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사슴에 관한 은유
박범신 지음, 우승우 그림 / 깊은강 / 2002년 4월
평점 :
품절


와코 박범신 작가를 좋아하는 독자로서 그분의 산문집을 보면서 더 가까이 그의 내면의 향기를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글을 쓰는 작가로서 치열한 삶을 살아가는 그의 진지함에 박수를 보내고 싶어진다.

연재 소설을 쓰시다가 절필을 하고 용인으로 내려가서 삼년을 보내시면서 많은 것들을 다지는 기회가 되었으리라 믿어진다. 삼년 절필 수 내신 <흰소가 끄는 수레>를 재미있게 보았었다. 그분은 카톨릭 신자이지만, 불교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고 계신 것으로 안다. 흰소 역시 법화경에 나오는 대승을 말함이니까...

이 책을 읽으면서 난 예민한 남편의 내면을 들여다 보는 느낌으로 읽었다. 아내에 대한 생각들... 솔직하게 담백하게 표현해 놓으셨다. 천문을 가진 남편과 천복을 지닌 아내의 삶이 눈에 보이는 듯 했다.

청년 작가로 살고 싶어하는 그 불멸의 꿈은 목메어 죽어도 좋은 나무로서 문학이다. 이런 작가에게서 나오는 작품은 믿고 읽어도 재미와 유익함을 함께 안겨주리라..

소설, 산문을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그 작가의 그릇이 커고 정신적 넓이와 깊이를 가진 작가의 소설과 산문은 분명 삶의 진리를 전해 준다. 한때 사슴처럼 맑은 눈동자와 뿔을 지니며 살고 싶었던 적이 있었다. 내 어릴적 꿈을 다시 찾아보는 기회가 되었고 아내로서 남편에게 자상한 모정까지도 선사할 수 있는 맘의 여유가 생겼다.

독자와 작가는 보이지 않는 끈을 갖고 있다면 언젠가 그분이 하시는 문학 강의를 들어보는 기회가 있다면 하고 바래보았다. 글을 쓰는 작가의 고통..그 고통이 즐거움과 행복으로 노래할수 있는 걸림없는 자유인으로서 명작품들을 남기는 이 생이 되셨으면 좋겠다.

육체의 나이는 늙어가도 정신적 성숙은 더 깊어져서 큰 강이 되어 흐르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한 권의 책이 단순한 문자가 아닌 정신적 만남을 하고 난 뒤의 더 넓어진 외부로의 창을 하나 가진 듯 하다.

원만함이 아닌 충만함을 위해서 가정과 인간과의 관계에서 난 무엇을 할 것인지 한번 돌아본다. 박범신 작가의 드넓은 방을 구경하고 나와서 하늘을 보니 더 맑고 청명하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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