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꼭대기의 과학자들 - 과학자와 떠나는 즐거운 산행
제임스 트레필 지음, 정주연 옮김 / 지호 / 2001년 9월
평점 :
절판


     ‘산꼭대기의 과학자들’이란 책 제목에 산에 펼쳐지는 식물에 관한 이야기나 날씨나 기후에 관련한 이야기로 생각했던 나의 추측과는 달리 산에서 펼쳐지는 바위, 흙, 지형에 대한 광범위한 내용을 주제로 하고 있다. 더 나아가 우주에 관련한 이야기를 하면서 현대물리학을 토대로 한 우주생성과 관련한 이야기는 고교시설 학교에서 배웠던 지구과학이라는 과목의 교과 내용을 주제로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지구의 나이는 얼마나 될까? 어떻게 만들어 졌을까?
     지진은 왜 일어 날까?
     지구의 대륙이 움직이고 있다고 하는데 왜 그럴까? 그 이유와 증거는 있는 걸까?

     이런 류의 질문들은 초등학교 때나 초등학교의 흥미위주의 볼거리 등에서 자주 접하던 질문들의 일부일 것이다. 허나 이에 대한 어떤 추론에 의해 발전하여 현재에 이야기하고 있는 지구의 나이가 45억년은 되었다는 이야기를 할 수 있는 답에 대해서는 기계적으로 외우던 문제의 답이었지 답이 만들어진 과정에 대해서는 그렇게 생각해 보지 않았고, 외워야 할 내용이 아니었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을 보면서 지구과학의 모든 내용을 다루고 있지는 않지만 지금까지 답만 외웠던 답들의 유추 과정이 새로운 과학—물리, 화학, 생물학 등—의 발견과 발전에 인간의 논리적 추론을 통한 결과라는 것을 알게 해 주고 있다. 지구의 지각이 거대한 맨틀이라는 판이 움직이고 있으며, 이 판의 움직임에 따라 세계 각지의 다양한 지진과 화산활동 등의 자연재해를 낳고 있다는 사실을 쉽게 이해 할 수 있도록 설명해 주고 있다. 최근 들어 동남아시아의 쓰나미 피해나 아프가니스탄, 이란 등지의 지진으로 인한 재해 상황은 단지 먼 나라의 자연재해로 방송매체나 신문에 오르는 해외의 자연재해로만 인식되는 것이 아니라 이쪽 지역의 지질학적인 특성에 의한 원인으로 이런 재해가 발생하고 있다는 과학적인 이해를 할 수 있게 한다. 또한 각지의 폭우와 폭설로 인한 재해 또한 기후와 관련한 지구과학의 내용 중 하나이며, 원인이 온난화 등의 지구환경파괴에 의한 문제라는 것을 보다 논리적이고, 과학적인 검증을 통해 이해 할 수 있게 해 주고 있다.
     지질학과 관련한 내용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우주의 무수한 별들과 그 별들의 생성과 소멸에 대한 이야기는 한 여름밤의 낭만적인 밤하늘을 바라보던 내용으로 그저 별들이 있구나 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별들의 생성과 소멸이 일어나고 있는지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 주고 있다. 또한 산에 올라 쉽게 찾아 볼 수 있고, 보여지는 현상들 중에 나무의 오른손법칙과 같은 휨 현상에 대한 이야기는 마치 과학자와 같이 산에 올라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듣고 있는 느낌을 갖게 한다. 그런 만큼 저자의 글 솜씨는 탁월하며, 쉽게 읽혀지고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한다.

     고등학교 시절 중요 문제나 자주 출제되는 문제의 답으로 외우고, 기억하고 있는 지구과학의 현상과 내용이 무궁무진한 상상과 논리적이고, 체계적인 추론에 의해 만들어진 결과라는 것을 재삼 인식하게 한다. 그런 의미에서 지구과학이라는 학문은 아무 의미 없어 보이는 질문이나 답이 없어 보이는 얼토당토 않은 질문의 답을 찾아 가는 논리적인 분석의 학문이면서, 설명할 수 없는 질문에 대한 상상의 나래를 펼쳐 인간이 감지하지 못하는 영겁의 세계를 조금이나마 느끼고 볼 수 있게 하는 학문이지 않나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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