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아, 춘아, 옥단춘아, 네 아버지 어디 갔니?
이윤기 외 대담 / 민음사 / 2001년 6월
평점 :
품절


이 책이 나올 때 선전을 보면서 한번 읽어보고 싶었다. 과연 어떤 내용의 대담들이 오고 갔을까? 궁금증으로 책을 열었다.

민음사의 출판의도가 있어서 순수한 책이라기보다 목적을 가진 책이기에 신빙성은 갖지 않았지만, 허심탄회한 대화들을 통해서 그들이 가진 전문적인 지식을 엿보고 사고의 범위를 조금이라도 가늠해 보는 즐거움이 있었다.

제목이 눈길을 끌었고, 대담자들이 자신의 분야에서 인정을 받으시는 전문가들이기에 더 흥미를 느꼈다. 이윤기씨와 딸의 대화를 보면서 부녀지간의 지적인 공감대를 보면서 참으로 부러웠다. 딸에게 교수를 하지 말고 함께 세계의 신화에 대해서 연구해보자는 제안까지 하는 아버지로서 신화학자로서의 자부심을 엿볼 수 있었다.

순수 학문으로 살아가는 지식인이 드문 세상이기에 최창조씨의 풍수이론이 순수한 영혼을 감지하게 했다. 상도를 쓰신 최인호씨와 CEO로 연봉이 24억이나 되는 분의 대화도 흥미가 있었다. 돈에 대해서 도를 논할 수 있을 만큼 자유롭게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사는 모습이 멋져 보였다.

책을 좋아하는 한사람으로서 헌책방과 인터넷 서점의 주인 두분의 대담도 인상 깊었다. 서점에 나가서 책을 보고 고르는 재미도있고, 여러 책이 필요할 땐 편하게 책 정보를 보면서 고르는 일도 바쁜 일상 속에서 시간을 절약하는 일이기하다. 하지만, 헌책방에서 책의 내음을 맡으면서 책을 고르고 좋은 책을 손에 넣었을 때의 기쁨을 더 높게 인정하게 됨을...

무엇보다 정신적인 의식이 높으신 도법 스님의 말씀에 깊은 삶의 지혜가 살아 숨쉬고 있어서 반가웠다. 지식적으로 많은 것을 알아서 말을 잘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삶 자체에서 진실한 향기가 나와야 함을 절실히 느낄 수 있었다.

예술인, 페미니즘, 종교인, 학자들의 대화를 통해서 대한민국 지성인들의 고뇌와 생각의 고리를 엿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세계의 문학 100호 기념으로 특별 기획된 책이라 주제가 산만한 면도 있었지만, 넓게 숲을 볼 수 있어서 반가운 책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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