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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익환 평전 ㅣ 역사 인물 찾기 15
김형수 지음 / 실천문학사 / 2004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2004.5.28
1994년 겨울, 고등학교 졸업날짜를 받아놓고 대학생인 될날을 기다리고 있던 1월달 문익환 목사님이 돌아가셨다고 했다.
부모님과 동생들과 수유리 한신대에 채려진 빈소에 들렀던 기억이 난다. 선명한 기억은 없지만 그때 유명한 사람들 조금을 보았던 것과 부모님은 많이 슬퍼하고 난 조금 슬퍼했던 그런 기억의 조각들...
10년이 지난 지금 많이 슬퍼하고 있다.
그리고 감사하고 있다. 이렇게 책으로나마 목사님을 뵙게 된것을.
열사들의 이름을 외치는 대중연설장면,,
담담히 법정앞에 서시는 모습.
김일성과 힘차게 포옹하는 장면,
철거민 아주머님과 춤추며 즐거워하는 모습,
끊임없이 자신을 낮추고 시대와 민중의 한복판에 자신을 내던지는 목사님의 모습에 책을 읽는 내내 가슴에 불덩이가 하나 들어앉은 것 같았다.
때로는 눈물로 감동이 흘러나왔다.
목사님을 그간에도 좋아하기는 했으나 그냥 막연히 좋아해!! 뭐 그런거였다. 적어도 좋아하는 사람이 어떤 삶을 살았는지 알아야 하지 않느냐? 라는 생각에 보기에도 무섭게 두꺼운 책을 덜컥 읽어버렸다.
내가 알고있는 것보다 훨씬더 복잡하고 장대한 삶을 사셨던 목사님이 부러웠다. 부러웠다 ? 북간도 우리땅 일본 미국...식민지 시대와 분단시대를 관통해 가슴의 품을 키우고 발바닥으로 그리는 역사를 경험한 분이셨다. 늘 소년같은 아름다운 분.
어떻게 돌아가시는 그날까지 깨끗하고 당당하게 사셨던지에 대하여 이 책을 통하여 단편적으로나마 알게 되었다.
그럼 나는 이제?
목사님은 내가 계속 책 주변을 맴돌며 눈물짓고 기뻐하며 그만 바라보고 있는 것을 결코 기뻐하지 않을 것이니..
세상에 나가서 나도 예수가 되기를, 나도 전태일이 되기를, 서로 사랑하고 섬기기를 , 서로 '고무, 찬양'하기를 바라실 것이니..
삶이 고단하고 의미를 잃어갈때 역사와 민족의 희망을 다시 돌아보라고 날 채찍질해주는 가슴 뻐근한 분을 한분 더 가슴에 새겼다.
"천번을 만나도 스쳐 지나가는 사람이 있고 한번을 만나도 심장에 남는 사람이 있다." 책의 한글귀처럼 심장을 쿵쿵 울리는 그분을 새기고 앞으로의 나의 구체적 삶을 고민해야겠다.
김형수 님께 감사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