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과 거짓말
은희경 지음 / 문학동네 / 200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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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희경 소설을 인상 깊게 봤던 기억은 ‘마이너리그’를 4년 전에 중국 출장 가서 직장동료가 가지고 있던 책을 봤던 기억이 생생하다. 그 책을 보면서 느낀 느낌은 나의 이야기가 써져 있다는 느낌을 제일 많이 받게 되었다. 나의 선입견인지는 모르겠지만 여자 작가는 대부분 여성적인 감성을 중심으로 글 속에 그런 느낌을 많이 보여주고 있는데 은희경 소설은 오히려 남자의 시각으로 그려내는 남자들 세계의 내용이 절묘하게 잘 드러나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그런 느낌과 생각에 한창 베스트셀러 대열에 올라 있던 이 소설이 베스트셀러 정점을 지나 한풀 꺾여 늦은 감은 있지만 그래도 나의 작가에 대한 기대에 읽게 된다.

     이 책은 처음에 단편 묶음인 줄 알았는데 장편 소설이다. 그리고 그려가는 이야기의 내용이 무척이나 난해하면서 다 읽고 나니 무슨 이야기 인지 어렴풋하게 그 윤곽을 보여주고 있다. 그래도 곰곰 생각하게 하고, 좀 둔한 내가 보기에 명확하게 느껴져 오는 것은 아니다. 책 뒤의 평론가의 해설을 봐도 읽을 때는 그 대목마다 설명하는 내용은 알겠는데 전체적인 내용을 다시 살펴 보면 명확하게 이것이구나 하는 생각은 떠오르지 않는다.

     이야기가 짧게 짧게, 형의 시각과 동생의 시각이 뒤섞이고 있으며, 때로는 과거 아버지의 삶과 사건으로 시각 전환을 하면서 이야기가 전개 된다. 아버지의 죽음과 유언을 통해 삶의 현장에서 느끼는 두 형제의 서로 다른 삶의 모습과 고향에 남겨져 있는 아버지의 흔적들을 찾으면서 비밀을 알게 되어 간다. 등장하는 정영준, 정영우 형제, 아버지 정정욱, 할아버지 정성일, 그리고 최씨 집안 이야기의 비밀을 찾아가는 내용이다. 단적인 비밀의 내용이 이것이다라고 단정 짖는 표현은 없다. 그래서 단순한 내게는 결말인 비밀에 대한 이야기를 결론 내리기 어려운 것이리라 생각된다.

     이 소설을 보면서 핏줄, 유전, 되물림 등의 용어들이 생각난다. 할아버지인 정성일에서부터 정영준, 정영우 형제까지 3대의 이야기를 통해 핏줄로 이어지는 끈끈하면서도 단단한 연결선은 누구도 부정 못하는 명확한 연결선이면서 서로를 옭아 매는 굴레의 역할도 한다. 직설적인 표현은 하지 않았지만 정씨 집안과 최씨 집안과의 악연을 잇는 연결 선도 이 피에 의한 연결선이라는 생각을 한다.

     나 또한 이런 핏줄의 유형에 의해 현재를 살아가고 있기도 하다. 그런 면에서 작가는 우리의 삶의 근본을 분명하게 읽고 있으며, 새로운 기법으로 소설을 그려 내고 있어 이 소설의 재미와 느낌이 남다르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어떤 내용이든 대중의 인기를 끌고 베스트셀러 대열에 올랐다는 것은 그만큼 대중의 공감을 받았고, 그 공감된 내용이 새로운 시도의 소설쓰기 방법이 유효하게 적중하지 않았나 생각된다. 처음 다양한 등장인물의 시각으로 내용을 넘나드는 소설의 전개 방식은 쉽게 이해되거나 공감되는 내용은 아니었으나 끌어가는 이야기의 전개가 정씨 집안의 비밀을 아버지의 유언과 같이 찾아가는 과정과 현대를 살아가는 요즘 세대의 일상을 통해 더욱 더 공감되는 내용으로 와 닿게 만들었다는 생각이 든다.

     역시 몇 년 전에 읽었던 은희경 소설의 느낌을 이 책에서도 느끼면서 또 다른 방법의 소설전개 내용은 더욱 재미를 배가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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