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마음껏 살아라! - 생의 끝자락에 선 아버지가 아들에게
티찌아노 테르짜니 지음, 이광일 옮김 / 들녘 / 2010년 2월
평점 :
품절


당신이 삶의 마지막에 서 있다고 가정해보자. 그 순간에 당신은 어떤 태도를 보일 것인가?! 정말 죽기 싫다는 생각으로 세상을 향해 비난과 욕설을 던질 수도 있을 것이고, 현실을 받아들이고 마지막을 조용히 정리할 수도 있을 것이다. 혹시 그 마지막 순간을 눈앞에 두고, ‘편안한 마음’을 가질 수 있는 사람도 있을까?! 물론, 그런 사람이 없다고는 말하지 못할 것이다. 당장 이 책에서도 만날 수 있고 말이다. 그렇다면 여기에서 생각해봐야 할 것은, ‘생의 마지막에서 편안한 마음을 가질 수 있는 사람은 과연 어떤 삶을 살았기에 그런 것이 가능할까?!’ 라는 것이다. 답은 의외로 쉽게 나올 수 있을 것이다. 아마도 후회 없는 삶을 살았던 사람들이 아닐까?! 혹은 세상의 모든 것을 초월한 사람들이거나 ㅡ. 그래, 여기까지는 그래도 막힘없이 진행된다. 문제는 다음이다. 후회 없는 삶은 어떤 삶일까?! 혹은 세상의 모든 것을 초월하기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 결국 가장 어려운 질문에 도달했지만, 사실 이 질문은 가장 기초적인 질문이기도 한 것이다 ㅡ. 가장 쉬우면서도 가장 어려운 이 질문에 대답하기위해 우리는 온 생을 바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본다. 온 생을 바쳐 질문에 답을 구하지만, 그 답을 반드시 혼자 찾을 필요는 없다. 다른 사람의 도움을 얻지 말라는 법은 없다는 것이다. 나보다 먼저 살았던 그 누군가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말이라면 더없이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된다. 그런 큰 도움을 안겨주는 책, 『네 마음껏 살아라!』이다 ㅡ.






『네 마음껏 살아라!』는 이탈리아 저널리스트 티찌아노 테르짜니가 삶의 마지막에서 아들 폴로 테르짜니와 나눈 대화들을 담은 책이다.
티찌아오는 독일의 시사 주간지 「슈피겔」의 특파원으로 다양한 나라에 주재하면서, 베트남 전쟁, 캄보디아 내전, 중국의 격동기 등을 경험했다고 한다. 자기 자신을 찾고, 세상을 바꾸는 사람이 되고 싶었던 그는, 다양한 길을 찾아 다녔던 것이다. 심장이 뜨거워지는 많은 역사의 현장을 경험하지만, 그 이후의 결과들에 계속적인 실망을 하게 된다. 결국, 외적인 변화보다는 내적인 변화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고, 삶의 마지막에 이르러서야 이렇게 아들과 마주하게 된 것이다 ㅡ.

다양한 경험만큼이나 정말 다양한 이야기들이 등장한다 ㅡ. 가장 주목할 것은, 젊은 열정을 가지고 있었던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었을, 세상을 바꾸고자하는 의지-그는 지금의 젊은이들에게는 그런 것이 없다고 말한다-였다. 언론의 힘으로 권력을 견제하기도 하고, 이상적인 사회가 있으면 그 모습들을 배우려는 노력들을 들려준다. 사회의 불합리, 부조리를 보고 대안으로 찾은 것이 중국이고, 중국어 까지 배우게 된다. 그리고 「마오 주석 어록」이 던져준 ‘나도 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세계관까지 가지게 된다. 하지만 그 결과는 참담했고, 환멸까지 느낀다. 급기야 ‘인간을 변화시키려는 사람’들을 두고는 끔찍한 살인마라는 이야기까지 한다. 결국 그가 생각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은 자기 내면을 변화시키는 혁명이라고 이야기한다 ㅡ. 그리고 그가 향하는 곳이 인도이다 ㅡ. 인도 역시 크게 다르지는 않고, 결국 그는 히말라야에서 수련을 함으로써 보다 큰 깨달음을 얻게 되고, 그 이야기들을 들려주는 것이다 ㅡ.



 



후회 없는 삶을 살았던 티찌아노이기에 이런 해탈의 경지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물론, 그가 후회 없는 삶을 살았다고, 그 길을 그대로 따라가면 나 또한 그런 삶을 살 것이라고 생각할 사람은 없을 거라 생각한다. 『네 마음껏 살아라!』는 티찌아노가 살아온 길을 따라 과거로 가는 여행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고, 그를 통한 미래로의 여행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어떤 길이 되었든 이 여행의 종착점은 나 자신이라는 사실이다 ㅡ. 그가 던져준 수많은 이야기들을 바탕으로 결국은 “내 마음껏 사는 것!”ㅡ. 그것이 바로 삶의 마지막을 편안하게 맞이할 수 있는 길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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