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밀한 몸 - 여성의 몸 수치의 역사 한길 히스토리아 6
한스 페터 뒤르 지음, 박계수 옮김 / 한길사 / 200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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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사람의 몸 중에 가장 은밀하게 감추고자 하는 여러 부위들 중에 첫 번째로 꼽는 부분은 어디 일까? 발, 생식기, 항문, 등, 가슴, 등 여러 가지를 생각해 볼 수 있다. 그 중에서도 생식기—자지, 보지라고들 얘기하는데 이 책에서는 음경, 음문 등의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 중에서도 여성의 생식기에 대한 고찰로 역사적 고찰에서 생리학적인 내용, 심리적인 내용을 총 망라하여 설명하고 있다. 한 지역—작가는 독일 사람으로 독일이나 유럽에 한정한 내용이 아니라 아프리카, 아시아, 오세아니아, 아메리카 등 전세계 지역에 대한 풍습을 돌아 봐서—에 한정한 것이 아닌 전세계의 여러 인종을 총괄하여 고찰하고 있다.

     처음 ‘은밀한 몸’이라는 의미가 단순한 여성의 생식기에 얽힌 가십거리를 다룬 내용이라는 선입견이 있었지만 내용을 읽으면서 그런 가십거리의 흥미위주 읽을 거리가 아닌 학문적인 연구서 개념의 내용으로 와 닿는다.

     이 책을 보면서 이런 질문이 생긴다. “여자들은 왜 자신의 생식기에 대해 부끄러워서 감추는 걸까?” “남자와 여자가 있을 때 남자는 자신의 생식기에 대해 대체적으로 자랑하는 쪽이고, 여자는 감추는 쪽일까?”
     이 책의 전체적인 내용을 보면 여자들은 대체적으로 자신의 생식기에 대해 부끄럽게 생각하고 있고, 이를 보완 하기 위해 감추는 쪽으로 변화되어 왔다고 한다. 이런 현상과 맞물려 나타나는 여러 가지 모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그 생김새와 기능, 생물학적인 기능으로 인해 이런 현상이 나타났다는 내용으로 이해 된다. 즉, 남성들의 즉흥적인 성적 자극을 억제하고, 문란해 질 수 있는 사회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방편으로 여성의 생식기를 보이지 않는 방향으로 바뀌었고, 되도록이면 감추기 위한 자세와 행동으로 교육, 훈련을 받아 왔다는 것이다. 이런 내용은 한 민족에 한정하여 보여지는 현상이 아니라 지역과 관계 없이 동일한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예로 누드촌에서의 행동 양태도 뭔가 천이나 풀잎 등을 통해 가리는 것은 아니지만 여성의 생식기를 직접적으로 보는 행위나, 보여주는 행위를 금기 시 하고 있다.

     부끄러워하고, 터부시 하는 신체 부위와 그런 행동에 대한 내용을 다양한 자료를 통해 서술하는 이 책은 놀랍다는 생각이 든다. 또한 각종 그림을 덧붙여 설명하는 내용은 적나라 하면서도 전혀 외설스럽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아마 학문적인 접근과 서술이 되어 전혀 감정을 개입시키지 않도록 하는 서술이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특히 초반부에 서술되는 출산과 산부인과 검진 등에 대한 내용은 우리 일상에 접해 있는 모습이지만 특수한 환경에 쌓여 알지 못하는 내용이고, 특히 의사가 아닌 남자가 이런 모습을 알기에는 어려운 내용들에 서술되어 있다. 또한 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발전해 온 의학분야 중에 산부인과에 관련한 내용은 많은 희생과 시행착오를 통해 현재의 의료 방법으로 만들어진 결과물이라는 것을 이해하게 한다.

     이 책에서도 은밀한 부위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화가로 에골 실레의 그림이 표지그림으로 실려 있다. 또한 에골 실레의 스승이었던 클림트의 작품도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역시 에로틱한 것이나 은밀하게 감추어진 여성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 주는 화풍이 실질적으로 이 책에서 보여 주는 에로틱한 표현 보다는 학술적인 표현의 내용으로, 그림에서 오는 선입견을 유발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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