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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를 부탁해
신경숙 지음 / 창비 / 2008년 10월
평점 :
한국사회에서 엄마에 대한 이미지는 내가 한국인이라서 그런지 몰라도 남다르게 느껴진다. 각자 자신만의 엄마에 대한 생각과 이미지는 각기 다르리라 생각한다. 하지만 한 나라의 엄마에 대한 공통된 이미지는 있기 마련이다. 그런 면에 있어서 한국의 엄마에 대한 생각을 잘 표현하고 있다고 하면 이 책 『엄마를 부탁해』에서 보여주고 있다고 하겠다. 처음 제목에서 봤을 때 무슨 내용일까 했는데 읽으면서 엄마에 대한 아련한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 내용이며, 눈물 빼는 그런 소설인가 했는데 우리가 쉽게 느끼고 알아 왔던 우리들의 엄마에 대한 얘기를 들려 준다.
지하철역에서 아버지의 손을 놓치고 실종된 엄마를 찾아 헤매는 자식들과 남편, 엄마의 시각으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자식이 바라보는 엄마에 대한 생각은 좀 답답하면서 한편으로는 마음의 안정을 주는 푸근한 존재이다. 아낌없이 주는 나무와 같이 자신의 모든 것을 자식을 위해 이 한 몸 모두 받쳐 살아 왔던 인생이다. 성장한 자식의 입장에서 조금은 걸기적거리는 존재이면서 나를 위해 살아온 엄마를 보면 안쓰러움이 밀려 오는 그런 존재로 인식된다. 그러면서도 나는 저렇게 살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내 자식을 위해서는 나도 엄마를 닮아 가는 그런 존재일 것이다.
엄마가 바라보는 자식에 대한 생각은 자식들 하나하나마다 각기 그 느낌은 다르다. 그렇지만 모든 자식이 모두에게 더 주고 싶은 존재일 것이다. 그렇지 못한 것이 안쓰럽고 죄스럽게 느껴지면 자식에게 부담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앞선다.
이렇게 엄마와 자식간의 생각의 차이는 있기 마련인데 자식들은 자식마다의 위치에 따른 그 생각의 차이가 있다. 이런 차이도 우리네 한국에서의 가족의 모습 속에서 보여주는 내용일 것이다. 또한 이런 가정의 모습은 지금의 현 세대가 아닌 7, 80년대의 가정의 모습이지 않겠나 생각된다. 어찌 보면 이런 감성을 이해할 수 있는 것도 작가와 비슷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느낄 수 있는 내용이지 않겠나 생각된다.
작가의 소설이 미국이나 일본, 중국 등에 번역되어 출간 되었다는 소식을 접했다. 한국적인 정서 그러면서 지금과는 사뭇 다른 그런 가정의 이야기가 번역되어 다른 외국인에게 어떻게 이해 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작가의 탁월한 글 솜씨가 세대를 넘어 언어와 생활이 다른 외국인까지도 감동을 줄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번역서에 대해 호평도 있는 반면 혹평도 들려 오지만 한국가정의 모습을 겪어 보지 않은 사람은 그 느낌을 진정 공감하기는 어려워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