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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 이야기
얀 마텔 지음, 공경희 옮김 / 작가정신 / 2004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호랑이와 한 소년이 태평양에서 표류했던 이야기라고 알고 있었다. 생각했다.
무척 아름다운 이야기일것이라고... 소년과 호랑이는 친구가 되고 호랑이는 소년과 말을 하며
바다라는 자연과 싸워내며 결국은 깊은 우정을 지닌채 살아남는다는 뭐 그런 종류
의 소설로 생각하고 책을 읽어나갔다.
나의 판단은 모조리 빗나갔다. 호랑이는 정말 우리가 알고 있는 무
서운 호랑이였으며 소년은 호랑이와 말은 커녕 호랑이에게 잡혀먹
힐까봐 하루하루를 숨죽이며 치열하게 살아간다.....
이야기는 크게 세부분으로 나뉜다.
1. 파이의 어린시절. 파이는 인도의 캘커타의 동물원하는 아버지의 아들이다. 파이는 참 깜찍한 소년이다. 파이는 이스람 , 힌두교, 기독교를 두루 섭렵하고 그 신들을 모두다 믿고 따르며 진심으로 사랑한다. 각 종교 지도자들은 이 소년을 두고 서로서로 자기네 신도라며 서로 다투게 된다. 그때 소년은 이런말을 한다.
"간디께서는 '모든 종교는 진실하다'고 말씀하셨어요. 저는 신을 사랑하고 싶을 뿐이에요."
작가가 하고 싶은말, 내가 듣고 싶던 말...
파이는 동물을 사랑하며 신을 사랑하며 어린시절을 보낸다. 그러다가 캐나다로 가는 이민선에 오른다.
아...여기 나오는 이야기중에 나무늘보 이야기가 인상적이었다.
나무늘보 .. 하루에 12시간이상을 잠을자는 게으르고 게으른 느긋하고 낙천적인 나무늘보! 그렇게 살고 싶었다. 한창 바쁠때 읽은 이 책에서 나무늘보는 가장 매력적인 동물이었다. ^^
2. 이제 태평양.. 조난...
가족은 모두 다 죽고
구명보트에서 살아남은 것은 하이에나, 오랑우탄, 한쪽 다리를 다친 얼룩말, 그리고 벵골 호랑이 " 리처드 파커"
철저한 약육강식의 법칙대로 하이에나와 오랑우탄,얼룩말은 모두 죽고 배안에 남은 것은 " 리처드 파커" 와 파이..
그들의 227일간의 긴 여행이 시작된다.
"공포심에 대해 한마디 해야겠다. 공포심만이 생명을 패배시킬 수 있다. 그것은 명민하고 배반 잘하는 적이다. 관대함도 없고, 법이나 관습을 존중하지도 않으며, 자비심을 보이지도 않는다. 그것은 우리의 가장 약산 부분에 접근해, 쉽게 약점을 찾아낸다. 공포심은 우리 마음에서 시작된다. "
공포심.. 가끔 직면하지만.. 삶앞에서 이렇게 철저하게 느낀적이 있었던가? 막다른 골목에서 느끼는 아이러니한 순간의 침착함이 삶을 살아갈수 있게 하는 힘이 아닐까?
공포를 느끼는 대상이 도전해야할 대상으로 바뀌기도 한다. 삶의 의미가 되기도 한다.
"사랑한다!" 터져 나온 그 말은 순순하고, 자유롭고, 무안했다. 내 가슴에는 감정이 넘쳐났다. "정말로 사랑해. 사랑한다. 리처드 파커. 지금 네가 없다면 나 어째야 좋을지 모를거야. 난 버텨내지 못했을 거야. 그래, 못 견뎠을 거야. 희망이 없어서 죽을 거야. 포기하지 마. 리처드 파커. 포기하면 안돼. 내가 육지로 데려다줄께 .약속할께. 약속한다구!"
3. 살아남은 파이가 하는 말..
섬뜩한 반전..진실을 헷갈리게 만드는 이야기들..
"세상은 있는 모습 그대로가 아니에요. 우리가 이해하는 대로죠, 안그래요? 그리고 무언가를 이해한다고 할 때, 우리는 뭔가를 갖다 붙이지요. 아닌가요? 그게 인생을 이야기로 만드는 게 아닌가요?"
삶은 그런건가? 호랑이와 싸우기도 하고 호랑이를 길들이기도 하고 결국 같이 살아가고 죽을만큼 고통스럽다가도 희망이 생겨나기도 하는 것! 16세 소년의 227일의 표류일기, 마지막 진실이 아닐지도 모르는 이야기의 재구성이 맘속에 캥기기도 하지만
매력적인 소설이다. 재미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