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데르센의 절규
안나 이즈미 지음, 황소연 옮김 / 좋은책만들기 / 2000년 4월
평점 :
절판


     안데르센의 원작 동화들을 각색하여 나름의 이야기로 풀어 냈다고 한다. 허나 책의 내용을 보면 안데르센의 동화를 옮겨 놓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고, 단지 동화의 끝에 작가의 부연 설명을 붙여 놓은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한다. 그렇게 생각하니 과연 나는 안데르센의 원작 동화를 보았나 하는 의문을 가져 본다.

     본문에 나오는 9개의 단편 동화들—인어공주, 엄지공주, 빨간구두, 성냥팔이 소녀 등—의 원작을 어린이 동화로 많이 알려지고 책으로, 영화로, 이야기로 전해지기는 했지만 정작 안데르센이 썼다는 원작 동화는 보지 못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본다. 단지 어린이들이 읽기 좋게, 이해하기 쉽게 라는 이유로 원작을 다양하게 각색하여 전해주고 있기에 그 원작의 내용은 무엇일까 하는 의문을 갑자기 해 본다.

     이런 의문을 해 보는 중에 많은 내용은 책으로 읽은 것보다는 TV화면으로 보여진 디즈니 만화영화로 봤다는 기억이 난다. 원작의 내용이라는 것 보다는 예쁜 만화 그림으로 이야기를 보고 들으니 원작의 이야기의 줄거리는 알고 있지만 정작 동화를 쓴 작가의 의도와 상황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고 있지 않았나 생각된다. 이 책에 실린 내용 또한 원작을 옮겨 놓은 건지 아니면 이 책의 저자가 약간을 각색하여 옮겨 놓은 것인지 구분하기가 어렵다. 내가 이런 생각을 하게 된 이유를 생각해 보니 외국동화를 원문 그대로 번역한 것이 아니라 어린이를 배려(?) 한다고 나름의 내용으로 각색하여 출간했거나, 만화나 영화로 바꿔지는 과정에서 그 내용이 변질 된 것은 아닐까 생각해 본다.

     그렇게 생각하니 “과연 안데르센이 동화작가였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안데르센이 어린이를 위해 쓴 작가였을까라는 의문을 갖게 한다. 인명사전을 찾아 보면 덴마크의 동화작가라고 나온다. 그리고 유명한 동화작가로 나오는데 그에 대해 의문을 갖기 보다는 원작의 내용이 어린이를 위한 동화라고 쓴 내용이 우리가 접하는 예쁜, 좋은 얘기만을 하는 이야기로 쓰여 졌느냐는 의문이다. 어린이에게 전해주는 이야기책은 무조건 예쁘고, 착하고, 좋고, 씩씩한 이야기만 들려 주어야 한다는 생각에 각색되어진 이야기는 아닐까? 이 책 『안데르센의 절규』에서 설명하는 것과 같이 안데르센 개인의 인생 경험이 묻어난 이야기로 때로는 슬프고, 이루지 못할 사랑이야기나 어떨 때는 폭력적인 내용도 실려 있는 것을 우리는 예쁘게 각색된 내용만 보고 있는 것은 아닐까?

     마치 『걸리버 여행기』를 연상하게 한다. 18세기의 영국의 정치현실을 비꼬는 소설인데 내가 처음 접한 내용은 동화로 신기하고 이상한 세상을 여행하는 탐험기로 읽었던 기억이 난다. 작가의 당시 상황과 소설을 쓰게 된 생각의 의미 보다는 ‘어린이를 위한 탐험기’의 느낌으로 이야기를 전달함에 있어서는 작가의 의도를 정확하게 읽지 못하게 했다는 생각이 든다. 동일하게 안데르센의 동화들도 동일한 맥락에서 우리들에게 전달되었지 않았나 생각해 본다. 그래서 안데르센의 원작 동화를 읽어 봐야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책에 소개된 각색된 안데르센의 동화와 저자의 설명을 곁들여 보면서 이 원작 동화의 작가 안데르센의 생각을 조금이나마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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