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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인 이야기 11 - 종말의 시작 ㅣ 로마인 이야기 시리즈 11
시오노 나나미 지음, 김석희 옮김 / 한길사 / 2003년 1월
평점 :
로마인 이야기를 1권부터 읽어 오면서 로마인이 어떻게 그 광대한 지역—유럽 대륙의 전 지역과지중해를 둘러 싼 아프리카 북부, 이집트, 이스라엘, 시리아, 터키 지역—의 패권자가 될 수 있었느냐는 의문에 대해 이 책의 저자인 시오노 나나미는 극명하게 보여 주고 있다.
도시국가인 로마에서 자국의 안보방위를 위해 갈리아 지역의 정복과 방위선을 넓히고, 식량을 확보 하기 위한 방법의 일환으로 이집트 영역의 확보는 생존권 확보에 대한 동기에서 보다 쾌적한 생활 환경을 구축하는 방향으로 전개되면서 광대한 로마제국을 탄생시켰다. 안보방위와 식량의 확보는 누구나 직면하는 생존권의 내용이다. 이런 동일한 생존권에 대한 내용을 어떤 생각과 시스템으로 이룩하였는지는 1권부터 10권까지 자세히 잘 설명되어 있다.
이렇게 이룩한 패권을 유지, 관리하는 방법을 만들고 제국의 방위선도 구축하였는데 결국은 패망의 길로 접어들어 로마제국은 없어지고, 오늘날에는 로마제국의 흔적 만이 우리의 일상 속에서 로마제국의 흔적이라는 것을 모르고 사용하고 있다.
11권에 다루고 있는 내용은 안보시스템인 방위선이 구축되어 있었는데 어떤 형태로 붕괴되고 무너져 가는지를 설명하고 보여 주고 있다. 로마 내부의 문제와 국제정세 속에서 변화되는 모습이 제국을 어떻게 이어져 왔고, 어떤 형태로 전개되는지를 보여 주고 있다.
등장하는 주인공은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수, 콤모두스, 셉티미우스 세베루스가 주요 등장인물일 것이다. 황제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로마의 중후반기의 황제의 모습과 진정한 주권자이면서 지도층인 원로원과 로마시민들의 모습 속에 정치적인 로마제국의 모습은 점차 시들어가는 내리막 길로 치 닿고 있는 모습을 잘 설명하고 있다.
철인 황제라는 마르쿠스 황제에 대한 성장기와 활동 상황, 후계자 지명, 그리고 마르쿠스와 콤모두스의 정권 이양기에 벌어지는 이야기를 소재로 한 영화 글레디에이터에 대한 이야기는 독자들의 흥미를 자아내게 하는 이야기다.
또한 영화 글레디에이터 속의 첫 장면의 주인공 러셀 쿠로우가 전투를 시작하기 전에 흙을 손에 묻히는 장면은 영화 내내 전투 승리의 상징처럼 보여지는 인상 깊은 내용이다. 작가는 이런 내용에 대한 소감 보다는 영화에 나오는 전투 장면이 과연 실증된 내용일까 하는 당시 상황을 논리적으로 검증하여 설명하고 있어 더 사실감 있게 보여 주고 있다.
유능한 아버지 다음의 아들은 대부분 별 볼일 없거나 아버지의 영광 속에 묻혀 그 참모습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유능한 아버지의 자식에 대한 교육 등의 소홀로 인해 2세에 가서는 아버지의 영광을 이어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로마사를 보아도 이런 생각은 동일하게 이어진다는 생각이 든다. 마루크스에 이어 콤모두스의 모습 또한 그런 전형적인 내용이라고 할 것이다. 그 후 이어지는 자칭 황제들은 페르티낙스, 디디우스 율리아누스, 클로디우스 알비누스, 페스켄니우스 니게르에 이어 셉티미우스 세베루스에 이어 내란을 종식하고 나름의 안정을 찾기는 하나 전반적인 정치 상황은 혼란기로 접어드는 모습이다.
율리우스 카이사르에 의한 광대한 지역의 확보와 천재적인 능력을 통해 대 로마제국의 기틀을 만들어 놓았고 이 광대한 제국은 아우구스투스, 티베리우스를 거쳐 발전 계승되어 왔으나 안정기에 접어 들어 지도층의 정신적인 해이와 도덕 불감증, 전시상황에 따른 최고사령관의 능력 부족 등이 점차 로마제국을 쇠퇴기로 접어들게 한다. 결국 시대의 상황에 맞는 어떤 인간형의 교육이 되어야 하는가에 대한 관심 부족이 점차 쇠퇴해 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이지 않았나 생각된다.
허나 능력 본위의 인재 등용은 로마사회가 열린 사회이고, 실력위주의 사회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로마가 하루 아침에 무너지지 않고 버틸 수 있는 것은 이런 능력위주의 사회가 점차 기득권층의 사회로 고착화 되면서 사회의 유연성이 떨어져 갔기 때문이지 않았나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