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갈대 -하
펄벅 지음, 장왕록 외 옮김 / 도서출판 동문사 / 1999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김일한, 박순희, 중전(민비), 임금(고종), 대원군, 푸크, 큰아들 연춘, 작은 아들 연환, 연, 사샤,……등이 이 소설의 등장 인물이다.
     등장 인물들이 실존 인물인지는 모르겠다. 중전이나 임금, 대원군은 역사 속에 나와 있으니까 알고 있는 실존 인물이나 주인공인 일한, 연춘은 작가의 상상의 인물인지 구분하기가 어렵다. 허나 이런 인물들의 내용이 소설 속에서 역사적 사실과 곁들여져 과연 그럴까 하는 의문과 구한말 시대의 세부적인 상황을 다시 한번 공부하게 만든다.

     미국인 작가 펄 벅이 쓴 소설이라고 하는데 우리나라의 구한말 상황을 눈앞에 펼쳐 보이는 영화와 같이 생생하게 그려내고 있다. 미국에 한국을 소개한 내용의 책으로 유명하다는 책 소개 글을 보고 과연 그럴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막상 본문을 읽어 나가면서 한국의 소설가가 쓴 내용과 구분이 안 된다. 영어로 써져 있는 원문은 어떤 내용으로 정리되어 있을까? 주인공인 일한의 아버지 장례식의 장례 행렬과 그에 따르는 각종 물품과 의식의 내용을 영어로는 어떻게 설명되어 있을까? 단지 번역자의 우리말 용어로 재 창조해 내서 한국인이 쓴 소설과 같은 느낌이 들게 번역되어 있는지도 모르겠다.
     과연 일한이라는 인물이 존재해 있었을까? 민비의 측근으로 대원군의 재 집권기에 민비를 구해준 인물이 맞는 것일까? 어느 사극 드라마에 나오는 구한말의 민비 관련 연속극 속에 나오는 인물 중에 과연 일한이라는 인물이 있었는가 하는 의문이 든다. 내가 유심히 보지 않았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어찌 되었든 인물의 활동과 시대 상황, 이야기 전개 등이 한국의 상황을 이렇게 자세히 그릴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자세하고 정확하게 묘사해 내고 있다.

     하편에 이어지는 ‘살아있는 갈대’라는 전설의 주인공인 연춘을 중심으로 그려지고 있다. 주 무대는 한반도를 비롯하여 중국과 만주벌판의 내용으로 그려지고 있다. 또한 ‘살아있는 갈대’는 대나무의 특성과 기질을 비유하여 보여 주면서 한민족의 끈끈한 민족성에 대한 비유로 생각된다. 과연 이런 김연춘이라는 인물이 있었는가 하는 의문도 해 본다. 작가가 지어낸 이름인지 아니면 역사 속의 실존 인물이었는지 구분하기가 어렵다. 그만큼 사실과 상상의 내용을 적절하게 조합하여 보여주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전편에는 구한말 시대의 한국 내 상황을 중심으로 그려지고 있으며, 하편에는 국제적인 상황에서 주인공의 독립운동으로 이어지는 내용으로 그려지면서 일본의 항복과 이어지는 미군의 한반도 점령군으로 들어오는 상황까지가 그려지고 있다. 소설 속에 그려지는 내용이 신문 지상이나 역사 속에서 보여져 왔던 내용과는 다르게 그 시대의 상황상황을 한국인 시각에서 그려내고 있어 소설에서 주는 느낌이 색다르게 와 닿는다.
     그 한 예로 마지막 부분의 내용으로 미군이 일본의 항복을 받고 한반도에 상륙하는 상황에서 한국인이 보여주는 미군환영의 속 뜻이 군중 시위로 오인되어 공권력을 쥐고 있는 일본의 폭력에 해산되는 장면에 마지막 살아있는 갈대의 절규가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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