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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의 붕괴
제레드 다이아몬드 지음, 강주헌 옮김 / 김영사 / 2005년 11월
평점 :
저자 제레드 다이아몬드의 이력을 살펴 보면 생리학, 조류학자라고 소개되어 있다. 내가 알기에는 “총 균 쇠”를 통해 그의 역작을 처음 접하게 되었고, “총 균 쇠”를 통해 세계 인류사의 흐름의 변화를 주었던 주요한 요소가 무엇인가를 설명하는 내용은 충격적이었다. 역시나 같은 흐름의 내용으로 인류사의 역사 속에 기록되지 않은 여러 문명의 흔적을 찾아 왜 역사에 남지 못하고 흔적만을 남기고 사라져 버렸는지를 명쾌하게 풀어 내고 있다.
이스터섬, 아이슬란드의 바이킹, 북아메리카 대륙의 마야 문명, 태평양의 핏켓언 섬과 핸더슨 섬의 사람들의 이야기와 우리에게 가까이 있는 일본, 중국과 조금은 생소한 뉴기니의 모습 등 전세계를 둘러 보면서 살펴보는 인류사의 이야기는 고고학과 얽혀 재미있으면서도 자연보호에 대한 생각을 하게 한다.
특히 이스터섬의 석상(모아이)은 초등학교 시절 외계인에 의해 세워진 거상으로 신비감과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의 거대 돌 석상의 모습 속에 인간이 만들었다고는 상상하지 못했던 그런 내용들의 이야기로 들었던 기억이 난다. 허나 이런 내용을 이 책의 저자의 이야기 속에 많은 고고학자들의 연구를 통해 그 신비를 밝히고 있고, 이스터섬의 석상과 그 곳에 살았던 사람들의 삶의 모습을 고고학적 발굴을 통해 살펴보는 내용은 재미있다. 이와는 다른 측면으로 비극적인 종말의 내용은 외계인이 살았고, 만들었다는 석상에 대한 신비감에서 그들의 삶의 모습을 극명하게 보며 위기와 경각심을 갖게 만든다.
한때 외국 영화를 보면 등장하는 많은 주제가 황폐화된 지구—짧게는 2030년 이후의 핵전쟁 발발과 그 이후의 황폐화된 모습 속—에서 생명연장을 위한 약육강식의 모습을 연상하게 한다. 이런 류의 영화를 거론 한다면 ‘워터월드(1995년도작)’, ‘매드맥스(1985년도작)’ 시리즈, 등이 생각난다. 먼 미래의 지구의 모습을 예측하고 벌어지는 약육강식의 아비귀환의 모습을 그렸다고 하겠다. 이런 이야기가 먼 미래에만 있었던 것이 아니라 인류사 속에 세계 곳곳에서 발생하여 사라진 문명들이 있다는 사실이 놀랍다.
현대는 전세계사 ‘지구촌’이라고 할 수 있게 세계는 하나의 공간으로 바뀌어 왔다. 이런 사실은 9.11이나 이라크전, 월드컵 등의 사건과 축제를 통해 남의 나라, 딴 나라의 이야기가 아닌 바로 옆에서 일어난 우리들 이웃의 이야기로 인식되고 느껴지게 한다. 그러나 이런 공간과 시간 속에 지구를 떠나서는 인간의 삶은 지속시킬 수 없는 상황에서 과거 문명의 흔적 속에 살다가 사라져간 그들의 삶과 다르지 않다는 저자의 지적은 의미심장하게 와 닿는다. 인간이 지구라는 공간 속에 삶을 영위하고 있는 한에는 자연적인 환경의 변화는 곧 삶의 변화를 의미한다고 하겠다.
최근 자연다큐멘터리 방송 등을 통해 보여주고 경각심을 갖게 하는 이야기 중에 대표적인 내용으로 ‘지구 온난화’를 들 수 있다. 우리가 살고 있는 한반도만도 점차 온도상승의 여파로 아열대 기후의 특성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이야기는 체감적으로 느낄 수 있는 자연 환경 변화의 대표적인 사례일 것이다. 이런 자연환경 변화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내용은 인간에 의한 무분별한 생태계 파괴 행위라는 이야기는 귀에 못이 박히게 들어 온 내용 중에 하나이다. 수많은 자동차에서 뿜어져 나오는 배기가스, 산업화 과정에서 산출되는 유해물질, 식량생산을 위한 삼림파괴, 외래종의 유입으로 인한 생태계 파괴 등등 내용은 많이 들어 왔고, 교육받았던 내용이다. 최근에는 미국이나 유럽의 거대 산불의 뉴스를 접하면서 저자의 이야기가 먼 미래 아니면 먼 과거의 이야기가 아닌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이야기라는 생각을 하게 한다.
또한 저자가 지적하는 내용 중에 특히 나무의 무분별한 남벌은 자연생태계 변화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숲의 관리와 보존은 인간뿐만 아니라 지구에 살고 있는 다종다양한 생물의 삶을 이어갈 수 있는 모태라는 점은 인상적이다. 얼마 전에 읽었던 ‘육식의 종말’에서도 인간의 탐욕과 욕심을 채우기 위한 방편이 육식이고, 육식을 위한 소의 사육을 위한 정글의 파괴는 우리 인간의 삶을 망쳐버리는 내용이 생각난다. 숲의 파괴가 생태계파괴로 이어지고 결국은 지구의 환경변화를 통해 인류의 문명이 붕괴되었던 역사적 사실을 통해 오늘의 현실을 되돌아 보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