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델레예프의 꿈
폴 스트레턴 지음, 예병일 옮김, 이필렬 감수 / 몸과마음 / 2003년 4월
평점 :
품절


     고등학교 시절 물리, 화학, 생물 시간에 배웠던 각종 화학식과 그에 따르는 화학반응과 물리 현상에 대해 공부했던 내용이 떠오른다. 달달 외웠던 각종 기호와 법칙, 화학기호, 물리현상에 대한 계산 등은 고등학교에 이어 대학시절에도 내내 보고 배웠던 내용이다. 이런 내용이 단지 기호로써 표기되고, 외워야 하는 숙제만으로 인식되었던 생각이 이 책을 보면서 새삼스럽게 부각되어 온다.
     하나의 법칙과 자연현상에 대한 인간의 해석에는 각고의 노력과 많은 시간이 소모되었고, 그런 이면에는 유명한 과학자들의 치열한 경쟁의식 속에 탄생한 결과라는 것을 이 책을 통해 재 인식하게 된다. 고대 시대 탈레스의 물 기원설에서부터 핵 물리학의 현대에 이르기 까지 각종 자연현상에 대한 발견과 그 발견이 이루어지게 된 과학자들의 이면 속에 인식되지 못하거나 왜곡되게 보여 졌었던 면들이 작자의 상세한 설명 속에 재 인식되게 한다.

     총 13개의 장으로 이어지는 과학사의 얘기는 제목인 “멘델레예프의 꿈”이라는 제목과 다르게 과학사에 대한 고찰의 내용이 담겨 있다. 멘델레예프 시대에 이르기까지의 과학사와 그 변천 과정 속에 숨겨져 있었던 에피소드를 엮어내는 작가의 글 솜씨는 새로운 시각의 과학의 모습을 엿보게 한다. 단순히 딱딱하고 무미건조한 수식과 복잡하기 이를 때 없는 계산식의 나열이 아닌 과학자들의 노력과 희생을 담아내는 내용은 과학의 의미를 엿보게 하는 내용이다. 현대 과학문명의 본질이 무엇인지 의미해 보게 된다.
     4원소설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으로 금을 만들고자 하는 연금술과 이를 통해 화학이라는 학문으로의 변화해가는 과정, 각종 실험을 통한 원소들의 발견, 물리학과 화학으로의 변화 과정 등이 그려지고 있다. 그 내용 속에 화학식의 탄생 유래, 각종 원소들의 발견 과정, 원자, 분자에 대한 개념 정의와 그에 따르는 각종 법칙과 현상을 설명해 내는 과정을 풀어 내고 있다.
     책 제목과 같이 처음에는 멘델레예프의 일대기나 아니면 그의 업적인 주기율표의 완성과 구상에 따르는 멘델레예프의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는 책의 내용이라 짐작을 했으나, 막상 읽기 시작하는 순간부터 나의 예상은 빗나가기 시작하였다. 총 13개의 장 중에 멘델레예프에 대한 내용은 2개 장이 할애되어 설명되고 있다. 2개의 장 중에 하나는 멘델레예프의 일대기적인 전기식 내용과 다른 한 장은 주기율표와 관련된 내용을 다루고 있다.

     이 책을 보면서 과학기술의 발견과 발전을 이끌어 낸 당사자들은 단지 자신의 노력의 산물로 만들어진 결과물이라고 인식되었었고, 그런 과정 속에 쌓여 온 현대의 과학 문명은 각 시대마다 활약했던 과학자들의 생각과는 다르게 바뀌어 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현대 과학문명이 가져다 준 편리함과 인간 생활을 윤택하게 하는 이면에는 환경파괴, 인간성 상실 등의 삭막한 단어로 이어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는 과학기술의 발견과 활용의 측면에서 생각하지 못했던 순작용과 역작용의 하나의 현상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작가가 풀어 내는 과학사—그 중에서 화학사—의 과정 속에 금을 만들고자 하는 인간 욕망에서부터 다종 다양한 시도가 이루어졌고, 이런 시도 속에 화학이라는 학문이 탄생하였으며, 각 원소의 특성과 특질을 집대성하여 정리하는 주기율표는 인간 문명의 과학기술을 한 단계 끌어 올리는 디딤돌이 되어 왔다. 이런 업적을 만들어 낸 멘델레예프는 천재라 칭 할만 하다.
     각 시대별 천재에 의해 발견되고, 다듬어지고, 이론화되어 또 다른 발견의 밑 바탕을 만드는 과정 속에 신의 경지라 하는 생명의 기원, 우주의 기원에 대한 알고자 하는 욕망은 키워져 왔다. 그런 과정 속에 간과되어 온 자연의 파괴는 우리 삶의 터전을 잃어 버리게 하는 또 다른 모습일 것이다. 과학 발전사 못지 않게 파괴되어 가는 자연과 인간성의 모습 또한 우리가 돼 집어 보아야 할 내용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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