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링크 - 첫 2초의 힘
말콤 글래드웰 지음, 이무열 옮김, 황상민 감수 / 21세기북스 / 2005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블링크(blink)는 사전적인 의미로는 ‘눈을 깜박거리다, 깜짝이다’로 설명되고 있다. 이런 의미의 확장으로 본문에는 부제목—첫 2초의 힘이 “블링크”를 대변하고 있다고 하겠다. 우리는 순간적으로 봤던 것에 대한 판단이 무언가 말로는 설명하지 못하지만, 그 느낌이 마음 속에 남고 그로 인한 판단이 결국에는 진실로 들어 나는 경우가 많이 있다. 이런 일례로 저자는 몇 가지 드라마틱한 장면들을 소개해 주고 있다.

     고대의 대리석상이라고 하는 고미술품에 대한 감정 장면, 부부들의 얼굴과 나누는 대화를 듣고 이혼율을 맞추는 이야기, 소방대의 대장이 내리는 순간적인 상황판단과 대처 하는 내용, 말의 표정을 읽고 경마에서의 우승마를 맞추는 사람, 우범가를 순찰하는 경찰이 무고한 청년을 쏴 죽인 이야기, 코라회사들의 블라이드 테스트 이야기, 오케스트라의 단원 모집 시 커튼 뒤에서의 연주와 결과를 보고 놀라는 이야기 등 위기 상황이나 한 순간의 결정이 목숨이나 거액의 돈, 명예에 관련된 내용이나 의외의 결과에 대해 놀라는 흥미진진한 이야기들로 이끌어 간다.
     한 분야의 전문가들이라고 하면 나름의 많은 경험과 지식을 가진 사람들이 자신의 분야에서 영감을 갖게 된다는 이야기는 어찌 보면 이 책에서 얘기하는 첫인상(?), 첫느낌(?)—이런 단어들의 내용으로 충분히 표현되지는 않지만—의 감(感)이 아닐까? 수많은 과학적인 데이터가 있다고 해도 사람이 느끼는 한 순간의 영감이 진품에 대한 감정이나 위급한 상황을 직감하게 하는 내용보다 뛰어나지 않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예 들은 본문의 내용에 많이 보여주고 있다. 더욱 드라마틱하게 각색되어 설명 되어지는 내용은 마치 추리 소설이나 여느 영화의 한 장면과 같이 박진감 있고, 흥미를 고조시키게 한다.

     이 책을 보면서 ‘블링크’라는 용어가 이런 것은 아닐까 나름의 생각을 해 본다. 무척 긴장한 상황에 직면하고 나서 나중에 그 장면을 생각해 보면 머리 속에 남는 장면의 내용은 다른 상황과는 다르게 기억된다. 즉, 한 순간의 내용이라고 나중에 확인되지만 그 장면의 순간이 무슨 영화와 같이 긴 이야기의 상황으로 인식 되어지고, 장면장면의 내용이 한 곳에 집중되어 펼쳐지면서 다른 내용은 볼 수 없게 되는 상황이라 생각된다. 이를 저자는 본문에 터널링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는데 이런 느낌들을 이야기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마치 영화의 총알이 날아가는 모습이 슬로비디오 형태의 내용으로 총알의 괘적이 보여지는 장면과 같이 기억에 남는다. 이런 장면의 내용은 머리 속에 각인되어 쉽게 잊혀지지 않는 일들 중에 하나일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런 기억들이 자신의 분야에서 탁월한 결정의 순간을 만들어 내는 요소가 아닐까? 그렇게 만들어 내는 요소는 많은 정보 속에서 나오는 결정이 아니라 핵심요소의 선별과 그로 인한 결정이 만들어 내는 나름의 경지에 오른 사람들의 이야기일 것이다. 과연 어느 정도의 경지에 올라야 이런 상황의 영감(?)을 갖게 되는 것인지는 해당 분야의 내용과 개인의 노력여하에 달려 있으리라 생각된다. 저자는 이런 능력을 갖는데 대한 방법론적인 내용 설명은 하지 않지만, 일 예로 경찰의 오발 사건과 관련하여 얼굴에 들어난 마음을 읽은 경찰과 그렇지 않은 경찰의 상반된 내용을 예로 들어 많은 경험과 훈련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암시하고 있다. 경찰의 순찰 시에 2인1조가 좋은가, 아니면 1인1조가 좋은가에 대한 이야기는 순간적인 판단에서 보다 이상적인 결정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론적인 내용을 제시하고 있다. 어떤 상황인식이나 사람에 대한 판단, 등의 결정을 하는 상황에서 결정요소와 직결되지 않는 요소의 선입견 등이 부가적인 많은 정보로 인한 시간지연과 오판을 낳는다는 내용은 시사점이 있다.
     오케스트라의 단원 모집 시에 커튼 뒤에서 오직 연주내용으로 판단하는 오디션방법이나 펩시콜라의 블라인드 테스트를 통한 맛 비교로 소기의 성과를 올리고, 섣부른 코카콜라의 대응으로 막대한 비용의 낭비는 평가하고 판단하고자 하는 핵심이 무엇인가를 인지하고 그에 따른 정보만을 받아들여 결정하는 인지 능력은 탁월한 전문가 만이 만들어 내는 역할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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