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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기경 김수환 이야기
평화신문 엮음 / 평화방송.평화신문 / 2004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김수환 추기경님은 2004년10월 말경에 잠실7동 성당에 오셨을 때 먼 발치에서 얼핏 본 실재의 모습이고, TV를 통해서 종교계 원로의 말씀으로나 간혹 보아 왔던 모습이 내가 본 추기경님의 모습일 것이다. 최근에는 연세가 많이 드셔서 그런지 방송매체를 통해서도 자주 뵙지 못하는 얼굴이다. 그분에 대한 자서전적인 내용으로 평화신문에 연재되었던 내용이라고 한다. 허나 평화신문을 평소 즐겨보지도 않고 찾아서 볼 생각도 하지 않았으니 그 신문에 나왔다는 내용은 이 책을 읽으면서 알게 된 내용이다.
김수환이라는 이름을 들으면 연상되는 단어는 추기경이라는 단어가 제일 먼저 떠오른다. 추기경이라는 직함자체가 나와는 거리가 먼 대상으로 밖에는 느껴지지 않는다. 그리고 그분에 대한 이야기를 보면서 타고난 성직자라는 생각을 해 본다.
순교자인 할아버지와 독실한 천주교 신자인 아버지, 어머니의 가르침과 아버지께서 일찍 돌아 가신 가난한 생활 속에 신학교에서의 생활은 본인도 밝혔지만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성직자의 길에 들게 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시작은 자의 반 타의 반이라고는 하지만 일제 강점기의 고생과 6.25전쟁 중의 고생, 그리고 유신체제와 민주화 운동, 문민정부를 지나는 시간 동안 겪었던 온갖 고난을 회고하는 내용을 보면 본인의 뜻도 있었겠지만 하느님과 함께하는 기간이었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 성당에서 얘기하는 성령과 함께 했다는 말이 생각난다. 이렇게 얘기하는 나 자신이 아직은 천주교 신자라고는 하지만 그 본질과 깊은 뜻을 알지 못해서 하는 소리 인지도 모르겠다.
김수환추기경님을 방송 매체나 성당에서 보고 들은 그 분의 이야기를 들으면 천주교 신자가 되기 전에는 나와는 관계없는 성직자가 이야기 하나 보다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막연하게나마 그분의 권위(?)와 위엄에 공감하였다는 생각이 들고, 지금 천주교 신자가 되어 추기경님의 행동과 얘기를 보면 맑고 밝다는 생각이 든다. 감히 추기경님에 대한 얘기를 이런 식의 표현이 적절한 표현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분 만의 뭔가 모를 힘이 느껴진다. 성당에서 얼핏 보고, 그분의 강론을 들으면서 그분만이 가지는 힘이 혼자만의 힘이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이제는 80이 넘은 노구를 이끌고 거동하는데도 불편해 사시면서도 사람들이 원하는 일이라면 최대한 힘 닿는 한 노력하시는 모습 속에 성령과 함께 하는 모습이 저런 것이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추기경께서 말씀하시는 내용 중에 많이 느껴지는 내용은 일제 강점기에 고생하시다가 해방이 되어 배 골면서 찾아가는 고향집과 그 과정에서 만나는 형님 신부님과의 재회는 감동적이다. 또한 피정 때의 짧은 얘기 중에 기도과정에서 자신의 솔직한 심정을 털어 놓을 수 있는 독백은 너무나 인간적이게 느껴진다. 추기경이라는 신분이 우리와는 동 털어진 모습이 아니며, 너무도 인간적인 분이라는 생각을 하게 한다.
어찌되었든 50여 년이 넘게 사제직에 계시면서 뭇 사람들의 존경을 받으면서 80이 넘는 고령에도 맑고 밝다는 생각을 하게하는 삶의 본질은 사람에 대한 사랑일 것이다. 이것은 곳 하느님의 말씀을 몸으로써 보여주고 실천하는 사랑이 배어 나오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