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미치 앨봄 지음, 공경희 옮김 / 세종(세종서적) / 1999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미치 앨봄 세종서적

루게릭병에 걸린 모리 교수와 스포츠 관련 유명 기자로 바쁘게 살던 미치의 재회가 이 책을 태어나게 한 것이다. 대학 시절에 논문을 쓰면서 지식을 건네던 선생이 아닌 삶에 대해서 맘의 문을 통과 하던 두 사람이 이십년이 지나 모리의 죽음 앞에서 만난 두사람...

정신은 더 뚜렷해지고 지혜로워지더라도 무기력하게 변하는 몸 속에서 움직임조차 마음데로 할 수 없는 부자유 속에서도 여유로움을 잃지않고 죽음을 준비하며 제자 미치에게 들려주는 얘기는 삶을 잘 살아낸 현인의 육성이 담겨 있었다.

바쁘게 성공의 길을 열심히 달리던 서른 일곱의 미치가 다시 모리 교수를 본 것은 텔레비젼 속에서 차분하게 자기 연민이 전혀 없이 담담하게 말하는 모습을 지켜본다.

' 죽어가는 것은 슬퍼할 거리에 불과하네.... 지금 우리의 문화는 인간들이 행복감을 느끼지 못하게 하네. 우린 거짓된 진리를 가르치고 있다구. 제대로 된 문화가 아니라면 굳이 따르려고 애쓰지 말게. 자신만의 문화를 창조하게.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렇게 하지 못하네.그래서 그들은 나보다 더 불행해. 이런 상황에 처한 나보다도 말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산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자신의 삶을 올곧게 잘 살아온 훌륭한 삶의 모습으로 제대로 살아온 사람만이 이렇게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병과 죽음 앞에서 자기연민에 빠지지 않고 진실한 삶과 사랑이 가득한 관계에서 기쁨을 발견할 수 있는 마음을 지닌 모리 교수님! 삶을 바라보는 진지한 눈에 감탄과 존경이 절로 우러나왔다.

평생을 인간관계에 대한 연구와 학생을 가르치는 일을 하면서 춤을 추는 취미를 가진 모리교수님은 비록 모습은 멋지지 않았더라도 내면의 영혼은 충만하고 행복한 삶을 살아간 분이다. 마지막 미치에게 화요일마다 해 주는 말들은 경전 속에서 만나는 진리의 파장을 지니고 있었다.

'사랑을 나눠주는 법과 사랑을 받아들이는 법을 배우는 것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다. 사랑이야 말로 유일하게 이성적인 행동이다.' 모리는 미치가 오는 것을 기다리고 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도 그들 모두에게 자신이 중요한 사람임을 느끼게 해 주는 천부적인 재능을 지닌 사람이였다. 지식, 명옝, 돈은 우리가 이 세상을 떠날 때 가져갈 수 없는 것이다. 남을 사랑하고 좋은 행위를 하면서 가다듬어진 아름다운 마음은 계속 따라 다니는 것이 아닐까? 그 마음을 잘 다스리고 올바른 자신을 찾을 수 있을 때만이 흔들림없이 이 삶의 길을 갈 수 있을 것이다.

미치는 리스트를 만들었다. 죽음, 두려움, 나이가 든다는 것, 탐욕, 결혼, 가족, 사회,용서, 의미있는 삶 등에 관해서 모리 교수님께 듣고 싶은 이야기들을... 모리가 미치에게 해 주는 이야기들을 보면서 마치 힘겹게 삶을 부여잡고 있지만, 정신은 더 크고 바르게 움직이며 의문을 갖던 내 영혼에게 삶의 진리에 대한 얘기들을 해 주는 듯 다정했다.
죽음에 대해서 생각하기 조차 두려워하지만, 가끔 죽음에 대한 명상을 하고 나면 지금 여기서 건강하게 다른 사람들과 관계 맺고 살아가는 이 순간들이 감사함으로 밀려올 때가 있다.

읽고 싶은 책 보고 내 영혼이 성장하는 기쁨을 느끼고 가고 싶은 곳에 갈 수 있는 팔다리가 건강하게 지켜주는 이 육체가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행복할 수 있다는 소박한 생각을 갖게 해 주었다.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일을 하면서 가슴 뛰는 삶을 만들어갈 수 있다면 그 삶이 마칠 때 후회라는 단어는 들어설 자리가 없을 것이다. 사랑의 관계를 돈독히 하면서 충실히 살아가는또 다른 삶의 모습을 발견하는 기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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