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인 이야기 12 - 위기로 치닫는 제국 로마인 이야기 시리즈 12
시오노 나나미 지음, 김석희 옮김 / 한길사 / 200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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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마가 점차 쇠퇴의 길로 접어드는 단초는 11권에서 시작하여 12권에 이어지는 3세기 시작으로 전개된다. 그 근본 원인이라고 한다면 시대에 따른 변화에 맞추어 방위체제의 미 정비와 지도층인 원로원의 나태, 후세 황제들의 자격미달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시대 상황에 맞는 체제정비는 늘 따라다니는 과제이나 이런 과제를 어떤 지도자가 인지하고 이끄느냐에 따라 그 시대의 양상은 바뀌어 질 것이다. 이런 면에 있어서는 지도자의 역할이 중요하다.

     12권에서 시작하여 거론되는 황제는 카라칼라 황제로 비롯하여 이름만이 거론되면서 짧게는 보름에서 10년 이내의 통치기간을 갖는 황제들의 열거가 되면서 몰락의 길로 접어드는 로마제국을 보여주고 있다. 내용 중에는 페르시아제국과의 전투에서 포로로 잡혀 옥사하는 황제가 있고, 잉글랜드의 전투지에서 전사하는 황제가 있듯이 선제에서는 상상도 못했던 황제들의 수난의 시대라고 할 것이다. 이런 어지러운 세상에서 짧은 기간 동안 업적을 이루지 않은 황제가 없었던 것도 아니다. 3세기 후반부에 등장한 아우렐리아누스 황제는 5년의 치세 기간 동안 3등분 되었던 대 로마제국을 원대 복귀하고, 지금의 시리아지역인 동방을 평정하는 등 혁혁한 공로를 보이기는 했으나 비서에게 한 사소한 꾸지람이 목숨을 앗아가게 된 결과가 되었다.

     이런 혼란의 와중 속에 지도자 계급인 원로원의 기능 저하는 제국을 몰락의 나락으로 빠지게 하는 중대한 원인을 제공한다. 경제와 국방에 대한 나름대로의 경험과 지식으로 제국에 대한 사명감을 가지고 있던 원로원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 이합집산이 되고 제국과는 별개의 각 개개인의 이익에 맞는 황제인지 아닌지, 자신에 이익이 되는 법인지 아닌지에 만 치중하는 일개 이익집단으로 변모 되면서 군단병을 주축으로 한 황제선출은 몰락하는 제국을 다시 원상 복귀하지 못하고 쓰러져 가는 형세가 점차 가중되어 간다.

     저자는 제국 몰락의 원인 중에 하나로 카라칼라의 안토니누스 칙령으로 인한 로마시민과 속주민의 차이를 없앰으로 인한 제정 결핍과 방위체제의 문제를 거론하고 있다. 로마의 전투 방식은 단순간의 지략과 힘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로마군은 병참으로 이긴다”는 말과 같이 막대한 물량 공세를 통한 힘의 축적이 결국 전쟁의 승리를 안을 수 있었으나 안토니누스 칙령으로 인한 속주세가 없어지고 전투를 위한 특별세 위주의 세제 변경과 야만족의 침입으로 인한 방위선 붕괴는 지역주민의 생활을 피폐하게 만들었으며, 이로 인한 방위선의 붕괴로 이어지는 결과가 되었다.
     저자가 지적 했듯이 야만족의 침입은 도적의 수준으로 기마병 형태의 속전 속결의 전투 방식과 기동력을 바탕으로 하는데 대한 로마군의 체제 정비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런 힌트는 아우렐리아누스가 기동력을 주력으로 짧은 기간 동안의 분열되어 있는 제국을 원상 복구하고, 침입하는 야만족을 격퇴할 수 있는 업적에서 볼 수 있다. 즉, 시대 상황에 맞는 군 체제의 정비가 뒤따라야 하는데 정치적이나 재정적으로 군 편제를 보강하고 정비해야 하는 여력이 없었거나 지도자가 없었다는 생각을 해 본다.

     로마제국의 모습을 보면서 그리고 저자가 지적하는 내용 중에 지도자의 역할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한다. 어느 시대나 상황은 동일하게 느껴지고 겪고 있지만 부흥기를 만드느냐, 아니면 쇠퇴의 길로 접어드냐는 지도자—리더가 그 시대를 어떻게 예측하고 그에 따른 변화를 만드느냐에 달려 있다는 생각을 해 본다. 미래를 예측하는 힘이 그 지도자의 능력이 되고, 이런 능력을 키울 수 있는 예지가 있어야 난세를 해쳐 나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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