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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정복한 남자 류비셰프
다닐 알렉산드로비치 그라닌 지음, 이상원.조금선 옮김 / 황소자리 / 2004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시간을 정복한 남자, 류비셰프”의 주인공인 알렉산드르 알렉산드르비치 류비셰프는 이 책을 읽는 내내 감탄사를 연발하게 하게 만든다.
작가가 쓴 류비셰프에 대한 내용을 읽으면서 나의 기억을 자극하는 내용 중에 과연 나는 시간을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가 하는 자문을 해 본다. 나름으로 하루 하루의 시간들을 짜임새 있게 재 구성하고, 그 구성된 요소요소의 시간을 계획된 일과에 맞추어 움직였는가를 생각해 본다.
그 중에 작가가 지적한 일기 작성 내용에 대한 언급은 주인공의 철저한 자기 관리에 대한 모습을 보여주는 내용일 것이다. 26세에서부터 1972년 82세로 죽기까지 써 왔다고 하는 류비셰프의 일기는 무슨 난수표와 같은 내용이라는 작가의 설명과 예문은 여느 일기의 내용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 든다. 몇 월 몇 일 무슨, 무슨 일에 누구를 만났고, 몇 시간 소요 되었다는 표기는 난수표와 같은 시간 관리 표라는 것이 작가의 설명이다.
내용 만으로 보면 재미가 없다. 허나 이런 일기를 거의 평생을 써왔다고 한다면 류비셰프라는 사람은 거의 환상적인 인내심과 자기 관리가 된 사람이라고 할 만하다. 과연 책의 제목의 주인공답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또한 매년 자신의 일기, 논문, 스크랩 등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고, 자신이 사용한 시간에 대한 통계와 기록은 환상적이다.
류비셰프는 자기가 계획한 내용의 70%를 달성했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류비셰프가 만들고 펴낸 논문과 업적은 실로 막대하다. 작가가 얘기하는 이런 논문과 업적이 그저 시간 때우기 식의 간략간략하고 그 깊이가 낮은 작업이 아닌 나름대로의 깊이와 완성도가 있다는 얘기는 의문이 간다. 허나 이 책을 보면서 또 다른 생각이 드는 것이 KBS에서 방영되었던 한국의 지식인을 대표하는 교수들의 논문과 연구 실적에 대한 방송내용은 류비셰프에 대한 내용을 보면서 한국의 교수와 같은 모습으로 논문을 작성하고 연구 결과를 발표하지는 않았겠지 하는 생각을 해 본다. 한국의 현재 교수들이 보여주고 있는 단지 이름만 올려 놓는 연구 실적과 비교해도 류비셰프가 보여 주는 능력은 환상적이다. 작가가 얘기하는 류비셰프와 비교해 본다면 류비셰프는 한국의 현재 교수들의 몇 십배 몇 백배의 능력을 가지고 있는 존재일 것이다.
책의 내용이 200여 쪽에 류비셰프에 대한 개괄적인 실적과 연구성과의 결과에 대한 내용을 설명하다 보니 그가 진짜로 펼쳐낸 논문과 업적에 대한 결과가 단지 깊이가 있는 연구 논문이라는 얘기로 들리고 그 실체가 어떤지는 류비셰프가 펴낸 논문 등을 직접 봐야 알 수 있는 내용일 것이다. 그런 면에 있어서는 아쉬움이 남는다. 또한 그 많은 논문과 연구 결과가 실재 어떤 성과가 있다는 사례는 충분하게 거론되지 못해 적은 분량의 책자에 류비셰프의 소개서 정도 수준으로 그의 시간 관리에 대한 개괄적인 소개정도로 그친 느낌이다. 어찌 되었든 보다 구체적인 류비셰프의 시간관리 방법과 일반인도 따라 할 수 있는 방법론적인 내용도 덧붙여져 있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