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총사 1
알렉상드르 뒤마 지음, 이규현 옮김 / 민음사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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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르타냥과 삼총사는 의인들인가 ? 어릴 때는 의심의 여지 없이 믿었던 사실들이 어른이 된 지금 이 완역본을 읽다보니 문득 의심스러워진다. 다르타냥과 삼총사는 한마디로 철없는 인간들이다. 돈만 생기면 마시고 먹고 써 버리고 돈이 떨어지면 도박에 남은 돈을 건다. 물론 다 잃고 빚까지 진다. 하인을 굶기는 주제에 투덜댄다고 주먹으로 버릇을 고치는 짓거리는 완전 깡패들이다. 아무하고나 시시한 시비로 싸움을 걸어 칼싸움을 일삼는다.법을 어기고도 싸움만 이기면 의기양양해 한다.

국왕의 근위대라는 총사들이 국가나 국왕보다는 바람 피우는 왕비에게 충성을 바친다. 버킹엄 공작은 분명히 프랑스의 적이다. 리슐리외 추기경은 의심할 여지없는 충신이며 사심없는 애국자다. 그런데, 더 웃기는 것은 루이13세라는 덜떨어진 왕은 사리분별도 없이 총사들을 가신화하고 권력을 남용하는 총사대장 트레빌을 총애한다. 심지어 바람 피우는 왕비에 충성하는 삼총사와 다르타냥을 칭찬하기도 한다. 읽으면 읽을 수록 이 이야기를 쓴 의도가 궁금해진다. 과연 뒤마가 다르타냥과 삼총사를 미화하는 건지 풍자하고 조롱하는 건지 의문이 든다.

실제로 뒤마의 문체는 이들의 행동을 비꼬는 투로 말하고 대화도 유치찬란의 극치를 달린다. 그런데 우리는 그들의 행동이 멋있다고 그들의 말투가 멋있다고 생각해 왔다. 마치 '대부'라는 영화가 암흑가의 위선을 까발리려 한 의도와 달리 멋있는 우상으로 변해버린 현상과 비슷하다. 내가 잘못 읽은 것인가 ? 하긴 작가의 의도야 상관없이 재미있긴하다. 내용이 재미있고 주인공들의 캐릭터가 매력적이긴하다. 실수 투성이에 한 가지씩 약점들을 지닌 인간적인 주인공들이 벌이는 무대뽀 울트라 액션 멜로 초절정 써스펜스 스토리는 정신을 못차리게 한다. 하지만 그들은 너무나 철없는 낭만주의자들이다. 결코 역사의 주인공은 될 수 없는 철딱서니들이다. 뒤마가 이들을 통해 작가 당대의 프랑스를 비꼰 것인가 ? 누구 전문가가 있다면 좀 알려 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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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크래프트 한 판으로 영어 끝장내기
훨(서울대 벤처 동아리) 지음 / 황금가지 / 200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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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에 스타크를 할 줄 아는 사람은 참 많다. 하지만 스타크에 나오는 유닛이나 건물의 단어 뜻이나 각 유닛들이 지껄이는 말이 무슨 말인지를 알고 하는 사람은 드문 것 같다. 이 책을 읽어 보고나면 스타크가 훨씬 재미있다. 각 유닛이나 건물에 붙여진 이름의 의미를 알고 나면 그 활용도를 저절로 익히게 된다. 왜 각 종족은 그러저러한 약점과 장점을 가지게 되었는지도 알게 된다. 발키리 조종사의 목소리는 왜 그런지, 마린이 나오면서 하는 말은 무슨 뜻인지,왜 저그는 항상 'we'를 주어로 쓰는 지 다 알 수 있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이 게임이 왜 세계최고의 온라인 게임이 되었는 지 알 수 있다. 단순히 재미있기만 해서는 결코 아니라는 걸 알 수 있다. 게임사는 또 다른 우주를 창조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했음을 알 수 있다. 영어 공부에 큰 도움이 될 거라는 생각은 말았으면 한다. 이 책은 이제 스타크가 지겨워진 사람,반복되는 승부 보다는 즐기고 싶은 사람에게 스타크를 더 재미있게 할 수 있는 확실한 방법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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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와 벌 - 상 - 도스또예프스끼 전집 도스토예프스키 전집
도스또예프스끼 지음, 홍대화 옮김 / 열린책들 / 200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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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소위 고전이라 불리는 책에 대한 선입견이 있었다. 왠지 심오하지만 고리타분한 주제를 지루하게 풀어가는 이야기일 거라고 예단해왔다. 하지만 이 책은 다르다. 심오하지만 고리타분하지 않다. 긴 이야기지만 지루하지 않다. 일찍이 써스펜스의 원리를 간파한 사람은 알프레드 히치콕이 아니라 도스또예프스끼다.히치콕은 탐정 영화를 싫어했다. 탐정 영화는 관객의 호기심을 자극할 지는 몰라도 관객의 시선을 붙들어 놓기에는 좋은 장르가 아니라고 말했다. 영화 속 주인공들보다 많은 정보를 관객에게 주므로써 써스펜스가 발생한다고 했다. 이러한 히치콕의 생각은 쉽게 증명된다. 결말이 중요한 탐정영화는 두번째 보면 재미없다. 답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써스펜스 영화는 두번 세번 보아도 재미있다.결말이 중요한 이야기가 아니라 과정에서의 미묘한 느낌들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양들의 침묵과 레드 드래건을 소설로 읽었을 때 이런 써스펜스를 느꼈었다.

그런데, 오늘 죄와 벌을 읽고나니 이 책이야말로 써스펜스의 최고봉이라 할 만하다. 다른 분들이 심오한 서평들을 많이 올려 주셔서 다른 관점으로 접근해 보았다. 혹시 나와 같이 고전에 대한 잘못된 선입견을 가진 분들의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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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책 1
진동일 / 출판시대 / 199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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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문으로 된 애로틱 개그 !! 우연히 헌 책방에서 집어들었다가 생각외로 괜찮은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우리의 해학고전 고금소총을 원문 그대로 옮겨 놓았다고 한다. 한문으로 쓰여진 책을 우리말로 번역하지 않고 한문투 그대로 읽으면서 해석하게 꾸며 놓았다. 하나 하나의 얘기들이 짧고 야(?)해서 한자를 몰라도 읽는데 큰 무리가 없다. 이렇게 재미에 치중하다보면 나도 모르게 한자도 많이 익히게 되고 한문의 문형도 눈에 들어온다. 참 재미있는 기획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책 표지가 빨갛고 제목이 빨간책이라 값싼 3류 Y담 책으로 보이게 만든 출판사의 기획은 아쉽다. 책의 가치를 제목과 표지가 떨어뜨리지 않았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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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척 1
김주영 지음 / 문이당 / 200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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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영님의 소설은 솔직히 말하면 어렵다. 복잡한 인물구성과 장구한 스토리, 무엇보다도 봇물처럼 쏟아지는 순우리말과 고어의 향연 때문이다.그의 소설은 우리말의 보고다. 사전을 찾아보아야만 알 수 있는 말들을 무더기로 접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그리고 이 작가는 발로 쓴다. 내가 가보지 않아도 알 수 있다. 책상에 앉아서는 절대 그렇게 쓸 수 없다. 또한 이 작가는 항상 주인공을 힘없고 굴곡진 민초로 한다. 역사책의 주인공을 이 작가는 조연으로 전락시킨다. 그는 항상 민초들의 편이다. 하지만 지나치게 감상적으로 흐르지 않고 그들의 삶을 담담하게 보여준다.김주영님의 작가정신에 고개가 절로 숙여진다.우리나라에 고려 무신의 난을 배경으로 쓴 소설은 몇 편 나와 있지만, 만적을 주인공으로 쓴 이 소설만큼 생생한 소설은 없지 싶다.재미있는 소설은 많다. 하지만 이렇게 피와 땀으로 쓴 소설은 흔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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