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노그라피아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02
비톨트 곰브로비치 지음, 임미경 옮김 / 민음사 / 200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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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 책의 제목이 「포르노 그라피아」이다. 「포르노(porno)」라는 단어가 가지는 선입견이 있어 왠지 외설적인 소설이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포르노그래피(pornography)가 아니라 포르노그라피아(pornografia)이다. 단어의 원 뜻이 무엇인지 궁금하여 인터넷을 찾아 보니 포르노그래피의 스페이인어로 포르노라는 단어의 뜻을 그대로 가지고 있다고 하겠다. 요즘은 인터넷을 통해 넘쳐나는 선정적인 내용은 소위 얘기하는 포르노의 내용의 범주에 들어간다고 하겠다. 이런 종류의 얘기인가 하는 나의 선입견은 소설을 읽으면서 여지 없이 깨져 버린다. 반면에 소설을 읽으면서 작가가 얘기하고자 하는 소설의 본 의미는 무엇일까 하는 생각을 곰곰이 생각하면서 소설을 읽어야 한다는 것을 소설을 보면서 느끼게 된다.


     소설은 비톨트와 프레데릭이 폴란드의 시골에서 친구의 딸인 헤니아와 소꿉친구 카롤의 은밀한 행동들을 바라보는 내용을 이야기 하고 있다. 그들의 은밀한 행동과 말들의 관찰과 이에 대한 화자인 작가의 시각이 포르노적인 암시와 모습이 느껴지고 있다고 하는데 이해하기에는 어렵게 느껴진다. 한편으로는 이들의 모습이 2차 세계대전의 나치의 지배하에서 억압받는 폴란드의 시대배경을 암시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하면서 소설을 본다.


     조금은 세속적이고 형이하학적인 생각과 제목의 포르노라는 의미를 곁들여 생각해 보면 결혼 적령기의 남녀의 은밀한 사랑이야기라고 생각해 보자. 노골적인 애정행각이나 최근 인터넷이 청소년 유해물질이라고 느끼게 하는 그런 선정적인 내용이지 않겠나 하는 생각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어느 블로그를 보면 이 책을 읽으면서 나름 민밍한제목 때문에한 장면을 연출한 것과는 거리가 먼 그런 내용이다. 이게 뭐 포르노야 하는 생각이 들게 하는 지루한 소설이다. 나름의 형이하학적인 말초적 내용을 기대했는데 소설의 내용은 너무도 미묘한 두 남녀의 행동과 말을 유추하여 생각하는 작가의 깊은 내면을 읽어야 그 의미를 감지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이는 결혼 적령기의 남녀간에 오가는 미묘한 말과 행동은 우리의 일상에서 많이 느끼고 감지하는 내용인데 이런 내용이 요즘에 접하는 포르노라는 부류의 내용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이런 내용이 당시 2차 세계대전이 있었던 당시의 느낌과는 너무도 차이가 있어 보이는 내용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요즘의 상황에서는 소설에서 작가가 보고 듣고 느끼는 포르노적인 느낌은 현재의 느낌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다른 한편으로 작가가 포르노라고 얘기하는 내용의 다른 한편으로는 당시의 시대상황으로 2차 세계대전을 일으키고 주도하는 나치와 그 피해 당사자인 폴란드의 시대적 상황을 암시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나치의 폴란드에 대한 강압의 실체에 보여지는 역사적 배경에 대한 내용이나 이 작품의 발표시기인 1960년의 폴란드 국내 정치 상황을 암시하는 것은 아닐까? 폴란드의 역사와 그 정치적 배경에 대한 내용을 더 공부해야지 이런 궁금증은 풀리지 않을까 생각된다. 어찌 되었든 이 소설은 조금은 난해한 작품이라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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