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화와 칼 - 일본 문화의 틀
루스 베네딕트 지음, 김윤식.오인석 옮김 / 을유문화사 / 2008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일본문화에 대한 책을 찾으면 많은 부분에서 이 책 『국화와 칼(The Chrysanthemum and the Sword)』을 꼽는다. 그만큼 유명하기도 하지만 일본문화에 대한 정확한 해석과 설명이 되었다는 증거라고 생각된다. 과연 어떤 내용으로 일본에 대해 서술해 놓았을까 하는 호기심에 책을 펼쳐 든다. 저자는 미국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성장하였고, 미국 내에서 활동한 사회과학자라고 알려져 있다. 일본에는 가지 않았다고 하고,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에 대해 알아야 할 정부의 요청에 의해 이 책의 근간을 연구하고 저술하였다고 하니 당시 적대국에 대한 연구가 얼마나 제약된 환경에서 정확하게 그들에 대한 이야기를 작성했다는 부분에 대해 간탄을 느끼게 한다.


     처음 책의 초두에 나오는 연구과제에 대한 이야기를 볼 때 과연 먼 미국 땅에서 일본에 대해 얼마나 정확하게 서술해 낼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었다. 또한 서양 사회에서 동양의 전통 문화와 사상들—예를 들면 효, 덕, 예 등등—에 대해 번역될 수 있는 단어가 없듯이 인식되지 못하는 이런 생각들을 어떻게 이해하고 서술 할 것인가에 대해 의문이 들기도 했다. 마땅히 한국과 일본도 가까운 이웃나라이기는 하지만 그들과 우리의 생각과 생활방식은 무척이나 차이가 많이 나는 상황에서 서양인의 눈으로 먼 타국의 일본에 대해 안다는 것은 너무도 어려운 과제 중에 하나일 것이라는 것을 짐작한다.



     정작 책을 보니 나의 이런 우려는 기우였다는 것을 느끼면서 너무도 잘 썼다는 생각이 든다. 일본에 대해 잘 알지는 못하지만 그들에 대해 내가 알았던 많은 부분에 있어 공감이 가는 부분이 많다. 또한 그들에 대한 내용이나 우리들이 알고 있는 생각에 대한 개념을 잘 풀어 놓고 있다. 물리적인 외형은 직접 보고 듣고 하면 알 수 있는 내용이나 그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생각과 사상에 대해서는 살아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것이 일반적인 인식이나 저자는 그런 환경도 아니면서 일본인들의 생각에 대해 잘 설명하고 있다.


     내용 중에는 미국인이 쓴 동양의 사상에 대한 내용을 영어로 설명하고 그것을 한국어로 번역하면서 어떤 부분은 번역문이 이상한 부분도 없지 않아 있다. ‘기리’라는 단어는 이해되지 않는 단어 중에 하나이다. 일본어에 대한 영어식 표현에 대해 음역을 그대로 적어 놓은 듯 한데 주석을 달아 놓았으면 좋았을 것을 하는 아쉬움도 남는다. 인터넷을 찾아 보니 ‘드릴 날’(?)이라고 한다. 물건의 명칭인지 아니면 그에 따르는 어떤 의미를 보여주는 것인지 명확하게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하지만 저자는 이런 어려움을 풀어 서술하였다는 것이 대단하게 느껴진다.



     어찌 되었든 책을 보고 나서 느낀 점이 외국인에게 일본에 대해 알고자 한다면 추천해 줄만한 책 중에 하나라고 생각된다. 일본에 대한 많은 책들이 있지만 서양인의 눈으로 바라본 일본에 대한 인식을 객관적으로 본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한편으로는 이런 류의 책으로 저자가 일본이 아니라 한국에 대해 썼다면 어떻게 썼을까 하는 상상도 해 본다. 구한말 이후 서양의 열강에 의해 힘에 의해 개항되면서 한국에 대한 서양인의 인식이나 사진으로 보여지는 외양을 지금의 우리가 바라보는 우리들의 모습은 어떨까에 대한 생각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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