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공부 독서가 전부다
강백향 외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05년 3월
평점 :
절판


모든 부모가 독서의 중요성을 인정하면서도 막상 아이들에게 책 읽을 시간을 주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이들은 학교를 마치고 돌아오면 바로 각종 학원으로 내몰립니다. 요즘 피아노, 미술, 영어, 수학, 태권도는 기본입니다. 당연히 낮엔 시간이 없습니다.

저녁 먹고나면 다음날 준비로 바쁩니다. 피아노 연습, 일기 쓰기, 수학 문제 풀기, 학교 숙제, 영어 테입 듣기...잠들기 전까지 다 마치기도 힘듭니다. 우리집도 다르지 않습니다. 부모 입장에서 보면 하루라도 쉬면 따라가지 못할까 걱정돼 시키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이런식으로 초등학교를 보낸다면 결과는 불을 보듯 뻔합니다. 사교육이 매우 발달한 요즘 아이들이 이전 보다 고등학습능력이 더 떨어지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중.고등학교 가면 독서를 많이 한 아이와 독서를 하지 않은 아이의 실력차는 많이 벌어지게 됩니다. 그 땐 이미 학과 공부에 내몰리기 때문에 후회해도 만회할 기회가 없습니다.

그렇다고 지금 당장 눈앞의 과제를 무시할 용기도 없습니다. 알면서도 어쩌지 못하는 요즘 부모들의 공통 고민입니다. 아들 녀석은 다섯살 부터 책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유치원 때까진 책 읽기를 매우 좋아하는 아이였는데 지금은 책과 많이 멀어졌습니다. 초등학교 들어가고 나서 책 읽을 시간이 부족해졌습니다. 그나마 틈만 나면 TV나 컴퓨터 게임에 매달립니다. 독서록 숙제는 만화책으로 때우는 형편입니다.

이런 문제로 아내와 다툰 적도 많은데 뚜렷한 방법을 찾기 힘들었습니다. 피아노, 태권도, 영어, 일기 쓰기, 학교 숙제, 수학 연습 어느 것 하나 어릴 때 소홀히 할 수 없는 일이라는데는 저도 반론이 있을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아이를 닦달해서 억지로 책을 읽게 한다고 효과가 있는 것도 아닙니다.

이 책은 일선에서 독서 지도를 해 온 분들이 쓴 책인데 그런 문제들을 자상하게 짚어 주고 있습니다. 여러 사례를 들어 책을 가까이 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알려주고 책 읽지 않는 아이들에 대한 고민을 부모와 함께 하는 책입니다. 책 읽는 아이로 만드는 방법을 간단하게 표현하면 부모가 책 읽기를 즐기고 아이가 책을 가까이 접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 주라는 것입니다. 부모가 책 읽지 않는데 아이들이 책 읽기를 즐길 리 없다는 얘깁니다.

책 읽기는 즐겁고 행복한 일이라는 걸 부모가 몸소 보여줘야 한다는 거지요. 이 책을 읽으며 저를 돌아 봤습니다. 책만 사 주고 함께 읽지 않았습니다. 아들 녀석이 어떤 분야에 관심 있는지 알아 볼 생각도 하지 않았습니다. 아이가 책 읽고 있는데 옆에서 TV나 컴퓨터 켜 놓고 아이의 집중력을 흩뜨려 놓는 일도 많았습니다. 아이의 눈을 보며 대화를 나눈지도 오래 되었습니다. 아내와 아이를 나무라기 이전에 저한테 많은 문제가 있음을 알게 됐습니다. 하늘은 높고 바람이 시원한 가을이 왔습니다. 온가족이 즐겁게 책 읽는 가을을 만들어 볼 참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허삼관 매혈기
위화 지음, 최용만 옮김 / 푸른숲 / 2007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장이모우 감독의 "인생"이란 영화가 있습니다. 중국의 현대사를 관통하는 한 이름없는 인생을 다룬 영화입니다. 저는 이 영화를 아주 좋아합니다. 한 사람의 인생을 이렇게 압축적이고 은유적으로 보여주는 영화는 흔치 않기 때문입니다.

저는 영화를 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라 장이모우 감독에 대해서만 감탄하고 있었는데 알고보니 "인생"의 원작 소설이 "活着"이라고 하고 작가 이름이 "위화"라고 누가 일러 주었습니다. 그래서 읽게 된 소설이 "허삼관 매혈기"입니다.

허삼관 매혈기는 위화가 "活着"이후 4년 만에 내 놓은 소설인데 거의 동일한 주제의식과 형식으로 한층 심화된 구성과 글솜씨를 보여준다고 하더군요.

이 책을 읽으면 영화 "인생"이 장이모우 감독의 작품이 아니라 "위화"라는 소설가의 작품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이 책도 어딘가 덜떨어진 것 같은 허삼관이란 사람의 인생을 그리고 있습니다. 허삼관은 전형적인 중국인의 얼굴입니다. 아니 어쩌면 우리 자신의 다른 이름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도 아닌 남의 나라 사람의 이야기를 읽으며 이렇게 웃어 본 적도, 이렇게 울어 본 적도 전에는 없었습니다. 웃고 있는데 눈물이 나고 울음이 채 그치기도 전에 웃음이 번지니 이 무슨 조화입니까 ! 누가 책을 읽고 있는 저를 보면 분명 미쳤다고 했을 겁니다.

때론 능청스럽게, 때론 냉정하게 하지만 따뜻한 휴머니즘을 깔고 작가가 말하는 허삼관의 인생은 감동을 주기에 충분합니다. 이 책은 세상의 주인은 잘난 사람,힘 있는 사람이 아니라 이름없는 착한 이웃들임을 알려 줍니다. 세상사는 이치가 중국이나 한국이나 같음을 알려 줍니다. 중국현대사의 어두운 면을 슬쩍 엿보는 건 이 책의 보너스겠지요.

정치나 사회에 대한 관심을 놓치지 않으면서도 대중성을 확보하는 작가의 시선과 글솜씨에 고개를 숙입니다. 무엇보다도 "인간"을, 그리고 인간에 대한 "연민"을 잃지 않는 작가의 따뜻한 마음을 존경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적의 화장법
아멜리 노통브 지음, 성귀수 옮김 / 문학세계사 / 2001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영화 이외의 예술에서 강렬한 반전(反轉)을 느끼리라곤 생각도 못했습니다. 더구나 소설에서.

지루한 설정 속에 지루한 대화가 시작되었는데 대화는 어느새 철학적인 문제로 접어 들더니 갑자기 엽기 드라마로 바뀌다가 마지막엔 꽝! 뒤통수를 얻어 맞고 말았습니다.

아멜리 노통이란 프랑스 여성작가가 쓴 소설이란 것이 선입견을 주었고 얇고 작은 책 크기도 선입견을 강화시켰습니다. 적의 화장법이란 제목과 빨간 책 표지도 한 몫 한 것 같습니다.

애절한 로맨스 소설 정도를 기대했던 건 오로지 저의 무지의 소산입니다. 아하 ! 요즘은 소설도 영화를 닮아 가는구나 하고 놀랐습니다. 온통 대화로 이어지는 소설 구성과 현란한 반전은 꼭 영화를 보는 듯 합니다. 하지만 분명 영화에선 도저히 표현하기 어려운 주제의 무거움도 놓치지 않았습니다.

이 책은 철학교재로 삼아도 좋을 정도로 철학적인 문제들을 재미있는 대화로 풀어 놓았습니다. 인식의 문제에서 소통의 문제까지 이렇게 명료한 주제를 이렇게 흥미진진하게 풀어 쓰기도 어려울 겁니다.

그의 다른 책들도 읽고 싶어집니다. 할 일도 많은데 아멜리 노통이란 작가가 또 저를 유혹하네요. 나이는 저보다 많지만 미모의 지성적인 여성작가가 꼬시니 안 넘어가고 배기겠습니까 ! 이거 참 야단났네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금각사
미시마 유키오 지음, 허호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2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미시마 유키오의 소설은 소설만을 객관적으로 읽기가 어렵습니다. 작가가 1970년 11월25일, 당시 45세의 나이로 일본육상자위대의 주둔지로 난입해 자위대의 궐기를 외친 후 할복자살했기 때문입니다. 아무래도 주옥 같은 작품들과 할복자살이라는 극우적 행위자로서의 작가가 쉽게 연결되지 않아섭니다.

어쩌면 소설 속에 작가가 투영되리라는 기대는 독자의 오해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세상에는 자신이 쓴 작품과 전혀 다르게 살다 간 작가들이 무수히 많습니다. 아니면 세상의 독자들이 작품을 잘못 이해하고 있는 걸까요 ?

"금각사"는 탐미문학의 최고봉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금각의 아름다움을 질투하여 방화를 저지른 말더듬이 청년의 실화를 바탕으로 쓰여졌고, 아름다운 문장으로 "미(美)"에 대한 여러 철학적인 사유들을 다루고 있으므로 당연히 그렇게 해석될 여지가 있지만 저는 이 소설을 "사념 과 행위"에 대한 사유로 읽었습니다.

소설을 쓸 당시, 미시마 유키오는 어려서부터 갖고 있던 육체적 열등감을 육체미 운동과 검도로 극복해 나가고 있던 과정에 있었다고 합니다. 제 생각이지만 아마도 미시마 유키오가 육체적인 열등감을 극복하지 못했다면 할복자살하지는 않았으리라고 확신합니다.

따라서 미시마 유키오는 "금각사"에 예술가에서 행동가로 변해가는 작가 자신을 투영하고 있다고 봅니다. 금각의 절대적 아름다움에 파고드는 열등감의 화신 말더듬이는 예술가로서의 작가를 상징합니다. 예술은 세상에 거리를 두어야 합니다. 예술은 예술로서만 행위할 뿐 육체로 행위해서는 예술이 아닙니다.(행위예술도 자연인이라는 존재가 아닌 예술의 도구로서의 육체로 예술행위를 하는 것입니다.) 예술가가 세상에 행위하는 순간 예술은 사라지고 정치만 남습니다. 하지만 사실 예술이 정치를 완전히 떠날 수도 없습니다. 결국 절대적인 아름다움이란 애초 있을 수 없습니다. 미추(美醜)의 구별엔 이미 선악(善惡)의 판단이 내재돼 있고 선악의 구별이란 결국 주관적이고 정치적일 수 밖에 없을테니까요.

미시마 유키오는 "금각사"를 쓸 당시 그런 것을 고민하고 있지 않았을까요 ? 소설의 주인공 미조구치는 금각을 태우고서야 "살아야지"하고 생각합니다. 여기에 모든 주제가 녹아 있다고 봅니다. 비로소 미에만 탐닉하는 예술가가 아닌 행위하는 인간으로서의 자아를 찾는 순간입니다. 이 때가 바로 미시마 유키오가 활복자살하게 되는 자아형성이 시작된 시점입니다.

미시마 유키오는 아마도 절대로 절대적일 수 없는 금각을 태움으로써 오히려 절대적 미를 성취하게 되는 순간, 즉 변화시키고 발전시켜 아름답게 만든 육체를 할복이란 방법으로 버림으로써 행위자로서의 완결을 이루고 싶었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나는 풀잎의 뾰족한 끝 부분에 관하여 오랫동안 생각한 적도 있다. 생각한 적이 있다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그 기묘하고 사소한 생각은 결코 지속되는 일이 없이, 살아 있는지 죽었는지 모를 나의 감각 위에,음악의 후렴처럼 집요하게 나타났던 것이다. 어째서 이 풀잎의 끝이 이처럼 날카로운 예각을 이루어야만 하는가 ? 만약 둔각이라면, 풀의 종별(種別)은 사라지고, 자연은 그 일각(一角)으로부터 붕괴되지 않을 수 없는 것일까 ? 자연의 톱니바퀴 중에서 아주 작은 부분을 떼어 내면, 자연 전체를 전복시킬 수 있지 않을까 ? 그리고 그러한 방법을, 나는 부질없이 이것저것 생각하곤 하였다."

미시마 유키오의 소설을 읽으면 미(美)란 너무나 쉽게 변질되고 부서지기 쉬운 것임을 절실히 깨닫게 됩니다. 하지만 마약처럼 사람을 끌어 당기는 "아름다움"에의 갈망 또한 강렬하게 느낌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영어를 공용어로 하자는 망상 나남신서 502
조동일 지음 / 나남출판 / 2001년 9월
평점 :
품절


전에 복거일의 "영어를 공용어로 삼자"라는 책을 읽고 상당히 설득력 있는 얘기라는데는 동의했으나 뭔가 직감적으로 반감이 일어나는 걸 막을 순 없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엔 서울대학교 국문학과 조동일 교수의 "영어를 공용어로 하자는 망상-민족문화가 경쟁력이다"를 읽었습니다. 다음은 그 요약입니다.

1.영어를 공용어로 하자는 주장을 펴는 사람들은 그렇게 해야 영어를 잘한다고 한다. 그러나 영어를 잘 못하면 공용어로 할 수 없다. 영어를 잘하면 공용어로 할 필요가 없다.

2.공용어는 국어가 확립돼 있지 않거나 국어는 있으되 절대적인 우위를 점하지 못해 언어소통에 문제가 있는 경우에 채택하는 언어이다. 따라서 국어가 확립되어 있는데 외국어를 또 하나의 공용어로 삼은 나라는 이 지구상에 하나도 없다.

3.우리나라는 단일민족 단일언어 국가로 세계 12위의 언어 사용자 수와 오래 전부터 문자언어로 표기되고 통합된 국어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일은 세계사에 유래가 없을 정도로 특수한 경우다.

4.즉,우리나라는 단일 모국어가 국어이고 공용어이다.

5.영어는 "세계어"가 아니라 "교통어"이다. 교통어란 서로 소통하기 위한 언어이지 다른 언어를 말살하는 언어제국주의적인 언어가 아니다.

6.영어의 본고장 미국에서도 영어의 지위는 점점 축소되고 다른 소수언어들이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7.영어를 잘 한다고 꼭 잘 사는 것도 아니다. 필리핀은 영어를 잘하는 국가지만 못 산다. 싱가폴과 말레이시아도 영어를 잘하지만 자국의 문화가 점점 말살되어 오히려 세계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

8.세계 경쟁력은 영어를 잘하는 것에서 높아지는 것이 아니고 민족고유의 문화를 발전시키는 것에서 세계에 기여할 수 있고 다양성이란 무기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9.영어를 잘해서 생기는 경쟁력은 우리의 경쟁력이 아닌 미국의 경쟁력이다.

10.유럽에도 영어를 잘하는 나라들이 많지만 자국의 언어를 포기하는 일은 없다. 인간은 기본적으로 모국어가 하나다. 나머지는 외국어일 뿐이다. 영어는 얼마든지 외국어로 공부해서도 잘 할 수 있고 세계의 교통어로 사용하는데 문제가 없다.

11.지금 세계에 통용되는 영어는 미국이나 영국의 방언이 아닌 "표준영어"이다.

12."표준영어"를 익히기 위해서는 영어를 모국어로 하는 사람에게 배울 필요가 없다. 영어를 모국어로 하는 어떤 사람의 언어도 하나의 방언을 구사할 뿐 결코 "표준영어"라고 할 수 없다. 오히려 "표준영어"를 배우는데 방해가 된다.

13.지금까지 해온 문법위주의 영어교육은 잘못된 것이 아니다. 간단한 생활회화는 경쟁력이 될 수 없다. 어차피 세계경쟁력 있는 영어란 독해와 작문실력이다. 이것은 문법공부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

14.자연에서도 문화에서도 다양성은 생명이 보존되고 진화하게 하는 기본조건이다. 각각의 언어는 독자적인 정보를 많이 갖고 있으며 이것은 인류공동의 자산이다. 언어에는 더 나은 언어도 더 못한 언어도 없다. 모든 언어와 문화가 다 같이 소중하다.

15.한국은 다언어 다민족 문제가 없고 표준화가 잘 되어 있으며 방언차가 적다. 우리는 이미 한글로 기록된 독자적인 오래된 언어의 전통과 문화가 축적돼 있다. 이것은 우리의 최대 장점이며 이것으로 세계경쟁력을 높이고 세계사에 기여해야 한다.

16.우리나라의 국력과 언어환경은 제3세계의 모범으로 세계사의 흐름을 주도할 수 있는 좋은 위치에 있다.

17.따라서, 우리 스스로 우리의 언어와 문화를 버리지고 하는 주장은 어리석은 생각이다.

조동일 교수의 주장은 대략 이 정도로 요약해 볼 수 있습니다.
조교수의 주장은 복거일씨의 주장과 서로 통하는 경우도 있고 때로 논점을 빗겨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어쨌든 조동일교수는 영어를 공용어로 하자는 주장은 망상이며 실현불가능한 일이라고 단언하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지역언어의 힘을 무시하지 말라는 얘깁니다.

사실 한국인으로서 조동일 교수의 주장이 더 통쾌하게 들리는 것은 당연합니다. 하지만 복거일씨의 주장에 대해 서로 논점이 좀 빗겨 간 경우가 좀 있어서 찝찝한 면이 남습니다. 가령 복거일씨는 경제적인 문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반면 조동일교수는 문화와 문학적인 면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또한 복거일씨가 이미 언어 식민지화 되어가고 있는 한국의 현실에 눈을 돌리고 있는데 반해 조동일교수는 과거의 전통과 상아탑의 학문적인 성과 위주로 논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런 반면 두 사람의 주장이 일치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영어는 "표준영어"가 중요하고 그 공부 방법은 문법과 작문 위주가 되어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요즘 출신도 능력도 자격도 불분명한 외국인에게 아이를 맡기는 이 땅의 많은 부모들이 귀담아 들어야할 얘기입니다.

두 사람의 주장은 어차피 시간이 어느 한 쪽의 손을 들어 주겠지요. 하지만 그 시간이라는 것이 우리 당대에 일어나는 것이 아니고 몇 세대,길면 수 백년의 세월에 걸쳐 일어난다는 점이 이 논의의 승자와 패자를 가리는 데 어려움을 주고 있습니다.

누가 옳고 그르든 이 시대를 사는 우리는 우리말도 아름답게 갈고 닦고 영어 공부도 열심히 해야겠습니다. 세월이 결론을 내려 줄 때까지 그냥 열심히 하는 수 밖에 별 방법이 없는 것 같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