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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은 당신 안에 있습니다
이승복 지음 / 황금나침반 / 2005년 8월
평점 :
품절
상상이 안 간다. 사지마비 장애인이라는 사실도 그렇고, 그런 몸을 이겨내서 의사가 될 수 있었다는 것에 있어 인간의 무한한 능력은 상상을 초월한다는 것을 이 책을 보면서 알게 되었다.
저자인 이승복님은 좀 특이한 사람인 것 같다. 체조를 자신의 인생 목표로 설정하는 것도 그렇고, 목표로 설정한 것에 미쳐서 외골수로 파고드는 것이 고집이 무척이나 센 사람 중에 하나라는 것을 이 글을 통해 느끼게 된다. 미국 이민을 가서 한국을 생각하는 것에서부터, 재활치료에 나서는 모습이나 대학생활이나 의사생활을 겪는 모습이 여느 사람과는 분명 다르다. 이런 특별한 사람이 되게 한 원인 중에는 주변 상황도 있고, 자신의 강한 의지도 있고, 심적인 하느님에 대한 믿음도 있고, 이런저런 원인을 저자는 서술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큰 원인이라고 느껴져 오는 것은 하느님에 대한 믿음이 가장 크게 작용했던 것은 아닐까 생각해 본다. 하느님에 대한 믿음은 사지마비의 장애인이라는 자신의 상황을 뛰어 넘어 무한한 능력을 발휘 할 수 있도록 힘과 용기를 북돋게 할 수 있는 원천이 아니었을까?
우연히 서점에서 이 책을 봤다. 휠체어에 앉아 있는 주인공이 또 다른 휠체어의 환자를 청진기로 검진한다. 좀 특이한 사진이 책의 표지를 장식한다. 궁금증이 인다. 어떤 의사가 이런 모습으로 진료를 하는 걸까? 이런 궁금증에 책을 읽으면서 주변에 많이 알려진 주인공의 이력과 TV의 방송을 타고 전국민에게 알려지면서 아들녀석도 이 책의 저자를 알고 들은 이야기를 주워 섬긴다.
책보다는 방송을 통해 세상사람들에게 그 특이한 삶을 알려 주었으나 나는 책을 통해 그 내력을 알게 된다. 학창시절의 체조에 대한 열정, 장애인이 되고서 재활치료의 과정, 가족들의 절망과 고달픈 이민생활, 대학진학과 의사가 되기 위한 노력과 사회의 편견, 모든 어려움을 겪고 현재의 세계적인 병원의 의사의 모습으로 되기까지의 과정을 그리고 있다. 그 과정에서 겪는 자신의 일상사가 고스란히 배어 나온다. 어떤 대목에서는 조국에 대한 애국심에 대한 표현이 진짜일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보이는 대목도 있지만 신문지상에서 보는 추가적인 저자의 이력을 보면 저자의 말이 거짓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한다. 대단한 사람이다. 사지마비의 장애를 극복하고 자립적인 활동을 하는 것도 어려운 상황에서 의사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은 보통의 의지와 노력으로는 이룰 수 없음을 분명히 느끼게 한다.
또 하나, 저자가 오늘이 있을 수 있게 했던 내용 중에 하나는 ‘기회의 땅, 미국’이었기에 가능하지 않았을까? 사지마비의 장애인도 공부할 수 있는 기회를 줄 수 있는 사회의 유연성이 오늘의 저자를 만드는 바탕이 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어렵게 얻어진 기회를 저자는 천신만고의 노력을 통해 극복하고 오늘을 만드는 것이 가능했듯이 누구에게나 기회가 주어질 수 있는 사회의 모습은 또 하나 미국이 부러운 이유 중에 하나일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저자의 절망과 가족의 고통에 대해서는 공감의 느낌에 눈물이 나려고 하고, 전문의 과정을 마치고 정식 의사가 되는 졸업식에서의 감동은 기쁨의 공감으로 눈물이 나려고 한다. 울컥하는 감동이 상상의 얘기가 아닌 겪은 사람만이 할 수 있는 그런 체험을 들을 수 있고, 그런 내용을 보고 감동 받지 않을 수 없나 보다.
저자의 내력과 방송을 탓던 내용이 무엇인지는 보지 않아서 모르겠다. 허나 인간극장의 다큐멘터리의 느낌 상 흥미와 감동이 있었던 추측만을 한다. 허나 나는 이 책을 통해 저자의 생각과 느낌을 더 많이 알게 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그의 주변 생활과 겪었던 어려움들, 지금도 겪고 있는 생활은 또 다른 나를 있게 한다는 저자의 이야기와 그러기에 전동휠체어를 쓰지 않고 굳은 살이 박히도록 직접 휠체어를 밀며 다닌다는 얘기는 너무도 가슴에 와 닿는다.
한번 기회가 되면 찾아 보고 손이나 한번 만져보고 싶다. 무슨 할말이 있어서 그런 것도 아닌데 그냥 만나 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