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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비틀어 나를 채운다
무라카미 류 지음, 권남희 옮김 / 이가서 / 2003년 7월
평점 :
절판
이 책을 구입한지는 꽤나 오래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책꽂이에 꼽혀 있다가 문득 눈에 띄어 읽어 본다. 책의 표지가 무척이나 야한 그림이다. 포르노나 가학적인 성행위의 주인공들의 복장과 모습으로 등장하는 그림의 표지는 이 소설의 이야기를 암시하고 있는 듯 하다.
이 소설의 특징적인 내용으로 소개하는 글들은 무생물이나 곤충의 시각에서 보는 변태적인 행위를 소설화 했다는 색다른 내용이라는 이야기다. 허나 이야기의 전개와 방법에 있어 이해가 가지 않는 면이 많고, 다루는 소재 또한 파격적이다.
SM(새디즘(sadism)—가학증과 마조히즘(masochism)—피가학증)의 약자가 맞는지 모르겠다. 인터넷을 찾아 보니 많은 SM이라는 용어에 대한 설명이 나오는 중에 방금 전에 써 놓은 가학증과 피가학증의 약자가 맞을 것이다. 이 SM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쓰는 작가가 이 소설의 작가라고 한다. 헌데 이야기의 내용과 다루는 내용은 살인과 정신이상자들의 이야기 같다는 생각이 든다. 사람을 아무렇지도 않게 죽이는 내용이나, 죽인 시체를 처리하는 방법, 또한 이런 행각을 벌이는 사람이 하나가 아닌 여러 다수라는 내용에 있어 비정상적이다라는 생각을 갖게 한다.
이 소설의 제목인 너를 비틀어 나를 채운다는 제목과 잘 맞는 것 같다. 책 표지나 중간에 나오는 여자의 벌거벗은 뒷모습은 무척이나 선정적이면서도 퇴폐적인 느낌을 작게 한다. 또한 SM클럽에서의 주인공의 이야기는 퇴폐적인 일본의 모습을 연상하게 만든다. 비단 일본이 이런 모습만 있는 것은 분명 아니지만 일본인 작가의 이야기와 아무리 상상의 산물이 소설이라고 하지만 현실적인 면을 조금이나마 가미한 내용이라고 생각한다면 이 소설 속의 이야기는 곱게 보여지지가 않는다.
어찌 되었든 소설의 내용과 이야기는 실망감이 많이 드는 작품이고, 새로운 시각—죽은 사람이 곤충의 시각에서 이야기를 전개하는 방법—에서 써 내려간 소설의 특이점이나 재미는 별로 느껴지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