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브의 몸 메디컬 사이언스 3
메리앤 J. 리가토 지음, 임지원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04년 1월
평점 :
절판


     남자와 여자는 평등하다는 얘기를 많이 한다. 또한 여권신장에 관련하여 남녀가 평등하다는 얘기가 신체적인 여건 또한 동일하다는 전제를 내포하고 있다. 남존여비의 전통적인 사상 속에 남녀평등에 대한 강요가 신체적인 여건마저도 동일하다고 보는 오류를 이 책에서는 과감하게 부정하고 있으며, 그 차이점이 무엇인지를 조목조목 거론하고 있다. 남녀평등에 대해서는 우리 사회보다 더 개방적으로 접목되어 있는 미국에서 남녀의 다른 생리학적인 관점에서 본 내용을 다루고 있으며, 의학서적에 준하는 내용으로 설명하고 있다.
     그 내용에는 각 신체 장기별, 조직별, 기능별로 구분하여 설명하고 있다. 그 세부적인 내용은 단순한 남녀차별의 생리학적인 기능과 내용을 다루고 있기 보다는 보다 종합적인 기능과 역할에 대한 설명과 그에 따르는 증상, 치료방법, 연구분야, 개발확장 되어야 할 분야 등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그 핵심의 내용은 호르몬 계의 차별성이 남성과 여성의 근본적인 차이의 시발점이라는 내용이 주된 내용이다.
     생리학적으로 남자와 여자의 가장 큰 내용으로 인식되는 것은 다름 아닌 출산과 관련된 내용일 것이다. 출산에 따라 남자와 여자를 특징짓는 겉모습에서부터 내부 신체장기들의 역할들의 기능이 나뉘어지고, 그로 인한 다양한 운영시스템은 호르몬 체계에 따른 다른 체계의 운영시스템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또한 이런 시스템의 운영상에 나타나는 여러가지 비정상적인 증상이 질병으로 나타나고, 이 질병에 대한 반응이 남자와 여자가 다르다는 내용이다. 즉 남자에게는 과민하게 나타나는 증상이 여자에게는 미미하게 나타나는 경우도 있고, 그 반대의 경우도 있으며, 여자에게 효과적인 내용이 남자에게도 효과적일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다는 것이다.
     특히 남녀가 동일하다는 전제하에 거행되었던 남성을 위주로 한 연구에서 최근 여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출산 등의 문제가 있어 상대적인 연구의 어려움이 있는—를 통해 생리적인 남녀 차별성에 대해 밝히고 있으며, 전통적인 진료에 있어서는 이런 면이 반영이 되어 최신의 연구결과에 따른 진료 기회를 여자가 상대적으로 덜 적용 받고 있다고 한다.

     각 장 별로 다루는 내용으로는 뇌를 시작으로 약물대사, 소화기 계통, 혈관, 면역, 골격, 피부, 통증, 성기능, 폐에 대하여 11개 장으로 구분하여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호르몬계통은 이 전체적인 남녀의 차별을 만들어 내는 근간이며, 남녀간의 차이에 있어 호르몬을 빼고 거론하지 못할 정도로 호르몬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뒤따르고 있다. 고등학교 때 생물시간에 배웠던 호르몬의 기능이 무엇인지는 다시 한번 인터넷이든 교과서를 뒤져야 알 수 있는 용어—에스트로겐, 테스토스테론, 프로게스테론, 등등—로 인해 난해함이 더해 간다.

     피와 관련된 혈관계에 대한 내용으로 설명하는 피의 구성과 내용은 어린이용 해설서에 나오는 피의 구성물인 적혈구, 백혈구, 피톨, 기타 피의 구성물들에 대한 알기 쉬운 그림—때로는 유치하게 보이는 그림들—과 곁들여진 설명이 연상되는 내용으로 설명이 되어 있다.
     뼈에 대한 내용을 읽을 때에는 뼈와 근육, 그리고 살아있는 뼈의 기능에 대해 자세하게 알 수 있다. 뼈에 대해서는 내가 알고 있었던 상식을 깨는 내용으로 살아있는 신체 조직이라는 생각을 이 책을 통해 재차 인식하게 된다. 단순히 몸의 체형을 유지하는 기초 틀로서 연상하고 있는 뼈는 살아 있는 조직으로 근육과 연동되어 그 기능과 역할의 설명은 적절하고 지속적인 운동을 통해 유지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한다.
     알기 쉽게 설명되어지는 각 장기의 역할에 이어져 호르몬과 연결되는 기능의 설명은 전문지식을습득 해야만이 알 수 있는 용어와 내용으로 채워져 있다. 그런 대목에서 이 책은 졸음이 쏟아지는 수면제로 바뀌어 진다. 그래도 의학서적으로 다양하고 깊이 있는(?)—내가 몰랏던 내용이고, 생소한 의학용어들이 많아 깊이 있어 보이는—내용으로 채워지면서 여자의 신체에 대해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 볼 수 있게 한다.
     여자의 신체적 특성에 대해 간접적으로 나마 이해할 수 있었고, 그 신체적 특성으로 인해 유발되는 행동이나 증상의 원인이 무엇이구나 하는 어렴풋한 짐작이라도 할 수 있게 한다. 그 단적인 예로 내가 느끼는 고통의 형태와 느낌이 동일한 사건에서 느끼는 집사람의 행동양식은 서로 차이가 있으며, 각자에 대한 느낌은 서로 공감하지 못했던 것이 이런 오묘함이 있었기에 나타나는 것이구나 하는 생각을 한다. 

     그런 면에 있어서는 남녀평등을 부르짓는 내용과는 달리 서로의 생리적 차별성을 인식하고, 그에 맞는 대응과 행동이 있는 것이 보다 더 인간적인 대응이지 않나 생각된다. 또한 이런 생리적인 차별성이 심리적 차별이나 행동양식의 차별화로 이어질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남녀차별의 개념을 다시 한번 정리하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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