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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카 타운 왕언니 죽기 오분 전까지 악을 쓰다
김연자 지음 / 삼인 / 200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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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하지 않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그녀들의 기도대목. 가슴이 먹먹해져왔다.

 김.연.자. 양공주로 매춘부로 25년을 미군기지에서 살았던 여자가 자서전을 썼다. 처음엔 그냥 제목이 강렬한 소설인줄 알았다.

"고삐" 뭐 그런 부류의...

책을 인터넷으로 주문을 하고 받고서야 그것이 자서전인줄 알았다. 강제로 끌려서 정신대 생활을 한것도 아니고,정말 찢어지게 가난해서 기지촌으로 흘러간것도 아니고...대체 이여자 왜 그랬을까?

 아버지에게 버림받고, 11살에 사촌오빠에게 성폭력을 당하고 고등학교시절 군인에게 성폭력을 당하고...그러면서 자기몸의 소중함을 상실했다. 사람이 막다른 처지에 이르면 다른것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한길만 보일수 있으리라..

내가 이렇게 이런 삶을 걸어올수 밖에 없었듯이

김연자도 그 삶의 바탕위에서 세상에 대한 악다구니로 밑바닥 삶을 살다가 동두천으로 송탄으로 군산으로 흘러들어갈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리어커라도 끌지 그랬어? 식당일이라도 하지?   이런 이야기들은 접어두자. 그녀들이 아닌이상 그녀들의 삶을 경험해보지 않은이상 그런 이야기들은 그녀들의 상처에 소금뿌리는 일일테니...

 윤금희씨 살해 이후로 기지촌 문제는 나에게 인식되었고 교회에서 가끔 사먹었던 두레방 빵...에서 그런 사람들이 있구나.   하고 생각했을뿐 이시대의 또다른 약자에 대하여는 무관심했었음을 고백한다.              

 죽기오분전까지 악을 쓰고 싶었던 것들..가장 낮은 사람들에 대하여 ,우리사회가 잉태한 혼혈아에 대하여, 억울한 죽음에 대하여.,성폭력으로 무너져 맹렬하게 상처받고  다시 치유되는 한 여자의 삶에 대하여

 삶과 진실로 써내려간 글. 진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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딴따라라서 좋다 - 오지혜가 만난 이 시대의 '쟁이'들
오지혜 지음 / 한겨레출판 / 200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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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를 좋아한다, 춤추기도 좋아한다, 뭔가 두드리는 것도 좋아한다, 그림을 좋아한다,

이 책을 읽는 내내 부러워 죽는줄 알았다.

아유...멋져라. 딴따라들...좋아하는 것을 위해 온몸을 던질 준비가 되어있고 기꺼이 그렇게 하는 사람들.

딴따라가 되고 싶은 것을 안것은 20대 후반이었다.하지만 절실하지 않았다. 너무 늦었다고 난 이미 의사가 되어버렸으니까...

아무것도 준비된것도 없는 내가 맘만 가지고 무언가가 될리가 없으니까...자기 위안을 하며 평범한 길을 가고 있다.

 

괜한 자기 연민과 그들에 대한 시기심에 가슴이 울컥하면서 혼자 꺼억꺼억 울어댔다..유치하게..

 

난 나의 길이 있는데..그리고 지금이라도 내가 진짜 하고 싶은것을 그냥 하면 되는 것인데...결국 용기도 없으면서..

 

아름다운 사람들이다. 아름다움에 어찌 한가지 기준만 있으랴..

김윤아의 불행이 아름답고,

김C의 어설픈 저항정신이 귀엽고,

윤민석의 순수함이 여전히 가슴뛰게 하고

방은진의 도전정신과 살아있는 눈빛이 멋있고

달의 사제,샤먼같은 이상은은 또 왜그리 대책없이 멋있는지

윤여정, 김성녀, 박광정, 김대승, 배칠수, 이호재, 박해일, 장진....

 

그리고 이여자 오지게 딴따라 오지혜... 글빨이 아주 제대로다.

이런 좋은 사람들과 데이트를 허락해준 오지혜씨게 감사하고 싶다.

홈페이지나 찾아가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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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군대다 - 여성학적 시각에서 본 평화. 군사주의. 남성성, 청년학술 56
권인숙 지음 / 청년사 / 200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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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학위논문을 위해서 씌여진 책이다. 많은 주석들이 좀 지루한 감을 주긴 하지만...곳곳에 첨가되어있는 인터뷰들이 지루함을 희석시키고 흥미를 이끌어낸다.

 

늘 궁금했었다. 우리나라에서 군대의 의미는 무었일까? 얼마나 뿌리깊게 군대 문화를 우릴 지배하고 있는 것일까?

" 군대 갔다와야 사람되지" 이런류의 말을 수도없이 듣고 자랐고

그 사람된다는 군대를 가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는 또다른 "사람"들을 무수히 봐왔다.

우리가 즐겨 쓰는 '인권의 사각지대'라는 말에서 '사각지대'도 군대 용어라는 사실을 아는가?

 

내가 이책에서 관심있게 보았던 부분은 두가지 였는데

1. 학생운동에서의 군대문화

2. 군대내 남성간 성폭력  

이었다.

 

학생운동세력안에서의 군대적 체계와 수평적 연대 관계보다는 수직적 명령하달체계였었고  군부독재를 비판하고 그 세력과 투쟁하면서도 조직안에서는 폭력성과  '일상적 파시즘'이 멋지듯이 여겨지기도 했다. 여성은 철저히 배제되었으며 여성의 주위상황과 조건을 고려하지 않은채 남성과 똑같이 되기를 무의식속에 강요했다.

집에 일찍 들어가는 여성은 투쟁성이나 사상성을 의심받았다.

같은 조직생활에서도 여성은 어머니같은 이미지로 다른 남성들의 뒷바라지 역할을 해야했다. 그것이 미덕이었고  당연한 일이었다.

 

반성하지 않는 역사는 발전이 없다.

되돌아 곱씹고 고찰하지 않는 조직은 쇠락의 길로 갈뿐이다.

다시 생각하고 성찰이 필요하다. 이것이 이 책이 가지는 미덕일 것으로 생각된다.

 

그리고 두번째, 군대내에 성폭력이 있는가?  남성들만 있는 교도소 안에서의 강간이야기는 유명한 "소생크 탈출"이라는 영화에서도 거론되고 있고 군대내의 성폭력도 알고 있는 이야기이기는 했다.

그런데 왜 이 문제가 쉬쉬하며 넘어갈수 있는가?

 

"성폭력의 피해자가 된다는 것은 남성임을 부정하는 것과 동일하게 여겨지기 때문이다. " 저자의 말이다. "피해자로서의 자신을 바라보고 알리는 것은 치명적인 남성성의 훼손으로 여겨진다"는 것이다.

그럼 가해자는 뭐라고 하는가?

" 성폭력의 이유로 가장 빈번하게 주장한 것은 장난이고 그리고 친근감의 표현이 뿐 "

가해자는 게이는 아니다 . 피해자 역시 마찬가지다. 남성만의 공간이는 특수한 상황이 그들을 그렇게 몰고간 것이다.

그리고 자신의 권력의 표현과 위계질서의 확립(?)의 수단으로 성이 이용되고 있는 것이다.

 

예전보다는 군대도 많이 좋아지고 군대밥도 맛있어지고 사회 분위기도 좋아졌다지만...

아직도 남아있는 폭력에 대한 막연한 동경과

군대갔다와야 된다는 그 "사람"의 의미와

여성들을 주변인으로 만들었던 군대문화같은 사회와 학교에서의 조직생활에 대한 성찰이 필요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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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 이야기
얀 마텔 지음, 공경희 옮김 / 작가정신 / 200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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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와 한 소년이 태평양에서 표류했던 이야기라고 알고 있었다. 생각했다.

무척 아름다운 이야기일것이라고... 소년과 호랑이는 친구가 되고 호랑이는 소년과 말을 하며

바다라는 자연과 싸워내며 결국은 깊은 우정을 지닌채 살아남는다는 뭐 그런 종류

 의 소설로 생각하고 책을 읽어나갔다.

 나의 판단은 모조리 빗나갔다. 호랑이는 정말 우리가 알고 있는 무

 서운 호랑이였으며 소년은 호랑이와 말은 커녕 호랑이에게 잡혀먹

 힐까봐 하루하루를 숨죽이며 치열하게 살아간다.....

 

이야기는 크게 세부분으로 나뉜다.

 

1. 파이의 어린시절. 파이는 인도의 캘커타의 동물원하는 아버지의 아들이다. 파이는 참 깜찍한 소년이다. 파이는 이스람 , 힌두교, 기독교를 두루 섭렵하고 그 신들을 모두다 믿고 따르며 진심으로 사랑한다.  각 종교 지도자들은 이 소년을 두고 서로서로 자기네 신도라며 서로 다투게 된다. 그때 소년은 이런말을 한다.

 

  "간디께서는 '모든 종교는 진실하다'고 말씀하셨어요. 저는 신을 사랑하고 싶을 뿐이에요."

 작가가 하고 싶은말, 내가 듣고 싶던 말...

파이는 동물을 사랑하며 신을 사랑하며 어린시절을 보낸다. 그러다가 캐나다로 가는 이민선에 오른다.

 

아...여기 나오는 이야기중에 나무늘보 이야기가 인상적이었다.

나무늘보 .. 하루에 12시간이상을 잠을자는 게으르고 게으른 느긋하고 낙천적인 나무늘보!  그렇게 살고 싶었다. 한창 바쁠때 읽은 이 책에서 나무늘보는 가장  매력적인 동물이었다. ^^

 

2. 이제 태평양.. 조난...

가족은 모두 다 죽고

구명보트에서 살아남은 것은 하이에나, 오랑우탄, 한쪽 다리를 다친 얼룩말, 그리고 벵골 호랑이 " 리처드 파커"

철저한 약육강식의 법칙대로 하이에나와 오랑우탄,얼룩말은 모두 죽고 배안에 남은 것은 " 리처드 파커" 와 파이..

그들의 227일간의 긴 여행이 시작된다.

 

"공포심에 대해 한마디 해야겠다. 공포심만이 생명을 패배시킬 수 있다. 그것은 명민하고 배반 잘하는 적이다. 관대함도 없고, 법이나 관습을 존중하지도 않으며, 자비심을 보이지도 않는다. 그것은 우리의 가장 약산 부분에 접근해, 쉽게 약점을 찾아낸다. 공포심은 우리 마음에서 시작된다. "

 

공포심.. 가끔 직면하지만.. 삶앞에서 이렇게 철저하게 느낀적이 있었던가? 막다른 골목에서 느끼는 아이러니한 순간의 침착함이 삶을 살아갈수 있게 하는 힘이 아닐까?

공포를 느끼는 대상이 도전해야할 대상으로 바뀌기도 한다. 삶의 의미가 되기도 한다.

 

"사랑한다!" 터져 나온 그 말은 순순하고, 자유롭고, 무안했다. 내 가슴에는 감정이 넘쳐났다. "정말로 사랑해. 사랑한다. 리처드 파커. 지금 네가 없다면 나 어째야 좋을지 모를거야. 난 버텨내지 못했을 거야. 그래, 못 견뎠을 거야. 희망이 없어서 죽을 거야. 포기하지 마. 리처드 파커. 포기하면 안돼. 내가 육지로 데려다줄께 .약속할께. 약속한다구!"

 

3. 살아남은 파이가 하는 말..

섬뜩한 반전..진실을 헷갈리게 만드는 이야기들..

 

"세상은 있는 모습 그대로가 아니에요. 우리가 이해하는 대로죠, 안그래요? 그리고 무언가를 이해한다고 할 때, 우리는 뭔가를 갖다 붙이지요. 아닌가요? 그게 인생을 이야기로 만드는 게 아닌가요?"

 

삶은 그런건가? 호랑이와 싸우기도 하고 호랑이를 길들이기도 하고 결국 같이 살아가고 죽을만큼 고통스럽다가도 희망이 생겨나기도 하는 것! 16세 소년의 227일의 표류일기, 마지막 진실이 아닐지도 모르는 이야기의 재구성이 맘속에 캥기기도 하지만

매력적인 소설이다. 재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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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둘리에 대한 슬픈 오마주
최규석 지음 / 길찾기 / 200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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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2년 보물섬 창간호부터 애독자였던 나는 아직까지도 만화를 너무너무 좋아한다.

요즘도 만화를 보고 웃고 울고

만화방을 찾아가 아줌마가 끓여주는 라면을 먹으며 마냥 행복해하기도 하고

사랑하는 만화는 사기도 주저하지 않는다.

 

그러다가 가끔 이런 만화도 만난다.

 

둘리의 변신? 최규석은 외계인인 도우너 ,우리와 다른세계에서 왔던 둘리 ,말을 하는 어이없는 또치,

"구공탄"을 외치던 어설픈 가수 마이콜을 현실에 대입시킨다.

 

호이호이 하는 둘리의 오른쪽 집게손가락은 프레스기에 눌려서 잘려나갔고 그의 초능력도 사라졌다.

또치는 철수(고길동의 아들을 기억하는가? 딸은 영희였다.)에 의해 타조 농장으로 팔려가고 타조농장에서 몸파는 늙다리 타조가 된다.

도우너는 사업에 철수를 끌여들였다가 부도가 나고 철수는 망하고

희동이는 그 덕에 삐뚤어진다. 그 때문에 철수는 도우너를 속여 과학집단에 팔고 과학자는 

외계인을 해부한다.

 

차가운 눈으로 최규석은 말한다. 나와 멀지 않은 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람들의 삶의 이야기를.

 

둘리와 소주한잔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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