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전투
파트릭 랑보 지음, 김철 옮김 / 세계사 / 2001년 9월
평점 :
품절
현대의 전투 장면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모습은 영화 "라이언 일병 구하기"의 첫 장면 일 것이다. 또 다른 내용으로 머리에 떠오르는 내용은 아직 영화를 보지는 않았지만 우리나라 영화로 "태극기 휘날리며"도 영화 소개 장면에서 보여지는 전투 현장의 생생한 모습은 극명하게 와 닿는 전투 장면들 중의 하나일 것이다. 이 밖에도 많은 내용이 있지만 이런 모습 속에 보여지는 참혹하기 이를데 없는 잔인한 장면은 실재 상황을 그대로 전해주는 느낌이 든다. 직접 전투장면을 체험할 수 있는 내용은 아니나 간접적으로 그 잔인함을 느끼게 한다. 팔 다리가 떨어져 나가고, 머리가 날라가고, 배의 창자가 노출 되는 모습들은 전투 장면 속에 연출되는 장면의 하나일 것이고, 이런 장면 속에 내가 주인공이 된다는 생각을 하면 그 느낌은 어떤 상상과 표현으로도 설명하지 못할 것이다.
비단 이런 모습만이 전투장면의 현장 상황은 분명 아닐 것이다. 대다수가 피 흘리며 싸우는 모습과 처참한 현장의 모습일 것이지만 이런 장면들의 연장선상에 있는 전투 작전을 계획하고 준비하는 장면에서 저 말단의 쫄병들의 모습 속에 들어나지 않고 역사에 남지 않는 장면들과 고뇌는 무수하게 많을 것이다. 이런 내용을 다룬 영화와 문헌들은 무수하게 많을 것이다.
이런 모든 면을 보여주는 내용으로 이 책 '전투'는 위에 설명한 영화의 한 장면과 같은 전투 상황을 보여주고 있다. 무수한 몸뚱이가 찢기고 짓이겨져 나가는 하나의 살육장으로 변해가는 모습을 사실적으로 그려내는 작가의 표현은 감탄을 하게 하며, 그 장면 장면으로 이어지는 묘사는 전투현장감을 잘 보여주고 있다.
에슬링, 마르흐펠트 평원, 바그람 고원, 로바우 섬은 이 소설의 활동 무대로 나폴레옹이 오스트리아군을 상대로 전투를 벌인 장소이며, 대량 살육의 시발점이 된 에슬링전투의 주 무대이다. 4만 명의 군인이 2~3일간에 몰살당하는 전투로 대량살육이 벌어진 최초의 전투이며, 현대전의 전형적인 양상으로 보여주는 최초의 전투현장이라는 점에서 이 에슬링전투의 의미가 부여된다는 책 소개 내용이나 전사(戰史)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역사적인 의미를 생각하면서 보는 묘미 보다는 영화와 같은 장면의 설명과 그런 내용을 상상하면서 읽어 나가는 책의 내용이 더욱더 실감나게 느껴진다. 참혹하기 이를데 없는 전투의 장면과 무수한 생명을 빼앗는 비인간적인 현장의 모습은 상상 속에서도 전율을 느끼게 한다. 이런 장면의 내용은 우리와 동떨어져 있고, 비현실적인 내용이라고는 하지만 텔레비전 속에 비춰지는 중동의 현장이나 전장의 살아있는 모습은 이 책에 그려진 전장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모습일 것이다. 현장의 주인공이 바로 나라고 한다면 상상하기도 싫은 모습이며 경험일 것이지만 영화나 텔레비전에 비춰지는 모습은 마치 오락꺼리로 전락하는 모습 속에 점점 더 비현실화시키면서 단순히 전쟁이 오락과 같이 느끼게 하는 것은 아닌가 생각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