끝난다면 그냥 한 번 당혹스럽고 치울 일이겠지만, 생각은 계속해서 앞으로만 달려간다. ‘누가 이 사람을 이런 모습으로 만들었는가’, ‘어떻게 이 사람은 극단적인 생각을 강요하는 세상 속에서 살아가야만 하는 것인가’라는 질문으로 말이다. 결국 드러나는 것은 인간의 욕망이며, 그 얼룩짐이다 ㅡ. 

 

이 책의 제목인 『휴먼 스테인(Human Stain)』, “인간의 오점”ㅡ. 결론적으로 드러나는 것은 인간의 욕망, 그 얼룩짐이라고 했지만, 인간의 오점이라는 것을 인간이라는 그 자체를 향해서는 할 수 없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오히려 오점이라는 것이 인간의 또 다른 말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ㅡ. 혹시 다른 사람의 콤플렉스에 대해서 생각해본 적이 있는가?! 반대로 나 자신의 콤플렉스에 대해서는 어떤가?! 사람들은 그런 경향이 많은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자신의 일은 그 무엇보다 큰일인데, 타인의 일은 전혀 그렇게 느끼지 않는다는 것 ㅡ. 조금은 냉정하게 보일수도 있겠지만, 인간이기에 당연한 것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인간의 그 얼룩짐이라는 것 또한 당연하다는 사실을 ㅡ. 

 

 자신의 얼룩을 지우려하는 것이 결국에는 자신을 지우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된다. 존재라는 것은 어떻게 드러나는 것일까?! 자신이 생각하는 나와 내가 생각하는 나 사이에서의 갈등을 떠올려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우리가 알고 있던 사실들과 짐작조차 하지 못한 또 다른 사실들 사이에서 혼란을 겪기도 할 것이다. 그 속에서 『휴먼 스테인』에서 발견한 아이러니라는 단어와 함께 짐작과는 다른 일들이 가득하다는 냉혹한 현실이 떠오른다. 결국에는 그와 같은 다양한 시선으로 나 자신을 생각해보게 되고, 그 생각은 더 큰 곳으로 향해 달려가게 만드는 것이 『휴먼 스테인』이다 ㅡ.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다른 사람의 인생에 대해서 비판의 목소리를 높일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져본다. 대답은 이미했다. 그렇다면 이제는 ‘다른 사람의 인생에 대해서 비판이 아닌  포용을 힘을 가질 수 있을까?!’ 라는 질문을 던져본다. 오점으로 가득하다고 생각하는 누군가의 삶을 이해하고 포용하는 것은 어쩌면 불가능한 일인지도 모른다. 또한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것 역시도 불가능한 일이라 생각해본다. 그 인물이 소설 속의 인물일지라도 ㅡ. 결국은 이해라는 것 보다는, 인정을 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억지로 누군가의 입장이 되기 위해 애쓰기 보다는, 그 누군가의 삶을 인정함으로써 궁극적으로는 보다 더 깊이 누군가의 이해하는 순간, 나아가 인간을 이해하고 포용하는 순간에 도달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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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크릿 두 번째 이야기
폴 해링턴 지음, 장정운 옮김 / 살림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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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는 첫번째 시크릿과의 만남에서 시작된다 ㅡ.
배낭 여행을 떠나던 날, 생각지도 않았던 책을 만나게 된다.
『시크릿』이라는 제목의 책 ㅡ.

그리고 몇 년이 지난 지금..
나는 『시크릿 두 번째 이야기』와 마주하게 된다.

『시크릿 두 번째 이야기』는 저자가 -놀랍게도-‘론다 번’이 아니다 ㅡ.
영화로 태어났던 《시크릿》의 감독이, 이 책의 저자가 되었다.
그가 들려주는, 실제 생활에서 활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의 시크릿이 담겨있는 것이다 ㅡ.

“시크릿이란 바로 끌어당김의 법칙이다.”라는..
기본적인 사실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ㅡ.
원리는 간단하다. ‘간절히 바라면 이루어진다’는 것!!

보다 실용적면서, 보기까지 쉽게..
‘영웅들의 시크릿’, ‘우리들의 시크릿’이라는 코너를 두면서,
현실적으로 적용한 주위의 사례를 만나볼 수도 있다 ㅡ.

모든 것의 시작이자, 가장 중요한 점은 역시 “실천”이다!!
자, 이제 『시크릿 두 번째 이야기』와 함께,
새로운 삶을 위한 시작은 어떨까?!

카르페 디엠!! 현재를 즐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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