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마무리
법정(法頂) 지음 / 문학의숲 / 2008년 11월
평점 :
절판


< 수행자의 사색>

 

무소유의 삶을 글로 삶의 모습으로 보여주시는 불교계에선 큰스님의 자리에 계신 분으로 맑고 향기롭게 길상사에 오셔서 두달에 한번씩 강의도 해 주시는 스님의 조용하면서도 삶의 뒷안길에서 조용하게 사색의 글들이 담담하게 담겨 있는 수필집이다.

 

스님께선 소박한 행복한 세가지를 스승인 책과 텃밭, 차한잔이다라고 말씀하신다.수행자로서의 충만한 심정을 읽을 수 있어서 좋았다. 요즘처럼 물질적으로 욕심이 가득한 세상에서 스님처럼 사시는 분은 한줄기 시원하고 맑은 바람이다. 스님의 무소유를 읽으면서 내 가슴에 출렁이던 신선함은 아니지만, 그분의 말씀에 늘 동조하고 살아온 이십년이란 세월을 돌아보면서 조금이라도 그 맘을 이해할 수 있는 나를 관조해본다.

 

이젠 몸도 조금씩 병들고 자신의 갈 길을 준비하시는 듯한 맘으로 이 책을 쓰신 것 같다.수행자로서 늘 깨끗하게 욕심 내지 않고 수행에만 전념하려 하시는 분이 글을 쓰셔서 우리에게 전하고 싶은 것이 무엇일까? 지금 여기 감사하면서 늘 깨어서 살아가는 삶의 자세가 아닐까?


그분의 한달에 한번씩 우리에게 주시는 소식지인 맑고 향기롭게를 통해서 그분의 생각을 조금이라도 엿볼 수 있는 것은 세상사에 묻혀 살면서도 내가 깨어있음을 비추어보는 잣대가 되곤 했다. 법정스님의 책들은 거의다 읽었고 그분이 좋다고  추천하는 책들도 읽으려고 노력하면서 그분의 소박하면서도 깊은 정신세계를 흠모하는 나로선 새책이 기분 좋은 만남이였다.

 

월든의 작가 헨리데이빗소로우 생가에 가셔서 거니시면서 쓰신 글에선 나도마치 그곳을 방문해서 함께 거니는 느낌을 받았다. 나역시 그 책을 좋아하고 소로우가 살았던 곳에 가보고 싶었으니까...

 

자연에서 배우는 자세와 조용한 불일암에서의 소박하고 단순한 삶 속에서
수행을 통해서 더욱 깨달음의 길로 가신 분의 발자취를 본다는 것만으로도 정신의 감로수 한잔 마신 듯 상쾌하다/

 

책 읽는 즐거움에 대해선 고개를 끄덕이며 그분의 의견에 깊은 공감을 하게 된다. 나역시 책을 스승 삼아서 가고 있으니 무엇보다 고전의 향기에서 풍기는 정신적인 깊이와 넓이에서 참기쁨을 느끼고 깨닫게 된다. 녹슬지 않는 삶이 되기 위해선 책에 길이 있음을 알고 책을 통해서 성장 해 나가야겠다.

 

"문자의 향기와 서권의 기상이 내안에서 움트고 자라야 한다" 차를 마시면서 정신적인 깊이를 가진 책과 마주 앉은 그 시간이 우주에서 하나 되는 충만함이리라 그 몰입의 순간에 나는 사라지고 범아일여가 되는 것이 아닐까?

 

이 책을 읽으면서 아름다운 마음 한자락 키울 수 있고 한적한 불일암에서 수행을 하시면서도 세상 사는 우리에게 건네는 따스한 사랑의 말씀이라 믿는다. 하나님을 믿고 기도 하고 종교적으로 기독교의 길을 가고 있지만, 한때 불교 공부와 수행을 하던 나로선 존경하는 법정스님의 삶과 말씀은 늘 신선하고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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