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계와 고봉의 사단칠정 논쟁이 율곡과 우계牛溪 성혼成渾의 논쟁으로 재현되고, 그것이 인물성 동이논쟁-'호락湖洛논쟁'으로 이어져 실학과 양명학으로 뻗어나간 것에서 보듯, 율곡은 한국유학사의 씨줄과 날줄이 얽히고 엮이는 고갱이이다.

  율곡 사상의 대표 개념 중 하나인 '이기지묘理氣之妙'는 불교와 도가, 양명학과 화담의 기학氣學까지 폭넓게 포용한 율곡 사상의 개방성을 잘 보여준다. 성리학계의 아담 스미스 내지 아마르티아 센이라고 할 수 있을까.

  펠로폰네소스 전쟁이 플라톤을 낳고, 그 관념주의, 이상주의에 대한 반작용으로 등장한 아리스토텔레스의 현실주의적 종합이 새 시대의 철학을 예비한 것처럼, 4대 사화로 인한 혼란과 가치전도는 윤리지상의 주리론적 풍토를 불렀고, 그에 대한 반성이 율곡의 이기조화론, 경세적 실학으로 이어졌다. 그리고 율곡으로부터 반계磻溪와 성호星湖, 북학파, 혜강惠岡 최한기崔漢綺가 뻗어 나왔다.


  지은이는 성균관대학교와 충남대학교 대학원에서 이동준, 유승국, 배종호 선생님을 사사하며, 율곡 철학의 숲과 나무를 섭렵한 분이시다. 1981년 성균관대학교에서 "율곡사상에 관한 연구: 상소문을 중심으로"라는 석사논문을 http://www.riss.kr/link?id=T7833333, 1987년 충남대학교에서 "율곡의 철학사상에 관한 연구: 이기지묘를 중심으로"라는 박사논문을 쓰셨다 http://www.riss.kr/link?id=T7294525. 이들 논문을 합한 책이 1987년에 나온 『율곡철학연구』이다. 그리고 1998년에 새로이 『율곡사상의 체계적 이해』 두 으로 그간의 연구 성과를 종합하셨는데, 1권은 성리학 편, 2권은 경제사상 편이다. 율곡학을 끌어안고 오래 고민하신 분이시라, 대중서인 위 e시대의 절대사상 편도 문장이 충실하다. 율곡학회 회장을 역임하셨다.




  이미 여러 분들의 시도가 있었겠지만, 율곡을 기점 삼아 앞으로는 15세기 김종직에 멀리 여말 정몽주까지 거슬러 올라가고, 뒤로는 조선 후기 실학자들에까지 가닿는 계보도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해보고픈 생각도 든다. 그래도 한국유학에서 퇴계와 율곡, 다산의 경우는 상황이 좋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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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금 전에 『클래식에 말 걸기』에 대한 아쉬움을 썼는데, 위 책은 젠체하지 않으면서도 짤막한 분량에 다채로운 내용을 빽빽하게 담고 있다. 청소년 도서라고 얕볼 책이 아니다.

  재기발랄한 삽화가 흥미를 더한다.

  역시 책은 아동, 청소년을 대상으로 써야 하는지, 2000년 1월에 1쇄를 낸 후, 2007년 6월에 23쇄를 낸 것으로 되어 있는데, 몇 쇄까지 찍고 절판되었는지 모르겠다.


  비슷한 느낌의 어른용(?) 책으로 신동헌의 책들이 있다. 믿고 볼 수 있는 작가다. 이 분은 그림을 직접 그리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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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악 좀 즐긴다는 이들의 이 집 저 집에 꽂혀 있길래, 헌책방에서 사두었다가 읽어 보았다.

  지적 차이와 그로 인한 구조적 차별의 극복은 반지성주의가 아니라, 대중의 지식인화를 통하여야 한다고 믿기에, 클래식도 공부하고, 반복 훈련-연습하여야만 친해질 수 있다는 글쓴이의 머리말이 반가웠고, 일말의 기대를 가졌다.

  하지만 결국 타협할 수밖에 없었던 것일까. 시중에 넘쳐나는 여느 클래식 입문서들과 마찬가지로 에피소드 나열을 크게 벗어나지 못하였다[요즘은 포노(Phono) 출판사 등에서 아래과 같이 주옥같은 책들이 많이 소개되고 있지만, 국내 서적을 보면 여전히 '요런 이야기는 못 들어봤지?'하며 흔하고 뻔한 이야기를 늘어놓는 야사野史 경쟁에 머물고 있는 것 같다]. 음악이론을 전공하셨다는데, 글쓴이만의 음악체험에서 우러나오는 깊은 통찰 같은 건 발견하기 어려웠고, 제시된 내용 중에는 모르는 이가 읽으면 오해할 만한 서술도 있었다.

  글빨의 문제였는지, 이강숙, 민은기 같은 분들의 (아마도 귀하디 귀한) 지인 찬스 추천사에도 불구하고, 회사나 문화센터 교양강좌에서 다룰 정도의 내용에 그쳤다. 다만, 장과 장 사이 오진국 화백이라는 분의 그림만은 눈길을 사로잡았다.



  그 밖에 위와 같은 책을 내셨는데, 『클래식 음악계의 낮과 밤』이라는 제목이 당장 솔깃하나, 한 분의 혹평이 마음에 걸린다. 글쓴이의 다른 책을 읽어 본 입장에서 어떤 느낌인지 짚이는 바가 없지 않다.


  이야기가 나온 김에, 응원하고픈 출판사, 포노(PHONO)의 포트폴리오를 점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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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시대

  987 위그 카페, 프랑스 왕으로 등극

  1337~1453 백년전쟁

  1431 잔 다르크, 루앙에서 화형당함




  자크 르 고프에 관하여는 http://blog.aladin.co.kr/SilentPaul/9705039 참조.




2. 롤랑의 노래 Le Cahnson de Roland (1100년경)


[176 시절]  롤랑 백작은 소나무 아래 누웠다. 그러고는 에스파냐를 향해 얼굴을 돌렸다. 용사로서 자신이 정복한 땅들, 남작, 다정한 프랑스, 자기 가문 사람들, 자신을 키워 준 주군 샤를마뉴에 관한 수많은 추억이 떠올랐다. 그러자 눈물과 한숨이 흘러나와 참을 수가 없었다.


CXXXVI. Le Comte Roland se couche sous un pin: vers l'Espagne il a tourné visage. De bien des choses lui vient le souvenir: de tant de terres qu'il a conquises, le baron, de douce France, des hommes de son lignage, de Charlemange, son seigneur, qui l'a nourri; il ne peut s'empêcher d'en pleurer et d'en soupirer.



  원문 보기 https://www.hs-augsburg.de/~harsch/gallica/Chronologie/11siecle/Roland/rol_ch00.html



3. 궁정풍 이야기 Roman courtois (1152~1259년경) - 『트리스탄과 이죄 Tristan et Yseut』(1170년경)를 비롯하여...


  "부인(?), 일어나세요. 제가 가까이 갈 수 있도록 해주세요. 정말이지 당신보다는 나에게 슬퍼할 사연이 더 많아요. 내가 그를 더 사랑했으니까요."

  «Dame, relevez-vous et laissez-moi approcher. J’ai plus de droits à le pleurer que vous, croyez-m’en. Je l’ai plus aimé.»



  독일 판 트리스탄. 바그너의 음반들은 패스...




4. 서민문학 - 『르나르 이야기 Le Roman de Renart』(1200년경)


  샹트클레르는 그에게 왁자한 웃음을 터뜨린다...

  Chantecler lui jeta un éclat de rire...


- 르나르와 샹트클레르 Renard et Chantecler의 마지막 문장




5. 중세 말 - 비용, 『유언집 Le Testament』(1461~1462)


  사람들이여, 이건 전혀 빈정거리는 것이 아니니,

  대신 하느님께 우리 모두가 용서받을 수 있도록 기도해 주길!


  Hommes, ici n'a point de moquerie;

  Mais priez Dieu que tous nous veuille absoudre!


- François Villon, 교수형 당하는 자들의 노래 Ballade des pendus


  그러나 지난 해 내린 눈은 어디 있는가?

  Mais où sont les neiges d'antan?


- François Villon, 옛날 귀부인들의 노래 Ballade des dames du temps jadis




6. 이형식 교수님께서 옮기신 책은 위에 등장한 책들 말고도 아주 많다. 건국대 영문과 교수님으로 영화 이론서를 다수 내신 이형식 교수님과는 구별 요망!




7. 일반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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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늘 아래 어려운 장사가 없도록 하라." - 마윈


  영국 투자 무역청(UK Trade & Investment) 보고서 등은 핀테크 사업 영역을 지급 결제 Payments, 금융 소프트웨어 (Financial) Software, 금융 데이터 분석 Data Analytics, 플랫폼 Platform (Service)으로 분류하였다.

  Ernst & Young LLP, "Landscaping UK Fintech" (2014. 8. 6.) https://www.gov.uk/government/uploads/system/uploads/attachment_data/file/341336/Landscaping_UK_Fintech.pdf

  Mehmet Basaran, "Fintech: The UK’s unique environment for growth" (2015. 9. 4.) https://www.slideshare.net/MehmetBasaran/fintech-the-uks-unique-environment-for-growth

  Ernst & Young LLP, "UK FinTech: On the cutting edge: An evaluation of the international FinTech sector" (2016. 2. 24.) https://www.gov.uk/government/publications/uk-fintech-on-the-cutting-edge


  위 책은 알리바바와 텐센트가 이들 분야에서 어떻게 ABCD(인공지능 AI, 블록체인 Blockchain, 클라우드 컴퓨팅 Cloud Computing, 데이터 Data) 기술을 바탕으로 독점 관리 관치금융을 해체하고 중국 신뢰 시스템의 기반을 만들어나가고 있는지에 관한 때맞춰 나온 보고서이다(중국 BAT 중 B, 바이두는 상대적으로 덜 조명되고 있다). 2018년 2월 20일에 제1판 제1쇄가 나왔는데, 2018년 1월의 일까지 다루고 있다. 실용주의적 기술민족주의(pragmatic techno-nationalism)를 표방하는 중국이, 언제 (중앙집권형) 법정 가상화폐를 발행할 것인지도 귀추가 주목된다.


  글쓴이는 경희대학교 중국어학과를 졸업하고, 2017년 2월 연세대학교 대학원 지역학협동과정 중국지역 전공으로 "중국 핀테크기업의 성공요인 분석: 알리바바와 텐센트 사례를 중심으로"라는 149쪽짜리 '천연색' 석사학위 논문을 썼다. http://www.riss.kr/link?id=T14450493 시의성 있는 주제를 잡은 데다, 글도 썩 좋았는지 꽤 읽힌 것으로 보인다(추록이 영문뿐 아니라 중문으로도 쓰여 있다! 다만, 위 논문에서 글쓴이는 중국 핀테크기업 성공요인을 제도주의 경제학 이론으로 규명해 보겠다고 하였는데, 제도주의 경제학에 대한 깊은 이해를 가지고 쓴 것 같지는 않다. 본문에 더글러스 노스의 『Institutions, Institutional Change and Economic Performance』(1990)를 인용한 어떤 문헌을 다시 따온 것 같은 흔적이 있는데, "North(1990)" 내지 "Amable and Petit"라고만 표시되어 있고, 뒤의 참고문헌 목록에는 해당 문헌이 나타나 있지 않다. Ernst & Young 보고서의 저자를, 연구를 발주한 영국 재무부 경제장관(Economic Secretary to the Treasury)인 Harriett Baldwin으로 쓴 것도 오류이다. https://en.wikipedia.org/wiki/Economic_Secretary_to_the_Treasury 참조. 이상과 같이 논문은 책에 비하여 이래저래 급하게 내신 것 같지만, 어쨌든 좋은 주제를 잡아 성실하게 잘 엮어내셨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한국토지주택공사에서 일하고 있지만 스마트시티 개발 정책을 연구하기 위하여 중국 푸단대학교에서 박사과정을 밟을 예정이시라고 한다. 성공하시기를 바란다.


  참고문헌을 추려 본다.



  스리체어스라는 출판사도, 북 저널리즘이라는 시리즈도 생소한데, 찾아보니 작년 초부터 흥미로운 책들을 많이 내고 있다. 2018년 4월 2일자로 발행될 『버닝맨, 혁신을 실험하다』까지 17권이 나왔다. 그러고 보니 제2권『검사는 문관이다』는 들어본 일이 있다. 소제목들을 참 잘 뽑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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