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들의 들판
공지영 지음 / 창비 / 200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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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위 사람들의 비판에 난 잘 모르면서도 어줍잖게 공지영을 그냥 싫어하게 되었다. 그래서 의식적으로 피해왔던 그의 소설이었는데 어쩔수없이 손을 대게 되었다.
병원 하이퍼렛에 정말 읽을 만한 책이 이 한권뿐이었다.
어쩔수 없는 선택이었으나 이제 공지영을 싫어하지는 않을거 같다.
싸구려 감상을 팔아먹는 소설가라는 세뇌된 평가들도 이제 나에게서 그 효력을 잃었다.

독일..그 중에세도 특별한 공간 베를린에서의 다양한 이방인들의 삶.
한국 사람들. 나름대로의 상처와 아픔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는 이들.
잊혀진 사람들. 그들은 한국을 잊지 않고 있는데
우리는 이미 그들이 있었다는 것조차 생각하고 있지 않은가?

베를린에 간적이 있다. 몹시 추운 겨울날. 눈이 펑펑 쏟아지던 2001년 겨울. 찾아간 큰엄마 큰아빠에게서 느꼈던 무언지 모를 쓸쓸함과
가끔 보이는 과도한 자부심을 공지영이 풀어내고 있다.
이 연작 소설로.

박정희 시대때 광부로 간호사로 팔려왔던 평범한 한국의 젊은이 들의 아픈 삶의 과정의 연속들,
광주를 전세계에 알린 힌츠편터와의 만남에서 다시 광주를 기억하는 유학생의 모습, 임수경 사건과 연루되어 베를린을 떠도는 이제는 백발이 내려앉은 청년, 여권에 동독 스탬프가 찍혔다는 이유로 남편에게 이혼당하고 인생이 어그러져 버린 젊은 엄마,

결국 독일에서도 이방인, 한국에서도 받아들여질수 없는 사람들의 상처를 공지영은 차분한 시선으로 담아내고 있다.
이것이 현실이라고,
이런 사람들이 베를린에 살면서 이런 아픔을 가지고 이런 생각을 가지
고 살고 있다고...

역사는 정확한 진실을 아는것에서 정립되고
미래는 그 진실한 과거를 바탕으로 만들어진다.

이런 사람들이 살고 있다고 어긋난 과거로 인해 현실에 이런 이들이 상처받고 있다고 알고 있는것으로 족하다. 이것으로 이 소설은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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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우스 2005-01-13 0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주위에서 나쁘단 말을 많이 하면 피하게 되던데, 책을 읽고 그녀를 안싫어하시게 된 님께 박수를... 저도 오늘 이 책 다 읽었어요. 우리의 아픈 역사를 다시금 느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