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의 역사 - 인간의 배설물에 대한 인식과 그 처리방식의 변천사
야콥 블루메 지음, 박정미 옮김 / 자음과모음(이룸)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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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화장실은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뗄레야 뗄 수 없는 필수불가 한 장소 중에 하나일 것이다. 또한 은밀하면서도 각 개인의 사유공간으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고, 또한 그렇게 인식하고 있다. 이렇게 지금의 사람들이 생각 속에는 많은 변천이 있어 왔고, 현대를 살아 가는 지금에도 저 외딴 농촌을 돌아 보면 뒷간이라고 하는 화장실의 모습은 천태만상으로 우리들의 생활공간으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런 화장실에 대해 적나라하면서도 재미있고, 또한 우습다는 생각을 하게 하는 화장실 이야기는 서양 하면 모두다 깨끗하고, 지금의 수세식화장실을 연상하게 하는 우리의 선입견에 대해 이 책은 많은 지식과 생각을 하게 한다.
     공중위생이라는 용어와 그 활동의 모습은 19세기 이후의 근세에 들어와 독일의 코호 등의 생물학자를 통해 발전되어 왔고, 이로 인한 전염병의 근원을 밝히고, 대량살상의 돌림병을 막는 근원적인 대처 방안이 되어 왔다. 이런 사실 또한 이 책을 통해 보다 더 명확하게 알게 되었다. 그렇다면 고대의 로마시대에서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서구 유럽의 거리 풍경과 화장실에 관련된 오물—이 책에 밝혔듯이 인간의 배설물 중에 대표적인 똥과 오줌의 개념과 인식을 오물로 인정한 시기는 근세에 들어선 19세기 이후일 것이다—의 처리 방식은 전 근대적인 모습으로 우리와 별반 차이가 없었고, 당시에는 소위 미개인이라고 일컷는 지역의 주민보다도 더 열악한 환경을 만들어 내고 있었다고 상상하니 나의 기존 관념 속에서 상상하고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남녀노소의 거리에서의 방뇨와 그에 따르는 사람들의 인식, 요강 등을 활용한 배설물 처리와 새벽이나 야간에 창 밖으로 무단으로 투척하는 행위는 상상을 넘어선다. 이런 기록들의 내용이 비단 저자의 상상으로 기록된 내용이 아닌 문헌을 참고한 내용의 서술이라고 생각하니 재미 있기도 하고, 새로운 모습을 본다는 생각이 든다.

     또한 똥이나 오줌에 대한 인식에 대해 서술된 내용을 보면 특정인—성직자나 당시의 실권자들—의 똥이나 오줌을 은총이나 특혜의 일환으로 인식한다는 것은 동양이나 별반 차이가 없어 보인다. 이는 삼국지, 등의 중국고전 등을 보면 제왕의 똥을 신하나 어의(御醫) 등이 맛을 보아 충성심의 표현이나, 진료 행위의 일환으로 검진하는 모습은 익히 보아 왔던 내용 중에 하나일 것이다. 서양의 경우는 왕이나 황제에 대한 내용 보다는 성직자에 대한 표현이 많고, 또한 그림 등에서 보이는 것과 같이 악마에 대한 숭배를 빗댄 표현으로 자주 등장 한다.

     현대를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는 수세식 화장실을 통해 내 몸에서 나온 배설물이 오물로서의 흉측한 물질로 인식 되어져 오고, 저자가 얘기한 것과 같이 내 몸 밖으로 나오면, 나와는 전혀 관계가 없는 듯이 인식하는 모습은 재미있으면서도 뭔가 잘못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어린아이의 기저기를 통한 배설과 자연스러움이 점차 어른이 되어감에 따라 자신의 배설물을 터부시하는 사회적 관념과 우리의 수세식 화장실 문화는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 할 내용이다. 똥이라는 오물에 대한 인식은 실재 수세식 화장실이 등장하면서 발전해 왔고, 그 냄새와 모습은 우리의 일상에 접해 있는 자연스러운 모습이 혐오스러운 물질로 변질되어 왔다. 이는 환경오염이라는 부작용을 만들어 내고 있다.
     농경문화를 중심으로 한 배설물의 거름으로의 활용이나 지렁이를 통한 배설물의 재처리 방법 등은 우리 주변에서 거론되고 있는 도시의 친환경적인 배설물 처리 방법에 대한 내용 중에 하나일 것이다.

     고대에서 중세에 이르기까지 배설물의 무분별한 투척은 전염병이라는 부작용을 만들어 내었고, 인구의 집중에 따른 도시의 시스템 정비가 많은 시간을 통해 만들어 진 모습이 현재의 유럽의 모습일 것이다. 이런 모습이 또한 동양으로 전파되어 우리의 일상생활에서도 수세식 화장실을 통해 문명(?)이라는 이기를 누리고 있다고 생각되지만 한편으로는 이런 우리의 환경이 결국 우리를 옭죄는 환경오염을 만드는 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은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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