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의 기별
김훈 지음 / 생각의나무 / 2008년 11월
평점 :
절판


내가 좋아하는 작가의 산문집을 읽으면서 그분의 삶의 행적을 따라 가보는 재미가 솔솔하면서도 그분의 책에서 느껴지던 신선함이나 소설에서 느끼던 재미는 솔직히 덜했다. 그래도 그분이 예순살이 되는 기념으로 오랜만에 낸 산문집이라 반갑고 좋았다. 

 

뒷부분에 있는 자신의 책에 대한 설명들은 그분의 책을 다시 한 번 상기하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기자로서 밥벌이를 하시던 분이 칼의 노래, 현의노래, 남한산성들을 역사성을 가미해서 쓴 글에서 그분의 글이 맘에 들었었다. 이번 산문집은 문단이 나뉘어져  있지 않아서 읽기가 조금 더디고 답답함을 느꼈다. 회상적인 글들을 보면서 그분이 살아온 사회적 환경이나 그당시의 삶의 모습들을 엿볼 수 있어서 좋았다. 

 

박경리 작가의 숨은 모습을 다시 한번 떠올릴 수 있는 일도 흥미로웠다. 박경리 작가가 하나뿐인 딸의 남편을 옥바라지 하면서 얼마나 삶이 힘들었을까 가슴이 멍해지기도 했다. 작가로서 얼마나 문장 하나하나에 심혈을 기울이면서 쓰고 있는 가도 알 수 있었다. 

 


글을 쓰는 사람으로서 나에게 사명이 있다면, 그것은 인간의 아름다움과 고귀함을 언어로써 증명하는 것이다. 그런데 인간의 아름다움은 세상의 악과 폭력과 야만성과 함께 존재할 수밖에 없다. - 본문 137쪽 중에서 

작가로서의 투철한 사명감을 갖고 글을 쓰시는 모습도 보기 좋았다. 회상적 글을 통해서 인생 육십을 마무리 하실 수 있는 것이 부러웠다. 자전거 기행에서의 살아서 펄펄 뛰는 문장은 많이 만나지 못해서 못내 아쉬워도 그분의 글에 담긴 정신을 다시 조우 할 수 있어서 좋았다. 

다음에 더 좋은 작품을 기대하면서 책을 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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