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의 산 1
가오싱젠 지음, 이상해 옮김 / 현대문학북스 / 2001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은 2가지의 서술방식으로 이어진다. 주제가 무엇이고, 작가가 보여 주려고 하는 내용이 무엇인지 모르게 이어지는 이야기 전개 방식을 택하고 있다. 하나의 이야기 줄거리는 ‘나’를 중심으로 한 주인공이 중국 남부 윈난성, 쓰챤성 부근에서 티벳부근의 고원지대까지를 여행하면서 이어가는 이야기이고, 또 다른 이야기는 제3자의 시각에서 꿈꾸는듯한 이야기로 전개된다. 좀 특이한 이야기 전개 방식이다. 무엇을 이야기 하는지는 처음에는 와 닿지 않는다. 중반부를 넘어 읽어 가면서 우리 한국인의 정서와 무척이나 가깝다는 느낌이 든다. 농촌의 풍경이나 변화되어 가는 모습들이나 변화해 온 한국의 모습 속에 친근감을 준다.
     원본은 한 권으로 되어 있는지 모르겠지만 번역서의 1,2권으로 나뉘어 출판되었는데 1권을 넘어 가면서 재미가 난다. 읽으면서 짧게 다녀 왔었던 중국 출장 가서 봤었던 중국의 농촌과 도시의 주변 변두리 모습들이 떠오른다. 관광지를 둘러 본다고 차를 타고 다녔던 셴양부근의 농촌 모습 속에 작가가 그리는 중국의 모습이 보이는 느낌이 든다. 또한 샹하이의 도시 주변의 아직은 개발하지 않은 주택가의 모습을 보면서 작가의 설명과 묘사하는 느낌이 와 닿는 느낌이다. 단편적인 중국의 모습을 보고 작가가 그리는 중국을 상상한다는 것은 봉사가 코끼리를 더듬는 듯한 착각을 연상할 수 있지만 짧은 중국에 대한 체험이 이 책을 읽으면서 작가가 묘사하고 표현하려고 하는 중국의 진정한 모습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중국은 해안을 중심으로 발전해 왔는데 작가가 그리는 지역과 모습은 현재의 발전모습과는 다르게 남부 내륙의 모습과 풍광을 묘사하고 있다. 또한 중국 전체의 5%도 안 되는 소수민족의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또한 문화혁명을 겪으면서 사람들의 생각과 변화해 가는 모습을 기억을 더듬고, 꿈꾸는 듯한 내용으로 그리는 내용은 중국의 시대 상황을 잘 보여주고 있는 내용인 듯 하다. 최근 베이징이나 샹하이를 중심으로 급격하게 경제발전의 모습으로 비춰지는 중국의 모습과 어느 도시를 가든 고층건물이 올라서는 건설 붐의 모습 속에 중국의 모습이 바뀌는 중에 진정 중국다운 모습이 무엇일까 하는 생각을 하게 한다. 작가가 그리는 약간은 소외되고 덜 발전하는 이런 변두리의 모습이 진정 중국의 모습일지 아니면 눈부시게 보여지는 대도시의 외형이 중국의 모습일지는 생각하게 한다.
     어떤 모습이 진정 중국의 모습일지는 모르겠지만 서서히 도시다운 모습으로 변해가리라 생각되며, 그런 변화의 모습 속에 꿈틀데고 움직이는 저변은 분명 다종다양한 인간 삶의 모습 속에서 만들어 지리라 생각된다. 그런 면에 있어서 이 책은 중국을 보다 더 자세히 표현해 내고 있지 않나 생각해 본다. 무엇이라고 딱 잘라서 말하기는 어려운 문체와 이야기의 전개 방법이 처음은 지루한 면도 있지만 읽어 가면서 그 느낌과 이야기가 우리 내 농촌을 보는 듯한 느낌도 들지만 또 다른 문화의 차이를 느끼게 하는 부분도 많다.
 
     처음 책을 펼쳐들 때 책의 작가는 중국인 인데 불문학을 전공한 역자가 번역하고 있어 의아한 생각이 든다. 마지막 책을 다 읽고 나서 역자 후기나 해설 등을 보면서 저자가 정치적으로 프랑스에 머물면서 국내에 귀국하지 못하면서 불어로 이 책을 썼다는 내용에 처음의 의문이 풀린다. 결국 원작은 중국어 소설이 아닌 불어 소설이므로 불문학을 전공한 역자가 번역할 수 있었겠다는 생각이 든다. ‘영혼의 산’을 찾아 나서는 주인공이 겪는 체험담 속에 상상의 산을 꿈꾸며 중국의 현재의 모습을 가장 잘 보여주고 있지 않나 생각된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이 노벨문학상을 수여할 수 있는 책이었지 않았나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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