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는 말할 것도 없고
코니 윌리스 지음, 최용준 옮김 / 열린책들 / 2001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소설의 배경은 영국의 코벤트리를 중심으로 21세기와 19세기말을 오가는 이야기다. 시공을 넘나드는 공상과학 소설이다. 그 배경과 내용이 조금은 낮 선 느낌이다. 거기다 옮기가 얘기하듯이 작가는 수다쟁이 아줌마라고 하듯이 수다스런 느낌은 어느 누구도 느끼는 내용일 것이다. 이를 증명하듯이 책의 쪽수가 700쪽이 넘어 간다.


     주인공 네드 핸리의 좌충우돌 하는 모습과 나중에 그의 연인이 된 베리티 킨들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 진다. 그 밖에도 2057년의 미래의 인물들이 1889년의 빅토리아시대를 넘나 들고 있다. 그 밖에도 1940년의 2차 대전 중의 독일군의 코벤트리 대성당을 공습하는 현장 등을 주인공들이 시공을 왔다 갔다 하는 내용이다. 이 대목을 보면서 그 내용은 다르지만 소설 『시간 속의 나그네』가 생각 난다. 시낭(詩囊?)을 타고 조선시대로 날아가 주인공의 모험담과 같은 느낌이다.

 

     소설을 보면서 몇 가지 의문이 든다. 첫째는 새 그루터기(bishop’s bird stump)’가 처음 등장한다. 새 그루터기가 무엇일까 해서 인터넷을 찾아 보니 새 모양의 화병 같은 모양 또는 새가 나무 그루터기에 앉아 있는 그림이 그려진 화병이 검색된다. 그런데 이 새 그루터기가 과연 무슨 의미가 있는 걸까 궁금증이 이는데 결론은 허탈감을 준다. 2차 대전 중 독일군의 공습에 의해 파괴된 성당의 유물 중 의미 있는 것을 찾던 중 새 그루터기를 찾아 나서는 내용이다.


     또 다른 의문은 성당의 신부님이 결혼을 한다는 것이다. 네드와 베리티가 토슬린 메링의 결혼 상대가를 찾는 중에 코벤트리 성당을 방문 했을 때 그곳의 보좌신부가 혹시 미래의 남편이 아닐까 의심할 때 신부가 결혼한다는 내용이 조금은 의아한 생각이 든다.


    마지막으로 네드가 1889년의 빅토리아시대에 가서 테렌스 세인트 투루웨즈를 만나는데 처음 만났는데도 아무 꺼리낌 없이 친구가 되어 보트여행을 하게 되고, 보트 여행 중에 배가 뒤집혀 메링가에 머무는데 처음 본 이방인들을 맞아 주어 몇 일간을 집에 머무르면서 숙식을 제공하는 모습은 당시의 풍습인지는 모르지만 조금은 의아한 느낌이 든다. 갑자기 조난을 당한 사람을 구조하고 도와 주는 것은 당연하다고 하지만 하루 이틀이 아닌 기간을 머무르면서 성당에도 같이 여행하고, 바자회(?) 같은 행사도 도와 주는 사이로 진행되는 내용은 지금의 생각으로는 조금은 이해하기 어렵지 않나 생각된다.

 

     소설을 보면서 2057년의 미래의 인물로 등장하는 슈라프넬 여사의 모습은 새 그루터기를 찾아야 한다는 집념의 상사와 같은 이미지가 보여지면서 영화 007시리즈에 나오는 M과 같은 느낌을 받는다. 목적을 위해서는 부하직원의 나태하고 게을러 지는 모습은 못 참는 그런 상사의 모습이며 모든 직원이 두려워하는 상사의 이미지를 느끼게 한다. 소설 속에서는 왜 이런 상사를 두려워하는 걸까 하는 생각도 든다. 어찌 보면 슈라프넬 여사의 이미지를 자세하게 설명하는 것 보다는 밀어 부치기 식의 업무 지시자의 모습만을 보여 주어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분량이 많아 결말이 어떻게 날까 하는 나름의 생각과 궁금증을 가지고 봤지만 다 읽고 나서의 느낌은 그냥 재미 있다는 느낌이다. 뭔가 의미를 찾는 그런 것 보다는 코벤트리에 있는 대성당을 배경으로 그 곳의 특정 유물—‘새 그루터기’—을 찾아 가는 시공간을 넘나드는 공상소설이면서 멜로물과 같은 느낌이다. 또한 빅토리아시대의 사회상을 엿볼 수 있다. 마치 소설 『시간 속의 나그네』을 통해 조선시대의 서민의 모습을 봤던 것과 같은 느낌이다. 이 소설을 통해 코벤트리에 대한 역사적인 관련 내용도 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고, 소설 속에 많이 나오는 제롬 K. 제롬이 쓴 소설 『보트 위의 세 남자』도 다시금 읽었을 때의 생각이 나게 한다. 재미있게 읽었던 느낌이 다시금 느껴진다. 그리고 로버트 A. 하인라인의 SF소설에 영향을 많이 받았다는 얘기를 보고 이 작가의 소설도 읽어 봐야겠다는 생각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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