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랑 청년의 좌충우돌 체험기

죽을 만큼 아프진 않아 - 제16회 문학동네작가상 수상작
황현진 지음 / 문학동네 / 2011년 9월

     소설에 등장하는 주인공 태만생은 용화공고 졸업을 앞둔 고삼이다. 맛보기 사회생활을 이태원의 상점에서 친구와 하면서 겪는 좌충우돌 체험기(?)다.

     요즘의 청소년은 초등학교 6년, 중학교, 고등학교 각3년을 거치는 과정에서 오직 대학입시에 목매달고 달려가고 있으며, 학교와 학원을 전전하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허나 이 소설에 등장하는 태만생은 이와는 거리가 먼 생활을 하고 있다. 소위 불우한 학창시절을 보내는, 조금은 불량스러운 청소년으로 성장하는 주인공의 모습은 우리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모두가 대학 가기 위해 매달리고 있다고는 하지만 우리의 한편에는 주인공과 같은 모습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소설을 읽으면서 다른 소설 『완득이』가 생각난다. 그 이유가 무얼까 생각해 보니 주인공의 특유의 명랑함이 닮았다는 생각이 든다. 완득이는 권투선수로서의 성공을 목표로 한다고 하면, 태만생은 목표의식 없는 하루하루 살아가는 목표가 없는 청소년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 않나 생각된다. 또한 담배피고, 술 마시고,  여자친구와의 정사얘기는 더욱 더 불량청소년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고 하겠다. 또한 주인공의 집이 재개발로 인해 헐리게 되는 모습이나, 부모님의 미국이민이라고 하면서 동반자살을 암시하는 내용은 더욱 불우한 환경임을 강조하는 느낌이 든다. 그런 환경 속에서 아직은 목표를 정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명랑함을 잃지 않는 모습에 사람들은 사랑스러움을 느끼나 보다. 나 또한 주인공의 모습에 싫지 않은 감정이 전해지고 있으니까….

     소설을 재미있게 있었다. 그 재미의 근간은 남자 아이들, 아니 나의 젊은 시절의 짤막짤막한 단편들을 엿볼 수 있어서였는지도 모르겠다. 그만큼 또래 남자 아이들의 모습을 너무도 잘 묘사하고 있다. 그것도 재미있게…. 여성작가라고 하니 더욱 그 묘사력에 놀라움을 느낀다. 세세한 묘사 속에 소설의 재미를 더해간다는 생각이 든다. 한편으로는 이태원의 짝퉁물건 판매하는 광경의 모습은 그 거리의 느낌을 십분 체감하게 한다. UV의 「이태원 프리덤」이 생각나는 것은 왜 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