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책을 고생해서 옮기고 출간해 주신 것만도 어디냐 하는 것이 기본적인 생각이지만, 꼼꼼히 읽다 보니 아쉬운 부분이 하나둘 발견된다.
아무래도 번역 작업을 여러 분이 나누어 맡으셨을 테니, 용어가 일관되지 않기도 한 것은 아쉽지만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었을 것 같다.
접미사 "-하"를 거의 잘못 띄어 쓰고 계신다는 점도 내용상 오류는 아니니 일단 넘어가자.
(가끔 맞게 붙여 쓰신 때가 없지는 않은데, 52쪽 "귀무가설 하에서", "53쪽 "독립성 가정 하에서"와 같이 거의 띄어 쓰고 계신다.)
70쪽 "사형판결과 인종" 관련 예제에서 '살인죄를 범한 피고인들'이라고 쓰셨어야 할 것을 "살인죄를 범한 피고들"과 같이 쓰고 계신 것도 법률가가 아니면 알기 어려울 수 있는 부분이니 또 넘어가자. 긴 분량에 걸쳐 "피고"와 "피고인"을 번갈아 쓰고 계신데, 같은 말이라고 생각하신 것 같다. 그러나 민사재판에서 원고의 소에 대응하는 당사자는 '피고', 형사재판에서 검사의 공소에 대응하는 당사자는 '피고인'이다.
[이런 책보다는 법정 드라마, 영화를 만드시는 분들이나 법조 기자라는 분들이 이를 구별하지 못하실 때 '깬다'. 기본을 갖추지 못하였다는 인상을 주기 쉬운 잘못이다. 최소한의 검수 노력과 비용도 들이지 않은 수준 이하의 작품들은 말할 것도 없고, '부림 사건'을 소재로 하여 관객 천만을 돌파한 영화 '변호인'에서도 '피고인'이 자주 '피고'로 지칭된다.]
이 글을 써야겠다고 생각한 것은 114쪽 연습문제 3.6 때문이다.
미국의 General Social Survey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정치성향과 지지정당에 관한 예제에서, 책에는 "1=매우 보수적, 2=보수적, 3=약간 보수적, 4=중간, 5=약간 진보적, 6=진보적, 7=매우 진보적"이라고 쓰여 있는데, 영어 원문을 찾아보니 해당 부분이 "with 1 being most liberal and 7 being most conservative"라고 나온다. 문제의 교차분할표(첨부 이미지 1)를 보면 정치성향 점수 1~4에서 민주당 지지도가 높고, R 실행 결과(첨부 이미지 2)를 보더라도 회귀계수가 -0.5901로 정치성향 점수가 커질수록 민주당 지지도가 떨어진다는 의미이니, 위의 범주 구분은 완전히 거꾸로 된 것이다. 통상적인 진보, 보수 분류에 따르면 미국의 현재 정치 지형을 보더라도 그러하고... 원문에도 없는 설명을 친절하게 붙이시려다 오히려 내용이 틀리게 되었다.


이것 말고도 (특히 연습문제에서) 원문과 대조하였을 때 꽤 다른 부분이 있었는데, 일부러 그렇게 하신 것인지 어쩌다 그렇게 된 것인지 의아하였다.
책 앞부분을 읽을 때는 그냥 보아 넘기고 있었는데, 지금부터는 메모해 두었다가 여력이 되면 정리할까 하고 페이지를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