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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에트라 강가에서 나는 울었네
파울로 코엘료 지음, 이수은 옮김 / 문학동네 / 2003년 5월
평점 :
파울로 코엘료의 소설 『피에트라 강가에서 나는 울었네』를 보면서 소설 속에 등장하는 장소가 어딜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구글이나 네이버를 뒤져서 찾아 보니 스페인과 프랑스를 있는 지역으로 파악 된다. 스페인어를 우리말로 번역하는 과정에서 지명을 찾기가 어려웠지만 소설 속에 등장하는 두 주인공의 여행 경로를 보면서 이야기를 뺀 단순한 여행만으로도 낭만과 정취를 느끼게 한다. 덧붙여 자료를 찾으면서 프랑스의 쌩사뱅(Saint Savin)의 마을 모습의 사진이나 작가가 마을을 배경으로 찍은 사진은 그곳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마지막의 피에트라 강(Rio Piedra)은 여기 저기를 찾아 보니 한역된 피에트라가 Piedra의 스펠링을 찾아 보니 사라고사 근처의 강으로 소설 속에 그려지는 협곡으로 폭포와 호수, 그리고 동굴이 있고, 옛 수도원이 있었으리라 생각된다. 이런 모습을 보니 소설 속의 묘사가 상상의 모습이 아닌 실재 그곳을 가본 작가가 묘사하는 내용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렇지만 우리가 보아 왔던 강의 모습과는 사뭇 다른 느낌일 거라는 생각이 든다. 좁은 협곡의 계곡물 같은 그런 강이지 않을까?
이야기는 두 여인인 남녀의 사랑 얘기이데 여느 소설에서 봐 왔던 남녀의 애닳는 그런 얘기도아니고 그렇다고 남녀상열지사류의 얘기도 아니다. 소꿉친구와의 사랑 얘기인데 각자의 이상을 찾아 성장한 후 성인이 되어 서로의 속내를 모르고 알 듯 모를 듯한 사랑의 이야기를 코엘료 특유의 환상적인 정취를 느끼게 하면서 그려내고 있다. 소설의 마지막에 가서 지금까지 봐 왔던 연애소설의 내용과는 사뭇 다르다는 생각이 든다. 소설에서 들려 주는 작가의 의도가 뭘까 하는 의구심이 마지막에 들어 다시금 소설의 내용을 되새김하면서 마지막에 해설과 비슷하게 역자 후기가 한마디로 정리하는 느낌이다.
“그녀는 부정했다. 자신에게 아직도 사랑이 남아 있다는 사실을. 모든 것을 버리는, 혹은 모든 것을 감싸 안는 사랑을 할 수 있으리라는 것을, 사랑에 전부를 맡길 수 있으리라는 것을.”
“그는 부정했다. 그녀를 사랑하면서도 계속해서 구도자의 길을 걸을 수 있으리라는 것을, 사랑이 충분히 깊어지면 삶은 양자택일이 아닌 제3의 기를 보여준다는 사실을.”
이 내용을 보면서 마지막 부분에 들었던 주인공이 왜 “피에트라 강가에서 나는 울었네”라고 얘기하는 지를.... 어찌 보면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대목이기도 하다. 요즘의 남녀의 모습은 아니 내가 살고 있는 지금의 모습은 조금은 속물적(?)이라고 할까 자신을 중심으로 한 이기적인 생각에 순수한 사랑이라는 것을 잊고 살아왔기에 소설 속에 그려지는 주인공과 같은 사랑은 상상할 수 없었던 것은 아닐까? 그래서 그가 그녀와의 사랑을 위해 자신에게 내려온 은혜를 거둬 달라는 기도가 이루어졌다는 고백을 하고 나서 그녀가 울며 피에트라 강가에서 울었던 이유를 쉽게 이해 할 수 없었다는 생각이 든다. 다른 한편으로는 그에게 내려온 은혜를 가지고 그와 같이 살기를 희망했는데 이를 모르는 그에게 실망해서 뛰쳐나간 거고 그에 잠시 정신을 잃고 그와 헤어져 피에트라 강가에서 울었던 것은 아닐까? 너무 세속적인 나의 해석은 아닌지…… 요즘의 「사랑과 전쟁」과 같은 TV드라마를 자주 접하기에 코에료 소설도 그런 부류라 지레짐작 해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소설 속에서 그녀가 들려 주는 사랑 얘기에 대한 여러 생각들에 대해서는 쉽게 이해되지는 않지만 그녀의 생각과 그와 같이 지나오는 여행의 여정은 단지 1주일 상간의 짧은 기간이기는 하지만 먼 인생을 살아가는 기간과 같고, 생각의 단편이 시간 별로 이어지는 소설의 형식이 새롭게 느껴진다. 내용을 하나하나 생각해 보면 현대의 내용인데 그녀가 생각하는 모습이나 주변의 풍과의 묘사는 마치 중세와 같은 느낌이 든다. 유럽을 배경으로 하고, 가톨릭을 중심으로 수도원과 사제가 등장해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옛날이라는 느낌보다는 몽환적이라는 느낌이 더 강하게 느껴진다. 이런 느낌이 ‘코엘료식 느낌(?)’이라고 할까? 한마디로 정의하기는 어렵지만 머리 속의 생각을 그림으로 그려내는 듯한 느낌이 든다. 뭔가 정형화되지 않지만 느껴지는 뭔가에 대한 표현을 소설을 통해 느낀다고 하겠다. 남녀의 사랑이야기이지만 주로 그녀의 생각을 중심을 그려내는 소설의 느낌이 새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