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의 힘을 빌어 그들의 정치적 야욕을 이루기 위한 각축전

십자군 이야기 1 ㅣ 시오노 나나미의 십자군 이야기 1
시오노 나나미 지음, 송태욱 옮김, 차용구 감수 / 문학동네 / 2011년 7월

     십자군에 대한 나의 인식은 부정적인 면이 많다. 신이 부여한 명분으로 전쟁을 일으키고 소위 예기하는 ‘해방’이라는 명분을 부여한 이면에는 복잡한 정치적인 노림수가 있다. 이런 여러 면을 볼 때 과연 십자군에 의한 전쟁이 정당한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 학창시절 배웠던 십자군 전쟁에 대한 기억은 별로 남아 있지 않다. 왜 일어 났고, 그에 따른 영향이 어떤 내용인가에 대해서는 이 책—시오노 나나미의 『십자군 이야기』—을 통해 새롭게 인식하게 된다. 저자에 대한 다양한 평가가 있지만 그래도 『로마인 이야기 1-15』를 재미있게 읽어서 그런지 저자에 대해 긍정적인 생각이 많이 든다.

     이런 선입견에 책을 접하면서 조금은 지루함이 느껴진다. 십자군에 대한 복잡한 정치적인 이면과 그 배경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라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했던 이야기를 재차 반복해서 알려주는 친절함도 느껴지지만, 이런 것들이 지루함을 주는 원인인 것 같다. 1차 십자군 전쟁에 대한 주된 내용을 다루고 있는 1권의 내용은 십자군 전쟁을 일으키게 된 이유와 그 배경, 전개 과정이 지루함을 주기도 한다. 십자군 전쟁에 대한 나의 선입 때문에 그런지 더욱 그런 느낌이 더 든다.

     제1차 십자군 전쟁의 주역은 로렌 공작 고드프루아, 풀리아 공작 보에몬드, 툴루즈 백작 레몽, 에데사백작 보두엥, 탄크레디가 그 인물들이다. 이들의 활약상이 제1권의 내용이다. 그리고 제1차 십자군 전쟁의 결과로 예루살렘 왕국이 건설이 되었다. 또한 이들이 치르는 전쟁의 과정에서 주요 핵심 지역은 역시 안티오키아와 에데사, 예루살렘 등이 주요 지점이다. 이런 내용이 제1차 십자군 전쟁에 대한 내용이다. 또한 배경으로 나오는 내용으로 교황과 황제 간의 정치적 암투로 인한 권력을 쥐기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 이용되었다고 본다. 이런 정치적인 배경에 대해 이 책은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결국 종교적인 배경과 정치적인 역학 관계가 얽혀 ‘성지 탈환’을 위해 전쟁을 일으킨 결과라고 본다.

     책에 나오는 주된 활동지역은 현대사에서도 역시 경동의 현장이기도 하다. 그 주역으로 이스라엘과 그 주변 아랍국들이고, 더 좁게 얘기하면 예루살렘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팔레스타인 분쟁지역이라고 하겠다. 2차 세계대전을 전후하여 유대인을 중심으로 한 이스라엘의 국가 건설에 대한 이야기는 이 책의 이야기와 별반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세부적인 배경과 전개과정에 있어서는 차이가 있지만 전체적인 모양은 동일한 모양이라 생각된다.

     이후에 전개되는 십자군전쟁의 여러 번에 걸친 원정은 또 어떤 양상과 결과를 낳았는지는 이후 속편을 보면 알겠으나 1권에 그려지는 제1차 십자군전쟁의 모습은 종교의 힘을 빌어 자신의 세력권을 확대하고자 하는 치밀한 정치적 노림수의 결과로 십자군 왕국이 탄생하였다. 이들이 중동의 이슬람 세력권 속에서 어떻게 그들의 역량을 발휘하게 될지 주목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